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 울프 300CR 롱텀시승기 #9
울프 300CR로 고성능 카페레이서 만들기
울프 300CR의 커스텀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을 때 진행 방향은 명확했다. 제조사에서 해석한 카페레이서인 점을 감안하여 울프 300CR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스펙의 한계를 두지 말고 최고의 카페레이서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울프 300CR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조금은 아쉽다는 평이 들리기도 했지만, 양산 가능성을 고려하여 제작할 수밖에 없는 제조사의 한계점 그리고 쿼터급 클래스를 고려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지점이 커스텀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가장 큰 계기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커스텀 진행 방향은 명확했다. 제조사가 해석한 카페레이서인 울프 300CR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부각하면서도, 제조사라면 시도할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의 고성능의 카페레이서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강력한 카페레이서
사실 카페레이서는 예쁘장하게 꾸미다 태어난 것이 아니다. 둥근 헤드라이트, 세퍼레이트 핸들, 로켓 카울, 리어시트 캐노피, 백 스텝 등의 카페레이서의 특징은 편안함보다는 빨라지기 위한 열망에서 탄생했다. 1950년대 전후 영국에서 레이스에 열광했던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현실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최상급의 바이크로 커스텀을 하여 그들만의 레이스를 즐겼던 것이다. 그들은 가죽 재킷과 커스텀 바이크로 반항적인 이미지를 연출했고, 내기 레이스를 즐겼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레이스 머신인 커스텀 카페레이서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하이 퍼포먼스를 위하여
커스텀 프로젝트 초기부터 줄곧 상상했던 카페레이서엔 타협할 수 없는 일종의 상징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브렘보와 올린즈다. 이미 작업이 완료된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은 15 RCS 마스터 실린더와 100mm M4 캘리퍼를 조합하여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로 그 믿음에 확신을 주었으며, 동시에 하이퍼포먼스 서스펜션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했다.
서스펜션은 리어 쇽업소버 교체부터 시작했다. 작업은 올린즈 코리아에서 진행되었다. 올린즈는 오랜 기간 레이스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최상의 서스펜션을 제작하는 고성능 서스펜션의 대표 브랜드다. 하루아침에 얻어진 명성이 아니라 오랜 시간 레이스를 통해 증명했고 실제로 올린즈 서스펜션은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체감효과가 크다. 국내에서는 올린즈 코리아를 통해 마치 맞춤옷처럼 자신의 바이크만을 위한 세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 중 하나다.
울프 300CR에 장착한 리어 쇽업소버는 올린즈 S36 시 리즈로 듀얼 서스펜션 전용으로 나오는 모델이며, 울프 300CR의 리어 서스펜션 길이의 330mm에 적합했다. 또한 올린즈 제품군 중 가장 범용성이 높아 커스텀 작업에 용이하다. 서스펜션 세팅은 공차 중량과 라이더의 몸무게를 고려하여 세팅을 하게 되는데, 전용 서스펜션이 아닌 만큼 우선은 기본적인 피팅을 하고 완벽한 세팅은 테스트 라이딩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작업하기로 했다.
울프 300CR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하여 서스펜션 스프링의 컬러는 올린즈를 상징하는 옐로우 스프링 대신 블랙으로 장착했다. 성능을 떠나 단조 알루미늄 절삭 가공된 서스펜션의 본체와 블랙 컬러의 스프링의 조합이 존재감부터 뚜렷하다. 현재의 기본 세팅은 초반 응답성이 예상보다 단단한 인상이다. 하지만 조금 더 달려보니 서스펜션이 지면을 부드럽게 밀어주면서 노면의 정보를 세밀하게 전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완전한 세팅이 아닌데도 의외로 만족스러운 결과다. 의식적으로 주행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완벽하게 세팅을 잡아주는 일이 남았다.
데시벨 킬러 장착
지난달 교체 장착했던 범용 슬립온 머플러 구조 변경을 위한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장착된 머플러 소음기의 엔드 팁 구경이 넓어 고 rpm으로 갈수록 배기음이 과하게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구조 변경 검사를 단번에 통과하기 위해 머플러 엔드 팁에 데시벨 킬러를 가공하여 장착하기로 했다. 데시벨 킬러는 머플러 엔드 팁에 장착하는 소음을 줄여주는 장치다.
제작 및 장착은 서울 중구 퇴계로의 모터제트에서 진행 했다. 모터제트는 배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업체로 ‘제트무라(퇴계로의 요X무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라이더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작업시간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되었다. 머플러의 구조상 탈착 가능한 형태로 제작하는 것은 불가해 용접하여 접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모터제트의 정의택 대표가 노련한 손놀림으로 선반으로 데시벨 킬러를 가공했다.
이어 용접할 자리를 가늠하더니 능숙하게 용접해 마무리했다. 데시벨 킬러를 용접하여 장착할 때의 단점은 배기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것과 한 번 작업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중저음역대의 사운드가 강조되면서도, 기존의 문제였던 고 rpm 영역에서의 소음도 확실히 줄어서 마음에 든다. 데시벨 킬러를 통해 정제된 중저음의 사운드에 스로틀을 개방할 때마다 헬멧 안에서 미소가 감돈다.
세밀하게 다듬기
이번에는 리어 서스펜션 교체와 머플러의 데시벨 킬러 장착이 진행되었다. 머플러 교체는 구조 변경 검사를 통과해야 하므로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어 서스펜션은 지속적인 테스트 주행으로 데이터를 쌓아 최적의 세팅을 찾아야 한다. 동시에 프런트 서스펜션도 손볼 예정인데 스프링 교체나 포크오일 점도를 세팅하여 앞뒤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달 변해가는 모습과 성능의 변화를 체감할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고 즐겁다.
Credit
글 이민우 수석기자
사진 양현용/이민우
취재협조 모토스타코리아 www.motost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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