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의 성지, 스텔비오 패스

    많은 매체를 통해서 이미 알려진 곳이고 개인적으로는 2013년에 한번 다녀온 경험도 있지만 다시 한 번 라이딩을 해보고 싶게 하는 스텔비오 패스(2,760m)는 무척 매력적인 곳이다. 라이딩을 하면서 주변 경관에 한번 압도당하고, 라이더를 한계에 몰아붙이는 좁디좁은 헤어핀 코스가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쿤스트의 독일 리포트 #04-2

    라이더의 성지, 스텔비오 패스

     

     

    눈을 뜨자마자 행사장에 준비된 샤워시설에서 목욕재계를 마친 뒤에 스텔비오를 향한 라이딩 준비를 시작했다. 코스는 스텔비오를 넘어 몇 군데의 알프스 패스들을 넘기로 했다. 이날 투어 구간에는 오스트리아의 고속도로를 잠시 이용하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인근 주유소에서 1주일짜리 고속도로 주행 티켓을 약 5유로를 지불하고 모터바이크 윈드스크린에 부착했고 이로써 스텔비오를 가기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다.

     

    오스트리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 구입한 1주일짜리 티켓

     

    스텔비오를 오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스위스령인 움브레일(Umbrail)  패스를 타고 올라오는 방법, 이탈리아령인 보르미오(Bormio) 라는 도시에서 오르는 방법, 그리고 가장 권장할 만한 북쪽의 트라포이(Trafoi) 를 거쳐 올라오는 방법이 있다. 트라포이를 지나오는 길에 스텔비오의 멋진 패스들을 업힐 방식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라이더들이 이 코스를 택하고 있고, 우리도 역시 이 루트를 따라 이동했다.

     

     

    패스를 오르는 길은 역시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해줬고 다행히 날씨운도 따라주어  정상에 올라서도 분위기를 만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유럽의 알프스 패스들은 4계절 내내 오픈하지 않는다. 라이딩 시기는 알프스를 라이딩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포인트이다. 오랜 시간 동안 계획했을 여행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텔비오 패스의 경우, 보통 7, 8, 9월에 오픈하고 6월과 10월에는 날씨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알프스 패스들의 개장 여부의 자세한 상황은 웹사이트 정보를 보면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 여행 계획이 있는 라이더들은 참조할 수 있다. http://www.alpen-journal.de/alpenservice/alpenpaesse.html

     

    스텔비오 패스의 정상에서

     

    스텔비오를 오르는 재미를 만끽하고 내려가는 길은  스위스령인 움브레일(Umbrail, 2503m)을 택했다. 움브레일은 스텔비오에서 느낀 타이트하고 경사각이 큰 헤어핀 코스보다는 잘 정비되어있고 도로 폭도 넓어 즐거운 주행이 가능했다. 내리막을 달리면서 보이는 널찍한 파노라마식 풍경도 압권이다. 움브레일 패스를 주행할 때 주의점은, 그 험난한 커브길에 가드레일이 없다는 점이다. 도로 주변으로 가드레일이 없기 때문에 코너의 탈출구에 집중하며 라이딩을 해야 한다. 벼랑 끝을 넘어보며 코너를 돌아나가야 하는 움브레일 패스의 코스는 뒷골을 서늘하게 한다. 움브레일을 다 내려오면 자연스레 오펜패스(Ofenpass)와 연결되는데 고속으로 길게 연결된 코너링 구간이 계속 이어지는 곳이어서 이곳에서는 고속의 다이내믹한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 이날도 많은 라이더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목적지인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해발 2315미터의 알불라패스(Albulapass)를 넘어야 했다.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고 모터바이크 라이더들이 굳이 찾을 정도의 위치는 아니지만 탁 트이면서도 장엄한 뷰를 보여줘서 마치 노르웨이의 전경을 느껴지게 하는 기대 이상의 멋진 코스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여지없이 스위스의 목가적인 풍경이 시야를 편하게 해준다.

     

     

    하루 종일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를 거쳐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350여 킬로를 주행을 했고 대부분이 멋진 와인딩이 있는 곳이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지나가는 소나기에 흠뻑 젖었지만 이것도 알프스에서 만 겪을 수 있는 예상 밖의 선물로 여겨졌다. 캠핑을 하려고 계획했으나 생쥐 꼴이 된 두 명의 라이더는 호텔로 체크인, 독일과 이탈리아의 유로 2016 축구 8강전을 즐기며 맥주 한 잔을 다시 기울였다.

     


     

     

    Credit

    글/사진 쿤스트

    2012년 독일로 이주해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코리안 라이더. 유유자적 경치 구경을 하면서 안전을 우선시하는 라이딩 타입.  독일에서 홀연히 은퇴할 때까지 일하며 모터바이크 문화와 캠핑을 천천히 즐겨 보는 게 작은 꿈이다. 그리고 독일, 유럽 전역에 걸쳐 셀 수 없이 많은 자동차/모터바이크 관련 박물관과 행사 참석을 계획하고 있고 느릿느릿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앞으로 독일 유럽에서 열리는 재밌는 이벤트들과 멋진 투어 코스, 라이더들이 궁금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http://blog.naver.com/auto_w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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