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피온 EXO-R1 카본 에어는 국내 시장에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스콜피온 헬멧의 슈퍼스포츠 풀페이스 헬멧이다. 가벼운 무게,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에어핏 시스템이 매력적이다.
스콜피온은 국내 기업 기도스포츠가 전개하는 헬멧 브랜드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은 뒤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국내 라이더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EXO-R1 카본 에어를 직접 만져보고 착용해보면 이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먼저 평가받은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첫인상은 꽤 강렬하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끈하지만 턱 부분의 볼륨과 과장된 라인이 일반적인 스포츠 헬멧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슈퍼스포츠 머신은 물론 고성능 네이키드 바이크와도 잘 어울릴 만한 이미지다.

만듦새도 기대 이상이다. 인테이크를 조작하는 감각, 쉴드 기어의 움직임, 센터락 방식의 쉴드 잠금 장치가 모두 명쾌하게 작동한다. 통풍구는 턱 부분과 이마 쪽에 마련되어 있다.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대신 후면 스포일러와 쉘 라인에는 공력 성능을 고려한 흔적이 보인다. 스포일러 주변에는 와류를 정리하기 위한 디테일이 있고, 하단부는 쇄골 주변과 간섭을 줄이기 위해 안쪽을 파낸 형태다.
착용할 때는 입구가 살짝 좁게 느껴진다. 하지만 내부 공간은 의외로 여유롭고 편하다. 내피가 뒤쪽까지 밀착되는 구조라 진입할 때는 좁게 느껴지지만, 착용 후에는 머리를 안정적으로 감싸는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인 착용감은 가볍고 편안했다. 여기에 킥을 하나 더해주는 것이 바로 에어핏 시스템이다. 헬멧 안쪽 하단부에 마련된 작은 펌프를 누르면 볼패드 내부로 공기가 들어간다. 착용 직후에는 볼 쪽에 약간 여유가 있지만, 펌프를 누르면 볼패드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뺨을 단단히 잡아준다. 트랙 주행에서는 헬멧이 단단히 맞는 편이 좋고, 장거리 투어나 일상 주행에서는 너무 조이면 피로가 커진다. 보통은 볼패드 두께를 바꾸며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EXO-R1 카본 에어는 주행 상황에 따라 직접 착용감을 조절할 수 있다. 시야는 좋다. 상체를 숙이고 정면을 바라보는 자세에서도 눈 위치가 자연스럽게 맞는다. 턱 부분이 길게 내려오는 디자인도 장점이다. 얼굴 하단을 충분히 감싸주기 때문에 헬멧을 썼을 때 안정감이 좋고, 특히 턱이 길거나 얼굴형이 큰 라이더에게는 더 반가운 부분이다.

주행 테스트에서도 좋은 인상은 이어진다. 고속 영역에서 안정감이 좋다. 흡기구가 두 군데뿐이라 통풍 성능을 걱정했는데, 의외로 고속 주행에서는 통풍 성능이 꽤 좋았다. 바람이 밀려들어온다기보다 압력 차이를 만들어 내부 공기를 빨아내는 느낌이다. 다만 저속 주행에서는 통풍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주행 환경과 속도 영역에 따라 체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고속에서 통풍 성능이 좋은 대신 풍절음은 조금 느껴지는 편이다. 다만 자연스러운 공기 흐름에서 생기는 소리에 가까워 특별히 거슬리지는 않았다. 고성능 네이키드 바이크와 조합해 사용했음에도 고속 주행 시 헬멧의 들림이나 떨림이 거의 없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무게도 인상적이다. 손에 들었을 때부터 가볍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XXL 사이즈 기준 실측 무게는 1,485g이다. 헬멧의 무게에 민감한 라이더, 장시간 주행에서 목피로를 줄이고 싶은 라이더에게 추천한다.

스콜피온 EXO-R1 카본 에어는 꽤 설득력 있는 헬멧이었다. 낯선 브랜드가 만드는 선입견은 만듦새와 착용감에서 빠르게 지워진다. 직접 써보니 가벼운 카본 쉘, 강렬한 디자인, 주행 상황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에어핏 시스템까지 이 모델의 장점이 명확하게 전달된다. 스콜피온이라는 이름을 국내 라이더들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71만9천원이다.
글 양현용
사진 신소영
취재협조 (주)한국모터트레이딩, (주)기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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