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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 라이더의 꿈의 무대, GS 트로피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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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 라이더의 꿈의 무대, GS 트로피 2022

    GS 라이더의 꿈의 무대

    GS TROPHY 2022 IN ALBANIA

    지난 9월 3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에 있는 알바니아에서 GS TROPHY 2022가 진행되었다. 전 세계에서 남성 15개 팀, 여성 6개 팀으로 총 21개의 팀이 모여 함께했던 GS 트로피 2022. 평생 잊지 못할 그날의 추억들을 기록한다.

    GS TROPHY 2022

    GS 트로피는 BMW모토라드가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GS 라이더들을 위한 가장 큰 행사다. 각 나라 선발전에서 선발된 3인이 하나의 팀이 되어 GS 트로피 본선에 함께하게 된다. 지난 21년 10월에 진행된 한국 선발전에서는 나를 포함한 이병욱, 여준효 선수 총 3인이 선발되어 하나의 팀이 되었다. 공식 일정은 8일간 진행되었으며 각국에서 열린 선발전부터 알바니아에서 열린 본선까지 R 1250 GS 를 사용했다.

    최고의 경험

    나는 오랜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과 응원으로 GS 트로피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는 바로 지난 2019년 당시 한국 선발전에서 1등으로 선발되어 GS 트로피 2020 한국 팀에 함께했던 모터바이크의 윤연수 기자. GS 트로피 2020이 진행되었던 뉴질랜드에서의 추억이 얼마나 좋았으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추천을 할까 싶었는데, 이번에 직접 다녀와서 그 이유를 깨달았다. GS 트로피는 내 인생 중 손에 꼽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Welcome ALBANIA

    9월 1일, 늦은 저녁 인천공항에서 출발,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다음 날 오전 알바니아 티라나 공항에 도착했다. 티라나 공항의 입국장은 한국의 작은 시골 터미널만 했고, 그들만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던 밴을 타고 티라나 공항에서 약 1시간 떨어진 메인 베이스캠프 ‘Kamping Pa Emer’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바라 본 알바니아의 모습은 정말 작은 시골 마을 같았다. 높은건물들을 보기 힘들었고, 평화로움이 느껴질 정도로 한적했다. 어느덧 도착한 곳은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캠핑장이었다. GS 트로피 2022의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메인 베이스캠프였다. 밴에서 내리자마자 우리의 담당 마샬 태국 국적의 파티마와 더불어 먼저 도착한 다른 참가 팀들이 우리를 반겨줬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한국 팀의 안내 담당 마샬 파티마는 아시아 유일 BMW 모토라드 엔듀로 파크의 대표였다. (부럽다)

    알바니아에 도착한 첫날은 특별한 일정이 있지는 않았다. 우선 적당해 보이는 곳에 짐을 풀고, 텐트를 구축했다. (그렇다. 첫날부터 마지막 떠나는 그날까지 우리는 매일 캠핑했다)그리고 파티마와 함께 현지 지급 품목을 받으러 열심히 베이스캠프를 돌아다녔다. 옷에 부착할 네임택, 통신에 필요한 세나(SENA), 캠핑용 헤드램프, GS 트로피 2022 로고가 예쁘게 각인되어 있는 파워뱅크, 비상 연락망이 담긴 응급 키트, 마지막으로 현지 유심칩을 지급받았다.

    BMW MOTORRAD CONNECTEDRIDE COM U1

    알바니아 현지에서는 참가자와 마샬 모두에게 세나 인터컴 장비가 지급되었다. 이번에는 SENA와 BMW모토라드가 협업한 BMW 모토라드 COM U1 모델이 지급되었다. 기존 SENA 50R과 동일한 모델로서 이미 국내에서 사용해온 익숙한 모델이었다. GS트로피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 마샬, 미디어 등 라이딩 하는 모두가 그룹별 메시 인터컴을 사용했다. 메시 인터컴을 사용하면 배터리가 평소보다 빨리 소모되는 것을 고려하여 충전 용도로 SENA 파워뱅크도 함께 지급되었다.

    DAY 0 
    9월 3일(토)

    브리핑데이는 실제로 바이크를 타기 전 모든 준비를 하게 되는 날로 GS 트로피의 공식 일정이자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서류 작성부터, 현지에서 지급받은 세나를 각자 본인의 헬멧에 장착 및 사전에 지급받았던 리에뜨 넥브레이스 세팅까지 여러 일들을 하루 만에 해야 해서 모두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후가 되자 브리핑데이의 하이라이트. GS 트로피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할 본인의 바이크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참가자 모두가 스타트 라인에서 게이트가 열리길 기다렸다.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며 들어간 바이크 보관 공간에서 내 이름이 새겨진 엔트리 202번 바이크를 발견했다. 우리 한국 팀은 201번부터 203번까지의 엔트리를 사용했다. 

    GS 트로피 기간 동안 실제로 타게 될 바이크에 앉으니 선발전이 끝나고 알바니아까지 오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은 흥분 그 자체였다. 선수들 모두가 마샬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바이크를 확인하고 본인의 체형에 맞춰서 시트 및 각종 레버들을 조절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캠핑장 앞 해변에 위치한 작은 섬에서 GS 트로피 2022공식 환영 행사가 진행되었다. 알바니아의 전통춤을 보면서 함께했던 맥주 한 잔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DAY 1 
    9월 4일(일)

    장소 Kavaje to Berat Castle 
    날씨 28℃ 맑음
    코스 약 200km(도로 65km, 오프로드 135km)
    스페셜 스테이지 S P1 : 웰컴 트라이얼 14등 / SP2 : 도강(워터-크로싱) 14등
    마샬 FAIZAL(말레이시아), 팀 브라질 + MRP, 3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15등(4포인트)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투어 데이의 아침이 밝았다. 오전 6시부터 아침 식사가 시작되고 모든 참가자는 7시까지 정해진 트럭에 짐을 상차 시켜야 한다. 그리고 오전 7시 45분부터 5분 간격으로 각 그룹이 출발하게 된다. 이 루틴은 같은 장소에서 이틀 묵는 루프 데이를 제외하고는 매일 동일했다. GS 트로피는 스페셜 스테이지로(SP)만 점수가 매겨진다. 매일 2~3개의 스페셜 스테이지를 수행하며 얻은 포인트로 GS 트로피의 순위가 결정된다. 라이딩이 포함된 스페셜 스테이지를 비롯해 사진 챌린지, 내비게이션 챌린지 등 다양한 논라이딩 스페셜 스테이지도 있었다. 모든 스페셜 스테이지는 SP 담당 마샬이 영어로 설명해 주었으며, 참가자들에게 단 한 번만 설명해 주고, 함께한 미디어(MRP)가 통역해 주면 안 되는 것이 규칙이었다. 이 말은 즉 참가자 모두는 영어 의사소통에 능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투어 데이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1명의 마샬과 두 개의 팀이 함께 주로 오프로드를 비경쟁으로 달리게 된다. 말 그대로 모두가 함께하는 투어에 가깝다. 오늘은 말레이시아국적의 마샬 파이잘과 그리고 브라질 팀과 함께했다. GS 트로피 참가자 출신 마샬이였던 파이잘은 우리의 마음을 잘아는 듯싶었다. 처음에는 너무 흥분하지 말고 웜-업 주행을 추천했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 준비를 하니 뛰어오르는 심장 박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짧은 해변 코스를 통과했다. 모두가 각 나라에서 GS를 잘 탄다는 라이더가 모여서 그런지 험로 코스 통과에는 막힘이 없었다. 그리고 약 10분 뒤 첫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SP를 마주했다. 

    첫 번째 SP는 정해진 코스를 최단 시간에 도는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라이딩 스페셜 스테이지였다. 대신, 발이 땅에 닿거나, 바이크가 전도되거나, 코스를 가로지르면 감점이다. 코스는 어렵지 않았다. 순위는 바로 알지 못하고 저녁 브리핑 시간에 알 수 있었다. 처음으로 느낀 알바니아의 아름다운 코스 지형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지형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때는 마치 우리나라를 달리는 기분도 들을 정도로 오프로드의 노면 상태가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두 번째 SP는 워터-크로싱 말 그대로 바이크로 물을 건너는 SP였다. 점심 먹기 전 우리도 두 번째 SP를 수행했다. 짧은 코스였지만, 역시 발이 땅에 닿으면 안 되는 SP였기에 신중하게 라이딩했다. 늦은 오후 베라트 성에 도착했다. 약 13세기에 지어진 이곳은, 베라트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요새다. 유적지라서 캠핑은 꿈도 꿀 수 없는 곳이지만 GS 트로피 행사관계로 그곳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 식사에서는 각 팀별 소개 시간이 진행되었다. 각 나라 모든 참가자가 각자의 개성을 맘껏 뽐내며 소개를 진행했다. 그리고 발표된 성적. 이날은 15개 팀 중 14위로 마무리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점수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일을 기약하며 일찍 잠들었다.

    DAY 2
    9월 5일(월)

    장소 Berat Castle to Lake Ohrid 
    날씨 28℃ 맑음
    코스 약 164km(도로 24km, 오프로드 140km)
    스페셜 스테이지 S P1 : 메첼러 챌린지 8등 / SP2 : 아크라포비치 챌린지 1등 / SP3 : BMW 모토라드 퀴즈 13등
    마샬 M ERTTI(루마니아), 팀 중국2020, 9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6 등(36포인트)

    베라트 성에서 GS 트로피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새벽에는 두꺼운 외투를 챙겨 입어야 할 정도로 꽤 쌀쌀했다. 오늘은 2020 중국 팀이랑 함께 달리게 되었다. 중국 팀은 지난 2020년 코로나 상황으로 뉴질랜드에서 열렸던 GS 트로피 2020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2020, 2022 두 개 팀이 GS 트로피 2022에 함께하게 되었다. 오늘은 베라트 성에서 오흐리드 호수까지 약 164km를 달려야 했다. 출발 순서의 마지막 두 개 팀이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롭기에 때문에 트럭에 짐 싣는 헬퍼 역할을 맡아야 했다.

    메첼러는 GS 트로피 2022의 공식 스폰서로 모든 바이크에는 메첼러 KAROO 4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첫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는 출발 전 베라트 성 안에서 진행되었다. 바로 메첼러 첼린지. 프런트 타이어의 펑크 상황을 가정하고, R 1250 GS에서 프런트 휠을 분리 후 컴프레서까지 들고 가서 타이어 공기압을 2.0bar까지 정확하게 주입한 다음 다시 설치해야 하는 SP였다. 한국에서도 많이 연습했던 상황이지만 브레이크 라인 홀더를 두고 설치해버리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다음 챌린지도 있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출발했다. 우리는 국립공원의 산책로를 함께 달리며 알바니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온몸을 느꼈다. 달리다 보니 높은 고지에 위치한 넓은 목장에서 두 번째 SP ‘아크라포비치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었다. 넓은 목장에서 아크라포비치의 사운드를 살려서 열심히 코스를 달리는 방식이었다. 시작과 종료 지점의 경사가 심하고, 목초지 특성상 노면이 엄청 미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은 무난하게 코스를 완주했다.

    오흐리드 호수로 가는 도중 산 중턱에 세워진 참가자의 바이크를 발견했다. 도착해서 알고 보니 일본팀 선수가 다운힐 중 넘어져서 어깨에 부상을 입었던 것이었다. 선수는 티라나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는다고 했다. 참고로 GS 트로피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구조헬기가 항상 따라다니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일본팀은 앞으로 두 명의 라이더로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달려서 우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오흐리드 호수 앞에 위치한 캠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텐트를 구축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샤워를 간단하게 마치고 바로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저녁을 먹던 도중 갑자기 진행된 BMW 모토라드 퀴즈. 바로 세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였다. 모든 질문이 영어로 되어있었고, 시간이 부족했기에 우리 팀은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다.

    이후 DAY 1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다음날 코스 티저 영상을 시청했다. GS 트로피 기간 동안 매일 찍은 영상을 다음 날 저녁 참가자들에게 보여줌과 동시에 공식 채널에 공유되었다. 하루 만에 모든 영상을 편집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바로 어제의 기억을 한 번 더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다.

    DAY 3 
    9월 6일(화)

    장소 L ake Ohrid to Farma Sotira 
    날씨 26℃ 맑음
    코스 약 200km(도로 80km, 오프로드 120km)
    스페셜 스테이지 S P1 : ADVANTEC 챌린지 12등 / SP2 : 리에뜨 엔듀로 트로피 3등
    마샬 ALOISIO(브라질), 팀 미국 + MRP, 4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7등(58포인트)

    알바니아의 동쪽, 아름다웠던 오흐리드 호수를 출발해서 남쪽 방향으로 약 200km를 달려야 했다. 이번 알바니아 코스가 역대 GS 트로피 중 가장 험하다고 한다. 덕분에 실제 거리는 다른 때에 비해 길지 않지만, 오히려 평균속도는 느렸기에 주행시간은 더 오래 걸렸다. 오흐리드 호수 위쪽 언덕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길을 따라 하루를 시작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DAY3의 첫 번째 SP를 마주했다. 넓은 목초지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와 세로 15m의 작은 정사각 공간 안에서 참가자끼리 ADVANTEC 오일 한 통을 서로 전달해서 마지막으로 전달받은 참가자가 사각 공간 안에서 나오는 방식이었다. 오일 통을 전달받으려면 한손으로 주행했어야 했기에, 무게 밸런스와 클러치 컨트롤이 중요했다. 

    오늘은 미국 팀과 함께했다. 그들의 라이딩 실력은 정말최고였다. 오후에 접어들자 처음 출발했던 편안한 길과 달리 코스는 점점 험준해졌다. 가파른 돌밭 업힐과 계속되는 진흙을 통과해야 했다. 코스 중간에는 꽤 깊은 도강 코스도 있었다. 한국에서 나름 힘든 코스를 많이 경험해 봤다고 자부했는데 오늘의 코스는 정말 어려웠다. 안타깝게도 코스 중간 미국 미디어는 무릎 부상을 입어 차량으로 먼저 복귀했다. 그렇게 힘겨운 코스를 달리다 보니 오늘의 캠프 사이트 Farma Sotira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캠프 사이트에 거의 도착한 순간, 우리는 두 번째 스페셜스테이지 리에뜨 엔듀로 트로피를 마주했다. 바위로 이루어진 엔듀로 스타일의 코스를 통과하는 SP였다. 달려보니 넥브레이스가 꼭 필요한 코스임에 틀림이 없었다. 오늘의 캠프 사이트는 넓은 목장이었다. 말, 오리, 양들이 넓은 목장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었고, 그들은 우리가 친 텐트 사이를 열심히 누비고 있다.

    DAY 4 
    9월 7일(수)

    장소 Farma Sotira LOOP 
    날씨 2 6℃ 맑음
    코스 약 125km(도로 45km, 오프로드 80km)
    스페셜 스테이지 S P1 : FARMA SOTIRA 트라이얼 릴레이 4등 / SP2 : BMW 모토라드 내비게이션 챌린지 15등 / SP3 : ALBANIA 슬로우 레이스 3등
    SP3 : ALBANIA 슬로우 레이스 3등
    마샬 L EONARD, 팀 영국 + MRP, 6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6 등(89포인트)

    DAY4는 Farma Sotira 루프 데이다. 루프 데이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은 날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침에 짐을 쌀 필요가 없었다. 이번 GS 트로피2022에는 두 번의 루프 데이가 있었다. 오늘 코스는 약 125km 코스로 전체 길이가 길지는 않았지만, 투어 데이 중 제일 험한 코스를 탔던 날이다. 우리는 오프로드에 진입한 순간부터 가파른 지형을 따라서 끊임없이 올라갔고, 큰 바위들을 계속 통과해야 했다. 정말 쉽지 않았던 코스를 통과하고 난 후에야 우리는 캠프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후 일찍 캠프 사이트로 들어온 우리에게는 3개의 스페셜 스테이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는 FARMA SOTIRA 트라이얼 릴레이로, 각 팀 3명의 선수가 각자 본인의 코스를 달린 후 통과하면 다음 선수가 출발할 수 있는 릴레이 방식이었다. 첫번째 선수는 둑을 두 번 타고 작은 개울을 건넜고, 두 번째선수는 풀락과 함께 통나무를 넘어야 했다. 마지막 선수는 GS를 차량에 연결되어 있는 트레일러에 싣고 출발 준비를 하는 방식이었다. 우리 팀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두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는 내비게이션 챌린지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도 문제로 잘 사용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많이 사용하고 있는 BMW 순정 내비게이션 장치를 이용하는 SP였다. 다만 이번 SP는 바이크를 타지 않고 뛰어야 하는 논라이딩 SP였다. 출발지에서 지급된 내비게이션을 보고 경유지를 찾고 경유지에 놓여있던 내비게이션의 좌표를 가져간 내비게이션으로 옮긴 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방식이었다. 우리 한국 팀은 큰 실수를 해서 이 내비게이션 챌린지를 실패했다. 

    마지막 SP는 알바니아 슬로우 레이스였다. 팀의 모든 선수가 1m 너비의 라인을 벗어나지 않고 발을 내려놓지 않고 가능한 천천히 100m 코스를 통과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었다. 세 선수의 합산 시간이 가장 긴 팀이 이기는 것이었다. 거북이 레이스라고 불리며 이전에도 연습을 계속했던 미션이라서 쉽게 해냈다. 모든 스페셜 스테이지를 마치고 평소보다는 빠른 휴식을 취했다. 밀린 빨래를 했고,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와인, 샴페인과 함께 알바니아 전통춤 공연을 관람했다. GS 트로피는 단순히 달리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끊임없이 주어진다.

    DAY 5 
    9월 8일(목)

    장소 Farma Sotira to Himare 
    날씨 34℃ 맑음
    코스 약 210km(도로 130km, 오프로드 80km)
    스페셜 스테이지 SP1 :세나 모토볼 챌린지 3등 / SP2 :SUP WATER 쇼다운 9등
    마샬 M ATTL, 팀 프랑스 + MRP, 10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7 등(109점)

    Farma Sotira에서 말과 오리의 울음소리와 함께 DAY5의 아침이 밝았다. 루프 데이 덕분에 2박을 머무른 농장을 떠나려니 아쉬운 기분이 든다. 다음 목적지인 히마레까지 약210km를 달리며 역시나 쉽지 않은 코스들을 통과해야 했다. 이번 SP는 세나 모토볼 챌린지였다. 정해진 트라이얼코스를 달리다가 골문을 향해 세나 로고가 새겨진 볼로 슛을 날려야 했다. 다만 R 1250 GS의 뒷바퀴로 쳤어야 했기때문에 브레이크 슬라이드 기술을 썼어야 했다. 한국 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나만 성공했다. 정확한 위치에서 공을 날렸어야 했기에 쉽지 않았다.

    오후에 들어서는 기온이 계속 높아져만 갔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프랑스 팀 선수 한 명이 폭염에 쓰러졌다. 더 이상 라이딩하기 힘들 정도의 상태라서 그는 앰뷸런스로 이송되었다. 그 당시 온도가 약 36도였다. 그래도 모두가 멈출 수는 없었기에 다시 출발했다. 도로에 들어서서는 벤스 협곡을 마주했다. 협곡을 따라서 새로 깔린 도로에는 끝없는 헤어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협곡의 반대편에는 약 2000m 높이 절벽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누구든지 사진 찍을 타이밍에 멈추자고 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는 못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시간은 충분히 주어졌다.

    열심히 달려서 우리는 히마레 바로 남쪽에 있는 해변 리조트에 도착했다. 해변 전체를 GS 트로피가 빌렸다고 했다. 우리는 해변에 텐트를 치고,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바로 두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때문이다. 이번 SP는 바로 SUP WATER SHOWDOWN! 해변을 뛰어서 질주하고 패들 보드 위에 BMW 탱크백을 올리고 물에 빠트리지 않고 안전하게 부이를 돌아오면 끝이었다. 힘든 라이딩을 끝낸 후라 모두가 즐겁게 DAY5의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를 즐겼다. 이 해변을 바라보며 마셨던 맥주 한 잔은 GS 트로피 2022 중 손에 꼽히는 순간이다.

    DAY 6 
    9월 9일(금)

    장소 Himare to Kavaje 
    날씨 3 5℃ 맑음
    코스 약 250km(도로 100km, 오프로드 150km)
    스페셜 스테이지 S P1 : BMW 모토라드 커넥트라이드 COM U1 CHALLENGE 3등 SP2 : INEOS 그레나디어 챌린지 14등
    마샬 J ENNY(영국), 팀 남아공, 8번째 출발 
    종합 포인트 7 등(125포인트)

    오늘은 우리의 메인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날이다. 약 250km의 긴 코스였고, 무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확실히 쉽지 않은 날이었다. 이번에는 GS 트로피 2022의 유력한 우승 후보인 남아공 팀과 함께했다. 남아공 팀의 라이딩실력은 정말 훌륭했고, 팀워크 또한 끝내줬다. 그리고 유일했던 여자 마샬 제니와 함께했다. 그녀는 자신이 빠르지는 않지만, 라이딩 테크닉이 좋다고 했다. 실제로도 그녀는 모든 코스를 부드럽게 통과했고, 움직임 또한 자연스러웠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는 첫 번째 SP를 마주했다. 바로 BMW 모토라드 커넥트라이드 COM U1 챌린지. 우리에게 지급된 세나 시스템을 이용하는 SP였다. 

    선수 중 한 명은 검게 칠해진 고글을 착용함으로써 시야를 완전히 가리고, 나머지 두 선수가 세나를 통해 눈이 가려진 선수에게 코스 안내를 해서 마련된 코스를 통과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안내해주는 팀원들은 발을 내려놓지 말고 계속 타면서 설명을 해야 했는데 이전에 연습해 보진 않았지만, 그동안의 쌓인 노하우로 우리는 무난하게 통과했다. 열심히 달려서 우리는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아만티아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아만티아 스타디움은 기원전 3세기 고대그리스인들과 후에 로마인들이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즐겼던 경기장이다. 그곳에서 두 번째 SP를 준비했다.

    INEOS 그레나디어 챌린지. INEOS는 GS 트로피 2022의 메인 스폰서로 그들이 개발 중인 그레나디어라는 차량을 끄는 SP였다. 3명이 차량까지 뛰어가서 한 명은 차량에 탑승해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주고, 나머지 두 선수가 무게 3.5톤의 차량을 끌어야 했다. 남자 팀에게도 충분히 힘든 도전이었지만, 여자 팀들도 모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기온이 치솟고 습도가 높아서 숨이 막혔고 모든 것이 더 힘들었다. 저녁이 될 즈음 우리는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베이스캠프 Kamping Pa Emer로 돌아왔다. 내일은 GS 트로피 2022의 마지막 날이다. 가장 짧은 코스인 80km 루프를 탄후, 더블 포인트가 걸린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DAY 7 
    9월 10일(토)

    장소 Kavage LOOP 
    날씨 3 5 ℃ 맑음
    코스 약 80km(도로 20km, 오프로드 60km)
    스페셜 스테이지 S P 1: 비디오 & 사진 챌린지 10등 / SP 2: 파이널 코스 10등
    마샬 HOSE PINTO, 팀 LATAM, 10번째 출발
    종합포인트 8등

    마지막 날의 아침이 되어서 우리는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마쳤다. 오늘 코스가 행사 중 가장 짧았지만, 가장 즐거웠다. 베이스캠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상당히 어려운 코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업힐과 다운힐, 그리고 큰 바위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코스들이 한국 팀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어지는 얕은 강을 건너는 코스까지, 뛰어난 라이딩 스킬을 요구하는 만큼 재밌었기 때문이다. 이른 오후에 우리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올해의 GS 트로피 우승자가 결정될 마지막 SP를 준비할 시간이었다.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는 더블 스코어로 얼마든지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해변을 따라서 달리는 고도의 라이딩 스킬이 필요한 코스였다. 처음에는 해변에 있는 나무들 사이를 지그재그를 뚫고 나간 뒤, 해변 그대로를 따라 달린 후, 해변 바로 옆 자갈길을 달렸다. 한 선수는 이 구간에서 실수로 물 쪽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풀락 턴을 해야 하는 구간을 끝으로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가 끝났다. 오늘은 GS 트로피 기간 동안 진행되었던 사진, 영상 챌린지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다. 

    그 결과, 이번 GS 트로피 2022의 우승 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었다. 여자 팀의 우승 또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가져갔다. 그들은 정말 강했고, 개인으로나 팀으로서나 모두 훌륭한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GS트로피는 경쟁을 위한 대회는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위는 존재한다.(웃음) 각 나라의 순위를 발표하며 모두 시상대에 올라서 자신이 탔던 R 1250 GS의 윈드 스크린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이후 준비되어 있던 마지막 환송 행사를 즐겼다. GS 트로피에 함께한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마시고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GS를 함께 탈 친구가 생겼다. 공식 행사는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진행되었다.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많은 팀들이 하나둘 떠났고 한국 팀은 참가 팀들 중 가장 늦게 베이스캠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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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즐기는 축제

    한국 팀은 GS 트로피 2022를 최종 8등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 가까워지는 지금, 벌서 그곳이 그립다. 모든 순간은 최고였고, 함께한 모두가 최고였다.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며, 감히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다. GS 트로피는 경쟁이 아닌 모두가 즐기는 축제다. 누구든지 GS 트로피에 관심이 있다면 당장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박다민
    사진BMW 모토라드, 박다민 
    취재협조 BMW모토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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