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라이프 입문 매뉴얼 <03>
바이크가 정상이어야 모든 것이 된다
바이크를 고르고, 자기 몸에 세팅해서 타기 시작했다면,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세 번째 순서로 바이크 정비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합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바이크나 자동차를 제대로 운전하기 위해서는 ‘그 기계가 올바르게 조정된 최상의 상태이어야 할 것’ 이 기본 조건입니다. 정비 불량인 바이크를 타고 다니면 이상한 버릇이 들어서 실력이 늘기는커녕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지식을 갖춘 인간이 제대로 정비를 실시해서 그 기계의 본래 상태로 있게 하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 이것은 사람의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도 마찬가지라서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의사 선생님한테 치료비를 깎아달라고 하시나요?
우선 정비란 운전하기 앞서 실시하는 점검 / 거리에 따라 실시하는 정기점검 / 시간에 따라 실시하는 정기점검으로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운전하기 앞서 실시하는 점검
이것은 여러분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때 책으로 배웠던 내용입니다.
① 타이어 공기압이 적절한가
② 엔진오일이 충분히 들어 있는가
③ 오일이나 냉각수 등이 새어 나오지 않는가
④ 부품이 헐겁거나 빠지지 않았는가
⑤ 방향지시등이나 헤드라이트 등이 작동하는가
⑥ 위의 점검을 마친 후에 주행을 하게 되는데, 처음 몇 킬로, 몇 분 동안은 기계가 정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온도까지 워밍업 시킨다.
2. 거리에 따라 실시하는 정기점검
① 엔진오일과 오일필터 교환
이 작업은 오너가 직접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엔진 속에서 나온 오일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엔진 내부의 부품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이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실시하는 ‘소변 검사’ ‘혈액 검사’와 같습니다. 참고로 신차 1,000km 점검 때에 엔진오일로부터 이상을 발견해서 엔진을 분해하여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② 냉각수 교환
냉각수(쿨런트)도 소모품이므로 정기적으로 교환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은 영하로 떨어지는 기후 조건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아울러, 냉각수 호스 등의 고무부품도 정기적인 점검 교환이 필요합니다.
③ 브레이크액 점검
브레이크액도 소모품입니다. 정기적인 교환이 필요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브레이크 부품을 청소 정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브레이크 호스는 고온 고압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④ 각 부위 간격, 유격 점검
⑤ 가타 소모품 점검 교환
3. 시간에 따라 실시하는 정기점검
내용적으로는 ‘거리에 따라 실시하는 정기점검’과 같습니다.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괜찮다’ 또는 ‘달리지 않았으니까 마모되지 않는다’ 라는 것은 크게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공기에 닿아 있기 때문에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가 진행됩니다.
개중에는 ‘달리지 않았기 때문에 고장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이나 바이크나 건강을 유지하려면 돈이 든다. 위에서 설명한 것이 ‘점검’의 모든 것입니다. 글로 써놓으면 매우 짧지만, 이것은 사람으로 치자면 ‘심장수술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전문지식과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부품을 교환하거나 정비하려면 각 숍에서 일하는 인간의 지식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모든 인간의 수명이 똑같지 않듯이 바이크도 사용 환경에 따라 큰 영향을 받습니다. 즉, 메이커에서 제공되는 ‘점검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배포되는 일반적인 것이라서 어느 특정 지역까지 세세하게 망라되어 있지 않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국가)마다 판매점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들이 고객 차량의 유지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것입니다.
티셔츠처럼 한 번 구입하면 헤질 때까지 입다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이론은 바이크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처럼 유지관리하면서 슬기롭게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한 대의 바이크를 오래도록 유지관리하면서 타고 있으면 ‘맞춤 양복’처럼 내 몸에 맞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바이크와 샵은 신중하게 선택해야하는 것입니다. 그게 돈을 아끼는 기본입니다. 물론 나한테 맞는 샵을 찾아낼 때까지는 약간의 ‘수업료’가 들겠지만요.
좋은 바이크와 만나서 그 바이크를 오래 타고 싶다면 정비 점검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맞는 세팅’도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바이크가 인간보다 오래 삽니다. 좋은 바이크와 만나서 그 바이크를 오래 타고 싶다면 정비 점검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맞는 세팅’도 필요합니다. 아시아에서 만들어지는 바이크는 아시아인의 체형을 기본으로 합니다. 마찬가지로 유럽의 메이커는 자기네들 유럽인의 체형을 기본으로 바이크를 만듭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인인 당신의 체형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그 작업도 무턱대고 ‘나의 취향’을 우선시 킬 것이 아니라, 상대편(메이커)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령 라이딩 포지션은 바이크를 조종함에 있어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제일 먼저 ‘메이커의 포지션’을 존중하고 ‘어째서 이런 설정인가’를 이해한 다음에, ‘더욱 좋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 한가’를 생각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만약에 그 설정을 잘못하게 되면 전혀 다른 탈 것(=도저히 탈 수 없는 바이크)가 되고 맙니다.
라이더와 메이커, 두 사람의 의견을 이해하고 절충해서 ‘올바른 밸런스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 미캐닉의 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바이크를 제대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하고, 메이커(그 바이크를 낳은 부모)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미캐닉의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제대로 관리된 바이크는 ‘탄탄한 촉감’을 지고 있으며, 오너의 손길을 따라 익어갑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자기 바이크를 남에게 빌려주거나 하지를 않는데, 그 이유는 ‘빌려 탄 사람의 손때가 묻어서 위화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모든 물건에는 그 소유주의 인간성이 반영됩니다. 미캐닉들이 자기 소유의 공구로 작업을 하는 것은 ‘손의 감촉’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며, 만약 다른 사람이 자기 공구를 만지면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의 밥줄을 책임지는 도구이므로 민감한 사람은 그 위화감이 싫어서 공구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물며 소중한 바이크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바이크는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점검 정비를 실시하면서 소중하게 타 주시기 바랍니다.
Credit
글 다카하시 히로미츠
일러스트 김종범
다카하시 히로미츠 Hiromitsu TAKAHASHI
1967년 도쿄 태생. 어려서부터 엔진 달린 탈 것에 흥미가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아라키 혼다’, ‘모토 라보로’ 등의 유력 숍에서 미캐닉, 레이스 활동을 전개. 2005~06년에는 미국 데이토나 레이스에 수석 미캐닉으로 참가. 1999~2007년에 트라이엄프, 모토구찌로 레이스 참전. 모테기 내구레이스 7위 입상. 2007년말부터 한국에 체재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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