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구동하는 자동차 모형을 제작하는 안흥권 작가(ANZAKA)는 미니 모형 자동차 뿐 아니라 디오라마, 소품까지 제작하는 조형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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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작가가 바이크를 타는 사진을 발견했다. 그도 모터사이클 라이더 동지였다니! 반가운 마음에 연락이 닿아 평택에 위치한 작업실에 방문했다. 작업실의 한 편에는 예쁘게 커스텀된 혼다 슈퍼커브와 VFR 400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제부터 자동차 모형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모형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던 중 취미로 즐기던 RC카로 2008년 당시 제가 타고 다니는 뉴코란도가 있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어요. 국내 차종으로 된 RC카가 없었기에 제가 직접 만들어보게 되었죠. 처음으로 제가 만든 4륜 구동 뉴코란도 RC카를 가지고 동호인 모임에 나갔을 때,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뉴코란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모델이니까요. 신이 나서 다음으로 현대 갤로퍼 모델을 제작했고 이 분야에 한번 제대로 도전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국내에서도 생소한 분야인데 작업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진을 토대로 클레이로 기초 작업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보통 한 달 정도 시간이 소요되죠. 수정을 거듭하면서 형태를 구현하면 완성된 모형을 FRP로 제작한 뒤 샌딩 작업을 하고, 일반 자동차 도료로 도색에 들어갑니다.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완성된 모델은 왠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정말 고생했어요. RC자동차 수제작이라는 건 국내에서도 드문 분야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 장르를 대중에게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당시 가진 돈을 탈탈 모아 작은 부스를 마련해 키덜트 페어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인기가 폭발하게 되었죠. 여러 매체에 알려지고 공중파 방송도 타면서 자연스럽게 자동차 전시회에 초청을 받아 전시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완성차 브랜드의 의뢰로 모터쇼에 함께 전시될 자동차 미니 모형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현대에서 의뢰를 받아 故 정주형 회장님이 살아 생전 소장했던 갤로퍼와 포니 휘발유 모델을 똑같이 재현해냈죠. 지금 그 작품은 일산의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전시 중입니다. 다른 한가지는 얼마 전에 완성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모델입니다. 대시 보드와 센터페시아까지 구현했죠. 순전히 저의 팬심으로 제작했기에 특별히 운전석에 이네오스 그룹 짐 레드클리프 회장의 피규어를 제작해 태우고 제 피규어는 조수석에 태웠어요. 제 작품의 운전대는 항상 제가 잡고 있었는데 말이죠.(웃음)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받는 걸까요?
일단 저는 레트로 스타일에 끌리는 것 같아요. 오프로드 차량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저의 캠핑과 아웃도어, 오프로드를 즐기는 모습이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캠핑 장비를 하나씩 만들다가 소품 공작의 매력에 빠져서, 어느새 저렇게 풀 장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웃음) 진짜 차와 같은 4륜 구동 모델로 산에서 천천히 장애물을 넘어다니는 모습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은 언제부터 접했나요?
초등학교 때 학교에 늦으면 아버지께서 바이크로 데려다 주셨던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모터사이클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모토굿찌 V7 레이서를 오랫 동안 타오다가 요즘에는 직접 커스텀한 슈퍼 커브를 타고 있습니다. 원래 레드 컬러의 모델의 외장을 모두 뜯어서 스타벅스의 컨셉으로 도색과 외장 커스텀을 진행했어요. 헬멧도 바이크와 세트로 커스텀했죠.
그동안 자동차만 작업했는데 모터사이클 작업 계획이 있나요?
물론 있죠. 제 작업실에 바이크를 두고 외형을 제 입맛에 맞게 커스텀 해보고 싶어요. 지금 작업실에 있는 혼다 VFR 400도 리스토어 하려고 가지고 온 모델이고. 바이크 투어 중 시골 작은 센터에서 우연히 발견한 대림 88을 주인장 할아버지께 말씀드리고 가지고 왔어요. 대림 88은 저의 첫 입문 바이크라서 그런지 시간을 들여 제대로 리스토어 해보고 싶어요. 새로운 시즌에는 새로 어떤 모델을 구입할지 고민 중입니다. 장거리 투어를 위해서 가능하면 탠덤이 가능한 투어러 모델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바이크는 정말 여러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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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권 작가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anzaka_official
글 신소영
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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