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탄생한 실용주의 브랜드, 녹스(KNOX)의 역사

    ORIGINAL BRITISH INNOVATION
    HISTORY OF KNOX

    녹스는 선구자적 기업 철학 기반에 실용주의적인 브랜드다.








    모든 것의 시작은 레이스로부터


    영국이 가진 유구한 모터사이클 역사를 고려한다면 녹스는 비교적 최근인 1981년에 시작된 신생 브랜드다. 녹스의 창립자 제프 트래블은 녹스를 창립하기 이전에 인테리어업과 레이서를 겸업하고 있었다. 인테리어 장식들을 판매해 얻은 수익을 고스란히 레이스에 투자했다. 1981년 그는 레이스 중 부상으로 인해 깁스를 착용하게 되었다. 부상을 치료한 그는 깁스를 버리지 않고 활용해 자신의 등과 허리에 꼭 맞는 보호대를 만드는 데 활용했다. 딱딱한 유리섬유 깁스를 틀로 사용해 딱딱한 경질 폼 척추 보호대를 만들어 착용했다. 이후 제프는 자신이 만든 등 보호대를 트랙에 가져가 동료 레이서들에게 판매했다. 1975년부터 77년까지 영국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고 맨섬 TT 레이스에서 3번이나 2위를 차지한 영국의 전설적인 선수 로저 마샬과 모터사이클, 자동차 레이스 모두 좋은 성적으로 여러 기록을 갈아치운 호주의 웨인 가드너 선수가 제프가 만든 척추 보호대의 첫 고객이었다. 이것이 녹스의 출발이었다.



    프로-텍 (Pro-Tek)


    초창기 제프가 만든 척추 보호대의 이름은 프로-텍(Pro-Tek)이었다. 그는 프로-텍 엘리트라는 이름으로 어깨, 팔꿈치, 등에 보호대를 내장한 라이딩 재킷을 선보였다. 당시 방탄 소재로만 사용되고 있던 케블라 원단을 업계 최초로 라이딩 재킷에 사용했다. 재킷에 적용된 보호대도 직접 개발하고 생산했다. 독자적인 디자인에 독자 기술로 생산한 보호대를 장착한 기어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도리어 경영난에 빠지게 된다. 사업 규모가 단기간에 확장되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과 지적 재산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제프는 자신의 제품을 복제하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회사는 당시 놀란 헬멧을 유통하던 스코틀랜드 회사에 인수되었다. 인수된 지 2년 후, 프로-텍은 또다시 경영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고 이때 제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되찾았다. 회사를 되찾은 후 그는 브랜드 이름을 프로-텍에서 지금의 녹스로 변경했다.



    CE 인증


    1992년 새로운 이름과 함께 재출발한 녹스는 보호대와 소재, 원단에 대한 개발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노력에 응답하듯 1995년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터사이클 라이딩 기어에 CE 규정이 제정되었다. CE는 ‘Conformite Europeenne’의 약자로 프랑스어로 ‘유럽 적합성’이라는 뜻이다. 덕분에 보호 성능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던 녹스가 갈고닦은 기술력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녹스는 보호대에 CE 승인을 받은 최초의 브랜드가 되었다. 녹스의 라이딩 기어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글러브다. 그중에서도 특히 레이싱 스펙의 보호 성능을 갖춘 핸드로이드 장갑은 진화를 거듭해 마크5까지 출시되었다. 독보적인 보호대 기술과 디자인으로 SF 영화에서 등장할 것처럼 만들어졌다. 말아쥔 자세에서도 너클이 편하도록 플로팅 너클 보호대를 적용하고, 손가락의 골절을 방지하고, 슬립 상황에서 저항을 줄이도록 와이어 형태의 보호대를 채택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주상골 보호대인 녹스 SPS다. 이중으로 설계된 이 주상골 보호대(SPS)는 직접 주상골의 충격을 줄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슬립에서 저항을 줄여 구름을 방지한다. 이 보호 장치는 녹스의 글러브 전체 라인업에 적용되어 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착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가에 대한 수 없는 고민의 산물이다. 녹스의 장갑은 보호 성능뿐만 아니라 최초로 BOA 시스템이 적용된 글러브로도 알려져 있다. 원래 BOA는 장갑을 끼고도 편하게 조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스노보드나 스키 부츠에 적용된 조임 장치다. 하지만 녹스는 언제나 그랬듯 틀을 깨고 장갑에 BOA 시스템을 장착했다. 녹스의 대표인 제프 트래블의 경영 철학 ‘Original British Innovation’을 엿볼 수 있는 단편적인 예시다.



    모터사이클 기어에 대한 CE 안전 인증의 종류


    AAA / AA / A – 충격과 마모에 대한 보호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
    내충격성과 내마모성을 갖춘 범위와 보호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눴다. AAA는 더 넓은 보호 범위와 더 뛰어난 보호 성능을 갖췄지만, 필연적으로 옷이 무거워지거나 불편해진다. 대부분 등급을 받기 위해 특정 범위에만 특수 섬유를 덧대는 방식으로 보호 성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스는 보호 성능을 높이면서도 편안한 착용감과 유연한 움직임을 위해 녹스만의 합성 소재를 혼방하여 단일 레이어로 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B – A등급과 비슷한 내마모성을 갖췄지만, 보호대가 없어 충격에 대한 보호 기능이 없음
    CO / CU – 보호대를 장착하고 있어 내충격성을 갖췄지만, 내마모성이 없음





    독창성과 혁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녹스의 방향성은 제품군의 구성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라이딩 기어 브랜드에서는 기어를 여름용과 겨울용, 환절기용으로 나누어 제품군을 구성한다. 하지만 녹스는 보호대를 장착한 겨울용 장비가 없다. 보호대를 장착하고 있는 제품군은 오직 아머드 셔츠 라인업과 팬츠뿐이다. 추우면 아머드 셔츠 위에 미들러나 아우터를 입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스키나 등산 등 겨울 아웃도어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라면 레이어링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녹스는 이러한 레이어링 시스템을 라이딩 기어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오히려 소비자가 중복으로 투자할 여지를 없애줬다. 여러 개의 재킷을 갖출 필요 없이 아머드 셔츠 하나만 있으면 기존에 갖고 있던, 혹은 녹스의 아우터를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부분이 녹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소비자가 혹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현혹하기보단, 진정으로 라이더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공한다. 그것이 녹스를 한번 경험하면 잊지 못하는 이유다.





    손호준 취재협조 ㈜테라토 knoxarm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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