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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력 넘치는 머슬크루저,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팻밥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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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력 넘치는 머슬크루저,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팻밥 114

     

    Real American muscle

    HARLEY-DAVIDSON
    SOFTAIL FAT BOB 114

     

    박력 넘치는 머슬크루저 팻밥이 이제는 사라진 다이나 패밀리를 떠나 소프테일 패밀리의 품에 안겼다. 커스텀 바이크를 떠올리는 파격적인 스타일과 독특하지만 뛰어난 운동성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최근 할리데이비슨에서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다이나와 소프테일로 양립하고 있던 크루저 라인업을 소프테일로 통합한 일일 것이다. 다이나 팬들에는 당황스러운 소식이었다. 개인적으로 다이나 팬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팻밥과 스트리트밥이 소프테일로 옮겨진 것이 꽤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변화된 소프테일 팻밥의 실물을 보고 다이나 팻밥에 대한 미련은 훅 날아가 버렸다.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레트로 무드는 전혀 남아있지 않음에도 이렇게나 매력적인 디자인이라니. 물론 파격적인 변화에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팻밥은 원래부터 호불호가 확실했던 모델이었다.

     

     

    소프테일

    일반적인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는 엔진의 진동을 차체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아닌 엔진과 프레임의 연결부위에 고무를 덧대 진동을 흡수하는 러버 마운트 방식을 사용한다. 그래서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이 차체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존의 스포스터와 다이나 역시 이런 러버 마운트 방식을 사용한다. 투어링 패밀리도 이 방식을 사용하다 밀워키-에잇을 사용하는 현 세대부터 카운터 밸런서를 내장해 피스톤 진동의 75%를 제거하고 러버 마운트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부드러우면서도 특유의 고동감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소프테일 패밀리는 전통적으로 엔진 안에 피스톤이 만드는 진동을 100%로 경감시키는 카운터 밸런서가 내장된다. 진동이 적다 보니 엔진은 프레임에 완전히 고정된다. 그래서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엔진의 흔들거림이 없다. 덕분에 엔진 주변에 여유 공간도 필요 없어 프레임이 엔진 주변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다. 소프테일 패밀리의 디자인이 유난히 단단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차이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팻밥

    소프테일 팻밥의 개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헤드라이트다. 기존의 팻밥을 상징했던 동글동글한 듀얼 헤드라이트 대신 커스텀 바이크에서나 볼법한 다각형의 헤드라이트가 전면에 박혀있다. 최신 기술인 LED 헤드라이트를 채택해 얇고 좌우로 긴 독특한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 150mm 프런트 타이어는 어지간한 바이크의 뒤 타이어 사이즈다. 타이어 폭이 커진 만큼 딱 벌어진 프런트 포크가 마치 듬직한 어깨처럼 연출되었다. 팻밥 디자인의 당당함의 비결이다.

     

    LED 헤드라이트는 독특함은 물론 밝은 밝기와 넓은 조사각으로 안전운전에도 도움을 준다
    (좌) 계기반은 원형의 고전적인 스타일인데 속도가 아닌 회전계를 기본으로 한다 / (우) 리어 펜더는 시원하게 잘려나간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프런트 포크는 소프테일 패밀리 중 유일한 도립식 포크를 채택하고 있다. 주행 성능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계기반에 가장 크게 표시되는 것이 속도가 아닌 RPM이라는 것부터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다. 짧게 잘린 전후 펜더에 차량 전반에 입혀진 무광의 블랙 데님 컬러 그리고 레터링으로 처리된 디테일까지 쿨한 디자인이다. 여기에 차체 중앙에 박력 있게 자리 잡은 밀워키-에잇 엔진과 엔진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황동 컬러의 매니폴드가 존재감을 더한다.

     

    밀워키-에잇 엔진은 헤드 사이즈가 커서 시트 아래가 불룩 튀어나와 있다. 데일 정도는 아니지만 오른쪽 허벅지 안쪽이 뜨끈뜨끈하다. 매니포드의 토미건 스타일의 홀 가공이 독특하다

     

    1868cc

    투어링 패밀리에 이어 소프테일에도 새롭게 적용된 밀워키-에잇 114엔진은 114큐빅인치 (1868cc)의 거대 배기량이다. 대체로 엔진의 효율이 가장 높은 배기량은 기통 당 650cc 정도다. 그래서 스포츠성을 지향하는 2기통 엔진이 1200~1300cc의 최대 배기량을 가진다. 자동차에도 2400cc까지는 4기통을 사용하고 그 이상의 배기량부터 6기통으로 넘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이상 배기량을 높이면 마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하지만 얻어지는 것이 있다. 한 번에 연소되는 양이 커지기 때문에 토크는 사이즈에 비례해 상승한다. 할리데이비슨 엔진이 기통 당 934cc라는 거대한 배기량을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마력보다는 이 토크를 얻기 위함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엔진 토크는 공개하고 있지만 최고출력을 공식적으로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스펙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성능이 떨어져서라는 생각은 큰 오해다. 밀워키-에잇 엔진을 다이나모에서 측정한 휠 마력을 찾아보니 82마력, 토크는 151Nm에 달한다. 휠에서 측정한 값이니 구동계에서 손실을 감안하면 엔진 출력은 그보다 높은 최소 90마력 이상일 것이다. 제원 상 최대 토크는 155Nm이며 최대 토크가 2,000rpm 언저리에서부터 4,000rpm까지 플랫하게 나온다. 아이들링만 벗어나 4,000rpm까지 리터급 슈퍼바이크의 최대토크의 1.5배를 넘는 토크를 뿜어낸다. 일단 82마력이면 시속 200km도 문제없는 출력이니 출력 부분은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가속은 사실상 토크가 지배한다.

     

     

    팻밥 114는 실제로 상당히 빠른 가속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슈퍼바이크의 가속이 톱을 써서 나무를 베는 것이라면 팻밥의 가속은 도끼로 찍어서 베는 것과 같다. 달리는 중에도 스로틀을 과격하게 열면 리어 타이어가 캭 하는 단발마를 지르며 튀어나간다. 전통적인 아메리칸 머슬카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두 바퀴 위에 재현된다.

     

    사선으로 잘린 형태의 트윈 배기 시스템은 밝은 은색으로 처리해 묵직한 전체 디자인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주행의 즐거움을 고조시키는 순정 머플러 사운드도 꽤나 괜찮다. 머플러 튜닝이 기본처럼 흔하던 시절에는 순정 배기는 떼어질 것을 고려한 수준의 완성도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음 규제가 심해지면서 순정 머플러에도 규제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박력 있는 사운드를 낸다. 상당히 공들여 세팅했음을 알 수 있다.
    발을 앞쪽으로 뻗는 포워드 컨트롤의 포지션에 좌우로 넓고 상체가 슬쩍 숙여지는 드랙바의 조합은 조금은 껄렁하고 불량한 포지션을 연출한다. 달리는 내내 기분이 좋은 것은 이 포지션이 꽤나 적극적으로 바이크를 다루게 해주기 때문이다. 꼬리뼈 위까지 엉덩이를 감싸 올라오는 시트가 급가속으로 아랫도리가 뒤로 밀려나는 것을 막아준다. 그 호쾌한 가속을 자꾸만 즐기고 싶어 신호대기가 반가울 지경이다.

     

     

    코너를 만나 바이크를 처음 기울일 때 살짝 당황했다. 이게 과연 코너를 잘 돌까 싶은 구성이며 실제로 처음 코너를 돌 때는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이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인간은 신기하리만큼 적응을 잘 하는 동물이다. 몇 개의 코너를 거치면서 바이크가 자연스럽게 몸에 붙는다. 세팅이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를 뿐이라는 증거다. 틀린 세팅의 바이크는 아무리 타도 감각이 몸에 붙지 않는다.
    익숙해질수록 재밌다. 의외로 한계도 높고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다. 두툼한 전후 타이어가 만드는 그립이 상당히 높다. 좌우로 기울일 수 있는 기울기는 32도 남짓으로 한계 자체는 크게 높지 않지만 꽤 적극적으로 기울여 갈 수 있다.

     

    오른쪽 시트 아래에는 서스펜션의 프리로드 조절 기구가 달려있어 상당히 편리하다. 다만 매니폴드와 가까워서 시동이 걸려있을 때는 조작이 힘든 것이 단점

     

    전후 서스펜션이 모두 개선되었지만 특히 리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기존의 소프테일은 차체 아래쪽에 서스펜션을 숨겨 마치 리지드테일처럼 보이게 연출했는데 이번 소프테일은 서스펜션 위치가 시트 아래로 옮겨졌다. 외형상 큰 차이는 없지만 작동 방식은 완전히 반대인데 지금 방식이 일반적인 서스펜션 구조와 더 가깝다. 서스펜션 움직임에 따른 휠베이스의 변화가 적고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데다, 스프링 아래 하중이 비약적으로 가벼워져 리어의 노면 추종성도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4피스톤 캘리퍼와 더블 디스크, 그리고 도립식 프런트 포크의 조합은 팻밥이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드러낸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프런트의 4피스톤 캘리퍼 한 쌍이 물고 있는 더블 디스크 덕분에 원하는 만큼 제동력을 만들 수 있다. 초반 답력과 컨트롤도 모두 좋다. 제동 성능의 여유는 스포츠 주행은 물론 일상 주행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요즘 할리 타봤어요?

    할리데이비슨이라고 하면 감성만 앞세우고 기술력도 없고, 안 나가고, 잘 안 서고, 코너링도 별로고, 진동 많고, 시끄러운 바이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20년 전쯤에는 정말 그랬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면 정보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요즘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들은 잘 나가고, 잘 서고, 잘 돈다. 또한 기분 나쁜 진동보다는 부드럽고 기분 좋은 고동감으로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순정 머플러는 시끄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라이더에게 최대한 기분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이처럼 그들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 좋은 바이크를 만들기 위해 상당히 많은 기술을 바이크에 접목시킨다. 실제로 타보기 전에는 모른다. 할리데이비슨이 신형 소프테일의 마케팅에서 시승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번 달려봐라. 지금까지 당신이 가진 고정관념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HARLEY-DAVIDSON SOFTAIL FAT BOB 114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OHV 4밸브
    보어×스트로크
    102˟114.3mm
    배기량
    1,868cc
    압축비
    10.5:1
    최고출력
    미발표
    최대토크
    155Nm/3,00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
    연료탱크 용량
    13.6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 텔레스코픽 도립
    (R)모노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50/80 16
    (R)180/70B 16
    브레이크
    (F)더블 디스크
    (R)싱글 디스크
    전장
    2,340mm
    휠베이스
    1,615mm
    시트 높이
    710mm
    차량 중량
    296kg
    판매 가격
    2,850만 원

     

     


     

    credit

     양현용 ㅣ 사진 양현용/이민우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www.harley-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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