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대단한 이유, 혼다 CB1000 호넷 SP 2025

    날렵한 스타일의 네이키드, 4기통 심장을 얹은 호넷이 등장했다. 기존의 기술을 적극 활용해 불필요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달리기 성능은 모두가 인정할 만한 구성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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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는 기존의 ‘네오 스포츠 카페’ 스타일이었던 CB1000R 대신 현대적이면서 날렵함이 강조된 CB1000 호넷을 출시했다. 세상에 먼저 등장한 CB750 호넷과 결이 같지만, 그보다 더 다부지고 완성도가 높다. 연료 탱크는 사선으로 날렵하게 내려오는 라인이 강조됐고 하단부에 별도의 윙렛 스타일 파츠를 장착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연료 탱크 캐릭터 라인과 연결될 뿐 아니라 라디에이터 측면에 고정되어 일체감이 좋다. 전면 헤드라이트는 CB750 호넷보다 평범한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덜 갈릴 준수한 디자인이다. 과거 CB750 호넷은 말벌의 삼각형 머리를 헤드라이트 램프 자체로 표현했다면, CB1000 호넷 SP는 그보다 더 무난한 방향을 택했다. 날렵하고 공격적인 분위기를 사선으로 치켜 세워진 DRL로 표현하고 프로젝터 타입의 4구 LED로 마무리했다.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헤드라이트를 상단 커버와 하단 커버로 덮는 형상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슈퍼바이크 성능

    CB1000 호넷 SP는 17년도 CBR1000RR 파이어 블레이드의 심장을 기반으로 네이키드 특성에 맞춰 중반부의 토크와 출력을 보강해 탑재했다. 경량화를 위한 새로운 피스톤이 적용됐고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량 수정, 전용 기어비 세팅 등이 더해졌다. 999cc DOHC 직렬 4기통 엔진은 11,000rpm에서 156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고 9,000rpm에서 106.8Nm의 최대 토크를 낸다.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고회전 엔진이지만, 실제로는 도심 주행을 비롯한 일상 영역에서 더 다루기 쉬운 4기통 리터급 엔진이다.

    고성능 SP

    CB1000 호넷은 사실 일반 모델과 고성능 파츠를 곁들인 SP 버전이 있는데 국내에는 SP 버전만 출시된다. 따라서, 일반 모델보다 5마력 높은 출력과 3Nm 높은 토크의 엔진이 탑재되고 브렘보 스티레마 모노 블록 캘리퍼와 리어에 리모트 리저버 올린즈 TTX36 쇽이 장착됐다. 추가로, 시크한 맷 블랙 컬러의 외장에 더해진 고급스러운 골드 컬러 포크와 휠은 서비스다.

    편안함

    엔진 사운드는 일반적인 혼다의 리터급 4기통 엔진처럼 담백하다. 시트고는 810mm로 발착지성에 대한 부담이 없고 전후 서스펜션의 프리로드도 느슨한 편이다. 핸들 바는 좌우 넓이가 과장되지 않았고 178cm 신장의 라이더가 여유롭게 풀 타각을 줄 수 있는 위치에 고정됐다. 첫 테스트는 도심에서 진행됐는데 좁은 골목이나 오르막 정차 구간처럼 미세한 클러치 컨트롤이 필요한 곳에서 부담이 없다. 기본 적용된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 덕분에 검지 하나로 156마력의 네이키드를 가볍게 다룰 수 있고 210kg의 차량 중량도 제원보다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전후 무게 중심이 알맞게 잡혀 있다. 라이딩 모드는 스탠다드, 스포츠, 레인, 유저1, 유저2까지 총 5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포지션에 익숙해지기 위해 마른하늘 아래에도 불구하고 레인 모드로 달렸다. 최고출력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스로틀 반응은 뭉툭해지고 변속 충격은 거의 사라진다. 달리다 보면 팔꿈치가 서서히 내려갈 정도로 긴장감이 풀린다.

    이어서 스탠다드 모드를 설정하면 전체적인 세팅이 모두 조금씩 역동적으로 바뀐다. 스로틀이 라이더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가속으로 인한 프런트휠 리프트 양, 엔진 브레이크, 트랙션 컨트롤 개입 시기 등이 느슨해진다. 순정 타이어인 브리지스톤 배틀랙스 S22 타이어는 부드러운 핸들링과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성능을 발휘한다. 리어에 180 사이즈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경쾌함보단 안정감이 강하다.

    아빠 말벌의 본모습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비로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스로틀 반응이 더욱 날카롭게 바뀌면서 힘없이 늘어지던 중반부 구간이 사라진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라보고 스로틀을 열면 독침을 쏘기 위해 날아드는 말벌과 같이 움직인다. 5,700rpm에서 배기 밸브가 열리며 더 원활한 공기 순환과 매력적인 배기음을 증폭시킨다. 즉, 우리가 CB1000 호넷 SP로 즐기는 엔진의 스윗 스팟은 가만히 서서 듣던 배기음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는 뜻이다.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속도 영역이 올라가도 변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수준 높은 주행감각을 제공하고 특히 리어 쇽이 코너 탈출 구간에서 아주 똑똑하다. 라이더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빠르게 코너를 탈출할 수 있도록 세팅됐다. 이는 올린즈의 독창적인 기술인 TTX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준 높은 댐핑, 압축과 신장의 연결성이 좋기 때문이다.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이 줄어든 만큼 1, 2단 기어에서 스로틀을 전개하면 프런트 휠이 번쩍 들린다. 더불어, 프 런트 휠이 떠오른 상태에서 퀵시프트로 변속하면 트랙션 컨트롤이 에러를 일으켜 계기반 속 경고 램프와 함께 제대로 가속되지 않는다. 스로틀 풀면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온다. 개인적으로는 도심에서 넘치는 CB1000 호넷 SP의 성능에 비해 전자장비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물론, 이 문제는 대부분 라이더가 느끼지 못할 증상이며 만약 그게 불편하다면,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면 된다. 완벽하게 통제할 자신만 있다면야.

    혼다의 비결

    새로운 CB1000 호넷 SP를 보면 왜 혼다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많은 구매를 만들어 내는지 알 수 있다. 달리기 성능에 대한 진심을 표현하되, 불필요한 원가 상승은 극도로 억제한다. CB1000 호넷 SP는 1,760만 원이다. 과거 슈퍼바이크의 엔진,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올린즈 TTX 리어 쇽, 양방향 퀵시프트, 조절이 가능한 각종 전자장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테스트할 때까지만 해도 ‘이 모델의 경쟁 모델이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가격표를 보곤 그 생각을 접었다. 이게 바로 혼다가 선택받는 비결이다.

    HONDA CB1000 HORNET SP 2025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직렬 4기통
    보어×스트로크 76 × 55.1(mm)
    배기량 999cc
    압축비 11.7:1
    최고출력 155.8hp / 11,000rpm
    최대토크 106.8Nm / 9,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 도립 (R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R17 (R)180/55 R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40×790×1,085mm
    휠베이스 1,455mm
    시트높이 810mm
    차량중량 210kg
    판매가격 1,760만 원


    윤연수 기자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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