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GP 22
도로가 꽝꽝 얼어버린 이 겨울에 여유롭게 커피 한 잔과 함께 방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라이딩이 있다. 그것도 수십억 원의 가치가 있는 머신을 타고 전 세계의 서킷을 탈 수 있다니 라이더에겐 꿈같은 일이다.
MotoGP 게임 시리즈는 역사가 길다. 2000년에 처음 PlayStation 2 전용 MotoGP 게임이 나왔다. 첫 출시 이후 Window, Xbox, PlayStation 등 다양한 플랫폼을 위한 MotoGP 게임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2013년 MotoGP 13부터 가장 최신 버전인 MotoGP 22까지 마일스톤 게임즈에서 매년 신작을 출시하고 있다. FIM(국제 모터사이클 연맹)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실제 Moto2, Moto3, MotoGP, 총 120명 이상의 선수 목록을 게임에 구현했다. 실제 모터사이클 브랜드 그리고 서킷까지 모두 게임 안에 구현되어 있다.
대부분의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들은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MotoGP 22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은 컨트롤 어시스턴트를 켜고 게임하는 걸 추천한다. 어시스턴트 기능으론 자동으로 브레이크 개입을 해주는 ‘Auto Brake’, 코너링에서 린 앵글 보정을 해주는 ‘Conering Input Modulation’ 등이 있다. 이 게임에선 실제 레이싱과 동일한 룰을 적용해 페널티를 부여한다. 룰에 익숙해 질 때까진 페널티 관용도를 높여 게임하는 것을 추천한다. 튜토리얼을 열심히 클리어하고, 어시스턴트를 켜는 것보다 중요한 건 Moto3부터 Moto2, MotoGP 순으로 차근차근 게임을 해 나가는 것이다. 클래스가 낮을수록 속도가 느리고 AI 난이도가 낮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라이딩하는 것 말고도 다양하다. MotoGP 일정 중 결승 레이스는 단 하루다. 커리어 모드엔 그 하루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고른 캐릭터가 레이싱 팀과 흥정을 하고 계약을 하는 매니지먼트 과정, 주행을 위해 기술팀이 제시하는 데이터를 보며 전략을 짜는 과정, 레벨을 높여 모터사이클 각 파츠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 등이 있다. 그리드를 배정받는 과정도 구현되어 있다. 두 번의 예선전을 치르는 MotoGP 일정을 그대로 적용시켰다. 그래서 커리어 모드를 진행하다 보면 오히려 게임에서 현실 레이스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중계에선 대부분 선수가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 외의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이딩 할 때 느끼는 감각에 대한 재현성은 조금 아쉽다. 원인으로 컨트롤러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차량을 운전하는 시뮬레이터 레이싱 게임을 할 땐 스티어링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키보드는 가속의 세기와 스티어링 각도를 세밀하게 입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모터사이클 게임엔 소개할 만한 양산형 컨트롤러가 없다. 아쉬운 대로 키보드보다는 콘솔형 컨트롤러로 게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 부분을 현실감을 주는 그래픽 디테일이 보완해 준다. 예를 들면 1인칭 시점에서, 속도 변화가 있을 때 화각이 변화하는 점이다. 감속할 땐 상체가 세워져 화각이 넓어지고, 가속할 땐 상체를 구부려 화각이 좁아진다. 또 게임 내에서 비가 내릴 때 속도를 올릴수록 바이저 옆으로 물방울이 흩어져 버리는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게이머들을 감동시킨다.
게임성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MotoGP에 대한 지식이 쌓이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레이스 중계를 볼 때 새로운 관점에서 즐길 수 있다. 때문에 MotoGP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관심이 있다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현재 MotoGP 22 게임은 PS5,PS4 XBOX 원/시리즈 X/시리즈S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으며 스팀기준 5만1천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인 MotoGP 23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마일스톤 게임즈에서는 MotoGP뿐만 아니라 슈퍼크로스, SBK, MXGP, RIDE 등 다양한 모터사이클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프로드 레이싱 팬이라면 슈퍼크로스나 MXGP 게임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손호준
사진 MotoG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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