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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 시리즈의 결정판, YAMAHA MT-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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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 시리즈의 결정판, YAMAHA MT-10

    MT 시리즈의 결정판

    YAMAHA MT-10

     

    야마하의 새로운 스포츠 네이키드 라인업인 MT 시리즈를 새롭게 정의하는 강력한 기함이 등장했다. 야마하의 슈퍼바이크 YZF-R1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그 등장부터 주목받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도로를 달리며 강력한 슈퍼네이키드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MT 시리즈를 새롭게 정의하는 강력한 기함 등장

    최근 야마하가 기존의 네이키드 라인업을 이끌던 FZ 시리즈를 대체하며 선보인 MT 시리즈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경쾌한 주행성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공통점으로 발표하는 모델마다 인기를 얻으며 성장하고 있는 핫한 라인업이다. (FZ 시리즈의 인지도가 높은 북미에는 MT 대신 FZ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 MT-10은 FZ-10으로 출시되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슈퍼 스포츠 모델인 YZF-R1(이하 R1)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새로운 MT-10을 선보이며 더욱 견고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다부진 근육질의 바디와 사선을 그리며 후방으로 쭉 뻗은 리어, 날렵한 선들까지 기존에 등장한 MT 시리즈의 스타일은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독특한 마스크 탓일까? 첫인상은 완전히 새롭다. 일단 헤드라이트 유닛이 포크에 고정된 것이 아닌 트레이서 시리즈처럼 프레임 마운트된 것이 구조적인 차이점이다.

    일본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프론트 디자인은 지나치게 파격적인 탓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편이지만 완성도 높고 어디 가나 주목받는 스타일임은 틀림없다. 매끄러운 질감의 그레이 컬러 페인팅과형광 옐로 컬러의 참신한 조합은 SF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에게 어울릴법한 느낌이다. (실제로 야마하는 MT 시리즈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시리즈의 홍보용으로 만들기도 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를 연상시키는 개성 넘치는 얼굴이다. 헤드라이트 유닛은 R1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그 형상이 독특해 더욱 사람의 눈처럼 느껴진다.

    헤드라이트는 R1과 같은 파츠를 활용했다. 눈꼬리가 처진 듯, 재밌는 인상을 만들어낸다

    전면에서 시선을 빼앗겼지만 전체적인 세부를 살 펴보면 근육질의 바디 곳곳에 야마하 다운 디테일이 녹아있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MT 시리즈들 보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 차체를 구성하는 작은 부분까지 철저히 디자인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브랜드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일본 브랜드들은 놓쳐온 디테일이다. 야마하의 이런 꼼꼼함은 유럽 브랜드에 가깝다. 물론 단가 상승을 막기 위해 대부분이 주조 생산품이지만 절삭가공같이 보이는 디테일을 넣은 점도 재밌다.

    적극적인 라이딩을 위한 변화

    포지션은 R1의 것에서 핸들바는 10cm 정도 가까워지고 18cm 정도 높아지며 상체는 완전히 일어서게 되었고, 풋패그는 3cm 가량 앞으로 6cm 가령 아래로 내려가며 한결 넉넉한 포지션이 되었다. 시트고는 조금 낮아졌지만 큰 차이 없다. 다리 사이의 연료탱크도 비대하지 않게 쏙 감기고 전체적으로 제어하기 좋은 느낌이다. 시트의 중앙에 슬쩍 튀어나온 부분이 꼬리뼈 부근을 지지해주는 것이 독특하다. 탠덤시트는 조금 넓고 낮아졌는데 스텝이 지나치게 앞쪽으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앉은 상태에서 체중이 엉덩이에만 실리게 돼 요철 등을 넘거나 충격이 왔을 때 다소 불안하다.

     

    인체공학을 고려한 시트 디자인은 체중을 옮겨 싣기에 좋다. 다만 탠덤 좌석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라디에이터 커버 역할과 동시에 냉각수 리저브 탱크를 일체화한 점은 좋은 아이디어다

    MT-10은 R1으로부터 물려받은 크로스플레인 엔진인 CP4 엔진을 탑재했다. 4개의 실린더 연소간격이일반적인 4기통과는 달리 일정하지 않은 부등 간격 연소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링 상태에서 소리부터 걸걸한 느낌이다.

    R1의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아니고 회전을 11,500rpm으로 제한해 최고출력은 160마력으로 줄이고 저회전에서 토크를 강화했다. 또한 크랭크의 회전관성 질량이 40%나 늘어나 낮은 rpm에서도 끈기 있는 토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저속에서 더욱 다루기 쉽다. 두 사람을 태우고도 아이들링 수준인 1500rpm에서 꽤 가파른 언덕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한 토크를 낸다. 4000rpm을 넘어서면 토크가 급상승하기 시작해 7000rpm 언저리에서는 뒷골이 서늘할 만큼 빠른 가속을 보여준다. 엔진의 고속 회전이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슈퍼바이크 혈통답게 0-100km/h에 걸리는 시간은 3초가량, 1단으로 이미 110km/h까지 도달할 수 있다. 전면의 작은 윈드 실드와 큼직한 연료탱크로 고속 영역에서의 방풍성도 나쁘지 않다.

    스윙암은 R1의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스텝이 내려가면서 체인커버 형상이 바뀌고 부츠로 인한 스크래치에 대비한 커버가 붙어있다

    엔진의 특성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베이스 모델인 R1과  상당히 다르다. 경쾌하고 날카롭던 R1과 달리 묵직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입력하는 만큼 따라오는 느낌이다. 실제 무게 차이는 10kg 남짓이지만 차이는 꽤나 크게 느껴진다. 상체가 일어선 만큼 바이크를 컨트롤하기도 편해졌다. 걸걸한 사운드와는 반대로 뒷바퀴로 전달되는 토크는 놀라울 만큼 매끄럽다. 전자식 스로틀은 입력의 전달이 세밀해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기량과 출력에 비해 온순하게 느껴진다. 한참 타다 보면 리터급 슈퍼네이키드를 타고 있다는 자각이 사라질 정도다.

     

    출력특성을 바꿔주는 야마하 D-모드 시스템은 스탠더드에서 A 또는 B로 변경하면 스로틀 반응이 확연히 민감해진다. 특히 B 모드는 스로틀워크에 집중하지 않으면 상당히 까다로울 만큼 민감해지고 그만큼 아드레날린이 솟아나게 만든다. 출력 특성만 바뀌는 것일 뿐 어느 모드에서나 최대출력이다.

    다루기 쉬운 바이크가 와인딩 로드에서 재밌는 것은 당연한 결과. 토크를 바탕으로 호쾌한 가속과 함께 코너를 탈출하는 감각이 매력적이다. 달리는 내내 탁월한 안정감으로 불안함 없이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순정으로 장착된 브리지스톤 S20 타이어가 노면의 열기에 녹아 끈적하게 접지력을 높이며 일획에 호를 그려낸다.

    토크를 바탕으로 호쾌한 가속과 함께 코너를 탈출하는 감각이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 뉴트럴한 핸들링으로 시선처리만으로도  바이크가 원하는 라인을 그릴만큼 자연스럽다. 연속 코너에서 방향 전환은 살짝 둔한 느낌이 있어 적극적인 카운터 스티어가 필요했다. 바이크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하중을 이동하기가 편하고 라이더가 끌려가는 느낌이 아닌 조종하고 있다는 실감이 좋다. 슈퍼바이크를 베이스로 하다 보니 최대 핸들각은 좁은 편이지만 휠베이스가 1400mm로 MT-07수준으로 짧아 좁은 길에서 유턴도 가볍게 해낸다.

    전후 서스펜션은 R1과 같이 KYB 제 풀어저스터블 포크와 리어 쇽업소버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기본 설정값은 트랙이 아닌 스트리트를 무대로 하는 MT-10에게는 조금 하드한 설정. 전후 댐핑을 풀어주니 한결 야들 야들하게 움직이며 도로에서 타기 수월해진다. 기본적으로 서스펜션의 조절 폭이 넓은 것이 마음에 드는데 리어 프리로드 조절이 번거로운 점은 조금 아쉽다.

    프론트의 레디얼 4피스톤 캘리퍼와 320mm 더블디스크 조합으로 터치감이나 제동력 모두 우수하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나무랄 데가 없다. 래디얼 타입의 4  피스톤 캘리퍼와 320mm의 더블디스크 조합은 강력한 제동성능은 물론 훌륭한 터치감을 제공한다. 브레이크와 서스펜션과의 조화도 훌륭해 브레이크 성능을 더욱 완벽하게 이끌어낸다. ABS는 당연히 기본 장착된다.

    R1에 있었던 퀵시프트 시스템이 빠지고 IMU(관성측정장치)가 삭제되며 이를 이용하는 윌리 컨트롤, 슬라이드 컨트롤, 런치 컨트롤 등 R1의 첨단 전자장비들이 대부분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3단계의 개입 정도와 해지를 간단히 설정할 수 있는 트랙션 컨트롤과 장거리를 위한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높은 완성도의 팔방미인

    전반적으로 뛰어난 퍼포먼스와 완성도, 그리고 존재감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네이키드라면 보통은 도심을 위한 설정에 치중하는데 MT-10은 투어링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야마하에서도 풍부한 투어링 옵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윈드 실드만 긴 타입으로 교체해도 훌륭한 투어러로 변신할 것이다.

    열관리도 잘 되어서 시내 주행 시에 많이 뜨겁지도 않았던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연비는 슈퍼바이크가 베이스인 만큼 시내 주행에서 13km/ℓ 정도 기록했는데 고성능 모델인 만큼 주행 습관에 따라 편차가 엄청나게 크다.

    주말 트랙이나 와인딩 로드에서 슈퍼바이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실력을 갖 추면서도 매일 출퇴근에 써도 좋을 만큼 부담이 없는, 그리고 장거리 투어까지 커버할 수 있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었다. 중급자부터 베테랑까지 아우를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실력을 키우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추천하고 싶다.

     


     

    credit

     양현용 
    사진 양현용/이민우 
    취재협조 한국모터트레이딩 www.ys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