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모델의 공식을 따르지 않고 R 12 나인티만의 멋과 재미를 담았다.
2013년 BMW 모토라드의 90주년을 맞이해 출시한 알나인티는 모터사이클 시장에 네오 클래식, 모던 클래식 장르의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큰 성공을 거뒀다. 약 10년간 BMW 모토라드의 클래식 로드스터 자리를 굳건히 지킨 알나인티를 넘보는 R 12 나인티가 출시되었다. 알나인티가 워낙 인기모델이었던 덕에 R 12 나인티가 공개되자마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사진으로 R 12 나인티를 봤을 땐 알나인티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였고 디테일 컷을 봐야만 그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시승회에서 직접 실물을 보니 알나인티와는 디테일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외형의 느낌도 아주 달랐다. 시승 바이크로 준비되어 있던 색상은 산 레모 그린 메탈릭 컬러와 옵션 719 알루미늄이었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프레임이 도색된 옵션 719도 멋있었지만, BMW 모토라드의 바이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산레모 그린 메탈릭 컬러가 더 끌렸다. 이번 R 1300 GS와 더불어 24년형 뉴 모델들에 과감하게 그린 컬러를 적용한 듯하다.
프레임이 전 보다 경량화되고 구조가 변경되면서 프레임이 안쪽으로 숨어 있는 구조가 되어 라인이 깔끔하다. 변경된 프레임은 커스텀 용이성을 고려하여 설계했다. 흡기의 위치가 변경되면서 오른쪽 실린더 위에 있던 스노클 에어 인테이크가 없어지면서 우측면의 외관이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아이러니한 말일 수도 있지만, R 12 나인티의 디자인이 알나인티보다 더 클래식하다. 신형 모델에 연료 탱크를 키우고 편의 장치를 추가해 더 과장된 외형으로 출시하는 것이 공식처럼 이어져 왔지만, R 12 나인티는 연료탱크를 더 콤팩트하게 디자인하고 탱크와 이어지는 시트도 일자로 변경하면서 클래식한 멋을 더하며 그 공식을 깼다. 알나인티 대비 연료탱크의 용량이 약 2L 작아진 16L다. 연료 탱크와 연결되는 시트를 일자로 변경하면서 더 평평한 라인으로 클래식함을 더했다. 시트고는 795mm로 알나인티 대비 10mm 낮아졌다.
시동을 걸면 1,170cc 공랭식 2기통 복서 엔진 특유의 옆으로 ‘퉁’하고 치는 충격이 기분 좋게 올라온다. 시승 바이크에는 힐 스타트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열선 시트,BMW 모토라드의 퀵 시프터인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가 탑재되어 있었다. 조작감이 쫀득하면서도 기어가 변경될 땐 직결감이 있는 퀵 시프터와 함께 기어를 변속할 때마다 엉덩이로 전해지는 충격이 라이딩의 재미를 더했다. 공랭 박서 엔진 특유의 툴툴거리는 필링과 저음을 내는 배기음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부드럽게 가속하다 최대 토크 지점인 6,000rpm 언저리부터 토크를 쏟아내며 경쾌하게 움직인다. 최고출력은 109마력으로 알나인티와 같지만, 최대토크는 1Nm 줄어든 115Nm다. 공랭 박서 엔진으로 큰 출력 변화 없이 유로5플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120mm의 작동폭에 고급스러운 골드 컬러를 입힌 45mm 도립식 서스펜션은 프리로드와 압축과 신장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 앞뒤 모두 17인치에 알루미늄 캐스트 휠이 장착되어 있으며 옵션으로 튜브리스 스포크휠로 변경할 수 있다. 여기에 310mm 더블 디스크, 4 피스톤 모노블록 래디얼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되어 온로드 운동성능에 집중한 구성이다. 박서 엔진을 장착해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경쾌하고 가볍게 바이크가 넘어가기보단 묵직하면서 부드럽게 기우는 감각이다. 여기에 전후 17인치 휠, 토크풀한 엔진,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이 더해지면서 안정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모드는 레인, 로드, 다이내믹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단계별로 스로틀 반응이 꽤 극적으로 바뀌면서 전혀 다른 바이크가 된다. 스탠다드 모드에서는 스로틀 조작에 집중하지 않아도 부드럽게 출력을 끌어올리며 유유자적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레인모드는 조금 과장하면 쿼터급 바이크를 타던 습관을 지닌 라이더도 편하게 탈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앞뒤 브레이크가 연동되는 인테그랄 ABS 프로,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이 적용되어 있다.
R 12 나인티를 포함한 BMW 모토라드 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핸들바의 조작부다. 거기에 이번 R 12 나인티의 한국 사양에는 3.5인치 TFT 계기반이 기본 옵션으로 적용되어 핸들바 주변부가 더욱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최근 출시하는 바이크 계기반이 점점 커지는 추세지만 R 12 나인티는 그 공식을 따르지 않고 더 작게 만들었다. 주행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만 담은 작은 계기반 덕분에 주행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히팅 그립이 적용되면 그립이 두꺼워져 조작감이 떨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R 12 나인티는 열선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얇은 그립을 유지해 조작감이 좋다. 새로운 키리스 시스템이 적용되어 새로운 스마트키를 바이크에 꼽아 고정할 수도 있고 주머니 속에 보관한 채로도 시동을 걸 수 있다.
다양한 옵션 파츠도 준비되어 있다. 탠덤 시트를 캐노피로 변경하면 더 일체감 있는 디자인에 클래식한 스타일이 한층 가미된다. 로켓 카울 형태의 콕핏 페어링, 번호판 캐리어를 아래쪽으로 옮기는 키트, 아크라포비치 티타늄 머플러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CNC 가공으로 고급스러운 마감에 옵션 719 파츠도 있다.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 세트, 풋 페그 및 시프트 레버, 리어 브레이크 레버 세트, 실린더 헤드 커버가 같이 출시되었다. 감성과 디자인을 위해 계기반과 연료탱크의 크기를 줄인 것은 클래식의 품격을 위한 BMW 모토라드의 대담한 선택이다. 바이크를 시승하며 R 12 나인티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클래식하고 스타일리시한 외관에 공랭 박서 엔진을 탑재해 독보적인 엔진 필링과 배기음 그리고 토크풀한 주행감까지, 다른 바이크에 비유해 설명할 방법이 없다.
BMW MOTORRAD R 12 nineT
엔진형식 공랭식 4스트로크 2기통 수평대향
보어×스트로크 101 × 73(mm)
배기량 1,170cc
압축비 12.0 : 1
최고출력 109hp / 7,000rpm
최대토크 115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6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조절식 텔레스코픽 도립 (R)파라레버 싱글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17 (R)180/55 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30×870×1,070mm
휠베이스 1,511mm
시트높이 795mm
차량중량 220kg
판매가격 2,810만 원 부터
글 손호준 기자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BMW모토라드 코리아
본 기사 및 사진을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여 업로드하는 것을 금합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저작권은 월간 모터바이크(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