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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오버리터 스크램블러 비교 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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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오버리터 스크램블러 비교 시승

    SCRAMBLER SHOOTOUT

    과거 아스팔트가 없던 시절, 모터사이클이 오프로드에서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개조되며 스크램블러라는 장르가 탄생했다. 이제 현대의 라이더들이 아스팔트 위를 달리기 위한 스크램블러를 찾는다. 오프로드를 본격적으로 달리지 않더라도 과거의 멋, 오프로드, 모험과 같은 이미지면 그 이유로 충분하다. 브랜드별 핫한 스크램블러를 모았다.

    양현용(이하 현용): 오늘 테스트에 대해 소감 한마디씩 해주세요.

    윤연수(이하 연수) : 저는 스크램블러라는 장르를 좋아해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어떤 노면과도 잘 어울려 멋집니다. 또한 각 브랜드마다 해석한 스크램블러의 분위기가 달라서 즐거웠습니다.

    김휘동(이하 휘동) : 저는 대배기량 바이크 자체를 처음 접했는데 브랜드마다 스크램블러를 해석한 모습이 달라서 재미있었어요. 특히 백지상태에서 접하다보니 새로운 느낌을 받을 때마다 깔끔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비교하는 재미가 컸습니다.

    김상현(이하 상현) : 저도 개인적으로 스크램블러 장르를 좋아해요. 일단 바라봤을 때 쿨하죠. 오프로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직업상 흙길을 달려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완전한 온로드 바이크는 선호하지 않아요. 동시에 다양한 스크램블러를 비교해보니 새로운 면이 보여서 즐거웠어요. 아 그런데 지금 다카르 기념 셔츠를 입고 있지만 저는 오프로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스크램블러가 오프로드를 잘 달리기 위한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버리터인 이번 시승 모델들은 특히 그렇고요.

    현용 : 스크램블러가 유행하는 이유는 오프로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도심에서 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가 스크램블러로 오프로드에서 탄 것 역시 오프로드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크지요.

    BMW R NINET SCRAMBLER

    현용 : 자, 그럼 알나인티 스크램블러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볼까요?

    상현 : 저는 어반 GS뿐만 아니라 알나인티 전기종을 모두 경험해봤어요. 스크램블러는 온로드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포지션이나 세팅이 불편해요. 그리고 출시한 지 오래 된 탓에 지금 보면 스타일이 조금 아쉽죠. 그래서 이번 시승에서 가장 부족한 모델일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순간 공랭 박서 엔진이 주는 울림에 매료되었죠. 알나인티 시리즈가 레트로 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원조 맛집 같다고나 할까….

    연수 : 저는 바이크를 탈 때 항상 운동성능에 집중하게 돼요. 이번에도 알나인티를 시승할 때 주행 성능이 궁금했어요. 시트와 서스펜션 모두 단단해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죠. 첫 시작은 아스팔트였기에 너무나 만족스러웠어요. 핸들링과 제동, 가속, 포지션까지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핸들을 잡고 앉았을 때 시트가 뒤쪽에 있어서 상체가 숙여지고 팔을 넓게 벌려 스스로 멋지다는 느낌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온로드를 가장 자신 있게 달릴 수 있는 바이크였어요.

    상현 : 공랭 박서 엔진을 탑재하고 옛날 느낌인데 막상 달리면 정말 빠르죠.

    휘동 : 누가 봐도 멋진 바이크 같아요. BMW라는 브랜드와 박서 엔진의 유니크한 디자인, 배기음, 고동감이 매력적이었죠. 다른 기종들과 비교했을 때 스스로 멋지다는 느낌을 주는 바이크에요. 가장 재밌었던 바이크는 아니지만 가장 갖고 싶은 바이크였어요.

    상현 : 실제로 리턴 라이더와 신규 라이더의 선택을 골고루 받은 바 있어요. 딱 그 마음인 것 같네요.

    현용 : 이번 시승 모델 중 코스메틱 부분을 비교한다면 가장 부족한 모델인 것이 사실이에요. 심지어 다른 알나인티 라인업과 비교해도 도색이 터프하고 파츠의 구성도 다소 눈에 띄지 않는 느낌이에요. 대신 질리지도 않는 것 같아요. 볼수록 매력있는 느낌이에요. 주행에서는 ‘이 바이크가 이렇게 단단했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스크램블러치고는 나긋나긋한 세팅은 아니에요. 그래도 BMW가 GS에서 얻은 노하우 덕인지 트랙션 컨트롤과 ABS 세팅을 달리면서 조작할 수 있는 점은 좋았어요.

    연수 : 그리고 저는 이 모델로 오프로드를 달렸을 때 당연히 오프로드가 주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지만 GS계열과 비슷한 박서 엔진 덕분인지 안정감이 상당했어요. 온로드 스타일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는데도 말이죠.

    상현 : 정말 안정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주변에도 많은 라이더들이 오프로드를 도전하더라고요. 다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지만요.

    현용 : 박서 엔진은 전도 시 엔진 헤드가 파손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상현 : 아무튼 알나인티는 유행을 선도했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DUCATI SCRAMBLER 1100 SPORT PRO

    현용 : 그럼 이번엔 두카티 스크램블러1100 스포르트 프로(이하 스포르트 프로는 생략)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연수 : 두카티 스크램블러에는 두카티만의 분위기가 녹아있어요. 외관의 디자인과 도장 퀄리티가 높고 올린즈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탑재하며 본격적인 라이딩을 고려하고 있죠. 핸들링부터 선회성능, 출력, 안정성 모두 만족스러워요. 특히 장착한 타이어가 스크램블러의 이미지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 모두 좋은 마찰력을 발휘한다는 점이 좋아요.

    상현 : 두카티 스크램블러1100은 처음 타보고 놀랐어요. 두카티는 좀 더 밝고 경쾌한 이미지인데 스크램블러는 모범생처럼 느껴졌어요. 파츠가 고급스럽고 동력성능은 굉장히 부드러워요. 움직임 하나하나가 나의 의도에 맞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특히 부드럽게 세팅 된 엔진은 초보자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만큼 마음에 들어요. 물론 주행 후 기억에 남은 이미지는 스크램블러보다 네이키드에 가까웠어요.

    현용 : 사실 외형부터 몬스터 같았던 이전 스크램블러 1100과 비교하면 그나마 부분 변경된 프로모델은 머플러 디자인이 스크램블러답게 바뀌었어요. 물론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브랜드명에 불과하고 플랫트래커와 카페레이서 등 다양한 스타일의 바이크를 선보이고 있죠. 스크램블러 1100중에서도 스포르트 프로 모델은 도로에서의 스포츠성을 강조한 모델이니 더 그렇게 느낄 거에요.

    상현 : 어쨌든 두카티 스크램블러와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생김새부터 운동 성능까지 모범생처럼 느껴졌죠.

    휘동 : 저는 너무 경쾌하게 즐겼어요. 스로틀을 편하게 열 수 있는 느낌? 스로틀 조작이 미숙한 입문자라도 엔진이 부드럽기 때문에 선회를 깔끔하고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시트고도 다른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높지 않다는 점도 입문자에게 좋은 요소에요. 결론적으로 주행 성능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상현 :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라이더가 오버리터 스크램블러를 찾는다면 두카티 스크램블러를 추천할 것 같아요. 다루기도 편해서 오버리터의 감각을 쉽게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초심자에게 두카티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웃기네요.

    현용 : 예전 두카티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에요. 똑같은 기반의 엔진을 사용하는 몬스터 1100만해도 꽤나 앙칼진 바이크였는데. 요즘 두카티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스크램블러 1100에서 가장 좋았던 건 스로틀 리턴했을 때 들리는 배기음이었어요. 흔히 팝콘이 터지듯 즐거운 소리를 내서 주행의 재미를 더했죠. 그리고 두카티에 올린즈 서스펜션의 조합만으로 재미는 보장된 것이죠. 또한 시승 모델 중 ABS 해지가 불가한 유일한 모델이었는데 오프로드에서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고 타이어의 성능도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연수 : 타이어의 한계라인에 슬릭 존을 마련했다는 게 신기해요.

    현용 : 덕분에 아스팔트에서 풀 뱅킹으로 돌아도 그립이 유지되죠. 이 타이어는 피렐리에서 두카티 스크램블러를 위해 개발했는데 이탈리아의 두 브랜드가 협업하여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고 봐요.

    연수 : 그러고 보니 FTR 1200은 같은 미국 브랜드인 던롭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네요. 두카티 스크램블러에 대한 이야기를 한 가지 더 보태자면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했을 때의 변화였어요. 극적인 변화는 아니었지만 무엇인가 두카티스러운 맛이 살아난달까?

    현용 : 맞아요.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면 확실히 두카티 특유의 와일드한 맛이 살아나죠. 오프로드에서도 좀 더 재밌어지고요.

    TRIUMPH SCRAMBLER 1200 XC

    현용 : 다음은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1200 XC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연수 : 스크램블러 1200 XE와 비교 시승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XC가 들러리처럼 보였어요. 그 당시에는 오프로드 시승을 주로 했고 XE의 높은 시트고와 여유로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고급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번 시승에서 XC 모델도 주인공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스크램블러라는 장르가 오프로드만 달리기 위한 모델이라면 XE가 압도적이겠지만 일반적으로 오프로드 룩을 갖추고 도심을 달린다고 생각한다면 XC 모델이 한참 위에 위치해요.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성능이 좋아서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고 상체가 서는 포지션 덕분에 편안해요.

    상현 : 현실적으로 비교 시승 모델 중 한 모델을 구매하라고 하면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에요. 다른 바이크들도 매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장거리 주행이 잦은데 다양한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가장 없었어요.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가장 스크램블러답게 느껴지는 것이 강점이죠. 형제 모델인 XE가 순정 상태로 랠리 시합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걸 보면 XC도 룩이 아닌 리얼 스크램블러라는 것을 알 수 있고요.

    현용 : 사실 XE와 XC를 함께 본다면 XE는 스크램블러의 한계를 넘어 조금 더 오프로드 머신으로 올라간 모델이고 XC가 스크램블러의 영역의 끝에 있는 모델 같아요.

    상현 : 그래서 저는 시승 모델 중 가장 스크램블러 답다고 느꼈어요. 시트고가 높다는 점, 짐을 적재하기 쉽다는 점, 순정 튜닝 파츠가 다양하다는 것까지 마음에 들어요. 근처 카페에 가는 것부터 투어까지 문제가 없죠. 물론 이 부분은 키가 큰 사람의 한정이에요. 시트고가 생각보다 높아요. 개인의 취향이지만 열선 그립 옵션만 탑재하면 완벽할 것 같아요.

    휘동 : 가장 고급스럽고 멋지고 모든 부분이 편했어요. 물론 마찬가지로 신장이 큰 사람 한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시트고가 꽤 높았는데 그만큼 체형에 맞는 느낌이었어요. 계기반의 디자인과 그래픽이 섬세하게 느껴졌죠. 특히 라이더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아무튼 너무 편안하게 라이딩 했는데 그만큼 주행의 재미는 적었어요. 자극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모든 부분이 편안하고 평균점수가 높지만 주행의 재미가 아쉬웠습니다.

    현용 : 스크램블러라고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머플러 라인, 물방울 형태의 연료탱크, 둥근 헤드라이트 등, 다른 브랜드 스크램블러는 그들의 방식대로 해석한 느낌인데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는 오리지널의 멋을 살렸죠. 동시에 파츠의 마감 완성도가 높아서 고급스러워요. 그리고 텐덤이 가장 편했어요. 저는 대부분 라이딩을 혼자 즐기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에요. 그리고 XE와 XC를 비교시승 했을 때는 XE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무리에 있으니 덩치도 제일 크고 존재감이 확실해요. 전자장치를 해제하고 다뤘을 때도 편안하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주행의 즐거움의 향이 달랐다고 할까요?

    연수 : 오프로드를 가장 잘 달리죠. 생김새만큼이나 움직임이 우아하고 한계치가 높았어요.

    현용 : 일단 올린즈 리어 쇽은 전용으로 개발되었어요. 스트로크가 긴 편인데 굉장히 묵직한 느낌이죠. 오프로드에서 요철을 마음대로 뛰어다닐 순 없지만 온로드에서나 오프로드 모두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어요. 그리고 고성능 전자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좋죠. 생김새는 과거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하고 있지만 가장 잘 달릴 수 있는 모델이었어요.

    상현 : 핸들 스위치 뭉치로 고프로 조작까지 가능하다는 것도 좋아요. 물론 옵션사항이지만요.

    INDIAN MOTORCYCLE FTR 1200S

    현용 : 그럼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자랑 FTR 1200S는 어땠나요?

    연수 : 이름대로 플랫 트래커죠. 흙에서 달리기 위해 태어났어요. 동시에 온로드도 참 잘 달려요.

    현용 : 플랫 트래커를 표방하지만 장르를 구분하자면 스크램블러에요. 일반적인 스크램블러의 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비교 시승에 함께 하게 되었죠.

    상현 : 사실 플랫 트래커의 이미지를 사용하더라도 분위기나 주행성능은 일반적이어야 시장성이 있다고 봐요. 그 부분을 잘 캐치했죠.

    연수 : 아무튼 시승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름값을 해요. FTR이라는 이름에 맞게 플랫 트래커 본성을 갖추고 있어요. 안정감이 뛰어나고 미국식 박력이 느껴지죠. 게다가 FTR 1200S 모델은 레이스 머신 리버리를 입고 순정 배기머플러가 아크라포비치에요. 또 계기반을 통해 각종 전자장치를 컨트롤 할 수 있고 계기반은 감압식 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좋았어요. 또 전자장치를 해제할 때 주행 모드에서 트랙 모드에 들어가야지만 해제할 수 있고 해제를 누르면 ‘너 정말 끌 거야?’라고 다시 물어요. 그게 마치 ‘너 정말 준비됐어? 진짜 FTR을 만나볼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곤 모든 전자장치가 해제돼요. 바로 레이스에 나가면 될 것 같아요.

    현용 : 실제로 윤연수기자가 오프로드에서 슬라이드를 일으키며 주행하는데도 편안해 보였어요.

    연수 : 네, 맞아요. FTR은 생각보다 진짜에요. 타이어의 그립이 높은 것도 아니고 출력이 강해서 쉽게 미끄러지는데 무게 중심이 낮고 안정성이 높아서 부담이 없었죠.

    상현 : 저는 모든 기준이 온로드에 맞춰져 있어요. FTR 1200S는 온몸이 즐거운 바이크였어요. 시동 걸고 출발해서 와인딩 코스까지 갈 때까지 모든 순간이 즐거웠죠. 일반적인 인디언의 인상이 부드러움이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경쾌한 움직임에 깜짝 놀랐어요. 물론 섬세한 맛은 없어요. 그저 박력이 넘쳐서 라이더를 흥분시키죠. 다만 순정 배기음이 너무 작아서 듣는 재미, 가슴을 울리는 맛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 부분만 뺀다면 딱 제 스타일이에요.

    현용 : FTR은 인디언의 큰 도전이었어요. 인디언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전보다 젊고 다이내믹한 인상으로 바꾸기 위한 모델이죠. 첫 시작치고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해요.

    상현 : 주변 사람이 인디언은 부드러운 크루저만 만드는 브랜드 아니냐며 FTR의 재미를 의심한다면 한 번 타보라고 하려고요. 그 박력 하나에 매료될 수 있어요.

    휘동 : 입문자 입장에서 볼 때 FTR이 가장 매니악한 느낌의 바이크였어요. 레트로와 뉴트로를 모두 갖추고 있는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박력 있는 엔진이 라이더를 흥분시켜요. 강력한 엔진에 준하는 고성능 전자장치도 갖추고 있고 달릴 때 스스로 만족도가 커요. 다만 생김새와 바이크의 움직임은 굉장히 스포티한데 배기음이 어울리지 않게 작아서 흥이 조금 떨어졌어요.

    현용 : FTR 1200S는 인디언이 플랫 트랙 레이스를 하면서 얻어낸 노하우와 이미지를 녹여 만든 바이크에요. 인디언이 현재 FTR 750이라는 모델로 레이스를 휩쓸고 있으니 운동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죠. 여기에 하이엔드브랜드를 지향하는 인디언답게 도장 퀄리티나 파츠 구성이 상당히 고급스러워요. 페인팅에 들어간 고운 펄과 색감이 자꾸 시선을 빼앗죠.

    그리고 인디언은 과거부터 굉장히 스포티한 모델을 개발하던 브랜드에요. 인디언 4와 같은 슈퍼바이크, 스카우트는 당대 고성능의 대명사였어요. 하지만 브랜드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몇 차례 기울면서 이미지가 치프 시리즈로 굳어졌죠. 그런데 FTR은 원래 가지고 있던 공격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 요소라고 생각되어 반가워요.

    다만 가격이 높고 젊은 라이더들에게 브랜드의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단점이에요. 그래서 초심자에게 선뜻 추천할 수 없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바이크를 경험한 라이더에게 새로운 맛을 보여줄 수 있는 바이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더욱 본격적인 FTR 750의 출시까지 기대하게 만들죠.

    연수 : 그리고 FTR 1200S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해요. 엔진 안정성과 발열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죠.

    상현 : 발열, 가장 뜨거웠던 건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의 업 머플러에요. 신호 대기 중에 깜짝 놀랄 정도였죠.

    현용 :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를 탈 때는 정차 시 시동을 끄고 기다리거나 높은 부츠를 착용하길 권장해요.

    연수 : 고성능 머신은 뜨겁다고 믿습니다. 아,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정말 빠른데 뜨겁지 않네요.

    상현 : 박서 엔진은 더운 여름에도 쾌적하게 달릴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장점이죠.

    현용 : 다시 돌아와서 FTR 1200S는 인디언이 다시금 젊고 다이나믹한 이미지로 가는 첫 발걸음이에요. 그리고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경험해본 라이더가 새로운 재미, 신선한 재미, 생생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바이크라고 생각해요.

    MOTORBIKE RIDER’S PICK

    INDIAN MOTORCYCLE FTR 1200S

    상현 : 몸이 가장 만족하는 바이크가 좋은 바이크라고 생각해요. 바로 그건 FTR 1200S에요. 합리적인 선택을 하라면 다른 모델을 고를 수도 있겠지만 인생은 즐겨야죠. 내 몸과 가장 합이 잘 맞는 바이크는 언제 어딜 달려도 만족스럽죠. 저는 진짜 남자라서 FTR의 박력이 어울립니다.

    DUCATI SCRAMBLER 1100 SPORT PRO

    현용 : 바이크를 타는 재미가 가장 컸어요. 특히 올린즈 쇽은 믿고 갈 수 있죠. 서스펜션이 주는 피드백, 엔진에서 주는 피드백, 스타일이 주는 피드백까지 모든 것들이 제 기준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어요. 그리고 온로드든 오프로드든 가장 즐겁고 만만하게 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TRIUMPH SCRAMBLER 1200 XC

    연수 : 저는 모터사이클 입문을 오프로드에서 했고 지금까지 오프로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로드를 잘 달릴 수 있는 스크램블러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스크램블러 1200 XC는 비교적 긴 서스펜션과 커다란 휠 때문에 온로드에서는 조금 느리고 불편해요. 하지만 오프로드로 들어서는 순간 모두를 떼어내고 혼자 달려나갈 수 있죠.

    BMW R NINET SCRAMBLER

    휘동 : 가장 투박하다는 점이 좋았어요. BMW라는 브랜드 가치와 박서 엔진의 독특한 형상, 공랭 엔진 필링이 매력적이에요. 저의 라이프스타일에 빗대었을 때도 알나인티의 스타일이 가장 잘 녹아들 것 같아요. 비록 출시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유행을 선도한 모델은 뭔가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DUCATI SCRAMBLER 1100 SPORT PRO

    조금은 덜 조여진 느낌, 그 틈이 만드는 여유에서 스크램블러만의 자유로움이 탄생한다.

    신형 스크램블러 1100 스포르트 프로(이하 스포르트 프로)를 처음 접했을 때는 기존의 1100 스포르트에 비해서는 고전적인 스크램블러다운 면모를 많이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다른 스크램블러들 사이에 있으니 눈에 띄게 현대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느껴진다. 사실 스포르트 프로는 ‘스크램블러 두카티’브랜드로 출시했지만 태생이 ‘두카티’임이 확실한 모델이다. 기본적인 포지션이나 차량의 움직임이 두카티의 스포츠 네이키드인 몬스터에 가까운 감각이다.

    특히 엔진을 괴롭히듯 고회전으로 밀어붙이며 달릴 때 두카티 느낌이 진하게 난다. 1단 기어가 짧아 저속 컨트롤이 좋고 트랙션 컨트롤을 끄면 스로틀만으로도 프런트 휠이 떠오를 만큼 힘이 좋다. 2단부터는 기어비가 확연히 길어지며 시원하게 속도를 붙인다. 전자식 스로틀의 조작과 섬세한 반응으로 바이크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다. 욕심이지만 퀵시프트를 넣어줬다면 더 재밌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고갯길은 스포르트 프로의 주 무대다. 코너를 돌때도 두 바퀴에 선명하게 느껴지는 그립과 가볍고 경쾌한 가속, 빠른 방향전환, 그리고 코너 진입 전 강력한 제동까지 네 모델 중에 가장 발군이다. 네 대의 바이크 중 배기량도 가장 작고 출력도 토크도 약하지만 와인딩 로드에선 가장 빨랐다. 주행의 평균 속도가 올라가니 몸을 앞으로 살짝 숙인 포지션이 오히려 피로감을 줄인다. 바람에 저항해 사이를 가르고 달리는 느낌이 즐겁다. 서스펜션은 쫄깃하게 노면을 잡아준다. 탄탄하고 매끄럽게 노면을 처리하는 것에서 올린즈 서스펜션과 그것을 세팅하는 두카티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역시 태생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유연한 프레임과 부드럽게 다듬어진 엔진 등에서 조금은 덜 조여진 느낌이 난다. 그 틈이 만드는 여유에서 스크램블러만의 자유로움이 탄생한다. 낮은 영역에서 풍부한 토크를 내도록 다듬은 것도 좋다. 덕분에 주행 스트레스가 상당히 낮아진다. 네대의 바이크 중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1200XC와 더불어 주행의 쾌적함과 편안함으로는 1,2위를 다투는 모델이었다. 널찍한 일자형 시트로 탠덤도 편하다.

    즐거운 오프로드

    스크램블러 1100 시리즈는 스크램블러라는 이름에 비해 오프로드 주행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기본으로 탑재된 주행모드에도 오프로드 모드가 없을 뿐만 아니라 ABS의 해제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에 오프로드 성능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자장비 중 트랙션컨트롤만 끄고 오프로드에 들어가 달려본 소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크램블러800과 비교하면 저속 토크가 좋아 천천히 달리기가 훨씬 수월했다. 주구장창 고속으로 달리기에는 서스펜션이 너무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지만 굳이 오프로드에 맞춰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진 않았다. 빠르게 달리는 것 보다 적당한 속도로 낮은 한계 안에서 차체를 슬금슬금 미끄러뜨려가며 타는 것이 더 재밌었다.

    특히 ABS는 이제 꽤나 똑똑해서 오프로드에서도 한계그립까지 잘 써먹으면서 작동한다. 풀브레이킹에서는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기 위해 슬쩍 개입하지만 ABS가 작동하며 공주거리가 길어지며 밀리는 일은 없었다. 순정으로 장착된 피렐리 MT-60RS타이어는 블록패턴 부분이 오프로드에서 그립을 만들어주지만 그 깊이가 얕은 탓에 그립력 자체가 높지는 못하다. 하지만 그립과 슬립 사이를 오가는 것이 점진적이고 자연스러워서 미끄러짐을 제어하기 쉬웠다. 덕분에 오프로드를 무섭지 않고 재밌게 달릴 수 있었다.

    오프로드에서 저단 기어로 열심히 달리다보니 바이크가 뜨끈뜨근하게 달궈진다. 공랭 엔진이기 때문에 복사열이 제법 강렬하게 라이더를 괴롭힌다. 기어를 높이고 느긋하게 달리며 엔진에 바람을 불어넣어주니 금세 정상온도로 돌아간다. 공랭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스크램블러는 빡빡해진 유로5에도 오일쿨러가 더해진 공류랭 방식으로 이미 대응을 완료했다.어쩌면 현행 스크램블러 시리즈가 두카티의 마지막 공랭엔진 바이크가 될지도 모르겠다.

    내부의 전자장비들에는 안전을 위해 코너링 기능 기반의 ABS와 TCS가 기본 탑재되고 액티브, 져니, 시티의 3가지 주행모드가 탑재된다. 여기에 패셔너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진지한 라이딩 룩부터 일상에 녹아드는 가벼운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소화한다. 어느 장소에나 녹아드는 튀지 않는 디자인이지만 그 존재감은 확실한 것이 매력 포인트다.

    INDIAN MOTORCYCLE FTR 1200S

    레이스 머신에서 배양된 FTR 1200S

    인디언은 2011년 폴라리스 그룹에 인수된 이후 스카우트 엔진을 바탕으로 FTR 750을 개발하여 플랫 트랙 레이스에 다시 도전했고 출전 당시부터 현재까지 모든 경기를 압도하고 있다. 2017년에 시작해서 2018, 2019까지 모두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챔피언을 차지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바로 그 머신에서 배양된 기술로 만들어진 모델이 FTR 1200이다.

    더군다나 레이스 리버리와 각종 고성능 파츠들이 적용된 S 모델이다. 인디언 측에서는 FTR 1200을 ‘흙 위에서 태어났고, 도로를 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라고 표현한다. 생김새부터 각종 파츠는 플랫 트래커임이 분명하지만 폭넓은 라이더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도로주행을 겨냥했다는 뜻이다.

    노하우가 느껴지는 디자인

    FTR 1200은 외관 디테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형 투어링 바이크에서 얻은 노하우로 도색 품질이 뛰어나다. 레이스 머신의 컬러감을 잘 살려 입체적이고 도장 위에 펄을 추가해 빛을 받았을 때 반짝인다. FTR 750과 흡사한 연료탱크와 리어 카울 디자인이 레이스 머신의 이미지를 한껏 뽐내며 1,203cc V-트윈 엔진을 품은 레드 컬러의 프레임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두 개의 매니폴드 라인이 엔진에 밀착되어 후방으로 이어지고 순정으로 장착된 아크라포비치 배기 머플러가 레이스 머신 느낌을 더한다. 브렘보 레디얼 캘리퍼와 골드 컬러의 포크, 강성이 높은 프로테이퍼 핸들 바가 본격적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FTR은 연료탱크를 시트 아래 두어 연료량 변화에 따른 무게중심 변화를 최소화하여 안정적이고 일정한 움직임을 제공한다. 외관만 봐도 FTR 1200S은 고성능 레이스 머신을 빼닮은 걸 알 수 있다.

    본격적인 움직임

    FTR 1200S에는 전후 19인치, 18인치 휠과 전용으로 개발된 던롭 DT3-R 타이어가 장착된다. 아메리칸 플랫 트랙 레이스 오피셜 타이어인 DT3를 온로드 설정에 맞게 설계했다고 한다. 시동을 걸고 핸들을 잡았을 때 취해지는 자세가 늠름하다. 팔꿈치를 들면 당장 오프로드를 들어갈 것 같고 상체를 숙이면 본격적인 와인딩이 가능할 것 같다. 총 3가지의 주행 모드가 있는데 당연히 출발부터 스포츠 모드를 즐겼다. 전자식 스로틀의 반응이 굉장히 빠릿하고 V-트윈 엔진이 내뿜는 토크가 기분 좋게 한다. 원하는 시점에 완전히 정확한 출력이 분출되는 느낌보다는 조금 더 과한 힘이 라이더를 데려간다. 마치 빠르게 달리기 위해 설계된 레이스 머신 같은 감각이다.

    박력 있는 가속만큼이나 제동도 훌륭하다. 전방의 320mm 더블 디스크와 브렘보 레디얼 캘리퍼의 조합이 근사하다. 엔진의 박력에 비하면 전자 장치는 굉장히 똑똑하게 개입한다. 순간 가속을 원할 때는 프런트가 들썩일 때까지 개입하지 않다가 허용치를 넘으면 라이더를 말린다. 제동 시에는 프런트 브레이크 레버를 한 번에 잡아당겨도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느낌으로 서버린다. 전후 서스펜션은 150mm의 트래블에도 탄탄한 세팅이며 전후 모두 조절식으로 라이딩 스타일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감압식 터치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주행 모드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그런데 FTR 1200S의 진가는 트랙모드를 누르고 전자장치를 해제했을 때 드러난다.

    REAL FLAT TRACKER

    스로틀을 이전과 똑같이 감았을 뿐인데 엔진 내에서 일어나는 폭발이 정확하게 느껴지며 내뿜는 토크가 아스팔트에 그대로 꽂힌다. 방금 전까지 내가 다룬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전자장치가 해제된 FTR 1200S는 계속해서 프런트를 들어 올리며 가속한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휠베이스가 길어 즐겁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에서도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기본적으로 안정감이 높은 차체가 부담을 덜어주며 스로틀을 미세하게 조작하면 흙길을 시원하게 가속한다. 던롭 DT3-R의 타이어가 온로드 설정을 고려했다지만 기본은 플랫 트랙 레이스 타이어임이 분명하다. 리어 슬라이드를 일으켜도 안정적인 자세가 유지된다. 플랫 트랙 머신의 성능으로 도로를 겨냥했지만 역시 본성은 숨길 수 없다.

    완전히 정확한 출력이 분출되는 느낌보다는 조금 더 과한 힘이 라이더를 데려간다. 마치 레이스 머신 같은 감각이다

    FTR 1200S는 인디언의 느긋한 인상을 젊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로 덮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레이스에서 얻은 노하우를 그대로 녹여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며 더 많은 라이더가 즐길 수 있도록 설정했다. 게다가 FTR 1200S 안에는 그 본성이 잠자고 있으니 도로 위가 무료해질 즘 흙밭에서의 슬라이드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BMW RNINET SCRAMBLER

    공랭 박서 엔진

    현재 대부분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높아진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성능을 높이기 위해 수랭 엔진을 사용한다. 하지만 알나인티는 공랭 엔진을 사용하면서도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예상보다 높은 출력을 발휘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볼륨감 넘치는 공랭 박서 엔진은 바이크를 바라볼 때 금방 눈에 띈다. 1,170cc 2기통 박서 엔진은 7,750rpm에서 최고출력 110마력을 발휘한다. 이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6초, 최고속도 200km/h 이상이라는 성능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타브랜드의 신형 스크램블러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이며 첫 출시 시기를 고려한다면 더욱 놀라운 수준이다. 물론 2021년부터 유로 5가 적용되면서 과연 공랭 엔진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건재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면 BMW가 어떻게든 비슷한 필링의 엔진을 개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생김새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일반 모델과 비슷해 보이지만 엔진과 프레임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용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료탱크는 알루미늄이 아닌 철재를 사용하고 전후 크로스 스포크 휠을 장착했다. 프런트의 19인치 휠로 스크램블러의 분위기를 한껏 내며 자이로 효과가 증가하여 여유로움이 증가했다. 서스펜션의 트래블도 증가하고 비교적 부드럽게 세팅되었다. 그러나 온로드 성향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고 서스펜션은 아스팔트 위의 세팅에 가깝다. 휠이 커졌지만 핸들을 조작하면 금방 기울고 원하는 라인을 그리며 돌아나간다. 특히 고속 코너에서도 꽤나 안정적인 선회를 보여주며 라이더를 안심시킨다. 전방에 아무런 윈드 실드가 없기 때문에 가슴과 팔로 모든 바람을 맞아야 하는데도 입가에 미소는 떠나질 않는다.

    순정으로 장착되는 아크라포비치 머플러도 주행의 재미를 더한다. 스로틀을 열 때마다 박서 엔진이 좌우로 흔들리는 진동을 라이더에게 전달하고 샤프트를 통해 리어 휠을 즉각적으로 돌린다. 이때 뒤에서 고급스러운 관악기를 힘껏 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절대적으로 작지 않은 소리임에도 거슬리거나 기분 나쁜 음이 아니다. 라이더가 청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하게 설정했다. 또한 공격적인 가속만큼이나 뛰어난 제동성능을 발휘한다. 전방의 320mm더블디스크와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가 원하는 순간까지 쉽게 감속하며 타이어의 한계에 달했을 땐 곧바로 ABS를 개입하며 안정적인 자세를 잡는다. ABS가 개입하는 순간에도 제동거리가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고 정확하게 멈춘다. 벌브 타입의 귀여운 원형헤드라이트와 상반되는 스포티함이 있다.

    타고난 오프로드 주행성능

    BMW의 박서 엔진은 자사의 어드벤처 모델인 R 1200 GS와 동일하다. 또한 R 1200 GS 시리즈와 동일한 전후 19인치 크로스 스포크 휠을 탑재하고 있다. 그 부분만 생각해봐도 알나인티 스크램블러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예상된다. 낮게 깔린 무게중심과 부드럽게 돌아가는 리어 휠이 오프로드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핸들에 무게가 실릴만한 파츠도 없기 때문에 핸들링이 가볍고 상체가 서는 포지션이라서 시야성도 좋다. 스로틀을 과격하게 조작해도 트랙션 컨트롤이 빠르게 개입해 리어 슬라이드가 일어나지 않는다.

    왼쪽 스위치 뭉치의 버튼을 누르면 주행 중에도 전자장치를 해제할 수 있어서 트랙션 컨트롤을 껐다. 온로드 성향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는데도 220kg의 차체가 누르고 있어서인지 쉽사리 그립을 놓치지 않는다. 또한 스로틀을 조금 더 빠르게 전개하면 슬라이드가 일어나는데 안정감이 상당하다. 시승 차량 중 유일하게 온로드 성향이 높은 타이어였는데 유유자적 편안하게 흙길을 밟았다. 시트고가 820mm로 부담이 적은 수준이라서 미끄러지더라도 땅을 짚고 일어날 수 있다.

    원조는 역시 다르다

    BMW는 라이더가 모터사이클을 편안하고 쉽게 즐기도록 유도한다. 전자장치는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개입하면서도 라이더가 조작했다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초보자도 BMW 바이크를 타면 스스로 실력이 늘었다는 착각까지 할 수 있다.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꽤나 자유롭고 날 것의 느낌을 주지만 여전히 BMW의 기술력이 담겨있어 완성도가 높다. 또한 공랭 엔진의 단점인 발열도 박서 형태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알나인티가 다루기 쉬워서 재미없다는 평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알나인티는 다루기 쉽기 때문에 신규 라이더 혹은 리턴 라이더를 모두 끌어들였다.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아무리 단점을 찾아보려 해도 멋스러운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 쾌적한 주행감각 등 장점이 먼저 떠오른다. 만약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를 타본다면 클래식 열풍을 주도한 장본인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TRIUMPH SCRAMBLER 1200 XC

    스크램블러 1200시리즈는 오프로드로 한 발 더 나아간 스크램블러 1200 XE모델과 스크램블러 스타일에 충실한 스크램블러 1200 XC(이하XC)모델로 출시되었다. XE는 전륜에 21인치 휠을 끼우고 긴 길이의 서스펜션으로 엔듀로 바이크 수준의 높은 시트고와 최저 지상고를 자랑하는 본격적인 오프로드 머신을 추구한다. 반면 XC는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XE와 비교할 때의 이야기였다. 다른 스크램블러들과 함께 있으니 XC의 진가가 비로소 빛을 발한다.

    클래스 유일의 21인치 프런트 휠은 존재감을 더하고 동글동글한 느낌의 고전적인 디자인은 오리지널 스크램블러의 디자인은 이것이라고 정의를 내리는 듯 교과서적인 모습이다. 바이크 중앙을 가로질러 리어까지 일자로 뻗은 배기시스템이 디자인의 화룡점정이다. 여기에 엔진 케이스와 각종 금속 파츠들의 마감처리, 품질 좋은 페인팅까지 트라이엄프만의 고급스러운 마무리가 좋다. 고사양의 브렘보 모노블럭 캘리퍼와 리어의 올린즈 서스펜션, 튜브리스 방식의 크로스스포크 휠이 기본 장착된 점도 바이크의 클래스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점이다.

    재밌는 점은 가장 고전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내부는 가장 현대적이라는 것이다

    약간의 옵션이 더해진 점도 바이크를 돋보이게 만든다. 특히 헤드라이트 아래로 끌어올린 하이펜더는 스크램블러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확실히 강화시킨다. 다만 노면의 물이나 진흙을 막아주기에는 크기가 역부족이라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단점이 있었다.(웃음)

    시트에 앉는 자세부터 가장 스크램블러답다. 허리가 서고 엉덩이 바로 아래 스텝이 위치하는 전통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자세가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전후 일체형 시트는 탱크 바로 뒤에서부터 뒷자리 끝까지 라이더의 체중을 상황에 따라 이동하기 좋다. 속도를 붙이면 팔을 벌려 바람을 품고 달리는 느낌이다. 자세가 편하기 때문에 주행 피로도 적었다. 하루의 피로가 쌓이는 저녁이 되자 네 대의 바이크 중 XC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도 편안함 덕분이다. 긴 시트는 쿠션이 단단한 느낌이 있지만 탠덤라이딩에 가장 유리했다. 뒷사람의 다리 자세도 편하게 나오고 안정적이다. 덕분에 네 대의 바이크 중 탠덤이 가장 편한 바이크로 꼽혔다. 참고로 2위는 두카티 스크램블러로 시트는 푹신한데 다리자세가 조금 불편하다. 알나인티는 시트가 비좁고 다리를 많이 웅크려야 해서 3위를 차지했고 탠덤이 가장 불편한 바이크는 거의 슈퍼바이크 자세가 나오는 FTR1200S였다.

    모던클래식

    XC의 재밌는 점은 가장 고전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내부는 가장 현대적이라는 것이다. 트라이엄프에서 정의하고 있는 ‘모던클래식’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시동키부터 유일한 스마트키 방식으로 우아하게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수 있고 컬러TFT 계기반은 화면의 디자인을 취향 따라 골라서 쓸 수 있을 만큼 스마트하다. 내부에는 안전을 위한 TCS ABS 등의 전자장비들로 꽉꽉 채웠고 엔진은 냉각핀이 살아있어 공랭으로 오해를 사고 있지만 사실은 수랭방식이다. 열관리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오른쪽 허벅지 아래에 위치하는 머플러는 한번 열을 받으면 뜨끈뜨끈하게 종아리와 허벅지를 지진다. 달리는 중에 뜨겁지 않으려면 목이 높은 부츠를 신는 편이 좋았다.

    엔진의 반응은 유순하다. 토크는 강력한 편인데 회전상승이 플랫하고 스로틀입력과 엔진의 출력이 정비례하는 느낌으로 작동한다. 그야말로 담백한 출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그렇다고 이 바이크를 재미없는 바이크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극만이 재미라고 느낀다면 그건 약물에 중독된 것과 다를 바 없다. 바이크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고 차량이 가진 한계가 높아서 생기는 여유로움은 바이크를 더욱 적극적으로 다루게 만들기 때문에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준다.

    오프로드 테스트

    오프로드에서는 21인이 휠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은 요철은 물론 큼직한 요철도 아무렇지 않게 처리한다. 네 모델 중 제대로 된 핸드가드와 스키트플레이트를 갖춘 것도 XC뿐이다. 다른 스크램블러들과 오프로드 성능이 비교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오프로드 모드와 오프로드 프로 모드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후륜의 ABS만 해지하는 오프로드ABS까지 갖추고 있다. XE까지 가져올 필요도 없이 XC만으로도 이미 오프로드 성능에서는 압승이다. 다만 스크램블러만의 조금은 미완성된 자유로운 이미지보다는 틀이 잡혀있고 너무 진지한 느낌이 드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4가지 색 4가지 맛

    4바이크 모두 2기통 엔진이지만 형식은 다 다르고 각각의 바이크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했다. 그리고 선택은 취향에 따라 완벽하게 갈렸다. 이 긴 글을 정독한 당신은 어떠한 바이크에 끌리는가? 네 대 모두 국내에서 정식수입사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바이크이며 시승차도 마련되어 있으니 자신의 취향을 한번 확인해보길 바란다.


    DUCATI SCRAMBLER 1100 SPORT PRO


    INDIAN MOTORCYCLE FTR 1200S


    엔진형식 공랭 데스모드로믹 L형 2기통 2밸브 보어×스트로크 98 × 71(mm) 배기량 1079cc 압축비 11:1 최고출력 86hp/7,500rpm 최대토크 88Nm/4,75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도립 (R) 캔틸레버 모노쇽 타이어 사이즈 (F) 120/70 ZR18 (R) 180/55 ZR17 브레이크 (F) 320mm 더블디스크 (R) 24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90×920×1,290(mm) 휠베이스 1,514mm 시트높이 810mm 건조중량 206kg 판매가격 2,290만 원


    엔진형식 수랭 60° V트윈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102 × 73.6(mm) 배기량 1,203cc 압축비 12.5 : 1 최고출력 123hp / 8,250rpm 최대토크 120Nm / 5,9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 도립식 풀어 저스터블 (R)싱글 사이드 모노쇽 타이어 사이즈 (F)120/70 R19 60V (R)150/80 R18 70V 브레이크 (F)320mm 더블디스크 (R)26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87×미발표×미발표 휠베이스 1,524mm 시트높이 840mm 건조중량 222kg 판매가격 2,510만 원


    BMW R nineT SCRAMBLER


    TRIUMPH SCRAMBLER 1200 XC


    엔진형식 공랭 4T 박서 2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101 × 73(mm) 배기량 1,170cc 압축비 12 : 1 최고출력 110hp / 7,750rpm 최대토크 116Nm / 6,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정립 (R)패러 레버 모노쇽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9 (R)170/60 ZR17 브레이크 (F)320mm 더블디스크 (R)26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87×미발표×미발표 휠베이스 1,527mm 시트높이 820mm 차량중량 220kg 판매가격 2,100만 원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2기통 보어×스트로크 97.6 × 80(mm) 배기량 1,200cc 압축비 11:1 최고출력 90hp/7,400rpm 최대토크 110Nm/3,9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6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 45mm텔레스코픽 도립 (R) 트윈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 90/90 ZR21 (R) 150/70 ZR17 브레이크 (F) 320mm 더블디스크 (R) 255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840×1,200(mm) 휠베이스 1,530mm 시트높이 840mm 건조중량 205kg 판매가격 2,235만 원


    윤연수/양현용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두카티코리아 www.ducati-korea.com BMW모토라드 www.bmw-motorrad.co.kr ㈜화창상사 www.indianmotorcycle.kr 트라이엄프코리아 www.triumphmotorcyc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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