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트라이크의 세계, 리와코 RF1 GT TURBO

    새로운 트라이크의 세계

    리와코 RF1 GT TURBO

     

     

    첫인상은 기괴함이었다. 거대한 크기에 압도되기까지 한다. 길게 뻗은 프론트 포크 거대한 인테이크와 빵빵한 엉덩이를 가졌고 넓고 납작한 스포츠카의 뒷모습에 길고 웅장한 차퍼 바이크의 앞모습이 결합된 모습에 위화감과 기괴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독일에서 온 리와코는 기존의 바이크를 이용한 트라이크 컨버전 키트는 물론 완성차를 제작하는 트라이크 전문 브랜드다. 수작업으로 소규모 생산되는 고품질 트라이크를 추구하고 있다. 사실 이런 크루저 스타일의 트라이크의 이미지라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인 이미지가 씌워져 있었기에 독일에서 만든 트라이크라는 점이 흥미를 자극했다.

     

     

    RF1 시리즈

    리와코의 대표 완성차 모델인 RF1 시리즈는 리와코의 플래그십 라인업이다. RF1 ST2, ST3, GT, LT2, LT3 등 스타일에 따라 세부 모델명이 나뉘어 있지만 사실상 주문생산이기 때문에 옵션에 따라 사양은 천차만별이 된다. 시승한 모델은 RF1 GT에 1.5리터 터보 엔진, 자동변속기+파워시프터 광폭 휠 등의 옵션을 얹은 모델이다.

     

     

    전면에 달린 여러 개의 헤드라이트가 기괴한 느낌을 더 한다. 이렇게 여러 개 달리는 이유는 앞쪽을 비추는 조명의 역할뿐만 아니라 야간의 맞은편 차량에게 차폭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한다. 전장이 3350mm로 자동차 길이에 육박하고 너비는 1800mm로 중형차 급이다. 박력의 원천인 거대한 타이어 사이즈가 한눈에도 범상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프론트에 200mm 폭의 17인치 타이어를 구동을 담당하는 리어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에서나 볼 수 있는 335mm의 초광폭 타이어가 장착된다. 좌우의 3연장 원형 테일램프까지 더해져 뒤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슈퍼카다. 여기에 GT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뒤편에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까지 갖추었다.

     

     

    로위의 낮은 활공

    생김새의 호불호를 떠나 남자라면 새로운 탈것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지사, 일단 시트에 올랐다. 길게 뻗은 핸들바 덕분에 뒤로 기댄 모습의 느긋하고 편안한 자세를 연출한다. 국내법상으로 이 녀석을 몰기 위해선 2종 소형 면허가 필요하다.(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국가에 따라 자동차 면허로 운전이 가능한 곳도 있다.)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사운드는 4기통 자동차 엔진 소리 그대로다. 스로틀은 일반적인 바이크의 그립을 비트는 방식이고 오른발에 풋브레이크가 있다. 수동 모델이라면 왼발로 클러치를 조작하는데 오토매틱 미션을 장착하면 왼쪽 발은 편히 쉬면 된다. 일반적인 모터바이크의 풋패그 대신 스틸파이프 구조물이 발판과 가드 역할을 동시에 한다.

     

    시트에 앉아서 바라보면 거대한 엉덩이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냥 차퍼 바이크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다만 연료탱크(사실 위치와 모양은 연료탱크지만 변속기 부품들과 전자장비가 탑재된 곳으로 실제 연료탱크는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위에 자동차의 변속기 레버가 떡하니 박혀있고 바이크보다는 시트고가 많이 낮다 보니 눈높이도 스포츠카 수준으로 낮다.

     

    오른쪽 탠덤 그랩바 아래는 작은 수납공간이 있다
    센터 스프링 방식의 프론트 서스펜션

     

    1500cc 터보 엔진은 140마력에 210Nm의 토크를 낸다. 스로틀을 열면 RPM 상승과 함께 뒤에서 들려오는 터빈 소리와 스로틀을 닫을 때 블로우 오프 밸브 소리가  주행의 양념이 되어 재미를 더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은 약 5.9초, 낮은 시트고와 탁 트인 시야 덕분에 가속감은 제법 강하게 느껴진다. 만약 더욱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210마력의 1.6터보 엔진에 매뉴얼 미션을 선택하면 0-100km/h를 4.5초 만에 돌파한다.

     

    P-R-N-D의 평범한 오토매틱 미션은 자동차와 똑같이 조작한다. D에서 한 칸 더 내리면 SP 모드가 되는데 왼쪽 그립의 다이얼 형태의 파워 시프터로 변속할 수 있는 매뉴얼 모드다. 7단 자동변속기는 촘촘하고 부드럽게 변속되며 변속 충격도 적고 매뉴얼 모드 변속의 반응속도도 제법 빠르다. 당연히 후진도 할 수 있어 주차할 때 아주 편리하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서보브레이크가 장착되어 브레 이크의 유압을 서포트 해줘서 칼 같은 제동력을 보여준다. 단 서보 브레이크 기능은 시동이 걸려 있을 때만 작동하니 유의해야 한다. 좌측 시트 밑의 파킹브레이크까지 자동차 방식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바이크에 뒷바퀴를 두 개 붙인 것이 아니라 차를 반을 잘라서 앞에 바이크를 붙인 것 같은 느낌의 구성이다. 승차감은 예상보다 좋다. 서스펜션은 꽤 하드한 편이지만 자잘한 노면의 충격을 걸러주고 요철을 넘을 때도 상당히 매끄럽게 처리한다. 세팅이 잘 된 느낌, 꽤 괜찮은 스포츠카를 탔을 때 느끼는 수준이다. 다만 시점이 낮아 요철에 엉덩이가 닿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왼쪽 그립에는 파워시프트를 위한 다이얼이 달려있다

     

    와인딩에서의 반전

     

     

    와인딩에서의 반전

    하나의 프론트 휠로 방향을 바꿔야하는데다 파워핸들 도 아니라 핸들링이 엄청 무거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가볍다. 오히려 내가 움직이는 만큼 휠이 돌아가는 직관적인 움직임으로 누구나 금세 익숙해지고 쉽게 다룰 수 있다. 하나 조심해야 할 것은 엄청나게 넓은 리어를 고려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인데 금세 익숙해진다. 우리가 차퍼 바이크나 아메리칸 크루저에게서 여유로움, 쭉 뻗은 직선로, 그리고 넘치는 힘 등을 연상하지만 코너를 날렵하게 달리는 모습은 잘 연상하지 못한다.

     

     

    리와코 역시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봐서 그런지 이 거대 한 트라이크가 코너를 제대로 돌 수 있을 거란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달려보니 와인딩로드에서 제대로 포텐셜이 터진다. 335mm에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가 주는 리어의 그립이 엄청나서 빠르게 잡아 돌려도 리어가 쉽사리 흐르지 않고 레일타고 돌아가듯 빠르게 방향을 바꾼다. 페이스가 올라갈수록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만 라인 수정이 쉽고 한계점을 파악하기도 쉽다. 제동성능도 강력하다. 코너를 탈출하며 가속하고 진입 전에 풀브레이킹 후 아찔한 회전, 다시 가속해나가는 과정이 스포츠카의 와인딩 공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바이크로도 열심히 달리지 않으면 따라오기 힘들만큼 빠르다. 정말 의외의 반전에 신이 나서 달렸다.

    다만 운전석은 포지션이 낮고 중심에 있어 횡G를 버티기 유리한 위치지만 탠덤좌석은 쏠림이 심하기 때문에 와인딩을 빠르게 달리면 파트너의 공포감과 불쾌감이 멀미지수가 급상승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한 템포 천천히 달리면 뒷자리 역시 낭만 넘치는 트라이크의 매력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대형 트라이크는 바이크의 장점과 자동 차의 장점을 합쳐놓은 동시에 둘의 단점 역시 합쳐진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이전에 탔었던 트라이크들은 실제로 그랬다. 리와코 역시 출발하자마자 막히는 공사구간을 지나며 차량행렬에 갇혀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는데 이때 ‘역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행이 시작되자 바이크에도 자동차에도 없는 리와코만의 매력을, 트라이크만의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역시 세상엔 재밌는 탈것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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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용 편집장
    사진 MB 편집부
    취재협조 바이크코리아 www.kym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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