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스루트] 영월 섶다리마을을 가다

JOHNNY’S ROUTE

영월 섶다리마을을 가다

안녕하세요. 모터바이크 구독자 여러분, 이번 달 쟈니스루트는 투어 코스 전반의 아름다움에 충실한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매서운 칼바람을 헤치며 출발해 보시죠.

아직은 사방이 어두침침한 오전 6시. 주차장에 잠들어 있던 바이크에 짐들을 옮겨 싣고 시동을 걸어보니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인지 조금은 잠이 덜 깬 소리를 내며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모든 촬영을 위한 투어가 그렇지만 특히 한겨울 투어는 빨리 해가 지기 때문에 오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오후 4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이미 노을이 지고, 5시 정도면 촬영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죠. 이번 여정의 첫 행선지는 영월주천면에 위치한 <섶다리 마을>로 정했습니다. 제가 머릿속에 그린 이번 여정을 순조롭게 진행하려면 적어도 오전 9시 반 이전에 섶다리 마을에 도착해야 했기에 부지런히 라이딩에만 집중하며 논스톱으로 영월에 도착했습니다.

섶다리 마을 강원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477-6

영월 섶다리 마을

제가 이곳을 이번 여정의 첫 번째 경유지로 설정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섶다리에 관한 설명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물길을 끼고 있는 영월과 정선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섶다리’는 많은 돈을 들여 각 지자체가 관광지마다 앞 다투어 만든 인위적인 대규모 출렁다리와는 달리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반가운 볼거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섶다리가 마을 주민들의 정성으로 매년 만들고 허물기를 반복하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섶다리란 통나무와 소나무 가지, 그리고 진흙 등을 사용해 얼기설기 만들어진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드는 임시 다리로 보통 겨울이 시작되는 10월경 만들어지며 강물이 불어나는 다음 해 여름까지 사용된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이런 사실을 몰랐을 때에는 ‘분명 이쯤에 섶다리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라며 기억력을 의심하곤 했는데 말이죠. 다시 말해서 이곳 판운리의 섶다리는 겨울철 제철 생선인 대방어처럼 추울 때 보는 것이 제 맛인 제철 다리(?)이기에 여러분들에게 한겨울 섶다리를 꼭 보여드리고 싶어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볼거리는 섶다리뿐이 아닙니다. 평창강을 사이에 두고 밤나무가 많다 하여 이름 붙여진 <밤뒤마을>과 삼면에 강이 휘감아 흐르는 <미다리 마을>의 경치는 이곳의 섶다리와 어우러져 마치 육지 속의 섬을 보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보보스캇 펜션캠핑장 강원 영월군 주천면 미다리길 50-24

또한 오토캠핑이나 모캠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섶다리 건너편 미다리마을안쪽에 위치한 <보보스캇 펜션 캠핑장>도 추천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여름에는 캠핑장 주변을 감아 돌아 흐르는 평창강의 시원한 물줄기와 사시사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도열해 있는 나무 산책로는 이미 많은 캠퍼들 사이에서 인생사진 스팟으로 유명한 장소이기 때문이죠. 또한 수량이 적당히 불어나는 여름이면 주변에서 느긋하게 낚시를 즐기는 분들도 많을 만큼 캠핑과 낚시를 함께 즐기기에도 그만인 장소이니 평소 캠핑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잊지 마시고 꼭 저장해 두길 바랍니다. 섶다리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덧 허기가 몰려오네요. 아침 일찍 출발해 서둘러 영월까지 달려오다 보니 공복이 조금 길었던 것 같습니다.

감자바우 강원 영월군 영월읍 중앙로 183-1

뜨끈한 감자옹심이 맛집

영월과 정선에는 보리밥이 유명한 식당들이 몇몇 떠오르지만 요즘처럼 찬바람 불어대는 겨울엔 그래도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땡기기 마련이죠. 제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메뉴는 바로 강원도의 자랑 감자를 이용한 감자 옹심이 맛집 <감자바우>입니다. 그에 앞서 기왕 여기까지 오셨으니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섶다리마을에서 출발해 감자바우 식당까지 향하는 도로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 아닌 지금부터 제가 설명해 드리는 길로 달려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내비게이션 길안내로 감자바우 식당을 검색하면 82번 도로와 83번 도로를 번갈아 달리는 길 혹은 82번에서 다시 31번 도로와 이어지는 길로 안내합니다. 물론 이 길의 경치도 좋지만 기왕이면 평창강의 물길을 따라 작게 이어지는 <장충단길>을 따라서 이동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름철 물이 불어나면 도로가 침수되어 통행 금지될 정도로 평창강과 닿을 듯이 낮게 만들어진 장충단길은 아직은 아는 사람들만 다니는 신비한 매력이 가득한 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섶다리 마을에서 시작해 굽이굽이 말발굽 모양으로 휘어지는 평창강과 주변의 경치는 큰 도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롭고 신비로운 풍경을 보여드릴 겁니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도로를 벗어나면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장소이고, 유료주차장에 따로 바이크를 세우고 전망대까지 제법 걸어가야 해서 저는 이번엔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첫 끼를 해결해줄 식당에 도착했네요. 감자옹심이는 강원도 산간 지방 주민들이 감자를 이용해 끼니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오리지널 강원도 감자옹심이는 생감자를 강판에 쓱쓱 갈아 그 입자를 잘 살리는 것이 포인트인데 찰지면서도 서걱거리며 씹히는 질감이 좋아 저는 별미로 찾아 먹곤 합니다. 이집이 바로 제가 아는 그런 감자옹심이 찐 맛집들 가운데 하나랍니다. 점심시간 조금 전에 도착했는데도 제법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으니 영월의 감자바우를 찾는 분들이라면 붐비는 식사 시간대를 피하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되네요. 뜨끈한 국물로 얼어 있던 몸을 녹여가며 식사를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서니 이미 시간은 오후 1시에 가까워집니다.

소금강길

소금강로를 향해

짧아진 겨울 해를 원망하며 서둘러 제가 다음으로 달려간 다음 행선지는 높게 솟은 바위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소금강로>입니다. 물론 감자바우 식당에서 소금강로까지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심심하고 재미없는 길이 아닌 재미나고 두 눈이 더 즐거워지는 좋은 길도 추천 드리겠습니다. 감자바우에서 식사를 마치고 소금강로까지 가는 빠른 길은 31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예미역> 직전에 38번 도로로 갈아타는 길이고 내비게이션 또한 그 길을 알려줄겁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이어진 도로를 계속해서 달리면 421번 도로와 이어지는데 제가 이 421번 도로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기차길을 따라 이리저리 심심치 않을 정도의 와인딩을 하며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바이크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니 달리는 기차와 나란히 이름 모를 시골길을 달려 본 적이 몇 번 있는데 그 기억이 너무나 좋게 남아있어 저는 지금도 철로를 따라 달리는 길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길을 달리며 중간에 보이는 굴다리와 철로의 조합이 아주 좋거든요. 자, 드디어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이어지는 경치의 황홀경을 맛볼 수 있는 코스의 시작점 소금강로에 도착했네요. 앞 갈림길에서 좌회전을 하면 그때부터 이어지는 이 소금강로는 언제고 꼭 한 번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그런 길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이 소금강로 에서부터 421번 도로를 따라 아우라지를 거쳐 오장폭포에서 용평의 도암호까지 이어지는 약 85km의 절경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좌우로 도열한 기암괴석 사이를 달리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소금강계곡

정선의 소금강

<소금강 계곡>은 정선의 아름다운 경치 가운데 에서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있는 높디 높은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협곡의 좌우를 둘러싸며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장관을 보여주는 곳으로 소금강의 바위들이 특히 아름답고 웅장해 보이는 것은 이곳 바위들이 지닌 특징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암석이 지표면에 노출되면 내리는 비와 바람, 자라나는 식물들에 의해 오랜 세월을 거쳐 풍화 작용을 통해 점차 토양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곳의 바위들은 하부 고생대의 퇴적암인 사암으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강도가 강한 석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화학적인 풍화를 받게 되어도 쉽사리 토양으로 변하지 않게 된다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이 동네 바위들은 다른 동네 바위들 보다 짬밥도 내공도 더 높다는 말인데 아마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라이더 분들이라면 한동안 이곳의 경치에 넋을 잃고 감탄을 연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소금강로를 계속해서 따라 달리면 화암 약수와 화암 동굴이 이어집니다. 화암동굴은 오랜 전에 여행으로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동굴 안에 실내 체육관 만한 크기의 공간을 보고 무척 놀랬던 기억이 있을 만큼 그 크기가 엄청나고 볼거리도 제법 많으니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한 번쯤 들려 보는 것도 좋겠죠.

노추산로에서 만난 유난히 푸르럿던 소나무

그렇게 화암동굴 앞을 지나면 탁 트인 도로로 이어지는 정선 시내가 나오고, 정선에서 아우라지로 이어지는 42번 도로와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조양강은 지금까지 달렸던 길과는 다른 가슴이 뻥 뚫리는 호탕함을 보여주는 탁 트인 풍경이 또 일품입니다. 그렇게 한동안 경치를 감상하며 42번 도로를 달리면 또다른 절경이 숨어있는 아우라지와 만나게 됩니다.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 아우라지교 앞에서 42번도로와 작별을 고하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들면 레일바이크 성지인 <구절초 마을>과 <오장폭포>까지 이어지는 또다른 절경의 시작 <노추산로>와 합류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섶다리 마을의 아기자기함과 소금강 길의 거친 웅장함 그리고 정선을 가로지르는 조양강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경치와 도로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본 셈이죠. 그러나 노추산로는 또 다른 맛과 결이 있는 길입니다. 물길을 따라 북으로 달리다 보면 절로 입에서 “이 맛에 바이크를 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운 길들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을로 진입하는 작은 철로가 지나가는 굴다리와 레일바이크 그리고 거대한 메뚜기 조형물로 유명한 구절초 마을이 나오죠. 이 구절초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노추산로가 자랑하는 또다른 볼거리 오장폭포로 이어집니다. 제가 노추산로를 좋아하고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아름다운 길에는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너저분하고 인위적인 상업 시설들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오장폭포

오장폭포를 지나 도암호로

경사길이 209m, 수직높이 127m의 오장폭포를 지나 어느 정도 달리다 보니 유독 푸른 나뭇잎을 지닌 소나무가 보이더군요. 나무에게 이런 말이 어울릴까 싶지만 가까이서 보니 정말 잘~생긴 인물이 좋은 소나무였는데 가드레일 지나가는 자리에 떡하니 자라난 이 소나무는 그 자태가 너무 좋아서인지 뽑히거나 잘려나가는 신세를 면한 듯 보이더군요. 아마도 공사하시는 분들 눈에도 이 나무의 생김새와 자태가 아까웠었나 봅니다. 드디어 해지기 전에 도착하려고 애썼던 도암호를 오르는 뒷길 진입로에 늦지 않게 도착했네요. 도암호의 멋진 모습을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수하리에 위치한 도암호는 용평리조트에서 수십 년동안 스키를 즐긴 이들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앞서 지나온 정선 시내를 유유히 돌아 흐르는 <조양강>의 상류인 <송천>의 물줄기를 댐으로 막아 조성한 <도암호>는 호수의 크기나 그 자태도 빼어나지만 노추산로에서부터 이어지는 이 뒷길의 경치와 분위기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꼭 독자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길입니다. 물론 중간에 인위적인 구조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손을 덜 탔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죠. 얼핏 보면 엄청난 비포장 임도의 연속일 것처럼 겁을 주는 길은 알고 보면 제법 콘크리트 포장이 잘된 도로이기 때문에 어떤 기종의 바이크로도 마치 탐험가가 된 듯 가슴 설레는 경험을 선물해 주는 길입니다. 노추산로에서 도암호 샛길로 접어드는 진입로는 <배나들이 선도식당> 을 검색하시거나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산2-206> 을 검색하셔서 진입하면 됩니다. 그렇게 진입한 도암호 샛길의 정식 명칭은 재미나게도 <놀거리길>이라는 도로명이 붙어있습니다. 도암호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작은 천을 이루며 흐르고 있는 놀거리길은 중간 중간 작은 다리를 건너가며 조금씩 상류로 이어지는데 이 물길을 따라 오르는 재미가 상당하죠. 아마 여러분도 이 길을 가보시면 왜 제가 이렇게 칭찬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도암호

자, 드디어 저 멀리 도암댐의 멋진 자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여름과 비교하면 댐에서 방류하는 물의 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 있었지만 그래도 맞은편 절벽에서 바라보는 도암댐의 모습은 언제나 장관입니다. 저 역시 도암호에 관해 궁금해서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인데 이곳 도암호는 사실 최고의 낚시 포인트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의 글에서 쉴 새 없이 잡고기들이 입질을 하는 통에 미끼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하더군요. 하기야 너무나 인적이 뜸한 곳이니 그럴 만도 하겠네요. 그렇게 해가 지기 전에 도암호의 기가 막히는 경치도 사진에 담았으니 이제 저는 새해를 맞이하는 1월호를 장식할 동해의 일출을 찍을 수 있는 속초로 향했습니다. 이 결정이 이번 여정의 최악의 한 수가 될 거라는 걸 까맣게 모르고 말이죠.

속초 어랑의 생선찜

8시가 다 되어 도착한 속초에서 제가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어랑> 입니다. 이곳은 속초 토박이 동생이 알려준 로컬들만 안다는 찐 숨은 맛집으로 특히 생선찜과 회무침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간 곳입니다. 제가 기존에 다니던 생선찜 맛집인 이모네 생선찜의 맛이 조금은 달짝지근하고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면, 이곳 어랑의 생선찜은 조금은 더 어른스러운 맛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모네 생선찜에 비해 가오리가 빠져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 점을 제외한다면 조금 더 깊이가 있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함께 나오는 아가미 젓갈로 맛을 낸 무김치와 미역 줄거리 무침 등의 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특히 생선회 무침은 지나치게 새콤한 식초 맛만을 강조한 기존의 회무침 과는 전혀 다른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넘쳐, 그동안 제가 먹어본 회무침 가운데 최고의 맛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편안한 숙소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할 때 드디어 저의 본격적인 고생이 드디어 시작되었답니다. 바로 신나게 음식을 맛보는 사이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던 겁니다. 분명 춘천과 철원의 일부 지역에만 소량의 눈이 내릴 거라고 했는데 말이죠. 가까운 숙소로 이동해 내일을 기약해 볼까 생각했지만 다음날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며 쌓인 눈이 모두 얼어붙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저는 코로나 영업시간 제한까지 걸려 편의점 밖에서 개 떨듯 떨어가며 용달을 기다린 뒤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견인차 아저씨 덕분에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바이크를 타고 여행기를 쓰다 보면 늘 한 가지 딜레마가 생깁니다. 유명한 관광지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구조물들은 여행 사진을 더 보기 좋게 만들어주고 설명도 쉽게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어를 즐기다 보면 라이더를 감동시키는 장소들은 대부분 바이크를 달리며 마주하게 되는 자연이 빚어낸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경치를 간직한 라이딩 코스들은 글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곳들이 대부분이죠. 이번 쟈니스루트의 투어코스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사진들만 보면 그리 구미가 당기는 코스가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이번에 소개해 드린 길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꼭 한 번 바이크로 다녀오시길 강력하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절대 후회 없는 코스가 될 거라 자부하니까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안 좋고 어려웠던 일들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모두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한 2022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저는 더 기발하고 새롭고, 뻔하지 않은 투어코스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쟈니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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