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YZF-R7은 순수한 기계적 감각 중심의 입문용 미들급 스포츠 바이크였다. 만만한 출력에 간소화된 전자장비로 달리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새로운 YZF-R7은 최신 전자장비로 무장하며 상위 모델의 완성도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R7의 위치와 인식
기존의 YZF-R7(이하 R7)은 미들클래스를 정복하던 YZF-R6를 대체하는 모델이 아니었다. MT-07을 베이스로 스포츠바이크 스타일과 포지션 갖췄으며 4기통이 아닌 2기통 엔진으로 토크 위주 세팅이 포인트였다. 스타일은 영락없는 YZF-R 시리즈를 그대로 따랐지만 74마력이라는 아쉬운 출력과 ABS를 제외하면 깡통 수준의 전자장비가 선뜻 구매를 망설이게 했다. 또한, 출시 초반에는 4기통 대비 낮은 한계 rpm과 최고 속도 때문에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유사 알차’라는 오명을 달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R7은 전자식 스로틀과 6축 IMU 기반의 전자장비를 갖추고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상품성을 지녔다.

YZF-R의 기준
새로운 R7은 상위 모델인 YZF-R9의 디자인을 따라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한다. 전면부 LED 라이트가 새롭게 디자인되어 공기역학적 성능이 향상됐고 좌우 포지션 램프도 미니멀한 배열로 변경되어 모던하고 깔끔해졌다. 사이드 페어링은 부분 변경을 통해 공격적인 인상을 강조하고 새로운 연료 탱크 커버를 기존 3개에서 4개 파츠로 변경해 더 역동적인 라이딩 포지션을 고려했다. 특히 라이더와 닿는 부분의 경사를 줄여 더 편안하게 상체를 밀착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자인의 변화뿐 아니라 실제 기계적 성능 개선도 눈에 띈다.
경량 알루미늄 스핀 단조 휠이 적용되었고 525체인에서 520체인으로 변경해 현 가하질량을 낮추고 스로틀 반응성을 개선했다. 핸들 바는 이전 모델 대비 3.6mm 높고 8.4mm뒤로 이동했고 라이더 시트는 5mm 낮췄다. 수치상으로는 아주 작은 변화지만 그만큼 새로운 R7의 포지션을 집요하게 고민하며 깎아냈다는 증거다.
41mm 도립식 포크는 여전히 풀 어저스터블 제품이고 내부 부품 재질을 변경해 350g가량을 덜어냈다. 스티어링 스템이 새롭게 설계됐고 상단 트리플 클램프에 최적화된 타공으로 강성과 무게를 최적화했다. 양산형 모델에서 쉽게 보지 못한 브렘보 레디얼 마스터 실린더도 눈에 띈다. 핸들 축에서 정확히 수직으로 뻗은 형상으로 브레이크 조작성을 고려했다.



만족감
바이크에 앉았을 때 가장 시선이 많이 머무는 곳은 계기반과 핸들 주변부다. 바이크의 인테리어라고 할 수 있는 그 영역의 완성도가 대폭 상승했다. 새로운 5인치 풀컬러 TFT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고 좌우 스위치 뭉치 모두 마감 품질이 좋다. 특히 우측 방향지시등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도록 대각선으로 튀어나오게 만든 세심함이 마음에 든다. 카메라 셔터처럼 가볍게 누르면 3회만 깜빡이고 깊게 누르면 지속적으로 점등된다. 물론, 주행 거리와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꺼지는 자동 캔슬 기능도 포함되어 있으며 동일한 버튼을 한번 더 깊게 눌러 직접 끌 수 있다. 크루즈 컨트롤도 좌측 스위치 뭉치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강점을 더 강하게
R7의 움직임은 이전과 닮았으면서도 전체적인 안정성이 강화됐다. 특유의 리어 위주 무게 중심과 토크풀한 스로틀 반응은 그대로 지키면서 전후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더 직관적으로 느껴져 조작성이 향상됐다. 타이트한 저속 코너나 길게 늘어지는 고속 코너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담백하게 움직인다. 새로운 R7은 프레임 파이프 배치부터 직경 및 보강재를 포함해 거의 모든 요소를 최적화했다. 이전 프레임과 동일한 무게를 유지하면서 비틀림, 종방향 및 횡방향 강성이 모두 향상됐다. 라이더 시트 형상이 다듬어져 하체가 닿는 차체와의 연결감과 그립감이 향상됐고 R1과 동일한 풋 페그로 코너링 시 무게를 싣기 좋다.

689cc CP2 엔진 특유의 토크풀한 특성은 경량 체인과 R7에 최초로 적용된 스핀 포지드 휠 덕분에 더욱 경쾌하고 선형적인 주행감을 준다. 스포트, 스트리트, 레인 총 3가지의 주행 모드와 야마하 마이라이드 앱을 통해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사용자 모드도 제공한다. 3세대 퀵시프터는 전반적인 변속 감각을 비교가 불가할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깔끔하고 정확한 변속감으로 변속 손해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빠르게 가속할 때 프런트 휠이 떠오른 상태에서도 자세를 유지하며 변속할 수 있을 정도다. 양방향 모두 지원할 뿐만 아니라 스로틀 포지션과 상관없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새로운 R7은 R1에서 개발한 6축 IMU가 탑재되어 앞뒤, 위아래, 좌우 방향의 가속도와 기체의 피치, 롤, 요 방향의 속도를 측정하여 ECU에 실시간 데이터로 전송한다. 덕분에 더욱 섬세한 트랙션컨트롤(TCS), 슬라이드 컨트롤(SCS), 리프트 컨트롤(LIF), 브레이크 컨트롤(BC)을 누릴 수 있다. 각 기능을 단계별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행 환경, 타이어, 서스펜션 세팅, 라이딩 실력에 따라 변경하기 좋다. 일반적으로 IMU가 없는 동급 경쟁 모델과 전자장비의 수준 즉, 개입 시기와 디테일을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YZF-R1의 200마력에 육박하는 엔진을 제어하던 능력으로 74마력을 관리하는 꼴이니 당연한 일이다. 과도한 엔진 브레이크로 인해 리어 휠이 잠기는 것을 대비해 백 슬립 레귤레이터(BSR)도 탑재되어 있다. 국지성 호우로 인해 날씨가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에서 테스트했는데 순간적으로 접지력이 낮은 상황에서 슬리퍼 클러치만으로 대응하기 힘든 순간에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ABS는 리어 해제가 가능한데 프런트 ABS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새로운 R7은 본래의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똑똑하게 다듬었고 수준 높은 전자장비로 대중성을 확대했다.



더 기대되는 CP2
슈퍼 바이크는 4기통이라는 늙은 인식이 여전하다면 R7은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높아지는 환경 규제와 함께 기통수가 줄어들고 최고출력이 낮아졌다. 대신 실생활 영역에서 주로 쓰는 토크가 보강되어 대중들이 더 쉽게 모터사이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스포츠 바이크는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모했다.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탑재됐다는 점만 봐도 R7의 목표는 단순히 빨리 달리기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그래서 느리냐고? 전혀. 야마하는 CP2 엔진을 2028시즌부터 5년간 모토3에 독점 납품하겠다고 밝혔다. 이 카테고리를 얼마나 많이 신경 쓰고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R7은 최고출력에 목메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YAMAHA YZF-R7
엔진형식 수랭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80 × 68.6(mm)
배기량 689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74hp / 8,750rpm
최대토크 67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80/50 ZR17
브레이크 (F)298mm더블디스크 (R)23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70×724×1,161
휠베이스 1,394mm
시트높이 830mm
차량중량 189kg
판매가격 가격미정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주)한국모터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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