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암에서 스파이더 시리즈 최초로 선보인 어드벤처 트라이크 캐니언은 캔암의 역삼륜 트라이크에 ORV(Off-Road Vehicle)로 다져진 오프로드 기술력을 접목시켜 트라이크의 영역을 모든 길로 확대한다.
처음 캐니언 레드락을 마주한 순간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미지로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감이다. 우리가 접해 온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의 존재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1581mm 차량 폭은 한눈에도 존재감이 상당하지만 차체의 부피는 과감히 줄여 전반적으로 단단하고 야무진 느낌이다. 테스트 모델은 캐니언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레드락이다. 총 120리터 용량의 사이드케이스와 탑케이스, KYB 세미액티브 서스펜션, 커스텀 라이딩 모드, 후방카메라, 그리고 전용 컬러 등이 차별점이다. 무광 카키 그린으로 칠해진 차체는 고급스러움과 터프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자연 속에서 뽀얗게 먼지가 앉은 모습도 도시 한가운데에서 깔끔한 모습도 어울린다. 오렌지 포인트를 적절히 사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쇽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달려있는 범퍼는 디자인의 포인트가 된다
역삼륜 구조
캔암의 트라이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역삼륜 구조의 3바퀴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삼각형은 가장 안정적인 구조다. 3개의 바퀴는 노면의 기울기나 요철의 유무와 상관없이 항상 고르게 노면에 닿는다. 바퀴 하나가 더 늘어 자동차와 같은 4륜만 되어도 네 바퀴가 고르게 무게가 실리게 만들기 위해 구조가 훨씬 복잡해진다. 여기에 역삼륜 구조 덕분에 구동이 걸리는 리어 휠이 하나다. 일반적인 차량의 구동축은 선회 시 발생하는 좌우 바퀴의 회전수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퍼런셜이 필요하지만 하나의 바퀴는 구동력을 오롯이 노면으로 전달할 수 있다. 게다가 휠 하나에만 동력이 가해지므로 토크의 좌우 배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강력한 가속 시에도 똑바로 진행할 수 있으며 미끄러짐에 대한 컨트롤도 그만큼 쉽다. 여기에 전륜의 두 개의 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제동력에 유리하다. 결론적으로 가볍고 간단한 구조로 꽤나 괜찮은 스포츠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이 있음에도 트라이크가 주류가 되지 못한 것은 코너링 시 원심력에 의해 차량이 전도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이다. 그래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량만큼, 아니 차량보다 더 넓은 폭이 필요하다. 하지만 캔암은 코너링 중 차량이 전복되는 것을 막아주는 전자제어 시스템과 함께 스파이더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후 트라이크의 스포츠 주행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세대를 거듭하며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졌고 이제 비포장도로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케이스를열 때 내부의 짐이 쏟아지지 않도록
칸막이가 마련되어있다

캘리퍼를 보호하는 랠리 스타일 휠을 장착한다
1,330cc 로탁스 직렬 3기통 엔진은 스파이더 시리즈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 엔진이다. 115마력, 130Nm의 토크에 3,000~5,000rpm의 토크가 상당히 맛깔스럽다. 차량 중량 470kg의 묵직한 무게지만 가볍게 밀어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4.5초 남짓이 소요되며 최고속은 180km/h 이상이다. 수동 기반에 클러치는 자동으로 제어되며 변속은 버튼으로 조작하는 세미오토 방식이다. 중립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1단을 넣으면 텅 하는 소리와 함께 기어가 들어가며 주행 준비를 마친다. 이제 스쿠터처럼 스로틀만 열면 차량이 움직인다. 변속은 시프트업 레버를 이용해 직접 올려줘야 하지만, 차량의 속도가 낮아지면 시프트다운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라이더의 의도에 따라 레버를 조작해 시프트다운을 해줄 수 있다. 말로 설명하니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직접 타보면 아주 편리한 방식이다.
주차해놓은 차량을 빼기 위해 후진을 하려는데 좌측 스위치 박스에 있어야 할 후진 버튼이 없어서 당황했다. 이제 스로틀 그립의 역방향 조작이 후진 버튼을 대신한다. 중립이나 1단 상태에서 스로틀을 반대 방향인 앞쪽으로 감아 기어 조작 레버를 내리면 후진 기어가 활성화 된다. 덕분에 전, 후진 전환이 더 편해졌다. 제동력은 어지간한 자동차와 모터바이크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풋브레이크만으로 세 바퀴의 브레이크를 모두 컨트롤하는데 밟는 즉시 엄청난 감속G와 함께 차량이 멈춘다. 마치 슈퍼카 같은 감각이다.

탄탄한 느낌을 주며 좌우 미끄러짐이 적다

옵션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다
캔암 트라이크를 안타본 사람들은 경차너비 수준의 차폭 때문에 자동차의 움직임과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막상 타보면 모터사이클의 기동성과 더 비슷하다. 일단 프런트 휠이 빠져나가면 차체의 뒷부분은 앞보다 폭이 좁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이 쏙 빠져나갈 수 있고 눈으로 정확한 차폭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과감하게 달릴 수 있다. 주행모드는 에코, 올로드, 스포츠, 랠리, 그리고 레드락 모델 전용의 커스텀 모드가 있다. 캐니언은 오프로드, 즉 길을 완전히 벗어나는 주행을 즐기는 모델이 아니다. 포장이든 비포장이든 어디까지나 길 위를 달리기 위한, 모든 도로를 위한 어드벤처 트라이크다. 물론 캔암이 속한 BRP 그룹이 오프로드 명가인 만큼 오프로드 주행성능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 이미 라이커 랠리를 통해 가볍게 오프로드 콘셉트를 선보인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니언이 매력적인 이유는 지금 가장 핫한 장르인 어드벤처 DNA를 듬뿍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스파이더보다 5cm가량 높아진 지상고로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어딘가가 닿고 긁히는 일이 거의 없다. 서스펜션 트래블도 260mm로 길어졌다. 그만큼 서스펜션 움직임은 훨씬 적극적이다. 다만 제동하게 되면 하중이 앞으로 쏠리며 차고가 낮아지며 지상고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SUV라면 갈 수 있지만 승용차로는 가기 힘든, 딱 그 정도의 험로까지가 캐니언의 영역이다.
비포장도로에 들어서며 주행 모드를 랠리로 변경했다. 트랙션 컨트롤이 최소화 되며 뒷바퀴가 흙먼지를 마구 뿌려댄다. 엉덩이는 옆으로 움직이고 최대 카운터스티어 상태로 가속을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미끄러짐을 허용한다. 드리프트로 회전 중에도 안쪽 휠이 떠오르려고 하면 재빠르게 바깥쪽 휠에 제동을 걸어 차량이 뒤집어지는 것을 막는다. 적극적이고 빠르게 개입하기 때문에 차체의 안정성을 흐트러트리지 않는다.

안전 경고문을 확인, 크루즈 컨트롤 취소 등 다양한 기능을 부여해두었다

풀컬러 TFT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는 물론 후진 시 후방카메라까지 표시한다
트라이크 특유의 원심력에 대응하며 달리다 보면 전통적인 바이크와는 조금 다른 근육을 쓰게 된다. 오프로드 기분을 내기위해 스탠딩 자세도 취해봤지만 그냥 앉아서 달려도 전혀 불편함 없이 주파할 수 있었다. 길이 제법 울퉁불퉁해도 상당히 편하게 달릴 수 있고 주행이 무척 쉽다. 자동차보다 훨씬 편하게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바퀴와 주변의 노면을 직접 눈으로 보며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오프로드에서 감이 아니라 내가 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주행에 대한 난이도를 크게 낮춰준다.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도 오프로드 주행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준다. 코너링에서는 차체를 쏠림 없이 단단히 받아주지만 노면이 튀면 바로 충격을 흘려보낸다. 그래서 불규칙한 노면을 달려도 좌우로 쿵쾅거리는 움직임이 적었다. 여기에 리어 휠의 토크가 그대로 노면에 전달되는 구조다보니 보통의 자동차라면 디퍼런셜락 없이는 바퀴가 빠져버릴 부드러운 흙에서도 간단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든 길을 달릴 수 있다는 캐니언의 콘셉트에는 충분히 넘치는 성능이다. 본격적인 오프로드는 캐니언의 영역이 아니라고 미리 선을 긋고 있지만 실은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무겁고 높은 어드벤처 바이크들과 달리 캐니언은 시트고에 대한 걱정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매순간이 조심스러운 대형 어드벤처와 달리 단 한순간도 불안함을 느끼지 못했다. 설령 길을 잘못들어도 후진으로 슥 빠져나오는 여유가 있다.


에어클리너 박스에 접근할 수 있어 경정비에 편리한 구성이다.
캐니언 VS 스파이더RT
브랜드를 벗어나면 경쟁자가 없는 모델이라 캐니언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름 아닌 형제 모델인 스파이더RT다. 캐니언의 주행 성능이 스파이더RT에 비해 경쾌하게 느껴졌지만 막상 무게와 이로 인한 퍼포먼스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뒷자리는 스파이더 RT 시리즈의 안락함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시트는 비교적 단단하고, 탠덤 그랩바 위치가 몸에 가까워 좌우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스파이더RT가 느긋하게 승객의 마음으로 달릴 수 있는 모델이라면 캐니언은 더욱 적극적으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을 유도하는 점이 다르다. 우열보다는 취향의 영역이다. 또한 캐니언에게는 스파이더 RT가 자랑하는 큼직한 프렁크가 없다. 대신 사이드와 탑케이스에 짐을 묶기가 용이해서 캠핑이나 크기가 큰 짐을 가지고 여행하는 데는 오히려 유리한 부분도 있다.

모험의 난이도를 낮추는 어드벤처
간혹 트라이크에 대해 2륜의 모터바이크와 4륜의 자동차의 단점만 따온 물건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캔암의 트라이크를 직접 경험해본다면 그게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2륜과 4륜이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다른 매력으로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있듯이 3륜, 트라이크도 자신만의 영역이 확실하다. 한없이 바이크에 가까운 개방감과 자유로움을 압도적인 안정감 속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제 그 영역이 모든 길로 확대되었다는 것이 캐니언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이 모델을 선택할 이유
무게와 시트고의 제약을 벗어나 즐기는 어드벤처

SPECIFICATION
CAN-AM CANYON REDROCK
엔진형식 수랭식 직렬 3기통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84 × 80(mm)
배기량 1,330cc
압축비 12.2 : 1
최고출력 115hp / 7,250rpm
최대토크 130.2Nm / 5,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6.5ℓ
변속기 6단 세미오토매틱 + 후진
구동방식 벨트 드라이브
서스펜션 (F)더블 위시본 + 안티롤바 (R)KYB 세미 액티브 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MC165/55R15 55H (R)MC225/50R15 76H
브레이크 (F)270mm 더블 디스크 (R)270mm 싱글 디스크, 통합 제동 시스템
전장×전폭×전고 2,547×1,581×1,500(mm)
휠베이스 1,714mm
지상고 약 160mm
시트높이 755mm
공차중량 470kg
판매가격 미정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박슬기
취재협조 (주)바이크원 BRP코리아 b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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