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커 400은 과거 흙길을 달리던 플랫 트랙 머신에서 영감을 받아 도심형으로 재해석됐다. 형제 모델과 엔진을 공유하지만, 트래커 특유의 강렬한 이미지와 주행 재미를 제대로 담았다.
앞선 400 시리즈를 모두 테스트하며 전반적인 각 모델의 성격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트래커 400은 온로드 중심의 스피드 400과 오프로드 중심의 스크램블러 400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 테스트를 통해 전용 파츠와 특유의 경쾌한 감각으로 내게는 400 시리즈 중 가장 매력적인 모델이 되었다.

스포티 스타일
트래커 400은 온로드 주행을 고려하여 전후 17인치 휠을 장착하고 플랫 트랙 스타일의 세미 블록 패턴 타이어를 적용했다. 이는 오프로드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공격적인 온로드 주행 성능을 고려한 세팅이다. 특히 순정 피렐리 MT60 RS 타이어는 뱅킹 한계 트레드에 슬릭 존을 적용한 모델로 유명하다. 연료 탱크는 낮고 길쭉한 형태의 각진 트래커 스타일로 라이더가 무릎으로 단단히 홀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연료 탱크 측면에는 리어 카울까지 이어지는 스트라이프가 더해졌고 레이스 머신의 재킨 넘버 플레이트를 연상시키는 ‘400’ 넘버 보드로 양측면을 꾸몄다. 시트는 라이더가 앞뒤로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평평하게 디자인되었고 후면으로 갈수록 날렵하게 다듬어 샤프한 라인을 연출한다. 트래커 400은 스포티한 디자인 만큼 직접적인 포지션도 과감하게 다듬었다. 도심형 로드스터인 스피드 400 대비 핸들바가 23mm 더 넓고, 134mm 더 낮게 세팅됐다. 덕분에 상체는 자연스럽게 전방으로 기울고 팔꿈치가 바깥으로 벌어지며 당당한 라이딩 자세를 만든다. 풋 페그 역시 86mm 뒤로, 27mm 위로 이동하며 느긋함은 덜어내고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엔진
트래커 400은 기존의 398cc 단기통 엔진에 하이리프트 흡기 캠, 새로운 ECU 맵핑, 높아진 회전 한계를 통해 더 강력한 엔진을 완성했다. 최고출력은 5% 증가하여 9,000rpm에서 42마력(기존 모델은 40마력)을 발휘하고 최대 토크는 7,500rpm에서 37.5Nm로 유지했다. 3,000rpm부터 최대 토크의 약 80%를 발휘하여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선형적인 토크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회전 한계가 약 1,000rpm 가량 높아져 고회전 영역에서의 짜릿한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현대인을 위한 트래커
805mm의 시트고와 1,376mm의 횔베이스로 복잡한 도심을 달리기에 좋다. 발착지성이 좋고 좁은 골목길도 걱정 없이 진입할 수 있다. 무게 중심도 낮게 깔려 있어 저속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를 탑재해 클러치 레버도 가볍게 조작할 수 있다. 낮은 회전수부터 토크가 좋기 때문에 엔진을 고회전으로 괴롭히지 않으면서도 순발력 있게 달리기 좋다. 6,000rpm을 기준으로 아래 영역에서는 배기음과 진동이 적절하게 억제되어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감각이 느껴진다. 특히 스크램블러와 공유하는 트윈 배기 머플러는 고동감 있는 배기음을 낸다.
또 반대로 rpm을 높이면 발끝과 손끝을 간지럽히는 자잘한 진동이 심장 박동을 높인다. 세미 블록 패턴 타이어는 그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한계 뱅킹에서 일반적인 투어링 타이어보다 좋다. 오프로드 머신의 디테일을 하고 있지만 도로 위를 날렵하게 달릴 땐 영락없는 온로드 바이크라는 점이 뛰어난 대중성을 의미한다. 라이더 시트는 적당히 탄탄한 편으로 2-3시간 연달아 주행해도 피로감이 없고 동시에 노면의 피드백을 느끼기 좋다. 전후 공간도 여유로워서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핸들링 감각도 재밌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연료 탱크에 붙이면 귀여운 사이즈의 플라이 스크린이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흙길도 문제없어
트래커 400의 분위기에 맞게 오프로드 테스트도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낮은 무게 중심 덕에 잔잔한 흙길을 거침없이 달린다. 전후 140mm, 130mm의 서스펜션 트래블로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넓은 핸들 바로 섬세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트랙션 컨트롤은 스위치 뭉치의 i버튼으로 해당 메뉴를 찾은 뒤 다시 5초간 길게 누르면 해제된다. 덕분에 꽤 가파른 업힐을 오르고 윌리를 하거나 파워 드리프트도 연출할 수 있다. 스탠딩 윌리의 경우 3단 기어까지 힘이 충분했다. 앞서 말했듯 3,000rpm부터 충분한 토크가 분출된다는 건 꽤 어려운 동작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단 뜻이다. 다만, 스로틀의 극초반 반응이 반 박자 늦고 전후 ABS를 모두 해제할 수 없다는 건 아쉬웠다. 차체의 완성도가 높다 보니 자꾸만 욕심이 생기고 더 과감한 도전을 북돋는다.

400 시리즈
트라이엄프는 브랜드의 진입 장벽을 한껏 낮추는 400 시리즈를 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초기 모델이었던 스피드 400과 스크램블러 400 X가 기대보다 더 매력적인 가격표로 출시하며 단 이틀 만에 사전 예약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를 이어 스크램블러 400 XC와 스럭스턴 400 그리고 트래커 400까지 출시하며 라이더의 다양한 입맛을 책임진다. 각 모델의 특징이 또렷하기에 더 매력적이고 트래커 400은 그 사이에서도 더욱 진한 매력을 지녔다.

TRIUMPH TRACKER 400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9 × 64(mm)
배기량 398cc
압축비 12 : 1
최고출력 42hp / 9,000rpm
최대토크 37.5Nm / 7,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17 (R)150/60 R17
브레이크 (F)300mm싱글디스크 (R)23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33×857×1,050(미러 제외)
휠베이스 1,371mm
시트높이 805mm
차량중량 173kg
판매가격 695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트라이엄프코리아 triumphmotorcyc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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