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엄프가 본격적인 컴패티션 오프로드 머신 개발 소식을 알렸을 때 ‘굳이?’를 떠올렸던 자신이 부끄럽다. 그만큼 완성도가 좋다. 레이스에 그대로 뛰어들어도 좋은 뛰어난 기본기와 트라이엄프 특유의 브랜드 특색이 돋보인다.

TF 시리즈
트라이엄프는 2023년, TF 250-X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오프로드 레이싱 머신의 역사를 시작했다. 모토크로스의 전설적 레이서인 리키 카마이클과 엔듀로 GP의 전설인 이반 세르반테스가 긴밀하게 협력한 결과였다.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 대중량비를 목표로 경량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했고 250cc DOHC 단기통 엔진에 5단 미션을 탑재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설정을 갖췄다. 고성능 KYB 서스펜션,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등 성능이 보장된 파츠로 무장했다. 이후 트라이엄프는 TF 250-X의 성공적인 데뷔를 도운 리키 카마이클RickyCarmichael을 기리는 RC 에디션의 TF 450-RC 모델을 선보였다. 리키 카마이클이 직접 선택한 시그니처 그래픽, 전용 핸들바, 전용 트리플 클램프, 홀샷 장치 등 최상급 레이싱 부품이 적용됐다. 이후 RC 모델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양산형 450cc 머신인 TF 450-X가 추가됐다. 최고출력 62마력, 최대토크 50Nm를 발휘하며 새로운 고성능 클러치 허브와 차체 튜닝을 통해 내구성과 조작성을 개선했다.


곧이어 미국, 캐나다 등 크로스컨트리 레이싱의 수요가 높은 지역을 타깃으로 TF 250-C와 TF 450-C가 출시했다. 모토크로스 머신과 차체를 공유하지만, 크로스컨트리 환경에 맞춰 리어에 18인치 와이어 스포크 휠을 장착하고 장거리 라이딩에 맞춰 엔진 출력을 조율했다.
마지막으로 모토크로스와 크로스컨트리를 넘어, 정통 엔듀로머신인 TF 250-E와 TF 450-E를 출시하며 오프로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마찬가지로 5회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가진 이반 세르반테스와 4회 월드 챔피언을 지닌 폴 에드먼슨이 개발에 참여했고 어떤 지형에서도 탁월한 핸들링을 목표로 설계됐다. 즉, TF 250-E와 TF 450-E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모델이 아닌, 트라이엄프가 모토크로스와 크로스컨트리 분야에서 다진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본격 엔듀로 머신이다.

깔끔한 스타일
외관은 화이트와 블랙에 네온 그린 컬러 포인트로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함이 돋보이고 직선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넓고 높은 마스크에 정성스레 다듬어진 LED 라이트가 자리하고 블랙 컬러의 프런트 펜더 끝에 트라이엄프 로고를 더했다. 핸드 가드는 깔끔한 블랙으로 손 전체를 커버하며 측면은 열린 타입으로 가벼운 핸들링을 고려했다. 측면에는 TF 로고와 함께 트라이엄프 로고가 삽입됐고 체커기를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서브 프레임을 덮은 리어 카울은 화이트 컬러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시트는 작은 돌기로 이루어진 재질로 우수한 마찰력을 확보했고 사이드 페어링과 이어지는 라인에 맞춰 스티치를 더해 고급스럽게 마무리했다.


보장된 성능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은 엔듀로 특성에 맞게 설계되어 뛰어난 강성과 낮은 무게 중심을 완성했다. 풀어저스터블 KYB 48mm 포크와 3방향 조절식 링크 리어 쇽이 적용됐으며 모토크로스 모델 대비 10mm 줄어든 포크로 핸들링과 노면 충격 흡수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갖췄다. 전방에 260mm, 후방에 220mm의 갈퍼 디스크와 브렘보 캘리퍼가 조합됐다. 우수한 조작성을 고려해 클러치와 브레이크 레버도 브렘보로 무장했다. 프로테이퍼 핸들 바가 기본 적용됐고 조절식 마운트로 라이더의 취향과 신장을 고려했다. DID 더트스타 7000 시리즈 알루미늄 림과 트라이엄프가 직접 설계한 허브가 조합됐고 여기에 미쉐린 엔듀로 2 타이어를 기본 적용했다. 트윈 에어에서 제공하는 고용량 라디에이터를 탑재하고 보조 팬을 기본 장착했다. 공구 없이 탈부착할 수 있는 듀얼 스테이지 필터도 일관된 엔진 냉각 효율을 제공해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동력 전달을 보장한다.

TF 250-E
먼저 250cc DOHC 단기통 엔진으로 최고출력 42.3마력, 최대토크 27.8Nm를 발휘하는 TF 250-E에 올랐다. 시트고는 955mm로 수치상으론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인데 실제로 라이더가 올라타면 큰 폭으로 가라앉는다. 다리 공간에 그 무엇도 걸리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차체를 날렵하고 깔끔하게 깎아냈고 시트의 돌기가 엉덩이를 완벽하게 고정한다.

한 가지 미리 말하자면, 어느 브랜드든 250cc 4행정 모델을 전체 라인업의 가장 기본적인 모델로 위치시킨다. 누구나 타기 쉬우면서도 어디 하나 아쉬움이 생겨서는 안 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TF 250-E의 엔진은 다소 무덤덤하게 반응하며 움직인다. 낮은 rpm부터 부드럽게 가속하는 게 경쾌함보단 안정감이 돋보이는 설정이다. 모토크로스 엔진보다 더 높은 관성을 갖추도록 설계된 덕이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끈적하게 짓누르며 나아가기 때문에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스로틀을 과감하게 전개할 수 있다. 엔진은 중반부 rpm부터 묵직한 관성을 이용해 매섭게 가속한다. 엔진은 12,800rpm까지 회전하기 때문에 우리가 경험하던 일반적인 양산형 바이크의 변속 타이밍보다 더 늦게, 더 길게 끌고 갈 수 있다. 4단 기어까지 스로틀 반응이 우수하기 때문에 복잡한 테크니컬 섹션이나 좁은 엔듀로 코스에서도 빠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장비 제외 86kg의 라이더에게 전반적으로 무른 느낌인데 고속 영역이 아니라면 오히려 무게 중심이 낮게 깔려 더 쉽고 안정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다. 특히 링크 타입의 리어 쇽은 빠른 반응성보다 노면을 꾸준히 눌러주며 충격을 삼키는 세팅이다. 라이더가 ‘내가 컨트롤을 잘해서 요철을 넘었나?’하고 착각하게 만들 만큼 서스펜션 움직임이 좋다. 순정 프로테이퍼 핸들 바는 타 브랜드보다 낮은 각도로 올라와 낮은 무게 중심과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 클러치 레버의 반응성은 정확하고 전후 브레이크 레버의 감각도 직관적이다. 윌리 턴 상태에서 얕은 토크를 이용해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다만, 클러치 레버가 꽤 무겁게 느껴졌는데 테스트 머신이 이미 많은 시승을 거친 상태라 정상 컨디션이었는지는 의문이다. 리어카울 하단 안쪽에 홈을 마련한 센스도 눈에 띈다. 넘어진 차체를 일으키거나 리어 휠의 위치를 옮기기 좋다.

TRIUMPH TF 250-E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78 × 52.3(mm)
배기량 249.9cc
압축비 14.4:1
최고출력 42.8hp
최대토크 27.8N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KYB 48mm 도립 (R)KYB 링크 쇽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40/80 18
브레이크 (F)260mm싱글디스크 (R)22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836×1,264
휠베이스 1,488mm
시트높이 955mm
차량중량 114.2kg
판매가격 1,520만 원

TE 450-E
이어서 450cc SOHC 단기통 엔진으로 최고출력 58.6 마력, 최대토크 49.3Nm를 발휘하는 TF 450-E를 테스트했다. 차량중량은 TF 250-E와 고작 2.6kg 차이로 비교불가한 출력과 토크를 느낄 수 있다. 또한, TF 450-E는 피스톤 핀과 로커암에 DLC 코팅을 더해 낮은 마찰성과 높은 내구성을 갖췄다. 엔진 타입이 SOHC인 만큼 출발과 저속에서 탁월한 토크를 제공한다.
rpm을 높일 때 느껴지는 트랙션 감각도 DOHC보다 이해하기 쉽다. SOHC와 DOHC는 실린더 헤드에 들어가는 캠축의 개수에 따라 구분되는데 흡기와 배기 밸브를 어떻게 열고 닫느냐에 차이가 있다. SOHC는 비교적 고회전, 고출력에는 불리하지만, 저속 토크가 뛰어나고 구조가 간단한 덕분에 정비성이 좋다는 게 강점이다. 스로틀을 오버해서 전개해 리어 휠을 사정없이 미끄러트리던 TF 250-E와 달리 노면의 트랙션을 정확하게 느끼며 툭툭 내뱉는 강력한 토크를 컨트롤하는 게 묘미다. 별생각 없이 변속하다 보면 금세 100km/h를 넘어설 정도로 안정적이고 빠르다. 이전에 본격적인 엔듀로 머신을 경험하지 않은 라이더라면 ‘고작 450cc가 얼마나 세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기어에서도 풀 스로틀이 쉽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쉽게 이해시키자면, 6단 톱 기어에서도 윌리가 어렵지 않다. TF 250-E가 혈기왕성한 올라운더라면 TF 450-E는 좀 더 느긋하게, 작은 스로틀로도 쉽게 따라가는 어른과 같다. 단순히 배기량의 차이보다 엔진의 필링과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른 만큼 자신의 취향과 실력, 주행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게 좋겠다.

가성비 다크호스
왼쪽 스위치 뭉치에는 런치 컨트롤, 퀵스프트, 트랙션 컨트롤, 맵 버튼이 마련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시승 모델에는 전용 동글이 장착되지 않아 모든 기능을 테스트할 수 없었다. 두 모델 모두의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으로 추후 더 자세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싶다. 또한, 국내 첫 출시인 만큼 두 모델의 내구성과 부품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차치하고 새로운 TF 시리즈는 엄청난 상품성을 지녔다. 테스트 전까지는 KTM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오프로드 시장에서 ‘제대로 어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자신의 영역을 또렷하게 구축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완성도와 특유의 매력이 좋다. 게다가 TF 250-E와 TF 450-E의 가격은 각각 1,520만 원과 1,620만 원으로 약 2,000만원 시대의 엔듀로 시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지로 부상할 것이다.

TRIUMPH TF 450-E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SOHC
보어×스트로크 95 × 63.4(mm)
배기량 449.9cc
압축비 12.8:1
최고출력 58.6hp
최대토크 49.3N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KYB 48mm 도립 (R)KYB 링크 쇽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40/80 18
브레이크 (F)260mm싱글디스크 (R)22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836×1,264
휠베이스 1,488mm
시트높이 955mm
차량중량 116.7kg
판매가격 1,620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트라이엄프코리아, 트라이엄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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