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테스의 703 시리즈는 699cc 3기통 플랫폼을 바탕으로 네이키드와 슈퍼스포츠, 스포츠 투어러, 어드벤처 모델을 선보인다. 703 시리즈는 존테스의 야심이 엿보이는 모델이었고 125X는 존테스의 비전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내가 존테스 브랜드를 처음 접한 모델은 310X였다. 당시 500만원 대 중국산 쿼터클래스 바이크가 별거 있겠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탔다가 눈이 휘둥그래진 모델이었다. 독특한 외형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기본 구성도 좋았고 차량 자체는 꽤나 제대로 만든 바이크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 310M과 368G까지 이어지는 라인업이 스쿠터 위주였기에 매뉴얼 스포츠 모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브랜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703 시리즈를 타보고 존테스 스포츠 바이크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 뭐지? 이게 왜 좋은 거지?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정도로 좋았다. 그럼 한 모델씩 살펴보도록 하자.

3기통 슈퍼스포츠 존테스 703RR
처음 703RR을 마주하면 누구나 먼저 디자인부터 보게 된다. 차체 곳곳의 선은 꽤 공격적이고, 프런트 마스크는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차체 비례도 제법 잘 잡혀 있어 단순히 사진발만 좋은 모델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옆에서 봤을 때의 실루엣은 무게가 앞쪽으로 응축된 느낌이 강하다. 탱크에서 시트, 테일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매끈하고, 풀 카울 스포츠 모델다운 긴장감도 충분하다. 사람들에게 눈으로 인식되는 헤드라이트는 3조각으로 나뉜 입체적인 형태의 LED를 활용해 주간주행등DRL으로 처리하고 실제 헤드라이트는 페어링 좌우에 프로젝션타입으로 마련되었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조화롭게 공존시킨다. 헤드라이트 둘레를 부풀려 내장형 윙렛 디자인으로 연출한 것도 영리한 아이디어다.


존테스가 처음 도전하는 슈퍼스포츠, 그리고 3기통 엔진이라니 성능은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로 미스터리한 모델이라 더 궁금했다. 그래서 세대의 바이크 중 가장 먼저 703RR에 올랐다. 699cc 3기통 엔진은 9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74.4Nm에 최대토크를 낸다. 엔진은 스트로크가 3기통 엔진치고는 60mm로 제법 긴 편인데 덕분에 토크가 넓게 퍼져있고 다루기 쉬운 특성을 갖추고 있다. 클러치를 붙이며 바이크를 움직이는 감각은 상당히 쉽다. 슈퍼스포츠의 부담감은 크지 않고 레브리미트 직전까지 쥐어짜도 무서운 느낌은 없다. 그래도 엔진의 회전수가 올라가는 느낌이 경쾌해서 엔진을 쥐어짜고 돌리는 맛 자체는 시원시원했다.
포지션은 일반적인 슈퍼스포츠의 포지션과 F차 포지션의 중간, 아니 조금 더 스포티하긴 하지만 불편함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극단적인 스포츠주행보다 적당한 긴장감만 유지하며 즐겁게 달리는 느낌이다. 바이크를 기울이는 초기 선회과정도 자연스럽고 회전이 시작되면 방향이 빠르게 바뀐다. 1450mm에 불과한 짧은 휠베이스 덕분이다. 차체의 가벼움이 인상적인데 메인프레임이 12kg에 불과하고 2.5kg의 서브프레임을 합쳐도 14.5kg에 불과한 경량 프레임의 역할이 크다. 타이어의 열이 오른 후 코너를 풀악셀로 전개하며 탈출하다 TC가 개입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개입정도 시기가 조금 빠른 느낌이 있지만 라이더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지켜주는 느낌이 나쁘진 않다. 퀵시프트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지만 변속이 살짝 거친 느낌이 있다. 다만 이것은 일반적으로 새 차에서 흔히 느껴지는 수준이라 길들이기를 마치면 훨씬 부드러워 질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테스트 한 모델은 2026년형으로 부분 개선이 이루어진 모델이다. 내가 놀랐던 점은 2024년 12월, 그러니까 1년 전 한국에서 703RR의 초기 모델을 미리 살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봤던 차량과 이번에 테스트 한 차량이 상당부분 달라졌다는 것이다. 내가 몇 가지 발견한 점들을 나열하자면 우선 전자식 스로틀 도입하고 양방향 퀵시프트가 적용되었다. 또한 전후 브레이크 시스템이 호따후안에서 브렘보로 변경되었다. 또한 다소 유치했던 계기반 그래픽이 깔끔하고 모던한 스타일로 바뀌었다. 스위치박스의 다이얼 방식의 조작계도 조이스틱 형식으로 편하게 바뀌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제품의 아쉬운 점들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전후 조절식 서스펜션이 기본에 좁은 장소에서 제한적인 테스트였기에 제대로 된 성능을 느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국내에도 올해 말 출시예정이라고 하는데 도로와 트랙에서 제대로 테스트해보고 싶은 모델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트랙에서 경쟁하는 용도보다는 스타일리시하게 슈퍼스포츠 스타일을 즐기고, 주말 트랙데이에서 가볍게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은 바이크를 원하는 라이더들에게 적합하게 느껴지는 모델이었다.

카리스마 파이터 존테스 703R
703R은 슈퍼스포츠 모델인 703RR의 프런트 페어링을 벗겨내고 파이프핸들을 얹은 스트리트 파이터 모델이다. 존테스는 꾸준히 디자인 콘셉트에 트랜스포머의 디셉티콘이 떠오르는 로봇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 703R역시 변신할 것 같은 로봇 느낌이 강하게 난다. 차체를 구성하는 선의 날카로움이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2026년에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인 만큼 전자식 스로틀과 퀵시프트, 계기반 등 703RR초기형에서 얻어진 업데이트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포지션은 풋패그가 낮아지면서 다리가 좀 더 편해졌고 핸들바를 넓게 잡으며 상체가 선다. 차체를 휘두르기 좋은, 슬라럼하기 딱 좋은 자세가 연출된다.
엔진과 프레임은 같은 플랫폼이지만 RR과 뭔가 확 달라보인다 했더니 프레임을 블랙으로 칠하면서 프레임과 탱크까지 한 덩어리로 보이는 것 때문이다. 연료탱크는 16리터에서 19리터로 크기를 키우고 볼륨감을 높였으며 좌우 슈라우드로 내려오는 라인을 날렵하게 빼주며 헤드라이트와 함께 공격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완성도가 좋다. 굳이 디자인의 단점을 꼽는다면 페어링이 사라지면서 드러나게 된 엔진의 조형미가 살짝 아쉽다는 것 정도랄까?

옵션에 따라 니신제 캘리퍼와 브렘보제 캘리퍼로 나뉘는데 우리가 테스트한 모델에는 브램보 M4.32캘리퍼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었다. 섬세하고 안정적인 제동력을 보여준다.
스트로크가 길고 토크가 회전역에 따라 고르게 좋은 엔진이다 보니 슈퍼스포츠보다 네이키드 포지션과의 궁합이 잘 맞는다. 엔진은 동일하게 95마력의 최고출력에 74.4Nm에 최대토크를 내지만 가속 시 리어에 하중을 싣기 좋아서 트랙션을 유지하기가 더 좋았다. 당연히 스로틀을 더 과감히 열 수 있고 차체를 휘두르는 맛이 상당히 좋다. 기어비가 짧아지면서 가속에 경쾌함이 더해졌으며 같은 코스를 달리지만 레브리미트가 걸리는 일이 더 잦다. 페어링과 함께 차체의 무게가 덜어진 덕분에 RR모델보다 오히려 운동성능이 경쾌하게 느껴졌다. 전천후 바이크다. 배기량에 비해 살짝 작게 느껴지는 패키징인데 덕분에 부담감도 적어서 다루기가 더 쉽게 느껴졌다. 아직 국내 출시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완성도와 스타일면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출시를 기대해 본다.

크로스오버 투어러 존테스 703T
703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스포츠 투어링 모델이다. 어드벤처 스타일의 포지션에 전후 17인치 휠을 장착해 온로드 위주의 하체를 가진 크로스오버 스타일이다. 함께 테스트에 참여했던 미디어들이 가장 재밌게 탔다고 이야기했던 모델이기도 하다. 좁은 테스트 코스 특성상 포지션이 편하고 랜들링이 자연스러운 703T의 특성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특히 3기통 엔진을 레브리미트까지 팡팡 돌려가며 타도 부담스럽지 않은 탁월한 컨트롤성이 매력적이었다. 휠베이스는 1480mm로 30mm길어졌는데 코너링 성능에 나쁜 영향은 느낄 수 없으면서 오히려 안정감이 높아졌다.


디자인은 사이버펑크 한스푼 더한 것 같은 독특함이 있다. 연료탱크부터 헤드라이트까지 직선으로 뻗어나오는 바디 라인이라던지 핸드가드로 자리를 옮긴 방향지시등까지 디자인적으로 재밌는 요소가 가득했다.

존테스가 자랑하는 기본 사양은 투어링 모델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전 모델 스마트키는 기본이고 8인치 컬러 TFT계기반, 차체를 든든하게 감싸고 있는 측면가드, 여기에 프로젝션 타입의 안개등까지 갖추고 있다. 전동식 윈드쉴드와 열선 그립과 열선시트까지, 연료탱크도 넉넉한 20리터다.(세부 사양은 국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후 조절식 마르조끼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리어 프리로드는 리모트 다이얼로 조절할 수 있어 더 편리하다. 역시 국내출시는 미정이지만 재미와 편의성의 밸런스가 절묘해 가격 경쟁력만 갖춰진다면 실속파 투어러로 사랑받을 모델이었다.

풀사이즈 어드벤처 존테스 703F
어드벤처 모델로 제작된 703F는 다른 703시리즈의 모델들과는 프레임부터 다르다. 기본 설계부터 본격적인 어드벤처를 위해 더 강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게 강화 된 프레임이다. 여기에 19-17인치 휠조합과 21-18인치 휠 조합의 두 가지 모델이 있다. 이날 우리가 테스트 한 모델은 19-17인치 모델이었다. 튜브리스 방식의 크로스스포크 휠에 미쉐린 아나키 타이어가 조합되었다.
엔진에 비해 차체가 지나치게 큰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풀 사이즈 어드벤처 바이크의 형태를 하고 있다. 실제 주행 시에도 엔진의 존재감이 차체보다 조금 작게 느껴지는 것은 확실히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풀려진 느낌이랄까? 만약 공격적인 주행으로 어드벤처를 즐기는 라이더라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는 구성이다. 반면 느긋하게 어드벤처를 즐기는 라이더라면 꽤 괜찮을 수 도 있다.
엔진은 한없이 부드럽고 서스펜션도 여유가 넘치며 차체의 거동도 서두름이 없다. 703F와 T의 움직임 차이는 완전히 반대편에 있다고 해야 할 정도다.

그래서 이 바이크에는 19인치 프런트 휠이 더 잘 맞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프로드 역시 빠르게 엔듀로 바이크 타듯 달리는 것이 아닌 지평선이 보이는 넓은 오프로드에서 먼지 뽀얗게 퍼트리며 여유롭게 달리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바이크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리어 휠의 ABS도 해지할 수 있어 본격적인 오프로드에도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행하면서 스로틀이 지나치게 민감한 느낌이 드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마치 하프스로틀을 장착한 바이크를 타는 느낌이랄까? 다른 모델에는 없었던 문제라 아마도 세팅의 차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프로드 테스트는 할 수 없어 아쉬웠다. 이 모델 역시 국내 출시여부는 알수 없지만 국내에 출시한다면 제대로 다방면의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모델이었다.

클래스의 진화 존테스 125X / 150X
존테스가 새롭게 출시한 125X는 외형만 봐서는 진가를 알 수 없다. 근사한 디자인을 갖추고 고성능 수랭엔진을 장착했지만 이는 경쟁자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카울을 벗겨내면 그 속에 알루미늄 주조 프레임이 나온다.
고압진공주조방식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프레임은 스쿠터에게 있어서는 오버스펙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과분한 물건이다. 애초에 고성능 슈퍼바이크를 위해서 만들어진 기술, 일반 스틸튜브를 구부리고 용접해 만드는 스쿠터 프레임들과는 태생부터 다른 모델이다. 마치 일반 승용차 만드는데 슈퍼카 프레임을 쓰는 꼴이다. 그런데 존테스는 이를 통해 원가도 절감된다고 이야기한다.

주조는 비교적 간단고 짧은 과정으로 프레임 제조가 끝나지만 스틸프레임은 수십 개의 파츠를 일일이 용접으로 붙여야하기에 제조단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재료비와 가공 자체비는 알루미늄 프레임이 저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천문학적인 설계, 개발, 설비의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이야기다. 이 비용을를 1/n으로 나눠서 부담 없는 가격까지 낮추려면 엄청난 양이 판매되어야 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중국 회사라서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또 한 번 보법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어쨌든 알루미늄 프레임 덕분에 얻는 이점은 어마어마하다. 우선 가볍다. 프레임 전체무게가 8.5kg밖에 나가지 않아 한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다. 덕분에 전체 차량중량이 117kg으로 일반적으로 수랭방식의 엔진을 탑재한 스쿠터들보다 20kg이상 가볍다. 프레임의 내부 공간 확보가 쉽다보니 외형의 사이즈는 일반적인 125cc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트 밑 수납공간은 헬멧2개를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광활하다.


출력이 고만고만한 125cc클래스에서 경량화는 상당한 무기가 된다. 125X의 최고출력은 15마력, 토크는 13Nm로 125클래스(유럽 A1클래스)의 최대 출력에 맞췄다. 덕분에 가속도 경쾌하다. 제동성능도 경량화 덕분에 훨씬 강력하게 느껴진다.물론 이 프레임에 대한 내구성과 안정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를 예상했는지 존테스는 차에 치이고 벽에 들이받고 점프해서 착지하는 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프레임을 괴롭히는 실험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을 불식시키고 있다.



이런 훌륭한 성능에 디자인도 잘빠졌다.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주간 주행등 DRL 그 속에 프로젝션의 조합으로 전면 디자인이 무척 근사하다. 측면의 라인들도 직선 위주지만 선들이 차체를 탄탄히 감싸며 완성도를 높인다. 현재 이 클래스에 가장 진보한 기술을 담은 스쿠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5X는 2026년 국내 출시 예정이다. 당부하건데 색안경 내려놓고 평가해보라. 아마 고정관념이 싹 날아갈 것이다.

150X
125X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 150X로 바꿔서 달렸다. 두 모델의 차이는 고작 25cc 배기량 차이가 아니다. 15마력에서 17.7마력으로 높아지고 13Nm에서 15.5Nm로 최대토크도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초기 가속은 물론 크루징 중 스로틀을 열었을 때 튀어나가는 주행가속도 큰 차이가 난다. 막힘없이 더 가벼워진 것처럼 가속한다. 차체 경량화 덕분에 체감 성능차이도 더 크게 느껴지는 느낌이다. 현재 150X모델은 국내 출시계획이 없지만 만약 출시한다면 125의 콤팩트함과 그 이상의 성능을 원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이종욱(한국이륜차신문 편집국장), 존테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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