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로 골목 안, 월간 모터바이크 사무실에서 걸어서 30초. 간판도 크게 내걸지 않은 작은 커피숍이 있다. 배우 태인호가 운영하는 커피 드니로다.
모터바이크 편집부는 커피 소비량이 꽤 많은 편이다. 마감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신다. 당연히 커피 맛에 대한 기준도 제각각이고 취향도 다르다. 그런데 커피 드니로의 커피는 편집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커피 드니로는 규모가 크지 않다. 큰 테이블 하나에 작은 의자들 몇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커피를 직접 볶고, 직접 내린다. 카운터 안에서 커피를 준비하는 태인호의 모습은 묘하게 시선을 붙든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드니로라는 이름은 그가 좋아하고 닮고 싶어 하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에서 가져왔다. 배우 태인호로 얼굴을 알리기 전부터 그는 커피숍에서 일했고, 자신의 커피숍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합정동에서 드니로라는 이름으로 카페를 시작했다. 이후 배우 활동이 바빠지며 2018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자신의 커피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2022년 공덕동에 커피 드니로를 다시 열었다. 그리고 얼마 전 퇴계로로 자리를 옮겼다.
퇴계로를 선택한 이유도 자연스럽다. 배우 생활을 하며 오디션을 보기 위해 자주 찾던 충무로 인근이 좋았다. 여러 공간을 보던 중 마음에 들어온 것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통창 하나였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대로변이 아닌, 조용한 골목이라는 점도 오히려 좋았다. 커피 드니로는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 곳, 그래서 더 이곳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


커피에 대한 기준은 상당히 엄격하다. 매일 아침 그날 팔 커피를 모두 내려 미리 맛을 본다. 매일 달라지는 원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드립 커피의 경우 손님에게 나가는 커피도 꼼곰히 체크한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내겠다는 정도가 아니다. 어제 좋았던 커피가 오늘도 같은 맛을 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커피는 원두 상태와 로스팅, 보관, 물의 온도, 추출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작은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그래서 그는 매일 다시 확인한다.


“배우가 하는 커피숍이라 와봤는데 커피 맛이 별로다.” 이 말만큼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납득되지 않는 맛이면 바로 폐기한다. 그래서 커피의 맛을 유지하는 일은 즐거움이면서 동시에 압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모두가 그의 삶에 활력과 재충전을 선사한다. 대부분의 손님이 그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러 오는 것이기에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운영한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나머지 시간은 배우 활동으로 바쁘게 보낸다. 카페가 전업은 아니지만, 취미처럼 가볍게 대하지도 않는다. 모터바이크 편집부가 이곳을 매일 찾게 만드는 건 이름이 아니라 커피 맛이었다.

커피드니로 @coffee_deniro
서울 중구 묵정동 24-6 1층 (충무로)
월~목요일 오후12시~4시 금,토,일 휴무
글/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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