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AMAHA MT-07 & MT-09 SP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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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경쾌함
YAMAHA MT-07
야마하의 미들급 네이키드 MT-07이 페이스리프트를 감행했다. 가벼운 핸들링과 경쾌한 토크로 라이딩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일품이다.

새로운 MT-07은 마스터 오브 토크의 콘셉트를 이어감과 동시에 과감한 디자인변신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2014년에 처음 출시한 MT-07은 2018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또 한번의 변화를 거쳐 3세대 모델이 되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2020년에 페이스리프트된 MT-03과 비슷하고 상위 모델인 MT-09와도 동일한 스타일로 이어진다. 특히 기존의 벌브 타입 헤드라이트에서 LED 프로젝션 라이트로 변경되어 존재감이 상당하고 악당 혹은 어둠의 이미지를 잘 살려냈다. 사이드 페어링에는 전작과 동일하게 에어 인테이크형상을 적용했고 날렵함보다는 굵직함이 고조된 모습이다. 연료 탱크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시트는 후방으로 갈수록 날렵한 디자인이다. 후미등 디자인은 전작과 동일하며 방향지시등은 LED로 변경되어 시인성이 개선되었다.

자연스레 높인 완성도
기존과 동일한 689cc CP2 엔진이 장착되었고 유로 5를 대응한다. 촉매와 산소 센서 위치가 변경되어 배기 라인 앞쪽이 부푼 형상으로 바뀌었고 발열로 인한 화상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텍터가 추가되었다. 내부적으로는 ECU 세팅을 변경했으며 에어덕트의 내경을 키워 흡기량을 늘렸고 성능 향상과 소음의 균형을 고려했다. 더불어 미션 내부의 파츠를 개선하여 2단과 3단 기어의 변속 충격을 줄여 편안한 작동감을 제공한다. 새로운 MT-07의 시트고는 805mm로 이전과 동일하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실제로 탑승했을 때 느껴지는 시트고는 더 만만한 수준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30mm 더 넓은 알루미늄 핸들 바가 적용되어 비교적 차체 사이즈가 더 커진 느낌을 준다. 새로운 디자인의 LCD 계기반은 rpm과 주행 속도가 보다 더 직관적으로 표시되며 연료 잔량, 기어 단수, 외기 온도,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냥 즐겨
MT-07은 초기 모델부터 가벼운 핸들링과 토크풀한 엔진 필링이 매력적이었다. 높아진 환경 규제에도 그 특성이 여전하다. 시승 차량을 수령하여 도로로 나가는데 리어 휠이 스핀했다. 마음속으로 ‘엥? 왜 전자장치가 개입하지 않았지?’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트랙션 컨트롤이 없다는걸 깨달았다. MT-07은 안정적인 제동을 위한 ABS만 탑재되었을 뿐 주행 모드나 트랙션 컨트롤 등 그 밖에 전자장치가 일절 없다. 재미있는 점은 그럼에도 불안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로틀을 전개할 때마다 프런트가 들썩거린다. 1단 기어는 물론이고 2단 기어에서도 가속만으로 가볍게 떠오른다. 사실 MT-07은 강력한 출력을 발휘하는 리터급 바이크와 비교하면 한없이 부족한 토크를 내뿜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벼운 프런트와 리어로 치중된 시트 위치,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비슷한 주행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만만한 출력과 부드러운 토크 곡선으로 인해 스로틀을 예민하게 조작할 필요가 없고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된다. 시트 끝에 엉치뼈를 걸치고 스로틀을 열고 있으면 누구나 쉽게 앞바퀴를 띄워서 달릴 수 있다. 물론 뒤로 넘어가지 않으려면 리어 브레이크를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겠지만.

경쾌한 필링은 코너에서도 이어진다. 1,400mm의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선회반경이 작고 날렵하게 그려진다. 원래의 상식대로 충분한 감속과 함께 코너를 진입하면 예상보다 코너 안쪽으로 붙게 된다. 휠베이스가 자사의 쿼터급 네이키드인 MT-03과 비교해도 20mm밖에 길지 않은 수준이니 그럴 만하다. 낮은 회전 영역에서도 토크가 충분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의 코너를 공략하기 쉽다. 또한, 변속 충격이 줄어들어 길게 늘어진 코너에서도 과감하게 변속하며 가속할 수 있다. 리어 휠의 트랙션이 안정적이라서 전자장비의 부재도 잊고달리게 된다.

작은 변화, 큰 기쁨
MT-07은 차체와 엔진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에도 비교적 완성도 높은 주행 감각을 전달한다. 첫 번째는 30mm 넓어진 알루미늄 핸들 바 적용으로 인해 바이크를 기울이고 선회하는 동작, 고속 안정성이 향상되었다. 기존에는 좁은 핸들로 직관적이고 빠른 움직임이 가능했지만 핸들을 쥐었을 때 차체가 미들급보다는 쿼터급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공격적인 라이딩에는 효과적일지라도 도심을 여유롭게 달리거나 장거리 주행 시에는 피로감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핸들을 조작할 때의 상체 움직임이 커졌지만 라이더에게 체감되는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은 배가 되었다.
두 번째는 16mm 커진 프런트 브레이크 디스크다. 기존의 282mm 더블디스크에서 298mm 더블디스크로 변경되었다. 경쾌한 가속에 비해 비교적 아쉽게 느껴지던 제동 성능이 향상되어 가속과 제동의 균형이 잘 조율된 느낌이다. 코너 진입 시 이전보다 타이트하게 제동할 수 있고 답력도 일정하여 바이크를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 고속에서 감속하거나 연속되는 와인딩 로드처럼 디스크에 열을 많이 주는 환경에서도 향상된 냉각 효과가 기대된다.

본래의 매력 그대로
MT-07은 첫 출시 당시의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경쾌한 엔진 필링과 가벼운 주행 감각은 시대가 흐름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요즘 최신 바이크처럼 전자장비를 대거 투입하기보다는 바이크의 기본적인 주행 성능에 집중했다. 세대가 변함에도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걸 대변하기도 한다. 여기에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으니 꾸준한 인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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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AHA MT-07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2기통 보어×스트로크 80 × 68.6(mm) 배기량 689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73hp / 8,500rpm 최대토크 67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 정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80/55 ZR17 브레이크 (F)298mm더블디스크 (R)24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85×780×1,105(mm) 휠베이스 1,400mm 시트높이 805mm 차량중량 184kg 판매가격 1,077만 원
반전의 하이퍼네이키드
YAMAHA MT-09 SP
MT-09는 야마하의 하이퍼 네이키드 라인업이다. 2013년 첫 데뷔 당시 전에 없던 독특한 디자인과 강력한 토크의 3기통 엔진과 화끈한 주행성능으로 야마하 네이키드의 새로운 부흥기를 열었다. 하지만 이번에 풀체인지 모델은 더 강력한 반전이 있었다.

2013년에 선보인 1세대 MT-09는 당시 유행하던 슈퍼모타드의 스타일을 가져왔다. 2017년에는 날렵한 디자인에 서스펜션사양을 높이고 트랙션컨트롤과 슬리퍼클러치를 장비한 2세대로 진화한다. 그리고 이번에 풀 체인지 된 3세대 모델로 진화했으며 국내에는 올린즈 리어쇽과 DLC코팅이 더해진 KYB포크를 장착한 SP모델로 선보인다.

2세대 모델에서 엔진부터 프레임, 서스펜션, 펜더 등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다시 만든 풀체인지 모델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모토크로스 바이크처럼 높았던 프론트 엔드를 일반적인 네이키드 수준으로 낮추었고 고유의 포지션은 핸들 높이만 라이저로 높여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트에 앉았을 때 몸에 바이크가 감기는 감각이나 포지션도 더 자연스러워졌다. 여기서 핸들 위치나 풋패그 높이를 조절해서 몸에 더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 엔진은 스트로크를 3mm늘리며 MT-09의 이름에 어울리도록 배기량을 꽉 채웠다. 최고출력은 4마력 높아진 119마력에 토크는 94Nm를 낸다. 유로5 엔진의 공통점은 부드러움이다. 이는 최근 시승한 모든 유로5 바이크들을 타보고 낸 결론이다. 유로5를 통과하기 위해 엔진을 세팅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나보다.

07 : 09
이전 세대까지는 야마하 MT-09와 MT-07 중에 하나를 타라면 주저 없이 MT-07을 골랐다. 가볍고 재밌고, 엔진필링까지 MT-07쪽이 더 내 취향이었다. MT-09는 출력이나 사양면에서확실히 한 단계 윗모델이지만 재미 면에서는 MT-07보다 나은 점을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이번 MT-09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 모델보다, 그리고 MT-07보다 훨씬 재밌어진 것이다. 만약 지금이라면? 당연히 MT-09를 고르겠다.

재미의 이유
그럼 왜 재밌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번째로 흡기사운드가 배기만큼이나 라이더를 자극한다. 이제 배기소리는 규제가 엄격하니 브랜드들은 흡기 사운드에 더 집중하고 있다. MT-09 역시 매력적인 흡기사운드를 연출해서 라이더에게 아드레날린을 더 많이 부여한다. 순정 상태로도 스로틀을 여는 쾌감이 확실하다. 둘째는 포지션의 재설정이 바이크를 더 다루기 쉽게 만들고 어색함을 줄여준다. 기본 세팅도 좋지만 핸들과 풋패그 위치를 조절할 수도 있다.

셋째는 굵직한 토크와 쭉쭉 뻗는 쾌감이 결합된 3기통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고만고만한 스펙은 잊어도 좋다. 실제주행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스펙 이상이다. 출력이 무작정 과격하지 않고 다룰 수 있지만 충분히 강력하게 나와 주는 게 포인트다. 특히 이 출력을 컨트롤 하는 스로틀이 인상적이다. YZF-R1과 유사한 APSG(액셀레이터 포지션 센서 그립)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다. 엔진과 손목을 팽팽한 선으로 연결해놓은 느낌으로 미세한 입력도 바로바로 엔진에 반영된다.

넷째, 핸들링이 뉴트럴하게 바뀌었다. 이전 모델의 뻣뻣했던 핸들링과는 바이바이. 더 이상 코너에서 스티어링 잡고 씨름할 필요가 없이 시선처리만으로 바이크가 휙휙 돌아간다. 프런트엔드가 낮아진것도 포지션의 변화도, 전후 서스펜션이 기가 막히게 움직이는 것도, 신기술이 접목된 스핀 단조 휠을 사용해 발놀림이 가벼워진 것도 모두 핸들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경쾌한 핸들링에서 가장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다섯. 클래스를 리드하는 전자장비 야마하는 일찍이 모토GP에서 트랙션컨트롤을 적극 활용하는 등 뛰어난 제어기술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하지만 그동안 양산모델에서 야마하의 최신 트랙션컨트롤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모델은 R1시리즈뿐이었기에 잘 체감하고 있지못했다. 그런데 이번 MT-09에서 야마하가 제대로 마음먹고 전자장비를 탑재한 덕분에 최신 트랙션 컨트롤의 수준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우선 6축 IMU탑재된 것은 요즘 이 클래스에서도 흔한 이야기지만 트랙션 컨트롤과 리프트컨트롤(윌리컨트롤), 슬라이드컨트롤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말 그대로 윌리의 각도를 제어하고 리어가 미끄러지는 허용정도를 설정 할 수 있다. MT-09는 토크가 너무 강해서 전자장비의 도움이 없으면 굳이 윌리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가속 만으로 프런트휠이 떠오른다. 그런데 트랙션 컨트롤을 켜놓은 상태에서 LIF를 1로 설정하고 스로틀을 풀로 감으면 프런트 휠이 공중에 떠오른 상태에서 마치 무언가에 걸린 듯 딱 멈추고 그대로 가속한다. 이게 처음 경험하는 기술은 아니다. 요즘 최신 슈퍼바이크들에서는 널리 쓰이는 기술이니까. MT-09에 이정도 전자장비라니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이라 더 놀라웠다.

호불호의 디자인?
자 그럼 이제 디자인 이야기를 해보자. 솔직히 말해 이쯤 되면 MT-09가 에반게리온 0호기를 닮았든 외계인이 만든 디자인이든 상관없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재밌으니 디자인은 그냥 덤이다 싶은 것이다.(웃음) 사실 이번 MT-09는 디자인 공개시점부터 지금까지 디자인의 호불호가 가장 큰 논란거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실물은 꽤 괜찮다고 생각했고 찍어놓은 사진들을 찬찬히 보니 제법 근사해 보인다. 아마도 조금만 눈에 익으면, 그리고 재패니메이션이 익숙한 세대라면 에반게리온이나 애플시드같은 애니메이션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디자인이다.

MT-09 SP의 차체 컬러는 R1M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블루와 블랙 컬러가 칠해졌다. 페인팅 품질부터 차체를 구성하는 파츠들과 마감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특히 금속 질감을 살려놓은 스윙암은 레이스머신이 가진 고성능 이미지까지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미끄럼을 방지하는 투톤시트까지 구성이 완벽하다. 또한 배기구가 특이하게도 아랫방향을 보고 있다. 그래서 바이크를 세워두면 배기구가 보이지않는다. 머플러 어딨냐고 두리번거리는 사람에게 농담으로 “이거 전기바이크에요”라고 했더니 바로 납득하더라.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의 조금 이상했던 핸들링이나 지나치게 과격한 엔진 등 개성 있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불편하고 어색했던 부분들이 해소되며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는 모델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MT-09는 가격표가 가장 놀랄만한 반전이다. 1525만원, 물론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올린즈 리어 서스펜션에 풀 어저스터블 포크, 그리고 첨단 전자장비까지 모두 갖추고도 이 가격이라는 건 반칙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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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AHA MT-09 SP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3기통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78 × 62.1(mm) 배기량 890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119hp / 10,000rpm 최대토크 93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 풀어저스터블 도립 (R)올린즈 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80/55 ZR17 브레이크 (F)298mm더블디스크 (R)24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90×795×1,190(mm) 휠 베이스 1,430mm 시트높이 825mm 차량중량 190kg 판매가격 1,525만 원
글 모터바이크 편집부
사진 양현용, 윤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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