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IFE SPECIAL REPORT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에 가다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에 가다

    0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에 가다

     

    산골마을의 작은 소년을 기억하다

    HONDA SOICHIRO 
    CRAFTSMANSHIP CENTER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

     

    일본 중부의 공업도시 하마마츠浜松를 찾은 것은 지난 6월. 초여름 햇볕은 쨍하게 대지로 떨어지며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은 시원하다. 하마마츠의 중심에서 두 량짜리 전철을 타고 40분을 가면 작은 산골 마을이 시작된다. 바로 그곳에서 혼다를 만났다

     

    일본 중부의 공업도시 하마마츠는 시즈오카현에 속한다. 지역적으로는 오사카와 도쿄의 중간쯤에 위치하며 일본인들이 성스럽게 생각하는 후지산을 이마에 얹고 있다. 16세기 일본 에도막부의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활약했던 무대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연간 기온이 온난하며 산, 바다, 호수, 온천 등 자연을 환경이 좋아 예로부터 사람들이 모였다. 자연스럽게 현대 제조업 사회로 발전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이곳에서 설립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혼다이다.

     

    하마마츠의 혼다

    일본을 대표하는 6휠 컴퍼니인 혼다 이외에도 하마마츠에는 내로라하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배출했다. 방직기 사업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6휠 컴퍼니가 된 스즈키나 세계적인 악기 제조사이자 제트스키와 모터사이클에 이르는 완성차 브랜드인 야마하도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다. 일제 4대 브랜드 중 3개가 이곳에서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라이더의 가슴에 뭔가 떨림이 시작된다.

    혼다의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가 자란 곳은 지금의 하마마츠 시 중심에서 30km 정도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 덴류天竜다.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신하마마츠新浜松에서 엔슈遠鉄철도를 타고 종점인 니시카지마西鹿島駅까지 가야 한다. 일본의 국철인 JR과 고속철도 신칸센이 지나가는 하마마츠 역의 풍경과는 다르게 엔슈 철도에는 2량짜리 작은 전철이 1개 철로를 번갈아가며 다닌다. 40여 분을 달리는 동안 도시의 풍경은 점차 산과 들로 변한다.

    휴대폰 앱으로 가는 길을 검색했을 때에는 니시카지마에서 또 다른 지선인 덴류하마나코天竜浜名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을 더 가야 했는데 배차 간격이 길어 걸어가기로 했다. 시골 한적한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다양한 풍경이 보인다. 저 멀리 강줄기도 기분 좋게 보이고 남의 집에 세워놓은 오래된 자동차도 신기하다. 걸어가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 40여 분을 갔을까, 드디어 목적지인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本田宗一郎ものづくり伝承館)이 나온다. 예상보다 아담한 크기다.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

    1936년 건립되어 1970년까지 지역 관공서로 쓰이다가 행정구역 이전으로 인해 주민의 품으로 돌아와 도서관 등의 공공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그 후 2003년 과거의 역사성을 인정받아 지역 등록 유형문화재로 선정되었고 2010년에 하마마츠의 위탁을 받아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다.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 1층에는 혼다의 기념비적인 모델들이 전시되어있었고 2층에는 행사를 위한 공간과 혼다에 관련한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시간은 30분 정도면 충분하고 모델마다 자세히 들여다본다 해도 1시간이면 넉넉하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방문하기보다는 혼다 소이치로가 소년 시절을 보냈던 곳을 여행한다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게 좋겠다.

     

    MEMORABLE MODELS

    혼다 기념관에 전시된 모델들은 대부분 실제로 운용되었던 모델들이라 더욱 정감이 갔다. 역사적인 모델도 있고 특별한 모델도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혼다 C형 
    (1949년)

    혼다 독자 기술로 설계 및 개발한 최초의 바이크. 디자인도 모패드를 뛰어넘어 바이크 쪽에 더 가깝게 연출되었다. 혼다 C형에 적용된 공랭 2스트로크 엔진은 기존 A형의 자전거 부착형 보조엔진의 배에 달하는 96cc의 배기량을 선보인다. 최대 마력은 3마력으로 최대 5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향상된 출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터식의 프런트 서스펜션과 캔틸레버식 크랭크샤프트 구조를 적용했다.

     

    (좌) 고전적인 방식의 프런트 서스펜션을 볼 수 있다 / (우) 엔진과 구동계를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전쟁 후 물자가 부족했던 당시 상황을 반영해 리어카에 쓰였던 부품들이 공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사이즈 모터바이크의 형상이 연출된 점은 놀랍다. 당시 도쿄에서 열린 미국 대 일본 바이크 레이스에 하마마츠에서 단 한 대로 출전하여 클래스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엔진 공랭 2스트로크 단기통 
    배기량 96cc 
    최고출력 3PS/3000rpm 
    최고시속 50km/h 
    중량 80kg

     

     

     

    혼다 커브 F형
     (1952년)

    자전거에 엔진을 결합한 형태의 초기형 커브. 1951년까지 생산되었던 커브 A형에 이어 출시된 모델이다. 엔진이 차체 후방에 장착되어 배기가스 안에 포함된 오염물에 의해 운전자의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예방했다. 또한 하얀색 연료 탱크와 커브의 연출된 빨간색 엔진 커버 디자인이 소비자의 인기를 끌었고 발매 후 반년간 2만 5천 대가 팔려나갔다. 제품력은 물론 판매 방식을 혁신했던 이유도 한몫했는데 기존에 혼다 취급점에서만 판매하던 것을 변경해 우편으로 고객을 모집하고 전국의 자전거 가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방법이었고 당시 혼다를 지탱하는 중요 제품이었다.

    엔진 공랭 2스트로크 단기통 
    배기량 50cc 
    최고 출력 1PS/3,600rpm 
    최고 속도 35 km/h 
    중량 6kg(엔진)

     

     

     

    혼다 슈퍼커브 C100 
    (1958년)

    현행 슈퍼커브의 조상 C100이다. 20세기 상업과 운송의 아이콘으로 전 세계 각국의 모터리제이션을 이끌었던 커브 시리즈의 원조. 내구성이 높고 연비가 좋아 경제성이 강점으로 부각되었고 누구든지 다루기 쉬운 구성으로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1958년 슈퍼커브를 베이스로 하여 부분적인 개선을 하며 차례로 신형 커브가 발표되며 지금껏 이어진다. 

     

    (좌) 작은 크기의 계기반이 보인다 / (우) 시트 하단 로고와 배터리 박스는 2018 슈퍼커브 뉴모델에 연출된 것과 거의 유사하다
    (좌) 고전적인 헤드라이트와 커브 로고가 보인다 / (우) 프런트 서스펜션 구조와 스포크 휠 그리고 프런트 브레이크를 확인할 수 있다

     

    2018년에는 슈퍼 커브 시리즈는 전 세계 누적 판매 1억 대를 달성했다. 이것은 이륜차는 물론 전 차량에서도 세계 최다의 양산 기록이며 현재도 갱신 중인 현재진행형의 기록이다. 전시된 1963년도에 제조·판매되었던 슈퍼커브(C100)로 초기형에 일부 개선이 더해진 모델로 기본이 되는 설계·구조는 초기형과 같다. 당시 실제 운행되었던 모델이다.

    엔진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V
    배기량 49cc
    최고 출력 4.5PS/9,500rpm
    최고 시속 75km/h
    변속방식 자동 3단 원심 클러치
    중량 55kg

     

     

     

    혼다 드림 C70 
    (1958년)

    혼다 역사상 최초의 2기통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이다. 247cc 공랭 4스트로크 OHC 병렬 트윈 엔진을 백본 프레스 프레임에 얹었다. 1950년대 모델임에도 요즘 출시된 클래식 바이크 디자인과 견주어 봐도 손색없다. 

     

    (좌) 네모난 헤드라이트가 강렬한 인상이다 / (우) 프런트 서스펜션과 스포크 휠, 브레이크 구조를 볼 수 있다
    (좌) 백본 프레임에 엔진을 부착해 엔진이 그대로 드러난다 / (우) 로고의 디테일이 상당하다

     

    네모난 헤드라이트부터 시작된 각진 인상은 차체 전반에 강인한 느낌을 전달한다. 고광택 블랙 컬러와 반짝이는 크롬 파츠가 조화롭다. 고성능 버전의 바이크를 지향하는 만큼 병렬 트윈 엔진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설계 당시 일본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절과 불상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링을 연출했다고 한다.

    엔진 공랭 4 스트로크 2기통 OHC
    배기량 247cc
    최고출력 7 1.7PS/7,400rpm
    중량 138kg
    판매가격(당시) 169,000엔

     

     

    Honda CB750P 
    (1970년)

    한 세대를 풍미한 혼다의 4실린더 슈퍼바이크 CB750 일명 나나한의 폴리스 바이크 버전이다. 일어로는 하얀 바이크를 뜻하는 시로바이白バイ라고 한다. 엔진 가드에 경고등, 사이렌, 라이트 케이스를 연출해 폴리스 바이크의 느낌이 강조된다. 속도위반 측정 대응 속도계, 서류함, 싱글 시트 등의 업무 관련한 전용 장비가 장착되어 있는 점도 흥미롭다. 

     

     

    용도에 맞게 고속 운행 안정성을 고려하고 시내의 정차를 대비해 시가지에서는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1960년대 중반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사이카 대원들은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운전 기술이 필요했다. 그에 따라 혼다는 스즈카 서킷에서 대원들의 고속안전 운전 강습을 시작했다. 현재 혼다의 교육 프로그램은 이 훈련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혼다 뉴스커브 
    (1971년)

    슈퍼커브의 탄생 배경에 ‘소년이 한 손으로 국수를 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는 바이크를 만들라’는 혼다 소이치로의 주문이 있었던 만큼 커브는 상업용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1971년 출시된 뉴스커브(전시된 모델은 1972년)는 이를 반영하는 상용 가지치기 모델이다. 슈퍼커브를 베이스로 신문 배달용으로서 전용 설계된 모델. 뉴스 커브라는 모델명이 이를 말해준다. 

     

    적재 성능을 극대화한 구성을 볼 수 있다

     

    당시 경제 호황에 힘입어 신문의 배달 부수가 늘어났는데 일본 신문사와 유통업체의 요청에 의해 개발된 모델이다. 차체는 밝게 보이도록 화이트와 옐로 컬러를 활용해 신문 배달을 하는 시간인 새벽이나 비 오는 날에도 피인성을 고려했다. 방수 소재의 천을 적용한 배달용 소프트 백을 프런트와 양 사이드에 연출했다. 리어 캐리어까지 합쳐 총 350부의 신문을 적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접지면이 큰 사이드 스탠드를 적용하는 등 현장 배달원의 요청을 적극 반영한 부분들도 확인할 수 있다.

     

     

    혼다 드림 CB350FV 
    (1971년)

    경찰에 시로바이가 있었다면 소방대원에게는 붉은색 바이크를 뜻하는 아카바이赤バイ가 있다. 기본적으로 모터바이크의 속성인 빠르고 기민한 장점을 살려 초기진화 또는 현장 조사를 위한 목적으로 사양되었다.

     

    (좌) 긴급출동을 위한 경고등이 연출되어있다 / (우) 리어에는 하드 사이드 케이스와 소화기가 있다

     

    경찰의 시로바이는 좀 더 고성능의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카바이는 여유 있는 출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주행성과 다루기 쉬운 특성을 고려해 혼다 드림 CB350을 채택했다. 출동 당시 울렸을 긴급 사이렌이나 적색등 그리고 소화기 등을 적용한 특별한 소방용 이륜차다.

     

     

    혼다 몽키 Z50A
    (1969년)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몽키다. 모델명의 A는 다운 머플러 시리즈에 붙이는 네이밍이다. 보통 몽키는 업 머플러가 기본인데 이 모델은 머플러가 아래쪽에 배치되어있다. 몽키 특유의 보디워크는 그대로지만 휠은 8인치 키웠고 프런트 서스펜션을 텔레스코픽으로 변경되었다. 방향 지시등도 장비되었다.

    엔진 공랭 4사이클 OHC 단기통
    총 배기량 49cc
    차중 55kg
    최고출력 2.6PS/7,000rpm

     

     

    혼다 스쿼시 
    (1981년)

    화려한 패션 감각을 뽐내는 초소형 스쿠터다. 공랭 2사이클 단기통 엔진을 탑재해 작은 체구에도 최고 출력 3마력으로 힘찬 주행이 가능하다. 휴대 및 보관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미니 사이즈에 핸들이 접이식 핸들바를 장착했다. 80년대 초소형 접이식 바이크인 혼다 모토콤포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오일 경고등, 미터기, 속도계 등이 연출된 계기반을 채용한다. 연료 게이지는 연료탱크 위에 있고 시트 아래에 소지품 넣는 곳이 있다.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

    혼다의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가 나고 자란 마을에 위치한 기념관은 과거 공관으로 썼던 건물을 활용했다. 전시된 바이크와 전시품의 규모는 작지만 일본의 작은 산골 마을까지 가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에 꽤나 기분 좋은 여정이었다. 소년 혼다 소이치로가 뛰어놀며 꿈을 키웠던 동네라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감성적인 느낌이다. 

     

    위치 :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텐류구 후타마타마치 후타마타 1112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 30분
    휴관일 : 월요일·화요일/연말연시/공휴일의 경우는 개관하고 수요일을 휴관
    관람료 : 무료(특별 전시는 상이)

     

     


     

    credit

    글/사진 이민우
    자료번역 임금아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