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위의 정점, 두카티 파니갈레 V4 S 2025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탄생한 두카티가 또 한 번 모터사이클의 정점을 찍었다. 두카티 7세대 슈퍼바이크 파니갈레 V4 S는 슈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에서 얻은 노하우와 모토GP 기술을 접목하여, 서킷과 도로를 아우르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DUCATI PANIGALE V4 S 2025

    누구든 이 바이크를 타면 지금까지 스스로가 선을 그은 한계를 가볍게 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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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부리람 창 서킷에서 새로운 파니갈레 V4 S를 만났다. 태국을 대표하는 서킷이자 이제 모토GP가 열리는 서킷이다. 이번 테스트는 DRE(두카티 라이딩 익스피리언스)와 함께 진행되었다. 파니갈레 V4 S는 언뜻 기존 모델의 페이스리프트처럼 보일 정도로 유사점이 많지만, 풀체인지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최고 출력은 0.5마력 높아진 216마력에 웻웨이트 기준 2kg 가벼워진 187kg이다. 더 높아진 환경 기준을 뚫고 성능은 소폭 높였다. 사실 기존 출력에서 1~2마력 덜어낸다고 성능이 아쉬울 리 없지만 슈퍼바이크의 카리스마에 있어 숫자는 무척 중요하다.

    강력해진 존재감

    디자인은 신형 파니갈레의 핵심이다. 두카티 슈퍼바이크 중 여전히 최고의 디자인으로 손꼽히는 916과 1098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삼고 최신 모토GP 스타일을 접목했다.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라이트와 매끄러운 페어링 라인, 더 높아진 윈드스크린, 여기에 시각적으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두카티 레드’ 컬러와 우아한 실루엣이 압권이다. 한층 미끈해진 디자인은 기계라는 느낌보다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만들며, 전면에서 바라보면 게임 디아블로가 떠오른다. 윙렛은 차체와 같은 색이 되고 앞쪽으로 옮겨지면서 차체의 일부처럼 느껴져서 존재감과 이질감이 모두 줄어들었다.

    연료탱크 디자인은 높아지고 볼륨이 더해졌다. 다리 사이에 착 감기는 형태는 자세 이동과 제동 시 상체를 더 단단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트도 살짝 넓어져서 더 편해졌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트랙보다는 도로를 많이 타기 때문에 반가운 변화다.

    새로워진 섀시

    새로운 더블 사이드 스윙암 구조와 개량된 프론트 프레임은 비틀림 강성에서 기존보다 유연해졌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신형 모델은 프레임의 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니갈레 V4는 2018년 첫 V4를 시작으로 꾸준히 섀시가 유연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섀시 엔지니어는 60도에 육박하는 깊은 린 앵글에서는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때 프레임의 유연함이 노면의 접지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60도…. 이론적으로 납득은 가지만 체감하고 공감하기는 어려운 차원의 이야기다(웃음).

    더블 사이드 스윙암은 많은 두카티 팬들이 아쉬움을 표현하는 부분이다. 분명 두카티에서도 아름다운 모노스윙암을 포기하기는 아까웠을 것이다. 실제로 두카티에서는 신형 파니갈레를 제작하며 두 가지 타입 모두 장착 후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현재의 더블 사이드 스윙암이 채택된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섬세하고 작은 변화들이 모이다 보면 전체적인 경험은 상당한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말로 설명하면 구구절절하지만 타보면 아! 하고 단박에 느껴지는 차이다. 일단 타보고 나면 불만이 생길 수 없을 정도로 주행 성능 면에서는 더 완벽해졌다. 기존의 파니갈레를 경험해 본 라이더라면 그 바이크가 아쉽고 부족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근데 신형 파니갈레 V4 S는 그 어려운 걸 아무렇지 않게 해낸다.

    고성능의 기준

    파니갈레 V4의 심장은 1,103cc의 데스모세디치 스트라달레 V4 엔진이다. 기본 출력은 13,500rpm에서 216마력의 출력을 낸다. 높은 출력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예측 가능한 토크 전달로, 고속에서도 라이더가 엔진의 리듬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일반적인 고성능 바이크들이 보여주는 ‘폭발적이지만 거친’ 퍼포먼스와는 다르게, 섬세하고 정제된, 하지만 압도적으로 강한 느낌으로 출력을 뽑아낸다. 여기에 스위치 방식이 아닌 각도 센서를 통해 변속 시점을 감지하는 신형 퀵시프트의 조합이 환상적인 가속을 만들어낸다. 변속감과 기어의 체결감이 비교 불가다. 비록 환경과 소음 규제에 대응하다 보니 이제 배기음이 바람소리에 묻히는 느낌은 있지만, 고회전으로 돌아갈 때의 트윈펄스 엔진의 거친 음색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배기구의 방향이 바닥을 향해 있다 보니 코너에 들어가 바이크가 기울면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이 재밌다. 200마력을 가뿐히 넘는 오버리터 슈퍼바이크 엔진을 14,000rpm을 넘겨서 돌려도 전혀 무섭지 않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트랙 모드에서는 회전계의 9,000rpm 이하는 촘촘하게 표시해두고, 4,000rpm 이하는 아예 표시하지 않는다. 어차피 필요 없는 영역이니까.

    다음 레벨의 전자제어

    전자장비의 개입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두카티가 제시하는 새로운 개념인 VO(두카티 비히클 옵저버)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타이어가 조금이라도 미끄러지거나 앞바퀴가 올라오면 출력을 줄여버리며 맥 빠지게 만들었던 기존의 트랙션 컨트롤과 달리, 차체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에 맞춰 출력을 자연스럽게 조절해준다.

    브레이킹 시스템에도 혁신이 적용되었다. 보쉬와 공동 개발한 레이스 eCBS는 트랙 주행 기반의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제동 시 앞 브레이크만 잡아도 뒷브레이크에 함께 제동을 걸어 균형 잡힌 제동을 가능하게 한다. 테스트 중 엄청난 체력 소모를 겪었다. 지금까지의 어떠한 경험보다 더 빠르게 가속하고 더 빠르게 감속하며 더 빠르게 돌기 때문이다. 누구든 이 바이크를 타면 지금까지 스스로가 선을 그은 한계를 가볍게 넘을 것이다.

    슈퍼바이크의 기준

    이렇게 파니갈레 V4 S는 이전 세대가 보여준 압도적인 성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두카티가 추구하는 슈퍼바이크의 철학을 한 단계 더 진화시켰다. 강력한 퍼포먼스와 첨단의 전자장비, 그리고 라이더를 배려한 섬세한 변화들은 모두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목표 아래 집약되었다. 이 바이크를 타고 트랙 위를 달리다 보면, 왜 두카티가 여전히 슈퍼바이크 세그먼트의 기준이 되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두카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6.9인치 TFT 계기반

    8:3비율의 와이드 계기반은 보기에도 근사하고 사용하기 아주 편리해졌다. 주행하며 마주하게 되는 가장 큰 변화다. 좌우로 긴 계기반은 다양한 주행 정보를 직관적이고 세련된 UI로 제공했다. 트랙 모드에서는 랩 타임, 섹터 타임, 중력가속도 린 앵글 등을 시각적으로 표시하며 전체적으로 사용하기 편한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 트랙모드와 로드모드로 나뉘고 트랙모드는 서킷에서 필요한 회전수와 기어단수를 크게 표시해준다.

    윙렛

    윙렛은 두 장이 합쳐진 형상의 더블 프로파일은 그대로 적용되었지만 차체에 통합된 형태로 바뀌었다. 다운포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공기저항은 4%줄였다고 한다.

    프레임

    파니갈레는 엔진이 차대의 일부를 대신하는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프레임은 엔진과 스티어링을 연결하는 작은 부품에 지나지 않는데. 첫 V4에는 이게 통짜 프레임이었는데 이제는 최소한의 부분만 남기고 구멍이 나 있다. 그만큼 무게가 730그램 가벼워졌을 뿐 아니라 비틀림 강성을 40%나 줄였다.

    DES 3.0 전자식 서스펜션

    올린즈가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EC 3.0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니들밸브에서 스풀밸브 방식으로 바뀌며 응답성이 빨라지고 댐핑 조절이 정확해졌다. 실시간으로 댐핑이 바뀌는 세미액티브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댐핑 값을 고정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이퓨어 캘리퍼

    브렘보가 공개한 최신 브레이크 캘리퍼 하이퓨어가 파니갈레 V4S에 양산모델 최초로 장착된다. 기존의 스티레마 캘리퍼를 더 발전시킨 것으로 좌우 캘리퍼에서 60그램의 무게를 덜어내고 냉각 효율을 높여 4% 더 빠르게 열을 방출시킨다. 또한 제동을 하지 않을 때 패드와 디스크의 마찰을 15%줄여 마모를 줄이고 휠의 구름저항도 줄여준다. 330mm디스크와 조합되어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엔진

    두카티의 모토GP 머신인 데스모세디치 엔진의 실린더 헤드, 구조, 배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216마력의 최고출력에 90도 V4 구조, 데스모드로믹 밸브 시스템, 카운터 로테이팅크랭크샤프트, 그리고 트윈 펄스 점화 방식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트랙 전용의 아크라포비치 배기 시스템을 장착하면 최대 228마력까지 도달한다. 도심 주행 시 후방실린더가 작동을 멈추는 실린더 비활성 기능으로 발열을 관리한다. 역회전 크랭크샤프트로 바퀴의 자이로 효과를 상쇄해 가볍게 기울고 가속 시 프론트 휠의 윌리 현상을 줄인다.

    DVO

    최신 바이크는 차체를 통제하는 전자장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새로운 두카티 비히클 옵저버 DVO를 개발했다. 기존의 IMU를 비롯해 70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한다. 마치 바이크가 생각하고 반응하는 듯한 제어 성능을 보여준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은 물론, 코너링, 가감속에서도 라이더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준다. 이외에도 DTC(트랙션 컨트롤), DWC(윌리 컨트롤), DSC(슬라이드 컨트롤), DPL(출발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전자 제어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각각의 설정은 라이딩 모드에 따라 정밀하게 조정 가능하다.

    스윙암

    두카티는 더 나은 성능을 위해 기존의 싱글 스윙암이 아닌 더블 스윙암을 채택했지만 그 디자인은 결코 평범하게 만들지 않았다. 중앙이 비어있는 구조로 가볍고 유연함을 컨트롤 하기 유리한 구조로 만들었다. 두카티는 새로운 디자인의 스윙암에 할로우 시메트리컬 스윙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윙암과 리어휠, 서스펜션에서만 3.27kg의 스프링 아래하중이 덜어졌다.

    사이드스탠드

    파니갈레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이 펴고 접는 것이 어려운 사이드스탠드였다. 디자인에 신경 쓰다보니 접고 펴는 건 고려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특히 레이싱 부츠를 신으면 더 어려웠다. 신형은 위치가 앞쪽으로 옮겨지며 이제 너무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다.

    두카티 퀵시프트 2.0

    변속레버가 변속 시점을 스위치로 감지하는 것이 아닌 기어드럼의 각도 센서가 감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며 변속감이 물컹임 없이 짧고 명확해졌다. 변속레버는 주행 시 스로틀 다음으로 많은 조작을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직결감이 좋은 변속기는 주행의 질을 크게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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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CATI PANIGALE V4 S 2025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V형 4기통
    데스모세디치 스트라달레
    보어×스트로크 81 × 53.5(mm)
    배기량 1,103cc
    압축비 14 : 1
    최고출력 216hp / 13,500rpm
    최대토크 20.9Nm /11,2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전자식 43mm텔레스코픽 도립 (R)전자식 싱글쇽 모노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200/60 ZR17
    브레이크 (F)330mm더블디스크 (R)24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85mm
    시트높이 850mm
    차량중량 187kg
    판매가격 가격미정


    양현용
    사진 두카티
    취재협조 두카티코리아 ducat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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