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300CR] 2. 이야기의 시작

    SYM 울프 300CR 롱텀시승기 #2

    이야기의 시작

     

    그녀와 연애를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여 남짓이 되었다.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이해하며 조금씩 더 알아가는 시기인 듯하다. 오늘 기분은 좋은지 어쩐지, 컨디션은 어떤지, 끼니는 챙겼는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통-통-통- 그녀의 따듯한 심장 박동이 하루 종일 귓가에 아른거린다.

    그녀를 만난 곳, 신촌

    SYM 모토 카페에 도착했을 땐 이미 화이트 컬러의 울프 300CR이 박스를 벋고 첫 울음을 터트리며 PDI(PreDelivery Inspection) 작업이 한창이었다. 미리 서류작업이 진행되어, 보험도 계약하고 번호판까지 일사천리로! 이제 신차 길들이기 과정을 거친 후에 조금은 온전한 컨디션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모터사이클은 완성 차량으로 출고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출고 전에 최종 조립 후 점검하는 것이 보통이다. PDI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하더라도, 방금 조립된 물건이니 만큼 초반에 컨디션을 잘 체크해 가면서 길들이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길들이기는 단순히 엔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품들을 함께 길들인다고 생각해야 한다. 브레이크며, 클러치, 그리고 각부의 베어링은 물론, 서스펜션까지 모두 다 공장에서 막 나온 새것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이크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는 만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마찰을 하면서 각 부품들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운행해야 한다. 조작은 최대한 부드럽게, 그리고 영역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길들이기 방법은 매뉴얼 상에 쓰여 있기도 하지만, 신차 출고 시 안내를 받게 된다. SYM 모토 카페에서는 300㎞, 1000㎞ 점검을 실시한다고 했다. 운행을 개시하면 미세 금속 가루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적산 거리인 300㎞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하여 이것들로 인해 엔진 계통이 손상되는 것을 막는다. 이때에 오일 스트레이너 클린, 윤활 기본 점검, 타이어 공기압 체크 등 기본적인 정비를 하게 되며, 적산 거리 1000㎞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점검을 하는데, 추가적으로 오일 필터를 함께 교환한다고 했다.

    길들이기 그리고 300km 점검
    300km 점검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서울 시내라는 지리적 조건과 고속 운행 제한, 급제동 및 급가속 제한이라는 조건을 다 지키면서 운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주로 출퇴근에만 사용하니 열흘 만에 적산 300km 임무 완료, 바로 SYM 신촌 모토 카페에 방문했다.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 보니 역시 드레인 볼트에는 미세한 금속 가루들이 보였다. 또 엔진 커버 쪽으로 냉각수의 오바이트(?)의 흔적이 있어 왜 그런지 물어보니, 단순한 냉각수의 오버플로우. 다음 점검 시까지 지켜보고 그때까지 동일한 문제가 있으면, 점검을 해보는 쪽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브레이크 레버 뭉치가 아래쪽으로 돌아간 것 같아 미세하게 조정했다. 통상 핸들바에 점이 찍혀 있어서 그것을 기준으로 조정을 한다고 한다. 프론트 쇽의 트래블은 120mm로 점검 시 확인해보니 96mm의 거의 풀버텀 영역까지 사용한 흔적이 발견.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반증, 오케이. 신차 출고 시 세팅된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소프트한 느낌이 있어 프리로드를 1단계 높여 조정해 주었다.

     

    엔진오일 교체 중
    모튤에서 나온 SYM 엔진오일. 2통 가까이 들어간다
    브레이크 레버 뭉치 조정하는 표시가 있다

     

    커스텀 프로젝트 

    울프 300CR은 이미 완성된 형태의 카페레이서 모델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그리고 나만의 바이크로 바꿔나가기 위한 커스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단 덜어낼 수 있는 것을 덜어내는 것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리어 시트 캐노 피와 카울에 붙어있는 데칼 스티커를 떼어냈다. 다행히 클리어 마감 위에 붙어 있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제거되었다. 데칼을 떼어내니 한층 심플해졌다. 리어 시트 캐노피와 헤드라이트의 비키니 카울도 떼어냈다. 이 두 가지 파츠가 울프 300CR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규정하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긴 했지만, 덜어 낼 수 있는 부분들을 덜어 내놓고 구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함이다.

    할시온 바 엔드 미러를 장착. 인상이 한층 강렬해졌다

    가장 먼저 교체한 것은 미러. 순정 미러는 차체에 비해 크기가 너무 크고 마운트의 길이가 길어 카페레이서 분위기와는 조금 동떨어져 보였다. 영국 할시온Halcyon사의 835 스트리트 파이터 바 앤드 미러로 교체했다. 캐노피와 비키니 카울을 떼어내고 나니 특징이 사라졌던 울프 300CR의 인상에 뭔가 강렬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제 시트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연료탱크는 어떻게 도색을 할 것인지 구상 중이다. 최근 유행하는 카페레이서와 트래커 스타일의 크로스오버를 할 것인가 아니면 카페레이서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갈 것인가. 계속해서 구상 중이며 상상도를 그려보고 있다. 멋지게 드레스업 한 울프 300CR을 타고 햇살 따듯한 봄날에 라이딩을 하는 그런 그림 말이다.

     

     


     

    Credit

     이민우 수석기자
    사진 양현용/이민우
    취재협조 모토스타코리아 www.motost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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