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선수에서 하나의 기업으로
Roland Sands Design
한 명의 레이싱 선수가 있었다. 은퇴 후에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모터사이클을 자신의 느낌대로 커스텀해 보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는 커스텀 회사를 만들어냈고 외관뿐만 아니라 성능도 업그레이드를 하는 커스터마이징을 추구하였다. 그의 신념으로 만들어진 바이크들은 많은 찬사를 받았고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 그의 이름은 롤랜드 샌즈. 롤랜드 샌즈 디자인(RSD)의 CEO이다.
롤랜드 샌즈는 1998년 AMA 250GP 챔피언을 차지한 톱클래스의 레이서였다. 은퇴를 선언한 그는 2005년에 커스텀 바이크 회사인 RSD를 설립했다. 그의 오랜 꿈이었던 스포츠바이크와 아메리칸 차퍼의 혼합된 형태의 바이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RSD는 커스터마이징의 본질은 성능의 향상에 있다고 보고 부품들을 연구하고 자체생산 해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었다.
RSD의 다른 특이점은 개인적 의뢰보다는 회사와의 협약을 많이 한다는 점인데, 두카티, 던롭, 할리데이비슨, 폴라리스 등의 모터사이클 관련 회사들과 협약을 하여 커스텀 바이크를 만들어낸다. 때로는 개인의뢰도 받지만, 대부분이 유명 인사들로서 일반인 개인의뢰는 많지 않다. RSD의 작품은 여러 잡지에도 등장하며 그 특이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으며 온갖 디자인 상을 휩쓸었다.
이들이 만들어낸 모터사이클 부품들은 그 성능을 인정받아 여러 커스텀 회사에서 쓰이고 있다. 많은 커스텀 바이크들의 제원 표를 보면 대부분 RSD의 부품을 찾아볼 수 있다. 일반인들도 자가 커스텀에 그들의 부품을 쓸 수 있도록 인터넷 판매도 하고 있다. RSD는 기본적으로 레이시함을 추구하지만 그에 머무르지 않고 스크램블러, 카페레이서 디자인 등 많은 스타일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작업과정을 블로그에 업로드 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하며, 콘셉트 구상 단계 때부터 블로그를 보는 이들에게 의견을 물어 디자인을 결정하기도 한다.
RSD는 이제 커스터마이징에만 머무르지 않고 모터사이클 기어 산업에도 참여하여 패셔너블한 바이크 기어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라이딩 재킷과 아머, 헬멧 등과 같은 기어에서 후드, 티셔츠와 같은 패션 아이템들까지 여러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한 개인의 꿈으로 시작했던 회사가 이렇게 크게 인정을 받고 유명해지기까지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개인의 꿈으로 만들어진 RSD는 이제 그 노력을 바탕으로 모두의 꿈의 바이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롤랜드 샌즈 (1974.08.12 ~)
1974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났다. 그의 첫 번째 모터사이클은 RM50 더트바이크였으며 뼈가 부러졌음에도 그는 모터사이클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자라는 동안 항상 모터사이클 튜닝 업체에서 살았으며 14세가 되자마자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19세가 되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캘리포니아의 슈퍼바이크 스쿨로 보냈고, 이 때부터 레이싱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윌로우 스프링스 레이스웨이 250GP 레이스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그 뒤 9년 동안 AMA 250GP의 톱 랭커중의 한 명이었다. 데이토나, 시어즈 포인트를 포함한 4개의 트랙에서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은퇴 후 예전부터 해왔던 정비 및 튜닝을 다시 시작했고 2004년에 디스커버리 채널의 바이커 빌드오프 Vs. 알렌 네스 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롤랜드 샌즈 디자인을 창업했으며 현재 RSD의 CEO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Motorbike Magazine INTERVIEW ~
Q. 바이크를 커스터마이징 할 때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A. 저는 균형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스타일과 성능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아무도 타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못생긴 바이크를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성능이 좋다고 해서 꼭 바이크가 못생길 필요도 없는 것이고, 예쁜 바이크가 성능이 떨어져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중간이 있는 법이죠. 때때로 한쪽을 위해 어느 정도 다른 부분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만, 하지만 그게 인생이죠. 완벽한 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Q.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맘에 드는 바이크 3대만 말씀해 보신다면?
A. 사실 저는 저희가 만든 모든 제품들이 맘에 듭니다만, 지금은 데스모 트래커, 콘셉트 90, 그리고 이번에 인디언사와 콜라보로 만들어낸 ‘트랙 치프’입니다. 항상 순위는 바뀌어서 확실한 대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Q. 레이스 챔프로서 대단한 젊은 시절을 보내셨는데, 직업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A. 저는 아프지 않으면서도 제가 즐길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기를 원했습니다. 레이싱은 힘들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굴곡이 많았죠. 아예 모터사이클 비즈니스가 아닌 다른 일을 찾아볼까도 했지만 이런 말도 있잖습니까. ‘말에서 떨어졌으면 땅을 박차고 일어나 너를 찬 말에 다시 올라타 고삐를 움켜잡아라.’ 지금 하는 일은 다칠 위험도 없을뿐더러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니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좋은 일이죠.
Q. 커스터마이징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아이디어를 현실로 끄집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발전하는 동물이고 창조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살아 숨 쉬죠. 우리는 무언가를 항상 만들어내기를 원합니다. 커스터마이징을 하면서 상상을 현실로 끄집어 낼 때마다 지속적인 짜릿함을 느끼죠. 그리고 일을 마친 후 처음으로 시동을 걸고 라이딩을 나설 때, 그때가 창조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원초적인 짜릿함을 선사하는 시간입니다.
2014 Carbon Bagger
할리데이비슨의 스트리트 글라이드를 베이스로 한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외관을 전부 카본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또한 배기시스템도 RSD의 자체 제작품으로 교체하여 카본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핸들바또한 RSD의 자체 제작품. 페어링을 제외한 외부로 드러나 있는 부분들은 블랙 계통으로 페인팅 하여 일관성을 주었다. 엔진은 체인드라이브로 바뀌었고 맵핑을 통해 출력을 향상시켰다. 제작기간은 1개월.
Tony Hawk Foundation Bonneville T100
트라이엄프 110주년 기념 본네빌을 베이스로 한 모델이다. 제작 동기가 굉장히 특별한데, RSD에서 사회기부의 일환으로 준비한 바이크로서, 봉사단체인 토니 호크 재단과 협력하여 제작되었다. 엔진과 브레이크는 그대로이지만 배기시스템의 교체로 경량화를 시켰고, 핸들 바를 높여서 운전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분체도장을 사용하여 무광 블랙 계통으로 도색,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한 토니 호크 재단의 마크와 트라이엄프, RSD의 마크를 조화롭게 사용하여 마킹하였다. 이 바이크는 경매에 붙여졌고, 판매금은 모두 토니 호크 재단에 기부되었다.
KTM 690 Cafe
KTM의 엔듀로 바이크인 KTM 690 Enduro R을 베이스로 하여 커스터마이징하여 카페레이서 스타일로 만들었다. 연료탱크는 RSD에서 직접 가공한 알루미늄 연료탱크를 사용하였다. 테일 휀더와 페어링 또한 RSD에서 직접 가공한 알루미늄제. 성능 적으로도 많은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엔진은 KTM의 정품 튜닝 키트를 이용하여 업그레이드 했다. 브레이크는 KTM의 서킷 머신인 KTM RC8에 장착되는 브램보의 제품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높였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동사의 690 Duke에 장착되는 포크를 사용하였다. KTM과는 어울리지 않는 카페레이서 스타일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KTM만의 특수한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주어서 KTM 고유의 느낌을 살렸다.
Track Chief
RSD에서 담당한 가장 최근의 바이크이다. 인디언의 대배기량 크루저 인디안 치프틴을 베이스로 한다. 본래 치프틴은 앞쪽에 거대한 페어링을 가지고 있는 대형 크루저이지만, RSD는 새로운 썬더 스트로크 엔진의 디자인적 아름다움에 집중하여 페어링을 과감히 생략하고 빈티지계열의 보드 트래커 스타일로 다듬었다. 엔진을 둘러싸고 있는 프레임은 RSD에서 직접 절삭가공을 통하여 제작하였다. MTB용 리프 포크는 프레임과 연결되어있어 심플한 느낌을 준다.
연료탱크는 티타늄으로 RSD에서 자체 제작하였다. 각진 디자인과 겉으로 드러나 있는 엔진은 남성다움과 빈티지함을 어필한다. 위쪽으로 뻗어있는 티타늄 머플러는 스크램블러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페어링을 줄이고 경량화를 시킨 결과 운동성능도 크루저의 그것과는 다른 스피디함을 느낄 수 있다.
Desmo Tracker
두카티의 데스모세디치 RR을 기반으로 제작한 바이크이다. 원래는 GP머신의 공도용 버전인 이 모델을 스트리트 트래커로 탈바꿈시켰다. 외부의 레이싱용 페어링을 벗기고, RSD에서 자체 제작한 알루미늄 연료탱크와 트래커 형태의 페어링을 장착하였다. 배기 시스템은 FMF사에서 만든 티타늄 제품이다. 엔진은 이미 GP머신을 본떠서 만든 바이크기 때문에 특별히 손을 대지는 않았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전후 서스펜션은 올린즈로 업그레이드하여 비포장도로 주행 시의 안정감을 높였다. 겉에는 레이싱 그린과 데스모세디치 특유의 레드색상을 적절히 섞어 두카티 레이싱 머신의 심장을 가진 트래커를 탄생시켰다.
Mickey Rouke Custom Softail
RSD에서 2012년 제작한 모델인 Mickey Rouke Custom Softail은 이름 그대로 미국의 유명 복서이자 영화배우인 미키 루크의 의뢰로 만들어진 그만을 위한 커스텀 바이크이다. 베이스는 실제로 미키루크가 소유하고 있던 2006년식 할리 데이비슨 소프테일 나이트레인을 사용하였다. 제작 기간에만 1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였으며 기업과의 콜라보를 주로 하는 RSD로서는 굉장히 특별한 커스텀 바이크이다. 엔진은 기존의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베넷 퍼포먼스의 에릭 베넷이 제작한 할리 트윈캠 퍼포먼스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1442cc였던 엔진을 1606cc로 크기를 키우고, 토크와 마력도 상승시켰다. 엔진 실린더는 베넷 퍼포먼스의 자체 제작품을 사용하였고 푸시로드는 스미스 브로스 사의 제품을 사용하였다. 배기 시스템은 RSD의 자체 제작 부품을 장착했다.
클러치는 기존의 습식다판 클러치에서 BDL 건식 클러치로 교체가 되어 예민한 동력전달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기존의 벨트 트랜스미션을 퍼포먼스 전용 벨트로 바꾸어 성능을 향상시켰다. 프레임에는 RSD에서 자체 제작한 소프테일 전용 프레임을 사용하였고 스윙암도 RSD의 자체 제작품을 사용하였다. 휠과 프론트 디스크 역시 RSD의 자체 퍼포먼스형 부품을 사용하였다. 특히 휠은 황금색으로 칠해져 마치 태양을 연상하게 하는 모양을 하고 있어 특이하다.
리어 디스크는 그렉 커스텀 사에서 만든 제품을 사용했다. 스프로켓 역시 RSD 제작. 프론트 캘리퍼와 리어 캘리퍼는 모두 퍼포먼스 머신용을 사용하였고, 마스터 실린더 또한 퍼포먼스 머신 시리즈의 제품으로 교체되었다. 또한 프론트 서스펜션은 스즈키 GSX-R의 것을 사용했다. 전체적인 색깔은 미키 루크가 가장 좋아하는 골드와 화이트 계통으로 칠해졌으며 연료탱크에는 스테인리스로 포인트를 주어 색의 경계선이 어색하지 않고 깔끔하게 보이게 한다. 핸들 또한 RSD에서 자체 제작한 로우핸들로 카페레이서의 느낌을 더해준다. 시트는 Bitchin’ Seat Company에서 주문 제작하였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량에 쓰이는 가죽을 사용하여 밀착감과 고급스러운 질감을 추구하였다. 이렇게 소프테일은 미키 루크만을 위한 완벽한 퍼포먼스 크루저로 변신하였다.
Credit
글 장희찬 기자
공식사이트 www.rolandsan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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