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07에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클러치 레버와 시프트 페달이 사라졌고 트랙션 컨트롤과 라이딩 모드까지 더해졌다. 퓨어함의 상징이었던 MT-07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그런데 막상 달려보니 재미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
출발하고 속도를 붙였다. 평소 같으면 2단을 넣을 타이밍에 왼발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발끝에 걸리는 것이 없다. 시프트 페달을 찾던 왼발이 허공에서 잠시 허우적거렸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몸에 밴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MT-07 Y-AMT에는 클러치 레버와 시프트 페달이 없다. 대신 기존 6단 수동변속기를 바탕으로 클러치와 시프트 조작을 두 개의 액추에이터가 대신하는 자동화 수동변속기, Y-AMT가 장착되어 있다.
바로 앞 세대 MT-07은 퓨어함의 상징이었다. 전자장비라고는 ABS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휠 잠김을 막는 기본적인 역할에만 충실했다. 출발 전 트랙션컨트롤을 끄는 귀찮은 일도 필요 없이 라이더의 실력에 따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바이크였다. 이런 간결하고 담백한 구성은 MT-07의 인기 비결이었다. 270도 위상차 크랭크를 적용한 CP2 엔진은 저회전부터 힘차게 밀어붙였고, 가벼운 차체와 짧은 휠베이스가 엔진의 장점을 더욱 크게 느끼게 했다. 시트가 차체 뒤쪽에 놓인 데다 프런트가 가벼워 스로틀을 조금 과감하게 열면 앞바퀴가 쉽게 떠올랐다. ‘윌리 머신’이라 는 별명이 붙었고 스턴트 라이더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그런데 신형 MT-07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자식 스로틀과 라이딩 모드, 트랙션 컨트롤을 적용했고 Y-AMT 모델에는 완전자동변속 기능까지 더했다. 이전 모델의 매력이 전자장비에 묻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걱정은 필요 없었다.

긍정적인 자동화
Y-AMT의 가장 큰 장점은 변속이 빠르고 맛깔난다는 것이다. 변속 충격을 지우려고 하지도 않았다. 스로틀을 열고 시프트업 레버를 당기면 독특한 소리와 함께 철컹하고 다음 단수가 들어간다. 이때 충격도 제법 선명하다. 시퀀셜 기어를 사용하는 레이스 카나 레이싱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이다. 주행모드는 변속을 차량에 모두 맡기는 AT 모드와 왼쪽 핸들바의 레버로 직접 변속하는 MT 모드를 지원한다. AT 모드에서도 일반적인 주행에 대응하는 D와 조금 더 높은 회전수를 사용하는 D+를 선택할 수 있다.
보통 자동변속기라고 하면 편리함과 부드러움부터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Y-AMT는 변속하는 재미를 챙겼다. 왼손 검지로 시프트업하고 엄지로 시프트다운하는 조작은 몇 번만 반복하면 금세 익숙해진다. 변속 속도가 빠른 덕분에 와인딩로드에서는 게임기를 조작하듯 기어를 바꾸는 재미가 있다. 시프트다운은 회전수 보정까지 매끄럽게 작동해 제동과 코너 진입에 집중하기 좋다.
AT 모드도 단순히 편한 설정에 머물지 않는다. D 모드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빠르게 고단으로 넘어가고, D+는 낮은 단수를 오래 유지하며 CP2 엔진의 토크를 적극적으로 끌어낸다. 추월을 위해 스로틀을 크게 열면 즉시 단수를 낮추며 가속한다. 도심에서는 AT로 편하게 달리고 와인딩로드에서는 MT로 바꿔 변속을 즐길 수 있다.



야마하 사운드 튜닝
MT-07에 적용된 CP2 엔진은 병렬 2기통에 270도 위상차 크랭크를 적용해 V트윈과 비슷한 고동감을 살린 엔진이다. 배기량은 76 MOTORBIKE SEPTEMBER 2026 688cc이며 최고출력 73마력, 최대토크 68Nm를 발휘한다. 절대적인 수치보다 저회전부터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토크가 매력이다.
신형은 배기음보다 흡기음에 더욱 공을 들였다. 에어클리너와 흡기 덕트의 형상을 조율하고 연료탱크 커버에 통로를 만들어 흡기음을 라이더 쪽으로 전달한다. 스로틀을 열면 가슴 아래쪽에서부터 굵은 흡기음이 올라오는데, 소음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라이더가 느끼는 사운드를 키운 영리한 방법이다.
Y-AMT의 변속음도 이 사운드에 힘을 보탠다. 가속 중 기어가 바뀔 때마다 ‘콱’ 하고 끊어 치는 소리가 더해져 속도감을 키운다. 악기와 오디오로 유명한 야마하답게 소리의 연출이 절묘하다. 이처럼 Y-AMT의 자동화에 대한 접근법은 편리함보다 새로운 스포츠 감각을 만들기 위한 자동화에 가깝다.

더 단단해진 차체
디자인은 신형 MT-09와 패밀리룩을 이룬다. 작은 LED 헤드라이트와 날카롭게 다듬은 포지션 램프가 MT 시리즈 특유의 공격성을 드러낸다. 차체 각 부분의 볼륨도 좋아서 전체적으로 근육질의 인상이 강해졌다. 섀시도 강화되었다. MT-07 최초로 41mm 도립식 프런트 포크를 적용했고 이에 맞춰 프레임과 리어암도 새롭게 설계했다. 프런트 브레이크에는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를 적용했으며 야마하가 자랑하는 스핀포지드 휠도 장착했다.
Y-AMT 모델은 일반 모델보다 4kg 무거운 187kg이지만 주행 중 증가한 무게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스핀포지드 휠의 가벼운 움직임과 단단해진 프런트가 방향 전환을 경쾌하고 정교하게 만든다.
토크가 풍부한 CP2 엔진과 가벼운 차체, 부담 없이 기울어지는 핸들링이 만들어내는 MT-07 특유의 밸런스도 그대로다. 프런트의 접지감이 분명해져 코너에 진입할 때 확신이 생겼고, 원하는 시점에 라인을 조정하기도 쉽다. 트랙션 컨트롤도 도입되어 무모한 동작을 제어해주기 때문에 스로틀을 여는 부담도 줄었다. 예전의 거친 장난기는 조금 얌전해졌지만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기반을 얻었다. 물론 TC는 간단히 끌 수 있고 ‘윌리머신’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유효하다. 함께 테스트한 윤연수 기자는 윌리상태에서도 변속이 가능하다며 Y-AMT의 완성도에 감탄했다.



바빠진 왼손
5인치 풀컬러 TFT 계기반도 만족스럽다. 화면이 크고 시인성이 좋으며 표시 화면도 네 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전화와 메시지 알림을 확인할 수 있고 가민 스트리트크로스 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도 지원한다. 다만 기능이 늘어난 만큼 왼쪽 스위치박스에는 버튼이 많아졌다. 시프트 조작과 방향지시등까지 모두 왼손이 담당하기 때문에 주행 페이스가 빨라지면 왼손도 덩달아 바빠진다.
방향지시등 스위치는 왼쪽 면이 평평하고 오른쪽은 대각선으로 튀어나온 독특한 모양이다. 처음 봤을 때는 굳이 이렇게 만들었나 싶었지만 실제로 사용하면 꽤 직관적이다. 버튼이 많은 스위치박스에서도 손끝만으로 방향지시등의 위치와 조작 방향을 바로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프트 조작을 왼발로 할 수 있는 레버를 옵션으로라도 제공하면 좋겠다. 클러치 조작없이 발로 변속할 수 있다면 기존 모터사이클의 익숙한 감각과 Y-AMT의 빠른 변속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MT-07
자동화가 MT-07을 무디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전 MT-07의 퓨어함이 전자 장비를 덜어낸 데서 나왔다면 신형은 전자 장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재미를 키운다. 출발할 때 허공을 휘젓던 왼발은 금세 얌전해졌고, 대신 왼손이 훨씬 바빠졌다. 자동이라 더 재밌다. 이것이 MT-07 Y-AMT의 가장 흥미로운 반전이다.

YAMAHA MT-07 Y-AMT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DOHC 4밸브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80 × 68.6(mm)
배기량 688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73.4hp / 8,750rpm
최대토크 68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3ℓ
변속기 6단 리턴 Y-AMT
서스펜션 (F)41mm 텔레스코픽 도립 (R)링크식 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180/55 ZR17
브레이크 (F)298mm 더블디스크 (R)24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65×780×1,110mm
휠베이스 1,395mm
시트높이 805mm
차량중량 187kg
판매가격 가격미정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윤연수
취재협조 (주)한국모터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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