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몽골리아 2016 : 후반전에서 탈락 위기의 순간!

    ETAP-6 하라호름-이크타미르

    2016년 8월 12일 : 선두를 추격하다

    총거리 토털 : 452.87km L-1 : 31.20km SS-1 : 109.03km L-2 : 96.24km SS-2 : 207.58km L-3 : 8.82km

     

    캠프에서 조금만 가면 SS-1 스타트 지점이 있다. 옆으로 튼튼한 비포장도로가 있었지만, 선수들은 크레바스(지면이 갈라져 생긴 깊은 틈), 마른 강바닥, 급류, 울퉁불퉁한 자갈이 많은 강가 주변의 길 위에서 달려야 한다. 강가 주변을 돌아 나와 계속 달리다 보면 작은 마을을 지나치는데, 이후 강을 건너고 난후 꽃으로 덮여있는 아름다운 길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 또 다른 강을 향해 가다 보면 100km 짜리 비교적 짧은 SS-1 구간이 마을 어귀에서 끝난다. 이후 리에종은 포장도로이기 때문에 쉽게 이동이 가능했다. 다시 주유 후 강을 따라 초원을 지나면 SS-2가 시작된다. 몇 개의 굽이진 언덕을 지나자 더욱 푸른 대지가 반기며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임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침엽수가 가득한 산길에 도착했다.

     

     

    오늘 구간은 산악 지역이 대부분이고 코너가 많은  엔듀로 성향이 강한 코스이다. 나는 선두를 따라잡기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레이스에 집중했다. 막판까지 선두의 후미를 바짝 추격했다. 레이스 후반에는 추월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1 볼트 바타르 선수(현재 1위)의 실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계속해서 그의 뒤를 따랐다. 산길을 따라 코너를 나와 초원을 달리다 보니 한국 팀의 응원소리가 반겼다. 피니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직감하고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결국 6일차에도 구간 우승을 거머쥐었다. 구간 우승도 기뻤지만, 다카르 랠리 3회 출전자 (#1 볼트바타르)를 바짝 추격하며 새로운 도전을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더욱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엔듀로와 미니모토를 통해 기본기가 좋은 #15 최중근 선수도 6일차에 선두그룹으로 피니시했다
    #1 볼트바타르 선수, 다카르 랠리에 3회 참가하여 2회 완주한 경험이 있는 그는 몽골의 시릴 디프리(Cyril Despres)로 불리며, 이번 몽골랠리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ETAP-7 이크타미르-바양고비

    2016년 8월 13일: 탈락 위기, 핸들이 부러지다

    총거리 토털 : 530.08km L-1:51.92km SS-1:182.13km L-2:25.11km SS-2:244.00km L-3:26.92km

    7일차에는 아르항가이에서 바양고비까지 530km를  이동하는 꽤나 긴 코스이다. 첫 번째 리에종을 지나 강과 초원이 펼쳐진 SS-1 구간을 달린다. 하지만 80km 체크포인트 지점을 10km 앞두고 어이없이 넘어진다. 집중력이 부족했다. 장애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바이크의 속도가 빨랐다. 정말 아차! 하는 순간 일어난 사고였다.

     

     

    최대한 뒤처지지 말자는 각오로 열심히 따라붙으며 무려 130km 구간을 한 손으로 달렸다.

    하이 사이드에 보기 좋게 내동댕이쳐진다. 카본 목보호대와 글러브, 엘보가드, 상체 보호대 덕분에 다행히 부상은 방지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의 운동에너지가 전도 시 핸들에 집중되어 스로틀 부분 핸들바가 부러졌다. 핑계 댈 겨를도 없이 다른 부위를 살핀다. 다행히 핸들만 파손된 것이 전부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바이크를 일으켜 세운다. 바이크는 하체로 탄다 하지 않았던가. 최대한 팔에 힘을 빼고 스로틀은 가볍게 쥐고 핸들 댐퍼를 가장 타이트하게 조였다. 내 앞으로 #4 세르-오치린 선수가 달리고 있다. 최대한 뒤처지지 말자는 각오로 열심히 따라붙으며 무려 130km 구간을 한 손으로 달렸다. 최대한 주행에 몰입하다 보니 어떻게 달린 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오전 SS-1 구간을 선두그룹과 함께 마쳤다. 다들 한 손으로 달려온 나와 바이크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다음 이동시간까지 2시간의 여유가 주어졌지만, 허허벌판인 몽골 초원에서 당장 새로운 핸들바를 구해 장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천만다행으로 주변 서포터들의 도움으로 휘어진 핸들바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핸들을 장착하고 출발하려고 하자, SSER 오피셜 측에서 달릴 수 없다는 통보가 전달됐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난 후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스로틀을 쥐었다.

     

     

    SS-2 구간에서도 계속 선두그룹과 함께하며 피니시 했다. 심지어 탈락 위기의 순간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하며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나에게는 정말 뜻깊은 결과였다. 평소 프리 라이드와 트라이얼 그리고 모터크로스로 기본기를 철저히 연습한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드디어 고비사막을 달린다. 가장 악명 높은 코스인 만큼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마지막 편으로 계속됩니다.

     


     

    Credit

     류명걸 
    사진 
    류민호 외 랠리몽골리아 코리아 팀  /  정리 김기범  기자
    취재협조 스포츠모터사이클코리아 www.ktm.co.kr SSER www.ss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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