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자체의 장르, BMW F 900 GS 어드벤처

    BMW의 GS는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다. 당당한 크기의 차체, 길을 가리지 않는 주행성능, 편안한 장거리 투어링 능력까지 GS라는 이름에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요소들이다.


    F 900 GS 어드벤처는 병렬 2기통 엔진을 얹은 미들 클래스 어드벤처 투어러다. 엔진 형식부터 차체 구성까지 플래그십 모델인 R 1300 GS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막상 타보면 눈을 가리고 있어도 BMW GS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움직임에서 익숙한 감각이 뚝뚝 묻어난다.

    이전에도 F 900 GS 어드벤처를 짧게 경험한 적은 있지만, 하루 300km 이상을 함께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짧은 시승에서는 보이지 않던 특징이 장거리 주행에서는 훨씬 명확하게 드러난다. 특히 어드벤처 투어러는 단순히 가속이 좋거나 코너링이 날카로운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장시간 달렸을 때 피로가 쌓이는 정도. 저속에서는 얼마나 편하게 다룰 수 있는지, 고속에서 차체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짐과 장비를 더하고도 라이더에게 얼마나 여유를 주는지 등 체크해야 할 부분이 많다. F 900 GS 어드벤처는 이름처럼 F 900 GS를 기반으로 어드벤처, 즉 모험의 분위기를 더욱 강화한 모델이다.

    장거리 투어를 고려해 더 커진 연료탱크와 라이더의 피로를 막는 에어로다이내믹으로 더 커진 차체는 첫 인상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한다. R 1300 GS의 존재 때문에 F 900 GS 어드벤처가 미들 클래스로 분류되지만, 실제 배기량은 거의 1리터에 가깝다. 최고출력 105마력으로 초기 R 1200 GS의 최고출력이 98마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강력한 성능이다.

    현재의 모델은 2024년 첫 출시 후 다듬어졌고 기존의 F 850 GS 어드벤처의 구성과 디자인을 잇는다. 하지만 측면의 페어링을 지나치게 과장했던 기존 모델에 비해 작고 담백하게 처리해 볼륨감과 존재감은 유지하면서도 차체가 훨씬 경쾌하게 느껴진다.

    다루기 쉬운 덩치

    병렬 2기통 엔진은 실용 영역에서 다루기 쉽다. 저회전에서 토크가 매끈하게 올라오고, 중속 영역에서는 충분한 힘으로 차체를 밀어준다. 고속 추월에서도 답답함이 없다. 출력 곡선에서 과격하게 터지는 곳은 없지만 언제나 필요한 만큼 정확히 힘을 꺼내 쓸 수 있다. 어드벤처에서는 폭발적인 성능보다 다루기 쉬운 리스폰스가 더 중요하다. 항상 라이더를 긴장시키지 않고 활력 넘치게 서포트해주는 느낌이라 단시간의 재미보다는 장거리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외형만 보면 꽤 크고 높아 보이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 체감 무게가 사라진다. 특히 저속에서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큰 차체에도 조향각이 넓어 유턴을 상당히 짧게 끝낼 수 있다. 어드벤처 바이크가 조향각이 좁으면 차체 크기가 곧 부담으로 이어진다. 조향각을 넓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핸들이 많이 돌아가게 만들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엔진과 프레임의 크기, 탱크 형상, 라이더의 무릎 위치, 케이블과 호스의 배치까지 영향을 준다. 여기에 실제 주행에서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향이 이뤄져야 한다. 조향각은 넓지만 차체가 갑자기 안쪽으로 무너지거나, 핸들 끝에서 불안정한 느낌이 생긴다면 오히려 불편하다. F 900 GS 어드벤처는 이 부분에서 BMW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큰 차체를 다루기 쉽게 만드는 노하우는 BMW의 오랜 장기니까.

    장거리 주행에서 느껴지는 안정감도 좋다. 차체는 고속에서 가볍게 흔들리지 않고, 긴 휠베이스와 어드벤처 투어러다운 포지션이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만든다. 시트에 앉았을 때 상체는 자연스럽게 서고, 핸들바는 넓고 여유 있다. 오랜 시간 달려도 몸을 과하게 접거나 버틸 필요가 없다. 윈드스크린과 전면부가 만들어주는 방풍 성능도 장거리 투어에서 체감되는 요소다. 완전히 바람을 지워주는 타입은 아니고 적당히 남겨서 피로를 줄여주면서도 바람을 가르는 느낌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투어 도중 흙길을 발견하자 못 참고 바로 도로를 벗어났다. F 900 GS와 F 900 GS 어드벤처에 기본으로 장착된 21인치 프런트 휠은 상위 모델도 가지지 못한, 오롯이 오프로드 주파성을 고려한 설정이다. 비록 짧은 임도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거대한 차체에도 부담감은 확실히 적고 기분 좋게 리어의 미끄러짐을 느끼면서 스로틀을 열 수 있었다. 특히 밸런스 측면에서 이전 F 850 GS 시리즈보다 좋게 느껴졌으며 서스펜션의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장거리 오프로드 투어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F 900 GS 어드벤처는 GS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안정감과 장거리 성능을 갖추고 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어드벤처 투어러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F 900 GS 어드벤처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하루 300km를 넘게 달리고도 다시 길을 이어가고 싶게 만든다는 것은 이 바이크의 지향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BMW F 900 GS ADVENTURE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86 × 77(mm)
    배기량 895cc
    압축비 13.1 : 1
    최고출력 105hp / 8,500rpm
    최대토크 93Nm / 6,7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50/70 R17
    브레이크 (F)305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300×939×1,437
    휠베이스 1,593mm
    시트높이 875mm
    차량중량 246kg
    판매가격 2,430만 원부터


    양현용
    사진 양현용,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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