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합리성
HONDA VISION 110
환경 규제가 높아지면서 원동기 스쿠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작은 엔진에 비해 부합해야 하는 배출가스 기준 자체가 높고 이상적인 가격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유로 5에 대응하며 매력적인 가격, 성능, 디자인까지 모두 갖춘 혼다 비전 110이 나타났다.
혼다는 유로 5 인증 규제가 시작됨에 따라 기존에 있던 원동기 스쿠터 라인업의 많은 모델을 단종 시켰다. 특히 상업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델들이 사라지면서 그 공백을 채워줄 모델이 필요했고 그 자리에 빅 휠 언더본 스타일인 비전 110을 위치시켰다. 기존 상용 스쿠터보다 20만 원에서 크게는 40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되었고 안정성, 내구성, 편리성, 경제성 등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기존에도 혼다에는 빅 휠 언더본 스타일인 디오 110이 있었다. 사실상 비전 110의 이전 모델인데 높아지는 환경 규제와 다소 낮은 인기 때문에 단종되고 2021년에 개선된 성능과 디자인을 입고 유로 5에 대응하는 모델로 출시한 것이다. 외형의 전체적인 틀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강성이 높은 프레임으로 개선되고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다 날렵하게 개선했다. 또한 연비 향상을 위한 아이들링 스톱, 편리한 스마트키, 푸시 타입 이너 박스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점은 과거 2012년식 디오 110의 차량 금액이 269만 원이었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2021년, 많은 부분이 개선된 비전 110의 차량 금액은 224만 원이다.
모두 개선된 겉과 속
비전 110은 과거 모델보다 페어링과 등화류를 조금 더 날렵하게 디자인하여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기본 외장 컬러와 플로어 패널 간의 색상 대비를 통해 측면의 입체감을 높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형태로 주행 속도를 확인하기 좋고 각종 정보와 경고등은 별도로 마련하여 시인성이 좋다.
비전 110은 프레스 성형된 강철을 레이저로 용접한 eSAF(Enhanced Smart Architecture Frame) 프레임을 채용하여 경량화와 강성 증가를 실현했다. 각종 노면에서 오는 진동을 억제하여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 핸들링을 개선했다. 더불어 유로 5에 대응하는 eSP(Enhanced Smart Power) 엔진을 탑재하여 출력 향상, 마찰 저감, 연비 향상 등을 이뤄냈으며 새롭게 적용된 아이들링 스톱 시스템이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새로운 엔진은 최고출력 8.7마력을 7,500rpm에서 발휘하고 최대토크는 5,750rpm에서 낸다.
만만하고 편안한 설정
시트고는 760mm지만 다리를 내리기 편하고 차체가 가벼워 더욱 부담 없이 느껴진다. 시트의 착좌감은 비교적 단단한 편이다. 작은 차체에도 시트의 앞뒤 길이가 넉넉하고 전후 굴곡이 적기 때문에 신장 180cm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플로어 패널에 다리를 올리고 핸들을 조향할 때도 불편함이 없다.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주머니에서 열쇠를 찾아 꺼내고 삽입하여 돌리는 동작이 사라져 확실히 간편하다. 시트를 여는 것도 다이얼을 시트 위치로 놓고 버튼만 누르면 열린다.
마련된 내부 트렁크에는 기본 공구가 거치되어 있으며 풀페이스 헬멧을 보관할 수 있다. 라이더 시점에서의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고 간결한 버튼 구성이 좋다. 새롭게 추가된 아이들링 스톱은 우측에 있는 버튼으로 끄고 켤 수 있고 그 외 버튼들은 모터바이크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시동과 트렁크를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전방 좌측에는 푸시 타입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시동을 걸었을 때 약간의 진동이 전달되지만 엔진이 돌아가면 진동이 현저히 줄어든다. 특히 중저속 구간에서는 아예 진동 없이 부드럽게 가속되다 보니 전기 스쿠터를 주행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엔진이 고회전으로 돌아도 바람소리만 들릴 뿐 엔진 배기음을 듣기가 쉽지 않다. 125cc급의 스쿠터에 비하면 절대적인 배기량이 작기 때문에 후반 가속감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가벼운 무게 덕분에 6-70km/h까지는 금방 도달할 수 있다. 최근 낮아진 도로 규정 속도 덕분에 충분한 수준이다.
엔진 자체의 힘만으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90km/h 정도이고 내리막에서 탄력을 받았을 때 100km/h에 가까운 속력을 낼 수도 있다. 전후 14인치 휠과 부드러운 세팅의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도로 위의 맨홀 뚜껑이나 과속 방지턱 같은 요철을 부드럽게 처리한다. 특히 도로 공사구역을 지나며 복공판 위를 달릴 때 노면의 진동을 잘 걸러냈다.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
전후 모두 폭이 좁은 타이어가 장착되어 가벼운 발 놀림을 보여준다. 기울어지는 동작이 날렵하고 노면을 꾸준히 누르며 선회한다. 서스펜션이 부드럽기 때문에 라이더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적극적으로 눌려 움직인다. 특히 제동 시 프런트 포크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가속이 부드럽기 때문에 과감하게 스로틀을 열 수 있다.
프런트는 190mm 싱글 디스크, 리어에 130mm 드럼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고 CBS 시스템이 적용되어 리어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프런트와 리어가 동시에 작동한다. 덕분에 제동이 서툰 초보자도 쉽게 안정적인 제동을 할 수 있다. 주행 중 정차하면 아이들링 스톱이 빠르게 작동하며 시동이 꺼지고 스로틀을 여는 순간 그 즉시 시동이 걸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혼다의 오랜 노하우가 담긴 기술인만큼 깔끔하게 작동한다.
가성비를 뛰어넘은 상품성
비전 110은 무엇 하나가 특출난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가격, 성능, 디자인 같은 스쿠터의 기본기가 좋다. 과거 빅 휠 언더본 스타일은 국내 시장에서 비교적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비전 110은 스마트키, 아이들링 스톱, CBS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만 보더라도 이미 가성비가 뛰어나다. 게다가 차체와 외관 디자인을 개선하여 주행 성능과 상품성을 높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스쿠터를 고려하고 있다면 좋은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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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VISION 110
엔진 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미발표 배기량 109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8.7hp / 7,500rpm 최대토크 9Nm / 5,7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4.8ℓ 변속기 CVT무단변속기 서스펜션 (F)전자식 48mm텔레스코픽 도립 (R)전자식 싱글쇽 모노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80/90 14 (R)90/90 14 브레이크 (F)190mm싱글디스크 (R)130mm드럼 전장×전폭×전고 1,870×670×1,100(mm)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760mm 건조중량 95kg 판매가격 224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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