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모터사이클 시장에 소형 듀얼퍼퍼스가 온다. 올해 모터사이클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장르라면 역시 500cc 이하 배기량의 소형 듀얼퍼퍼스 어드벤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각 브랜드에서 앞다투어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000년 중반에 접어들며 BMW GS 시리즈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듀얼퍼퍼스 시장은 이제 주력 장르로 자리 잡았지만 듀얼퍼퍼스를 경험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며 진입장벽 자체가 타 장르보다 높다. 게다가 비싼 가격의 듀얼퍼퍼스를 타고 오프로드에 가서 몇 번 넘어지고 수리비를 경험하고 나면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듀얼퍼퍼스에 대한 필요성이 간절히 느껴진다. 이렇게 수요가 점점 늘어났고 그에 대응하는 결과물들이 이번에 쏟아진 것이다.
듀얼퍼퍼스 역사가 제법 긴 만큼 이전에 소형 듀얼퍼퍼스 가 없던 것은 아니다. 혼다는 NX250(1988~1990)이나 NX350사하라(1991~96)를 선보인 적 있고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 시장을 위해 NX4(1999~2008)등의 같은 듀얼퍼퍼스 모델을 도 출시했다. 최근은 XRE300과 XRE190이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야마하 역시 TDR 250과 같은 2스트로크 엔진의 듀얼퍼퍼스를 출시한 적이 있으며 2011년에 브라질 시장을 위해 세로우250베이스의 어드벤처 모델인 테네레250을 출시해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듀얼퍼퍼스는 그 태생에 맞게 도로 상태가 좋지 못하고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많은 나라에 적합해 전략적으로 판매된 것이다.
좀 더 대중적으로 250cc 소형 모델에 요즘의 GS 스타일의 어드벤처 콘셉트를 적용한 것은 중국 회사로 종쉔 Zongshen의 RX3다. 전체적인 구성은 노골적으로 BMW를 모티브로 하고 있고 헤드라이트에서 혼다 느낌도 슬쩍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조금은 뻔뻔한 카피 요소가 들어간 모델이지만 경쟁 모델이 없는 무주공산을 개척한 덕에 전 세계에 다양한 브랜드로 찍혀서 판매되며 이 장르가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다. 어찌 보면 중국 회사이기에 가능했던 과감한 시도다. 이 종쉔 RX3는 우리나라에서도 대림자동차를 통해 곧 출시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자들의 등장
BMW의 G 310 GS, 스즈키 V-스트롬 250, 가와사키 베르시스-X 300, 혼다 CRF250 랠리 등 메이저 브랜드에서 선보인 바이크들의 특징은 특정지역을 위해 만든 모델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월드 와이드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역시 BMW G 310 GS다. 바이크의 완성도와 성능을 떠나 BMW GS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스즈키 V-스트롬 250은 GSX-R250과 동일한 플랫폼으로 온로드 투어링 중심의 스즈키 V-스트롬 시리즈와 그 맥을 같이하는 특징이 있다. 스타일이나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며 17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다. 가와사키의 베르시스 시리즈 역시 온로드 투어러 지향의 성격을 가진 시리즈이다. 이번에 추가한 베스시르는 이름 옆에 X를 붙였는데 19인치 스포크 휠을 끼워 오프로드 성향을 강화했다. (역으로 추후에 베르시스 1000이나 650에도 오프로드 성능이 강화된 베르시스-X 버전이 추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혼다 CRF 250랠리는 엄밀히 말하면 듀얼스포츠인 CRF250의 랠리 버전이지만 듀얼퍼퍼스의 시작이 랠리바이크의 일반 도로용 버전인 만큼 이번 경쟁의 선수로 자격이 충분하다. 이름뿐만 아니라 21인치 프론트 휠로 가장 오프로드 성능이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의 로얄엔필드도 레트로 스타일의 어드벤처 모델인 히말라얀을 발표했고 트라이얼과 오프로드 바이크로 유명한 GASGAS에서 영국 MASH의 공랭 400cc 엔진을 이용한 듀얼퍼퍼스모델을 선보였다. 배기량은 좀 더 크지만 베넬리의 500cc 어드벤처 모델인 TRX502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는 베일에 싸여있지만 KTM 역시 390클래스의 어드벤처 모델로 이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야말로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다루기 쉽고 편한 포지션이 주는 장점은 장거리 여행뿐만 아니라 도심에서의 주행에도 유효하다. 더욱이 이와 같은 소형 모델은 크기와 무게에서 오는 부담감도 덜해 도심 주행에 더 잘 어울린다. 또한 자연스럽게 같은 브랜드의 상위 모델로 연결될 수 있는 다리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바이크들이 레저 스포츠의 영역에서 모터바이크가 가진 재미를 확대시켜 줄 것이다.
이 뜨거운 경쟁의 승패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 클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들로 하여금 모터사이클 시장이 달아오를 것은 분명하다. 벌써 2017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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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현용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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