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첫째 주 일요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세계에서 가장 핫한 커스텀쇼가 열린다.
COVID-19 이후 4년 만에 찾은 핫로드 커스텀쇼 현장 스케치.
지난 월간 모터바이크 1월과 2월호의 분량이 넘쳐버린 탓에 이제야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지난 12월3일 요코하마 핫로드 커스텀 쇼 2023(이하 HCS)이 개최되었다. HCS는 문아이즈가 전 세계 핫로드 문화를 지켜가기 위해 1992년에 시작한 행사로 핫로드 문화를 중심으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전반에 걸친 커스텀쇼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HCS의 무대는 일본 요코하마시 해안에 위치한 대형 컨벤션센터 ‘파시피코 요코하마’이며 매년 12월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린다. 요코하마는 문아이즈 재팬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으며 요코하마항을 통해 해외 빌더들의 작품 반입이 수월하다는 지리적인 장점에 힘입어 핫로드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함께 지켜가다
자동차와 바이크를 중심으로 하는 전시회지만 정작 관람객의 차량 출입은 통제된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행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어마어마한 차량과 모터바이크가 모이게 되며 요코하마 지역의 민원이 빗발쳤다. 이로 인해 존폐위기에 직면 HCS를 살리기 위해 주최 측이 내건 해결책은 시즈카니(조용히) 캠페인이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요코하마 쇼를 살리자는 뜻이 모였고 이후로 10년간 조용하지만 더 뜨겁게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RIDE IN
메인 행사는 초청 빌더와 전년도 수상자들의 바이크가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퍼레이드 이벤트인 라이드인으로 시작한다. 행사 중 유일하게 쩌렁쩌렁한 배기음을 뿜어내며 달리는 바이크를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럴싸하게 모양만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달릴 수 있는 차량으로 만들었음을, 그리고 빌더의 빌드 퀄리티를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수어사이드 기어 등으로 조작이 쉽지 않은 차퍼 커스텀 바이크의 경우 간혹 주행 중 시동을 꺼트리는 해프닝도 일어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슈퍼스타의 레드카펫이 부럽지 않은 멋진 주행을 만들어주는 갤러리들의 존재가 부럽다.
행사 시작 전부터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줄을 선 관람객 행렬에서 커스텀 컬처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관람객 수는 2만 5천명으로 역대 최고였다고 하는데 실제 전시장에서도 늘어난 관람객 수를 체감할 수 있었다. 2022년까지도 COVID-19의 영향이 남아 전시도 방문객도 축소되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커스텀 문화가 일부 마니아를 위한 비주류 문화에 그치지 않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HCS는 전 세계 커스텀 씬의 유명인사들을 직접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수석 디자이너인 올라 스테네가드, 제로 엔지니어링의 설립자이며 전설적인 커스텀 빌더 키무라 신야, 슈퍼크로스 선수이자 커스텀 빌더로도 활동 중인 캐리하트, RSD의 롤랜드 샌즈,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바이크 커스텀 총괄 제레미 태건드, 러프 크래프트의 윈스턴 예 등 수많은 스타빌더가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단순히 행사에 게스트로 참석한 것이 아닌 팬들과 함께 어우러져 커스텀 문화를 함께 즐긴다. 다양한 모터바이크 브랜드의 담당자들 역시 매년 이곳을 찾는다. 이러한 만남과 정보교류를 통해 새로운 방향이 만들어지거나 빌더 간의, 혹은 빌더와 브랜드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기도 한다. 단순한 커스텀쇼를 넘어 모터사이클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월간 모터바이크가 지난 10년 동안 HCS를 꾸준히 취재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양현용 사진 손호준
취재협조 문아이즈재팬 mooneyes.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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