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프로드를 향해, KTM 390 엔듀로 R

    듀크와 RC, 그리고 어드벤처로 구성된 390 라인업에 엔듀로와 슈퍼모토가 추가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굳이?’였다. 엔트리 라인업이 너무 세분화 되는 것은 각 모델별로 집중하기에 오히려 어렵다. 게다가 듀크와 어드벤처의 경우 미들 클래스인 890,990 라인업과 390의 갭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간섭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엔듀로 라인업에는 4스트로크 250, 350, 450은 물론 2스트로크 모델까지 빽빽하게 라인업하고 있다. 과연 이 사이에 390 엔듀로 R을 끼워 넣을 틈이 있을까? 게다가 형제 라인업의 390 어드벤처도 ‘R’배지를 달고 오프로드에 더욱 집중하는 모델이 된 만큼 어떤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설득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바이크는 확실히 KTM엔듀로 바이크이며 확실한 ‘R’이다. 21/18인치 조합의 휠은 오프로드 중심이라 도로에서 코너 진입시의 어색함은 있지만 와인딩을 꽤나 자신감 있게 달릴 수 있다. 10분 정도만 달리면 엔진의 진동도적고 매끄럽게 돌아가며 활기 넘치는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오프로드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진 메첼러 카루4 타이어는 온로드에서도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준다. 이 바이크의 가격을 생각하면 꽤 비싼 타이어를 기본으로 장비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이미 동급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모델이 없을 만큼 크게 앞서 있다. 기본 성능이 좋은 것은 물론 조절 폭이 넓은 서스펜션을 장착했다는 것에서 이니셜‘R’의 가치를 입증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엔듀로 모델인만큼 가벼운 오프로드 테스트도 진행했다. 일단 차체의 가벼움에 부담은 확실히 적다. 여전한 걱정이라면 390 어드벤처 R의 존재다. 막상 무게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부담감 차이가 있다. 오프로드 주파력 자체만 보면 호각이지만 프론트가 가벼워진 만큼 마음도 가벼워 오프로드를 중점적으로 즐길 목적이라면 엔듀로 R이 더 적합해 보인다. 꽤 가파른 언덕에 두껍게 낙엽이 쌓여 상당히 미끄러운 상황에서도 리어에 하중을 주며 스로틀만 열어주니 쉽게 그립을 찾는다. 리어가 미끄러지는 동안 차체를 제어하는 감각은 KTM 엔듀로가 가진 포용력을 그대로 가져왔다. 간혹 균형을 잃어도 가벼운 무게는 차체의 균형을 어렵지 않게 회복할 수 있게 돕는다. 엔진의 출력이 고회전에 맞춰져 있지만 전반적인 토크가 좋다보니 회전수를 올려가며 비벼야 될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기존의 듀얼 스포츠 카테고리와 경쟁하게될 모델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타보니 듀얼스포츠와 엔듀로 컴피티션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엔듀로’라는 이름값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만큼 전반적인 성능 면에서 한 수 위였다.

    타면서 가장 큰 만족감을 준 부분은 오프로드 모드에서 전자장비의 개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트랙션컨트롤과 ABS를 완전히 해지한 상태에서 차량의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을 때도 10분 이내라면 이전의 설정을 유지해준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주행 중 잠시 시동을 끄고 쉬다가 출발할 때 마다 세팅을 다시 해줘야 하는 바이크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경험을 통해 알고있는 라이더라면 무척 반가운 기능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모델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엔트리 레벨을 위한 시트고 설정 때문인지 서스펜션의 길이와 이로 인해 전체적인 프로포션이 조금 짧게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지상고가 ‘엔듀로’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높이에 비해 낮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점은 이 모델에게는 딱 맞는 설정이다. 차체 전체적으로 20mm 높여주는 WP 프로서스펜션이 옵션으로 준비된다고 하니 순정에서 적응을 마치고 한단계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라이더를 위한 선택지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다재다능한 오프로더

    390 엔듀로 R은 처음에 고민했던 존재의 의미를 실력으로 확실히 증명해냈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좁은 틈새를 겨냥한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테스트 후에는 새로운 390시리즈 중 가장 다재다능한 모델로 느껴질 만큼 확 달라졌다. 도로부터 오프로드까지,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번호판을 달고 오프로드 코스까지 직접 바이크를 타고 갈 수 있는 바이크 중에서는 최고의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바이크라는 점이 팩트다.

    KTM 390 ENDURO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9 × 64(mm)
    배기량 399cc
    압축비 12.6 : 1
    최고출력 45hp / 8,500rpm
    최대토크 39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R21 (R)140/80 R18
    브레이크 (F)285mm디스크 (R)240mm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75mm
    시트높이 890mm
    차량중량 159kg
    판매가격 950만 원


    /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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