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능의 왕관을 되찾다
TRIUMPH
SPEED TWIN
한때 영국제 모터바이크는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다. 그 역사 속에서 트라이엄프는 성능과 스피드에서 한 획을 그었었다. 이제 트라이엄프는 클래식을 대표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끝나지 않았다. 부활한 스피드 트윈은 다시 그 영광에 도전한다
지난해 12월 트라이엄프는 신모델 스피드 트윈을 깜짝 공개한다. 이미 뉴 스트리트 트윈과 뉴 스트리트 스크램블러, 스크램블러 1200 시리즈를 발표한 직후였기 때문에 더 많은 이슈가 됐다. 스피드 트윈으로 트라이엄프는 본네빌의 아이덴티티를 잇는 모던 클래식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고성능 카페 레이서 스럭스턴부터 크루저 스피드 마스터, 스크램블러 시리즈까지 모던 클래식 라인업엔 본네빌 T100과 T120을 바탕으로 한 총 10 종의 바이크가 포진되었다. 국내에선 스트리트 컵을 제외한 9가지 모델을 만날 수 있다.
고성능의 상징
트라이엄프는 과거 성능과 스피드의 상징이었다. 그중 1937년 영국 모터사이클 쇼에서 데뷔한 스피드 트윈 5T는 높은 토크와 출력을 바탕으로 당시 병렬 트윈 엔진의 표준이자 가장 유명한 머신이었다. 스피드 트윈을 시작으로 타이거 시리즈를 선보인 트라이엄프는 1956년 본네빌 사막에서 지상 최고 속도 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고성능 바이크의 상징이 되었다. 즉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윈은 고성능 병렬 2기통 엔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이름인 것이다. 2018년 트라이엄프가 이 이름을 되살린 것은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는 동시에 고성능이라는 새로운 병렬 트윈 엔진의 지향점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커스텀 로드스터
스피드 트윈은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라인을 관통하는 요소를 바탕으로 모던함과 스피디한 이미지가 더해졌다. 최근 클래식 열풍 속에서 원형 헤드라이트를 단 레트로 스타일의 바이크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스피드 트윈은 단순히 레트로 스타일이 아니라 본네빌의 역사성을 물려받은 정통 로드스터다.
원형 헤드라이트와 프런트 포크의 포크 부츠, 리어의 듀얼 쇽업소버 그리고 듀얼 머플러 등은 클래식하다. 동그란 두 개의 계기반의 내부를 장식적으로 꾸며 멋을 냈다. 고전적인 형태지만 연비와 주행 가능 거리, 트랙션 컨트롤, 옵션 사양을 추가하면 타이어 공기압(TPMS)까지 다양한 정보를 표시한다.
독특한 스타일의 연료 뚜껑이 눈에 띈다. 몬차 연료 캡은 몬차 서킷에서 달렸던 경주용 자동차에서 온 것으로 원터치로 열 수 있어 빠른 연료 주입이 가능했다. 이 또한 하나의 클래식한 요소다. T120의 연료탱크에 붙어있던 배지나 니그립 패드가 없다. 대신 수제작으로 그린 코치 라인으로 멋을 냈다.
이런 클래식한 바탕에 전 후 17인치 휠, 콤팩트한 알루미늄 헤드라이트 브래킷, 바엔드 미러와 별채식 브레이크 리저브 탱크 등을 더했다. 프런트와 리어에 적용된 알루미늄 소재의 펜더는 스피드 트윈 전용 디자인으로 브러쉬 가공된 표면에 짧은 길이로 스타일을 더했다. LED 헤드라이트엔 주간 주행등이 포함되어있고 방향지시등과 리어 램프 역시 LED로 현대적인 느낌이다. 전통을 계승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던 T120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다.
진면모를 찾다
자세를 잡으면 상체가 슬쩍 숙여진다. 풋스텝의 위치는 카페레이서 콘셉트의 스럭스턴과 동일하다. T120보다 핸들 바 높이는 살짝 높고 스텝이 뒤쪽에 있으니 꽤나 공격적인 포지션이 완성된다. 스피드 트윈은 라이딩 자세뿐 아니라 제대로 달리기 위한 요소들로 구성됐다. 프레임은 스럭스턴 R의 것을 개선해 적용했고 프런트에 브렘보 더블 디스크 브레이크, 순정 타이어로 피렐리 디아블로 로쏘3를 선택했다. 전자식 스로틀과 트랙션 컨트롤, 3가지 라이딩 모드 등 전자장비도 적용됐다.
사실 스피드 트윈을 타기 전에 큰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다. 이미 본네빌 T120을 통해 1,200HT 엔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스피드 트윈의 1,200cc 엔진은 본네빌 T120의 엔진을 기반으로 출력을 높인 ‘스럭스턴 튠’이 된 엔진이다. T120보다 최대출력이 17마력, 최대토크는 7Nm 더 강하지만 그래봤자 비슷한 느낌 속에서 출력이 조금 더 강할 것으로만 예상했다. 하지만 클러치를 붙이며 스로틀을 감는 순간 단박에 느껴졌다. 아! 이 엔진은 전혀 다르다. 로드 모드에서도 스로틀을 적극적으로 열면서 가속하면 앞바퀴가 들썩인다. 엔진의 리스폰스부터 피드백까지 모든 것이 전혀 다르다.
출력의 특성도 완전히 달라 고회전을 돌려가며 타게 만들고 엔진은 한계점까지 돌릴 때 더 감각적이고 매력 있다. 손끝을 간질거리는 엔진의 진동과 맹수의 울음소리 같은 배기음은 라이더를 중독시킨다. 이 엔진의 태생적 성향은 스피드에 있었다. 여기에 T120에는 없는 스포츠 모드도 갖추고 있다. 스피드 트윈의 주행모드 간 가장 큰 차이점은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이다. 레인 모드나 로드 모드에선 그립을 잃지 않은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리어의 미끄러짐이 느껴지기 시작한 이후에 느긋하게 개입한다. 그래서 트랙션 컨트롤을 켜 안전을 위한 마지노선을 만들어 두고 스포츠 모드를 넣는 것으로 스피드 트윈을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다.
클래식의 한계를 넘어
시내 주행은 편안하다. 와이어 클러치임에도 토크 어시스트 클러치가 있어 조작이 매우 가볍다. 시트고는 807mm로 시트의 폭이 좁아 발 착지성이 좋다. 스텝이 뒤쪽에 있다고 해도 일반적인 네이키드 바이크의 포지션의 수준이다.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바이크의 하부 질량과 저항이 매우 적음이 느껴진다. 여기엔 경량화에 집중해 설계한 알루미늄 휠이 한몫을 한다. 트윈 머플러는 마치 튜닝 머플러처럼 엔진의 소리를 날 것 그대로 거칠게 표현한다. 배기 라인은 엔진의 앞으로 뻗어 나와 바이크 하단을 지나다가 다시 위로 올라온다. 뒤 타이어 좌우에 당당히 자리 잡은 머플러의 실루엣을 바이크 후면에서 바라본다. 리어 실루엣이 이렇게 멋스러운 바이크도 참 오랜만이다.
복잡한 시내를 지나 어느덧 와인딩 로드에 진입했다. 굽이친 산길을 주파하다 보니 이 녀석의 기반이 클래식에 있다는 것은 완전히 잊었다. 프런트의 17인치 휠과 브렘보 브레이크, 높은 그립의 순정 타이어를 믿으며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한다. 휠베이스가 길게 느껴지지만 짧고 깊은 구간도 문제없다. 긴 헤어핀 코너를 가속하며 빠져나갈 때 가장 즐겁다.
프런트의 카트리지 포크와 리어 트윈 쇽은 T120에 사용되는 것과 같이 120mm 트래블로 같은 사양이다. 스포츠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고사양의 서스펜션이 아님에도 움직임이 믿음직하다. 기본적으로 안락함을 지향하지만 노면 추종성이 좋고 쓸데없는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미련이 남는다. 타이어와 브레이크 등 다른 파츠의 스펙이 충분히 뒷받침해주니 고사양 서스펜션을 적용한 버전이 출시한다면 더 즐겁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긴다. 이 모든 걸 이미 갖춘 스럭스턴R도 궁금해진다.
각자의 매력
트라이엄프에 대해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모던 클래식 라인업을 보며 이름도 헷갈리고 스타일만 다른 것 아니냐고 묻는다. 결국 900cc와 1,200cc 엔진으로 크게 나뉘고 외모가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모델이 놀라울 만큼 다른 주행감각과 재미를 갖고 있다. 머리로 외우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고 비교하면 그들의 작명법도 단박에 이해될 것이다. 트라이엄프 클래식이 갖고 싶지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아쉬움을 가졌던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피드 트윈은 단순히 본네빌을 현대적으로 꾸며놓은 바이크가 아니다. 출력이나 움직임 모두 현대의 네이키드 바이크와 경쟁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전통적인 본네빌의 팬보다는 클래식 스타일에 관심을 보이는 새로운 고객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확장성을 가졌다.
SPEED, TRIUMPH
시간이 지나 트라이엄프와 본네빌은 클래식 바이크의 상징이 되었지만 그들의 지향점은 변함이 없다. 특히 2017년 도입한 1,200cc 트윈 엔진의 성능은 인상적이고 다양한 세팅으로 다른 매력을 준다. 출력에 집중한 ‘스럭스턴튠’과 토크에 집중한 ‘스크램블러 튠’은 또 어떻게 다를지 궁금증도 생긴다. 트라이엄프의 병렬 트윈 엔진은 여전히 강력하다. 속도를 위한 그들의 집착과 노력이 담겨있다. 52년 만에 재탄생한 스피드 트윈은 이름뿐 아니라 고성능 바이크라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트라이엄프의 영광을 되찾았다.
TRIUMPH SPEED TWIN | |
엔진 형식 | 수랭 SOHC 병렬 트윈 |
보어×스트로크 | 97.6 × 80mm |
배기량 | 1,200cc |
압축비 | 11 : 1 |
최고출력 | 97PS / 6,750rpm |
최대토크 | 112Nm / 4,950rpm |
시동방식 | 셀프 스타터 |
연료 공급 방식 | 전자제어 연료분사식 |
연료탱크 용량 | 14.5ℓ |
변속기 | 6단 리턴 |
서스펜션 | (F)41mm 카트리지 포크 (R) 트윈 쇽 |
타이어 사이즈 | (F)120/70 ZR17 (R)160/60 ZR17 |
브레이크 | (F)305mm 더블디스크 (R)220mm 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 미발표×760×1,110mm |
휠베이스 | 1,430mm |
시트높이 | 807mm |
차량 중량 | 196kg |
판매가격 | 1,915만 원 |
글 조건희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트라이엄프 코리아 02-479-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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