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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ven by tomorrow,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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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ven by tomorrow,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

    Driven by tomorrow

    Mercedes-Benz EQA 250

    EQA는 내연기관이나 순수 전기차라는 구조적인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순수 전기차의 가치가 보조금 정책에 맞춰 널뛰는 시대다. 보조금 혜택 범위 안에 많은 제품이 집중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 보조금은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 1회충전 거리(상온 및 저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보조금이 적용되는 제품 가격 구간이 매년 바뀌고 있다는 것도 혼란스럽다. 쉽게 말해 모든 전기차의 가치를 일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보조금 몇 백만 원 차이로 제품 가치가 순식간에 뒤바뀌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물론 모든 공산품은 가격에 따른 가치가 중요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전기차의 핵심 주제는 보조금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발전 과정. 동시에 모빌리티라는 개념으로 이어지는 이동형공간의 활용성이다. 그런 관점에서는 우리다 접하는 전기차에서 ‘에너지 효율성’과 ‘완성도 높은 공간’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물론 두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려고 고집스러울 만큼 완성도에 집착하는 회사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내놓은 순수 전기차, EQ 시리즈를 타보면 이런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EQ’로 분류한다. EQ의 목표는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도, 완성도 높게, 동시에 신선한 주행 감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입문형 모델은 EQA다.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소형SUV로, 한국에서는 싱글 모터의 250 모델만 판매된다. 편의 장비에 따라 기본형과 AMG 패키지가 있다. 우리가 이번에 경험한 시승차는 AMG 플러스 패키지로 디자인 만족도와 안전 및 편의성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첫인상에서 EQA 250은 기존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차 중심부, 가장 낮은 부분에 배터리가 위치하고 앞 구동축에 모터를 달았다. 모터 출력은 190마력(38.2kg·m)이다. 66.5kW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아서 한 번 충전으로 306km(국내 인증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수치로는 모든 것이 기존 전기차의 범위 안에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좀 다르다. 이진법으로 만들어진 자동차이지만 0과 1 사이, 그 미묘한 중간 어딘가에서 확고한 철학이 있다.

    EQA 250을 타고 일상생활을 경험하면서 제품에 담긴 모든 기능을 시도했다. 차를 경험하며 가장 흥미로운 것은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명서가 필요하지 않았다. 과거에 메르세데스-벤츠를 타본 경험을 통해 곧바로 모든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의자에 앉자마자 익숙한 위치에 있는 시트 조절 버튼에 곧바로 손을 댔다. 눈으로 보지않고도 스티어링 휠 위치를 잡고 중앙 정보 창을 쓱쓱 만져서 MBUX 인터페이스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았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고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를 맞췄다. 어떤 주행 모드로 달리는지, 남은 주행 가능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찾을 필요 없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인지했다.

    사실 EQA는 내연기관 모델인 GLA의 플랫폼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기획부터 온전히 순수 전기차로 디자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30년이 넘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21세기형 순수전기차를 만들며 고민한 결과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 부분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찾은 해답은 시장과 경쟁 모델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만든 새로운 규격으로 프리미엄 전기차를 제시하고 있다. 주행 모드와 회생 제동 설정이 대표적인 예다. EQA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같이 상황별 주행 모드 설정 뿐만이 아니라 운전자가 임의로 제동력에 따른 충전(회생 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회생 제동 범위는 다섯 가지. 스티어링 휠 뒤에 좌우에 달린 패들 버튼으로 D+, D, D 오토, D-, D- -를 설정한다. D+는 일반 자동차 같은 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배터리로 많이 회수하지 못한다. 대신 운전이 편하고 자연스럽다. ‘–’가 많아질수록 회생 제동이 급격하게 강해진다. 

    회생 제동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D- -’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시내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달려보면 가속 중에 낮은 기어가 물린 것처럼 묵직한 느낌이다. 그러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급격하게 차가 속도를 줄인다. 브레이크가 개입해서 완전히 차를 세워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속이나 항속이 끝나는 시점부터 버려지는 운동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터리로 재충전하고자 힘쓴다. 글로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직관적인 시스템이라 사용해보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가 ‘D 오토’를 주로 사용할 것이다. 운전자가 별도로 개입하지 않아도 주행 상황에 맞춰 회생 제동과 탄력 주행의 균형을 맞춘다.

    도시 외곽의 탁 트인 공간에서 EQA의 운동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스포츠 모드 D+ 상태에서 급가속을 시도하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차가 곧바로 뛰쳐나갔다. 앞바퀴로 넘치는 토크가 초반부터 쏟아졌다. 모터의 최고 출력은 190마력 수준. 가속력은 넘치지는 않지만 힘차고 상쾌했다. GPS 계측 장비로 테스트한 0→시속 100km 가속력은 대략 9초 후반.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 상황이어서 앞 타이어가 완벽하게 접지력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스트 결과에서 분명 개선될 수 있다.

    반대로 일단 차가 출발한 후엔 꾸준히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가속력은 자연흡기 2,200~2,500cc 엔진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이름 뒤에 붙은 250이라는 숫자로 이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최고 속도는 계기반 기준 시속160km다. 모터 출력의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속도 제한이 걸려있다. 그러니까 이 차의 용도는 단거리, 가벼운 시내 주행에 적합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거나 장거리 달리기에 특화된 전기차는 아니다.

    EQA의 구동계 특성은 여느 전기차와 비슷했다. 하지만 유심히 살피면 작은 차이가 보였다. 먼저 전기차 특유의 ‘멀미 구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컴포트 모드에서 출발할 때 전기 모터의 초반 토크를 미묘하게 억제하고 있다. 특히 저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 감각이 상대적으로 묵직하면서 매끈하다. 급가속 중 가속 페달에서 갑자기 발을 뗐을 때도 그랬다. 전기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차체가 울컥거리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여느 전기차처럼 ‘윙~’하는 가상 사운드도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EQA는 전기차라는 구조적 특성에서 나오는 간지러운 주행 특성을 메르세데스-벤츠의 풍요로운 주행 감각으로 꽉 채웠다. 그래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익숙한 사람도 이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코너링 성능이나 제동 성능도 전기차 구조적 한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면 어느 쪽이 내연기관이고 전기차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럽다. 굽이치는 코너에서 주행 한계 영역으로 밀어붙일 때 안전 시스템이 조금 일찍 개입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애초 이런 용도로 타는 차는 아니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선 타이어의 남은 접지력. 브레이크 제동력 50%에서 100%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운전이란 모든 조작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물론 시간을 가지고 적응하면서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 배터리 팩을 예로 들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료에 따르면 EQA의 66.5kWh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은 전류 안전성을 포함해 모든 부품이 시장의 안전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냉각과 예열 성능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외부 기온이나 주행 환경 변화에도 최대한 일정한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다.

    EQA를 시승했던 1월 초, 외부 기온은 영하 10도였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13도에 달했다. 전기차를 테스트하는데 최악의 조건이다. 일단 배터리 96%로 출발해 교외 회차 지점까지 왕복 86km 정도 주행했다. 주행 중 열선 시트는 2~3단, 실내 온도는 23~24도를 유지했다. 블루투스로 음악을 연결해서 들었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까지 지원받았다. 게다가 여러 차례 급가속 테스트도 했다. 일부 구간에서 ‘D- -’ 모드로 회생 제동 효율을 높였지만, 에너지 사용량에 비하면 충전은 극히 일부분에 그쳤다. 그렇게 테스트를 마치고 저녁 시간쯤 출발지로 돌아왔을 때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140km, 배터리 잔량은 43%였다. 관점에 따라 ‘겨우 140km 남았다’와 ‘아직도 140km를 간다’로 나뉠 수 있다. 테스트한 입장에서 평가한다면 일반적인 상황보다 가혹한 주행 환경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자 쪽에 손을 들어줄 수 있겠다. 예상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모습도 없어서 믿음직스러웠다. 충전에 대해 가볍게 설명하면 110kW급 급속 충전도 가능하다. 이론적으론 배터리 용량 10%에서 80% 충전에 단 30분이면 된다. 배터리 용량 80%에서 주행 가능거리는 대략 250km 수준이다. 가정에서 완속 충전(9.6kW)을 기본으로 10%에서 100% 완충까지 6~7시간 정도가 걸린다.

    EQA는 자극적이거나 놀라운 경험보다는 익숙해서 믿을수 있는 완성도 높은 경험에 집중한다. 전기차여서 다르거나, 구조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부분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의 철학에서 태어나고 만들어질 뿐이다. 시승 차였던 EQA 250 AMG 플러스 패키지에 디자인과 편의 장비를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8인치 휠과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 열선/통풍 시트, 360도 주차 카메라와 공기 청정패키지가 새롭거나 특별한 기능은 아니니까. 그저 하나의 덩어리처럼 자연스럽게 제품에 녹아들었다. 물론 이런 부분이 다른 전기차와 미묘하지만 큰 차이점일 수 있다. 그런 차이가 모여서 큰 변화를 만든다. EQA는 그런 전기차다.


    MERCEDES-BENZ EQA 250

    레이아웃 E V , F W D, 5인승, SUV   모터, 배터리 1개 모터, 66.5kWh 리튬이온   모터 출력 190마력(140kW), 38.2kg·m(375Nm)   휠베이스 2729mm   길이×너비×높이 4,465×1,835×1,625mm   1회 충전 거리 303km   무게 1,985kg   판매 가격 5,990만 원(기본), 6,490만 원(AMG 패키지), 6,790만 원(AMG 패키지 플러스)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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