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IFE INTERVIEW SHAKE PISTON, 국내 스트릿 쵸퍼 씬을 이끌어 나가는 커스텀 빌더

    SHAKE PISTON, 국내 스트릿 쵸퍼 씬을 이끌어 나가는 커스텀 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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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KE PISTON, 국내 스트릿 쵸퍼 씬을 이끌어 나가는 커스텀 빌더
    대한민국은 커스텀 빌드라는 분야 자체가 자라나기에는 척박한 땅이다. 법률적 문제, 수공업의 부재, 돈 되는 것만을 쫓는 사회분위기까지 그 자체가 가시밭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가시밭길을 위를 앞장서 걷는 이들이 있다.

     


     

    쉐이크 피스톤SHAKE PISTON은 충북 청주에 위치한 국내 몇 안 되는 스트릿 쵸퍼Street Chopper 스타일 지향하는 커스텀 빌더다. 모터사이클이 움직이려면 필요한 동력원인 엔진의 ‘피스톤 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은 이곳은, 건물 내외의 모든 곳에서 커스텀 빌더인 조지용(AKA G-Kun)씨의 손길이 느껴진다. 올해로 서른, 10년 전 자신만의 커스텀 바이크에 대한 열망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그는, 커스텀 빌드에 필요한 철공에 대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철공을 다루는 산업 현장으로 뛰어들었을 정도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커스텀 빌드에 대한 그의 생각도 남달랐다. 단순히 멋진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것 보다는, 그것을 아우르는 문화 전반을 대한민국이라는 커스텀 빌드 불모지에다가 정착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이런 부분에서 스트릿 쵸퍼 씬scene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단순히 멋진 바이크를 위한 외적인 반항이 아니라, 라이더의 마음가짐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자유에 대한 열망이 스트릿 쵸퍼인 것이다.

     

    쉐이크 피스톤에 도착해서 적잖이 놀랐다. 국내의 열악한 환경에서 커스텀 빌드를 진행하는 업체가 있는 것도 그렇지만, 쉐이크 피스톤의 작업장의 분위기가 놀랄 정도로 이국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붉은색 벽돌의 외관과, 인더스트리얼풍으로 꾸며진 매장의 인테리어, 그리고 잘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빌더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업장까지 매력적이었다. 특히 매장의 내부와 외부의 입간판과 액자에서는 뭔가 예술적인 분위기 까지 풍겼는데, 알고 보니 핀스트라이프 아티스트인 그의 여자 친구가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평면인 간판이나 캔버스 이외에도 연료탱크나 심지어는 레더 재킷에까지 핀스트라이프 아트를 도안에서부터 드로잉까지 직접 제작한다고 한다. 이렇듯 쉐이크 피스톤은 오너 라이더를 위한 단 하나뿐인 커스텀 빌드를 위한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조지용씨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커스텀 시장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역시나 가장 큰 부분은 법제적인 부분이었다. 많은 국가에서 그렇듯 국내에서도 시중의 기성제품들을 임의대로 변경하는 것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불법이나 위법 이라기보다는 무법(無法)인 경우가 많았다. 이륜차의 구조변경 관련 안전관리 기준을 보더라도 대체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뿐더러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법률이 정확히 정해져 있다면 그것에 맞춰 제작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이렇듯 국내에는 클래식 또는 빈티지를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존재하고 있지 않다. 배기가스에 대한 기준만 봐도 기본적으로 소급법을 적용하고 있어 가장 최신 잣대를 과거의 물건들에 들이댄다. 오히려 일본의 경우는 1998년 이전의 차량에 한하여 배기검사 없이 형식승인만으로 차량을 등록을 할 수 있다. 이것은 그 당시에 만들어진 물건들에 대한 상대적 인정이다. 이러한 것이 과거의 것을 유지하고 보수하며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쉐이크 피스톤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커스텀 빌더중 하나다. 그렇기에 그들이 걸어온 길이 대견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길이 기대가 된다. 현재 커스텀 빌드를 비롯한 관련 파츠 제작과 의상 판매 등을 하고 있다. 또한 해외의 업체들과 협약을 통해 그들의 물건을 판매를 하기도 한다. 오는 10월에 가평 연인산 벨리에서 열리는 커스텀 빌드 행사인 휠 다이브WHEEL DIVE에도 참가한다. 그가 2년 후 요코하마 핫로드 커스텀 쇼에 타고 갈 바이크라며 작업장 구석에 놓인 엔진과 프레임 조각을 보여준다. 그 쇳덩이들이 서른 살 젊은 빌더의 눈에는 근사한 바이크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열정을 응원해주고 싶어졌다.

     

     

    쉐이크 피스톤은 어떤 곳인가

    쉐이크 피스톤이라는 이름은 2007년에 지었다. 모터사이클이 작동을 하려면 피스톤이 움직여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모터사이클을 움직이는 원초적인 힘이라는 데에 매력을 느낀다. 비공식적이지만 이면적으로는 에로틱한 의미도 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작업장 내에서 직접 파츠를 제작하여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바이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타일 적으로는 스트릿 쵸퍼 씬을 지향한다. 이전 까지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커스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앞으로 계획은 빌더의 아이덴티티를 더 많이 담아낼 수 있는 컴플리트 빌드를 지향하려고 한다.

     

    커스텀 빌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우연한 계기였다. 커스텀 빌드라는 분야는 일본의 바이크 매거진인 스트릿 바이커즈를 우연히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잡지에서 읽은 커스텀 빌드 문화는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빌더와 파츠 제작사의 협업이나 빌더와 잡지사간의 관계 등 관련 인프라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연한 계기에 알게 된 세계였지만, 금세 빠져들었고 그것에 대한 동경이 생겨났다. 이 분야야 말로 평생 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에서 그러한 것들을 배울 데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역병으로 입대하려고 했던 결정을 뒤엎고 산업 특례병으로 산업체에서 현장근무를 하는 것을 택했다. 그때가 22세 때 일이다. 산업체는 공장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쓰이는 크레인을 제작하는 공장이었다. 그때 철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 현재 파츠 제작에 필요한 선반, 밀링, 용접 등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태생이 시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어딘가를 보수를 하거나, 만드는 것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도구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반면 바이크에 관련한 것들은 독학으로 터득했다. 보통의 경우는 센터에서 보조부터 시작하면서 일을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는 달랐다. 현재는 일본의 빌더들과 협업을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손해가 있더라도 직접 분해 조립해보면서 공부하는 편이다.

     

     

    현재 쉐이크 피스톤이 하고 있는 일

    기본적으로 스트릿 쵸퍼 스타일의 커스텀 빌드를 하는 것이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금 까지는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맞춰서 커스텀을 진행하는 커스텀 빌드를 진행 해왔는데 앞으로는 컴플릿 빌드 위주로 제작을 할 예정이다. 컴플릿 빌드는 직접 내가 바이크를 소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커스텀을 진행하고, 프로젝트가 완성 된 이후에 바이크를 출고하는 방식이다. 또한 커스텀 파츠 제작을 하기도 하며, 해외의 커스텀 파츠나 의류 관련 제품들도 수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커스텀 빌드의 방향이 컴플리트 빌드로 바뀌게 된 배경이 있나

    우선 커스텀 빌드 분야에서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커스텀을 하는 것과, 빌더가 온전히 완성을 시켜 완성차로 출고를 하는 것. 그 이전 까지는 전자의 방향으로 커스텀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50여개는 될 것 같다. 하지만 고객의 요구에 맞춘다는 것이 때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스트릿 쵸퍼 씬을 커스텀 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부품 수급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국내에는 빌더와 협력하여 파츠들을 제작 해 줄 외주업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품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많은 공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정서상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인터넷 등을 통해 외국의 커스텀 빌드 사례를 들며 감 놔라 대추 놔라 식으로 빌더보다 우위에 있으려는 오너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옳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기계적인 어떤 것 이외에,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메커니즘적인 것으로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빌더가 바이크와 오랜 시간 교감을 하며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또 직접 제작할 때 온 정성을 쏟을 수 있도록 컴플리트 커스텀에 집중 할 예정이다.

     

     

    스트릿 쵸퍼 씬 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싶다

    스트릿 쵸퍼는 1970년 미국에서 바이크 갱단이 자신들의 바이크를 커스텀 하기 시작 하면서 파생된 문화다. 스트릿 쵸퍼에서 Chop이라는 단어는 썰다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구간이든 촙을 하는 것이 스트릿 쵸퍼 스타일인 것이다. 이 말은 곧 기성 제품에서 군더더기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걷어내고 라이더의 신체에 맞춰 커스텀을 진행한다. 그 안에는 간결함 이라는 것이 있다.

    또한 스트릿 쵸퍼 씬에는 자유로움 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 라는 느낌말이다. 커스텀 자체가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이며, 그것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또한 단순히 바이크를 커스텀 하는 것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라이더의 사상, 그리고 패션 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릿 쵸퍼 씬의 라이더들은 패션이나 타투 등 자신들의 개성을 뽐내는데 스스럼이 없다. 한마디로 스트릿 쵸퍼는 자유다.

     

    스트릿 쵸퍼 씬에는 자유로움 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 라는 느낌말이다. 커스텀 자체가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이며, 그것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쉐이크 피스톤의 작업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전체적인 모든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제일 주의다. 바이크는 관상용이 아니지 않은가. 가끔은 내가 제작한 모터사이클이 사고가 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전한 바이크를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 특히나 어딘가를 떼어내거나 잘라내면 발생할 수 있는 무게 밸런스 조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적인 부분에서는 커스텀이라는 본질에 맞춰 라이더의 개성과 특성이 온전히 바이크에 들어 날 수 있도록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특히 ?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라이더의 신체에 가장 핏 한 바이크를 제작하려고 생긴 문화이니 만큼 라이더에게 잘 맞는 바이크를 제작하려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모든 것이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는 것을 지향한다.

    파츠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자체제작을 원칙으로 한다. 단지 기성 커스텀 파츠를 사용해서 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를 위한 단 하나의 파츠를 제작하여 커스텀 한다. 하나하나 내 것을 만든다는 느낌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현재 있는 작업실이 멋지다. 건물과 관련한 스토리가 있나

    이번이 총 세 번째 작업실이다. 조그만 공간을 빌려서 작업을 진행 한 적도 있고, 집에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이 공간을 만나게 되었다. 이곳은 원래 교회 건물로 쓰던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면에서 느껴지는 어떤 느낌이 있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공간도 넓고 좋았다. 물론 처음에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나지는 않았다. 완전히 폐허인 상태였으니까. 한 삼 개월을 공들여 다듬었다. 그렇게 하니 뭔가 차츰 원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다양한 의류 액세서리도 취급하나?

    대표적인 상품은 백드롭Back drop의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쵸퍼에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커스텀 시트를 제작하는 업체인데, 이분 역시 혼자서 모든 작업을 책임지고 계신다. 수년간 시트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보니 제봉에 관한 작업들은 예술의 경지에 오른 분이다. 이 분이 직접 라이더들을 위해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고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현재는 힙색이나 체인 달린 지갑이나 열쇠고리 등 일부만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조만간 전 품목을 판매할 예정이다. 백드롭은 일본 나고야에 있다.

     

    앞으로의 계획

    처음부터 다시 하는 생각으로 국내의 커스텀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국내에는 이렇다 할 커스텀 문화가 없지 않은가. 법적인 문제도 그렇고.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지 쉐이크 피스톤을 알리려는 것이 아닌, 스트릿 쵸퍼라는 커스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 모터사이클이 좋아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돈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어떤 것을 따라서, 자유를 지향하는 스트릿 쵸퍼의 오리지널 문화를 가져오려고 한다.

     


     

    Credit

     

    이민우 수석기자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쉐이크피스톤 www.shakepis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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