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함께한 봄날의 라이딩, 모터바이크x하라다x트라이엄프

모터바이크의 시즌오픈투어에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GP레전드와 함께 달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봄날의 라이딩이었다.

MOTORBIKE x HARADA x TRIUMPH

전설과 함께한 봄날의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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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테츠야

그와 만난 것은 스페인 헤레즈에서 열린 스트리트 트리플 미디어 런칭이었다. 함께 참가한 일본 미디어 중 처음 보는 얼굴이 있어 인사를 나눴다.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바로 그가 누군지 알아채지 못했다. 호텔에 돌아와 구글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넣어보곤 깜짝 놀랐다. 모터사이클의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을 고등학생 시절 무렵 내 방 벽에는 빨간 말보로 리버리의 야마하 머신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 주인공을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헤레즈 서킷에서 그의 주행은 말할 수 없이 부드럽고 또 빨랐다

하라다 테츠야. 1970년생, 전WGP 선수 출신으로 250cc 세계 챔피언을 차지했던 일본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레이서 중 한명이다. 발렌티노 롯시와 로리스 카피로씨, 맥스비아지 등이 그의 전성기를 함께한 라이더들이다. 게다가 GP 커리어 중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헤레즈 서킷에 돌아온 것은 꽤나 큰 사건이었다. 헤레즈 서킷에서 만난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있었고 저널리스트들조차 그와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줄을 서는, 그야말로 슈퍼스타였다. (그것은 마치 독일에 간 차범근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의 아라이 램4 하라다 헬멧은 레플리카가 아닌 오리지널이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TMI를 덧붙인다. 그는 그랑프리에서 17번의 승리와 55포디움을 달성했고, 21회의 폴포지션을 차지했다. 아라이 헬멧에서는 지금도 그의 레플리카 헬멧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모터사이클 매거진 라이더스 클럽의 이그제큐티브 어드바이저로 활약하고 있고 모토GP해설과 라이딩 스쿨 운영 등 모터사이클 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TEAM YAKINIKU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우리나라 서울이었다. 하라다 씨와 헤레즈에서 머물던 3일 동안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 한 번도 온 적이 없었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국의 모터사이클 문화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보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바이크 투어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반쯤은 빈말이겠거니 싶었는데 약속했던 4월, 진짜로 하라다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렇게 이번 투어가 성사 된 것이다. 헤레즈부터 함께 인연이 닿았던 트라이엄프 코리아가 이번 투어에 함께했다.

투어를 앞두고 어떤 코스를 달리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냥 서울 라이더의 평범한 주말 라이딩 느낌으로 코스를 잡았다. 서울을 벗어나 팔당댐에서 청평을 끼고 돌아 유명산을 넘어 44번 국도를 따라 홍천으로 향하는 코스다. 서울에 사는 라이더라면 한번쯤 달려봤을 코스였다. 우리에게는 평범한 코스지만 나름 검증된 코스이기도 하니까. 점심식사도 홍천 화로구이로 정했다. 스페인에서부터 한국에 가면 야키니쿠를 꼭 먹어보고 싶다던 그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것이다.

세계 챔피언과의 투어에서 로드를 선다는 것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가 함께해서 의미가 조금 더해졌을 뿐 투어 자체는 아주 평범하고 즐거웠다. 기대이상의 화창한 날씨와 여기저기 피어있는 봄꽃이 투어의 즐거움을 더한다. 투어 코스도 식사도, 정말 완벽했다.

저녁에는 서울로 돌아와 성수동 RSG에 들러 한국 라이더카페 문화를 경험하고, 한강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두무개길을 지나 남산, 북악스카이웨이로 연결되는 야간주행 코스도 함께 달렸다. 그렇게 아침 9시에 시작된 라이딩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하루 종일 바이크를 타고나니 레이서로 활동하며 어렸을 때부터 지겹게 바이크를 탔을 하라다 씨에게 여전히 바이크가 재밌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하지만 그의 답은 명쾌했다. “이기기 위해 바이크를 타는 것과 즐기며 타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그는 진심으로 바이크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INTERVIEW

하라다 테츠야

이번이 첫 한국여행이었다. 막연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바이크 문화가 별로 발전하지 않은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투어를 통해 사람들이 바이크를 많이 타고 있어 놀랐다. 길에서도 투어 중에도 많은 라이더들을 만날 수 있었다. 투어 코스의 길도 풍경도 무척 좋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생각보다 투어하기 좋은 나라구나 싶다.

이번 한국방문이 처음이었지만 좋은 인상을 받아 앞으로도 한국에 자주 찾을 것 같다. 한국의 바이크 문화도 더 알고 싶다. 특히 모터바이크와 모처럼 친해졌으니 독자 분들과도 만나서 투어든 서킷이든 함께 달리고 싶다. 그게 가능하도록 편집장이 힘써주길 바란다.(웃음)


 양현용
사진 양현용, 손호준
취재협조 트라이엄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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