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네임 G60, 8세대의 BMW 뉴 5시리즈 530i xDrive

    코드네임 G60, 8세대로 진화한 BMW 뉴 5 시리즈.
    그중에서도 530i 와 드라이브를 떠났다.









    BMW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BMW 5 시리즈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분명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자동차를 개선하기란 어렵고, 반대로 과감한 변화는 위험하다. 따라서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요소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과정은 예측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개성을 중요시하는 자동차가 되었다. 8세대로 진화한 뉴 5시리즈의 가장 큰 변화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맹목적으로 유지해 온 ‘탑-다운 전략’이 유연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7 시리즈의 외모나 편의 장비를 5시리즈에 최적화하는 수준이 아니다. 5시리즈 특유의 정체성과 매력을 더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세부 기술을 플래그십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전 모델에 있던 기능보다 없던 기능과 장비가 더 많다는 사실은 단순 개선 수준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자동차가 됐다.신형 5시리즈의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복잡하다. 기본적으로는 BMW 최신 패밀리룩이 바탕이지만, 7시리즈의 커다란 키드니 그릴이나 2단 분리형 헤드라이트, 앞 팬더의 웅장한(?) 비율처럼 독창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아 보인다. 물론 키드니 그릴 주변에 들어오는 조명(아이코닉 글로우)처럼 디자인 통일성을 가진 요소도 분명 있다.


    8세대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각지고 남성미를 강조한다. 세부 디자인 요소는 공격적이고, 표현하는 방법은 새로운 방식으로 가득하다. 예컨대 긴 보닛에서 시작해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익숙하다. 그런데 C 필러 하단부터 밑으로 흘러내리는 트렁크 리드 디자인은 꽤 낯설다. C 필러 하단에 ‘5’ 음각 로고 디자인도 미래적이면서 동시에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신형의 실내와 마감 수준은 최신형 7시리즈의 분위기를 따른다. 뚜렷한 T자형 대시보드는 운전자 중심 디자인을 강조한다. 12.3인치 계기반과 14.9인치 중앙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와이드 스크린 프레임 안에서 마치 통합된 것처럼 보인다. 풀 디스플레이 계기반은 차의 주행 정보 외에도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차의 모든 제어 방식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했다. 이전에는 ‘i드라이브’라는 통합 컨트롤러로 많은 기능을 제어했다. 반면 신형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 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스크린 터치로 직접 입력이 가능하다. 그만큼 통합 컨트롤러의 역할도 변했다. 회전과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를 더 세밀하게 인식한다. 이런 인터페이스의 변화로 물리적인 버튼을 센터패시아에서 대거 삭제할 수 있었다. 기어 조작 레버. 아니, 이제 레버를 손가락으로 까딱거릴 수준으로 작아졌으니 기어 레버가 아니라 기어 버튼이라는 설명이 맞겠다. 어쨌든 기어 버튼 우측에는 홈, 미디어, 내비게이션 등 가장 상위 카테고리만 물리적 버튼으로 제공한다. ‘MY MODES’에서 자동차 성격을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다.


    개인화, 스포츠, 디지털 아트, 릴랙스 등 테마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뿐만이 아니라 실내 분위기도 단번에 변한다.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의 극적인 변화는 느긋한 주행과 따듯한 실내 분위기로 연결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실내가 붉게 변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릴랙스 모드에서는 뒤 창문과 선루프가 블라인드로 가려지며 외부 스트레스 요소로부터 승객을 분리한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단점이 없을 수는 없다. 나의 경우 뒷좌석 등받이 각도가 너무 곧게 서 있다는 점은 중형 세단의 관점에서 아쉽다고 느껴졌다(순수 전기차 모델에서 배터리 공간과 관련된 디자인일 것이다).





    진화한 섀시와 전동화의 노력

    8세대 5시리즈는 순수 전기차 ‘i5’, 4기통 디젤 ‘523d’와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 ‘520i, 530i’ 등 모든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췄다. 그중에서 이번에 우리가 시승한 차는 5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 2.0L 터보 가솔린 엔진과 네 바퀴 굴림, 그리고 공격적인 앞범퍼와 스포티한 실내 디자인으로 꾸며진 모델이다. 순수 전기차인 i5를 시승하지 않은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전동화 이슈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새로운 5시리즈에서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가솔린 모델의 세팅이 궁금했기 때문이랄까? 물론 그렇다고 520i나 530i가 완전히 내연기관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전력으로 각종 편의 장비를 구동하는 전기차 수준으로 차들 만들기 위해 BMW는 530i의 엔진에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늘어난 전력 사용에 대응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효율적인 회생 제동과 출력 보조(+11마력)로 530i는 최고 출력 258마력(40.8 kg·m)을 발휘한다. 모든 내연기관 엔진에는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가 달린다. 530i x드라이브의 움직임은 묵직하고 차분하다. 가속은 무언가 뒤에 더 있을 것처럼 호기심을 불러온다. 사실 제원을 통해 움직임이 상당히 굼뜰 것이라 예상했다. 최대 토크 40.8 kg·m 수준의 2.0 터보 엔진으로 공차중량 1905kg, 지능형 네 바퀴 굴림, 20인치 휠까지 감당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근데 실제로는 그 정도는 아니다. 애초운전의 경쾌함보다는 편안함과 외부 스트레스를 줄이는 세팅이다.



    BMW 코리아가 제공한 시승차는 겨울철을 맞아 윈터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의 한계 수준으로 코너링을 테스트해볼 수 없었다. 급가속에서 앞뒤 바퀴의 안정적인 출력 배분으로 미끄러운 노로에서도 거리낌 없이 잘 달려 나가는 모습만 경험할 뿐이었다. 반면 시승 마지막 날, 서울 시내에 단시간 폭설이 내릴 때 장점이 두드러졌다. 눈이 쌓인 언덕에서 차들이 위태롭게 멈춰 설 때, 윈터타이어의 뛰어난 접지력과 지능형 네 바퀴 굴림의 똑똑함, 전후 무게 50:50 배분, 안락한 운전 감각이 어우러져 마치 눈썰매를 끄는 한 마리의 늑대처럼 어디서든 힘차게 달릴 수 있었다. 이 차의 사용 목적과 가치는 이런 부분에 있다. 이건 전동화와는 분명 다른 내연기관만의 가치다. 아무리 추운 곳에서도 내연기관 엔진은 뜨겁게 움직이고, 조화를 이룬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사용자를 지원한다.



    더불어 신형 530i를 타며 느낀 전자제어 영역의 발전과 디테일은 모두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낄 수 없지만 섀시 기술과 차체 제어 시스템은 자세 제어 장치,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 가변 스티어링 조향비를 통해 운전자의 요구에 언제나 최적화를 이룬다.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골목이나 주차장에 잘못 진입했을 때 최대 200m까지 왔던 길을 스스로 돌아갈 수도 있다. 개선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는 고속 주행 시 방향 지시등 조작만으로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기능도 포함된다. 차에서 eSIM 서비스에 가입해 5G 데이터로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마이 BMW 앱을 연결해 스마트폰 커넥트 시스템으로 차의 정보를 확인하고 제어한다. 모든 디지털 기능 반응과 속도가 이전 BMW에 비해 분명 빠르고 정확하다. 이처럼 BMW 530i는 디지털에 익숙한 요즘 도심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다. 디지털과 전동화, 요즘 소비자의 인식 변화라는 관점에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동시에 기능적으로도 뛰어났다. 더불어 소재의 고급화, 조립 품질과 마무리처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지켜야 하는 가치는 잘 유지하고 있다.







    BMW 530i xDrive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세단 엔진 I 4 2.0L 터보,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최고 출력 258마력/4,700rpm
    최대 토크 40.8kg·m/1,600~4,500rpm 변속기 8단 자동 휠베이스 2,995mm 길이×너비×높이 5,060×1,900×1,515mm
    복합연비 11.1km/L 무게 1,905kg기본 가격 8,420만 원(기본) 8,870만 원(M 스포츠 패키지)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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