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무게, 짧은 휠베이스, 경쾌한 엔진. 스프린트 S 125는 복잡한 도심의 스트레스를 가볍게 던져버리고 라이더에게 독보적인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베스파 증후군
20대 초반, 용돈을 모아 인생 첫 온로드 바이크로 베스파 LX 125를 구매했었다. LX 125는 깔끔함과 귀여움이 가득한 디자인에 쉬운 조작성과 우수한 편의성이 공존했다.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나에게 완벽한 이동 수단이자 매력적인 장난감이었다. 꽃잎이 흩날리던 따스한 봄부터 타기 시작해 추운 겨울에는 전용 워머와 토시를 구매해 쉼없이 달렸다. 엔진 오일 교체를 제외하곤 소모품 교환도 딱히 없었는데 작은 잔고장 하나 없었다. 좋은 기억뿐이라서 그런가? 매년 다양한 이유로 인해 베스파가 떠오르고 베스파를 구매하고 싶다는 욕망의 베스파 증후군을 앓는다. 만약 현시점에서 베스파를 구매한다면 어떤 모델이 좋을까 고민했고, 그렇게 스프린트 S 125를 시승했다.

젊은 감각
스프린트 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포티한 주행과 젊은 감각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일반적인 베스파의 원형 헤드라이트가 아닌 육각형 헤드라이트가 특징이며 S 모델은 일반 모델보다 스포티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됐다. 순백의 유광 화이트 바디에 무광 블랙의 헤드라이트 커버, 사이드 미러, 몰딩, 리어 랙 등에 적용되어 대비를 이룬다. S 트림의 특징인 레드 컬러 포인트가 전면의 타이 가니쉬, 프런트 펜더와 사이드 데칼, 전후 휠에 더해졌다. 전후 12인치 6스포크 블랙 알로이 휠도 회전하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빠른 이미지를 더하고 싱글 사이드 프런트 포크 덕분에 그 형상을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다.
현대적인 발전
내가 타던 LX 125는 전방에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이 채택됐지만 ABS는 없었다. 비가 오는 날 세로로 깊게 파인 물골의 도로를 지날 때마다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곤 했다. 스프린트 S는 전방에 220mm디스크와 1채널 ABS가 적용되어 불안정한 노면에서의 제동 부담을 한껏 줄여냈다. 후방은 140mm의 드럼 브레이크로 무난한 수준인데 때때로 리어 휠을 미끄러뜨려 빠른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베스파로 무슨 슬라이드 턴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짧은 차체에 리어 슬라이드 턴까지 더하면 전국의 악명 높은 협로나 골목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계기반은 아날로그와 LCD 디스플레이가 결합되어 주행 속도는 아날로그로 표시하고 주행 가능 거리, 연료 잔량, 시계, 트립 등은 시인성 좋게 디지털로 표시한다.



쉬운 스쿠터
785mm의 시트고는 남녀노소 누구나 올라타기에 좋다. 전반적인 시트 형상은 넓은 편이지만, 라이더의 공간은 측면을 날렵하게 깎아내어 발착지성을 높였다. 핸들은 좌우로 과장되지 않고 콤팩트한 차체에 어울리는 폭으로 설계됐으며 스몰 바디 베스파 특유의 가벼운 조향 감각을 제공한다.
124cc 공랭 단기통 i-get 엔진은 최고출력 11마력, 최대토크 10.4Nm를 발휘한다. 스로틀을 열면 큰 준비동작 없이 가볍게 반응하며 움직인다. 베스파는 i-get 엔진의 도입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i-get 엔진의 부드러움과 억제된 진동이 특징이다. 가속 능력은 작은 배기량 탓에 폭발적이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꾸준하게 가속되어 약 80km/h 언저리까지 무리 없이 가속되며 86kg의 라이더를 태우고 평지 기준 약 110km/h의 최고속도도 마크했다. 40~ 60km/h의 영역에서는 재가속 반응이 좋은 덕분에 일반적인 도심의 흐름을 리드할 수 있다. 짧은 차체와 과도하지 않은 출력 덕분에 코너를 거의 기울이지 않고 선회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모노 프런트 포크는 도로 위의 자잘한 요철을 잘 걸러내며 가벼운 핸들링을 제공한다. 다만, 과속 방지턱이나 큰 요철에서는 한계에 닿으며 라이더에게 큰 충격을 전달하기도 했다.

실용성
베스파는 전방에 마련된 글러브 박스와 넉넉한 트렁크로도 유명하다. 키를 오프 상태에서 절반만 돌리고 꾹 누르면 글러브 박스가 열리는데 말 그대로 글러브를 보관 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꽤 부피를 차지하는 소지품도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다. 키가 없다면 열 수 없기 때문에 보안 걱정도 없다. 또한, 별도로 마련된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열리고 오픈 페이스를 쉽게 보관할 수 있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등장한다. 만약 누군가를 텐덤할 예정이라면 예비용 헬멧을 수납하고 간단한 장을 보거나 무겁고 큰 짐도 부담 없이 수납해 옮길 수 있다. 베스파를 한 번이라도 소유해 본 사람이라면 아는 내용인데 베스파는 단순히 예뻐서 좋은 게 아니라 스쿠터로 써 어디 하나 아쉬운 게 없을 정도로 잘 갖췄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다.


SIMPLE IS THE BEST
스프린트 S는 완전한 순정 상태로 주행할 때 가장 예쁘고 ‘전력질주’라는 뜻의 네이밍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을 발휘한다. 베스파는 우수한 방풍성과 드레스업을 목적으로 출고부터 롱 스크린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프린트 S는 꼭 순정 상태 그대로 출고해즐겨보길 추천한다. 라이더 체중이나 자세에 따라 다르겠지만, 롱 스크린 하나로 핸들링과 가속 성능, 최고속도 등에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도심을 더 효율적으로 달리며 혼잡함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스프린트 S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베스파를 테스트하면 베스파 증후군이 좀 사그라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강해졌다.

VESPA SPRINT S 125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3밸브, i-get
보어×스트로크 52 × 58.6(mm)
배기량 124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11hp / 7,700rpm
최대토크 10.4Nm / 5,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ℓ
변속기 CVT 자동변속기
서스펜션 (F)싱글사이드 링크 암 (R)코일 스프링 싱글 쇽 업소버
타이어사이즈 (F)110/70 12 (R)120/70 12
브레이크 (F)220mm싱글디스크 (R)140mm드럼
전장×전폭×전고 1,870×735×미발표
휠베이스 1,340mm
시트높이 785mm
건조중량 미발표
판매가격 589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베스파 코리아, 베스파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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