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인생은 곧 랠리다, 영국 남자 린던 포스킷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유쾌한 영국 사나이. 랠리스트의 꿈의 무대인 다카르 랠리를 완주한 뒤 세운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RACES TO PLACES’, 랠리머신을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레이스에도 참전하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영국에서 온 린던 포스킷입니다. 작년까지 항공우주 엔지니어로 일했었고 지금은 KTM 690RR을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10살 때 트라이얼 바이크로 입문해 바이크 테크닉의 기본을 다지고 엔듀로 모터크로스 등의 오프로드뿐만 아니라 슈퍼모토와 슈퍼바이크 레이스 등 온로드 레이스에도 참가하며 다양한 레이스 경험을 쌓았습니다. 20대 중반에 미국 텍사스에 4년간 살았는데 그 때 사막에서 랠리를 처음으로 접한 뒤 랠리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의 가장 큰 경험인 다카르 랠리에 참전해 전체 46위로 완주하였으며 베스트스테이지 기록은 9위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목표는 전 세계를 바이크로 여행하며 각지의 레이스에 참전하는, 지금의 Races To Places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회사까지 그만두고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2014년 6월 영국을 출발해 약 4만 킬로미터를 달려 지금 여기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프론트 페어링을 열자 기본공구는 물론 스페어 파츠가 계기반 주위에 꽁꽁 묶여있다
    라디에이터 팬의 둘레에 여분의 클러치 디스크를 붙여두는 등 곳곳에 스페어 파츠를 붙이고 다닌다
    450RR용으로 교체한 연료탱크와 자체 제작한 트윈머플러
    블루투스는 세나 S20을 사용하고 있다
    수많은 고비를 함께 넘은 스키드 플레이트

     


     

    모터바이크 독자를 위해 지금까지의 여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어렵네요(웃음)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로 넘어가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동유럽 국가인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알바니아, 그리고 그리스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에서 핼리스 랠리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사고로 어깨부상을 얻어 2주간을 병원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이후 터키,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지나 다시 러시아를 거쳐 몽골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린 랠리 몽골리아 2014에에 참가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고 그 인연을 따라 러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자! 그래서 지금 여기에 있네요.

     

    카자흐스탄 아랄해
    카자흐스탄의 핵 폭탄 분화구

     

    그렇다면 현재까지의 여정은 계획한 전체 여정의 몇% 정도 진행된 것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까지 달린 거리가 약 4만 킬로고 총 16만 킬로의 여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현재까지 25% 정도 왔다고 할 수 있네요.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태국으로 배를 타고 이동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를 거친 후 캐나다로 날아가 캐나다부터 남미까지 종단 한 후 아프리카로 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종단이 끝나면 영국으로 돌아가겠네요.

    지금까지 가장 인상에 남는 국가는?
    오프로드 라이딩과 풍경은 타지키스탄이 가장 좋았습니다. 좋은 음식 같은 것은 없지만 아름다운 신기한 풍경과 재밌는 라이딩 경험,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까지는 그곳이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꼭 가보세요.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그리스에서 헬라스 랠리 당시

     

    다카르랠리도 다녀온 입장에서 참가했던 몽골랠리는 어땠나요?
    1일차부터 4일차까지는 고속구간이 많아 힘들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리스크가 크고 계속 되는 고속주행으로 인해 바이크에도 스트레스가 많은 구간이었기 때문입니다. 4일차에는 타이어 무스가 산산조각이 나는 트러블이 생겨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랠리 후반부 코스는 테크니컬 위주의 재밌는 코스가 많아 좋았습니다. (그는 실제로 트러블을 겪은 4, 5일 이후 6일차 이후부터는 상위권을 독식하던 현지의 몽골 선수들을 제치고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신에게 생각하는 랠리는 무엇인가요?
    랠리 레이싱은 제가 지금가지 해온 것들을 모터스포츠의 요소를 모두 종합하는 것입니다. 트라이얼의 밸런스와 엔듀로의 모멘텀, 모터크로스의 점프. 슈퍼모토의 슬라이드와 스피드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모든 것을 다 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그리고 단순한 라이딩 실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하는 두뇌게임이라는 점도 랠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BAM 로드
    러시아의 콜리마 고속도로

     

    바이크를 배워가는 과정을 추천한다면?
    저는 어렸을 때 모토크로스가 더 타고 싶었지만 밸런스와 컨트롤을 배우기에는 트라이얼 바이크가 초심자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밸런스가 잡혀있는 상태에서 빠른 것은 위험하지 않지만 밸런스가 없는 상태로 빠르기만 한 것은 무모한 것이니까요.

    여러 나라를 바이크로 여행할 때 주의 할 점은? 
    제가 타지키스탄을 여행할 때 어떤 날에는 달리는 3일 동안 아무도 못 만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은 레이스가 아니란 것입니다. 속도를 줄이고 풍경과 여행 자체를 즐겨야합니다. 무엇보다 자기가 편하고 익숙한 바이크로 여행하고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KTM 690RR을 선택한 이유
    8년째 KTM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KTM이 늘 강조하는 READT TO RACE 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KTM의 바이크는 실제로 어떠한 커스텀도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목적에 가장 가깝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RC390도 굉장히 재밌어 보이잖아요. 그러한 레이스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좋습니다. 하지만 KTM의 오렌지색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 레이스 바이크는 언제나 블랙과 블루로 칠해집니다.

    990이나 1190어드벤처도 좋지만 레이스에서 달리기엔 많이 무겁습니다. 2007년형 690 랠리 레플리카는 출력과 가벼움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레이스와 여행을 겸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부분을 직접 커스텀해서 타고 있습니다.

     

    몽골 랠리 당시
    그리스 키디

     

    직접 커스텀 작업까지 대단하네요. 그러고 보니 정비는 직접 하나요?
    아버지가 엔지니어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항상 제가 수리해서 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번 프로젝트에도 굉장히 중요한 점이었습니다. 직접 수리할 수 있기에 지금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거든요. 여행 중 중요한 정비는 곳곳의 KTM 딜러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에 온 것도 같은 이유고요.

    한국에 온지 10일정도 되었는데 그동안의 여행은 어땠나요?
    정말 좋았어요. 멋진 곳도 많았지만 어느 곳에서 캠프를 해도 위험한 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여행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또한 산을 넘는 와인딩 코스들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수많은 구불구불한 도로는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죠. 10월 23일에 일본으로 떠날 계획입니다. 지금은 남은 기간 한국에서 무엇을 할지 큰 계획은 없습니다. 이틀 동안의 비 소식에 당분간 서울에 머무를까 생각중입니다.

     

    한국에서의 캠핑

     

    여행 중 고속도로는 문제가 없었나요?
    아! 그거 정말 웃기더군요. 경찰에게 세 번이나 잡혔어요. 지금까지 수많은 나라를 거쳐 왔지만 고속도로를 못 달리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었어요. 왜 안 되는 것인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되네요. 작은 스쿠터도 아니고 고속도로 주행이 충분히 가능한 바이크를 타고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화내며 다가오던 경찰들도 헬멧 속의 사람이 외국인임을 알고 나면 친절하게 대해줘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처음 한 번은 몰라서 들어갔고 두, 세 번째는 경찰에게 잡힌 후에야 그곳이 고속도로인줄 알았어요. 진입에 대한 금지 표시가 제대로 안 되어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어려운데 한국 라이더들은 어떻게 여행을 다니나요?

    우리도 그것 때문에 무척 힘들어요.(웃음) 그럼 마지막으로 모터바이크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행의 기록은 홈페이지(www.racestoplaces.com)을 통해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으로 연재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Credit

    모터바이크 편집부
    사진 양현용/린던 포스킷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웹사이트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뭍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

     

     

     

    지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