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신나게 달리고 나와 휴대폰을 들었다.
지금까지 서킷을 달리면서 확인하고 싶었던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다음 세션에서 또 빨라졌다.
올해 초부터 레이스 트랙에 집중하면서 스프린트 레이스, 트랙 데이, 내구레이스 등의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항상 세션을 마치고 나면 옆 피트의 모니터를 훔쳐보며 나의 베스트 랩타임을 확인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덕에 조금만 더 푸시하고 라인을 수정하면 랩타임이 쑥쑥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KTM의 890 듀크 R 한 기종만으로 시즌 내내 달려보니 개인 기록이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머신의 성능을 높여서 랩타임을 줄일 수도 있지만, 라이더의 기량으로 더 높은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레이스박스 미니 S를 테스트하게 되었다. 레이스박스는 2020년 5월, 미국의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브랜드로 자동차와 비행기 같은 탈것에 사용하는 데이터 로거이자 랩 타이머 장비 브랜드다. 초기 모델의 경우 납작한 디자인에 LCD 패널이 적용되어 랩 타이머, 드래그 미터 등의 기능을 갖췄다. 차량 전면 유리에 쉽게 부착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모터사이클 라이더에겐 너무 큰 부피와 부착 방식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새로운 레이스박스 미니 S를 출시하며 더 많은 사용자를 고려했다. 사실상 모터사이클 라이더를 겨냥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콤팩트한 본체와 휴대폰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이 눈에 띈다.
작아서 더 좋아
레이스박스 미니 S는 일반 레이스박스와 달리 별도의 LCD 패널이 없고 작은 LED 램프로 작동 상태만 전달한다. 따라서, 본체를 차량에 부착하고 휴대폰의 전용 앱으로 연결만 시켜주면 준비가 끝난다. 되도록 모터사이클의 평평한 부분에 장착하고 주행 중 제품 상단을 가리지 않는 위치에 고정해야 GPS 신호를 안정적으로 받아낸다. 최대 25Hz GPS로 아주 빠른 속도로 교신하고 거리 오차 범위는 단 10cm 이내라서 드래그 미터나 랩 타이머 모두 99.5% 이상 정확한 기록을 측정한다. 1/100초 범위까지 정확하기 때문에 레이스 트랙에서 제공하는 공식 기록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25Hz의 속도로는 최대 2시간 동안 기록이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10Hz의 속도로 5시간 이상 기록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장비 내의 메모리 사이즈이기 때문에 그 기록을 휴대폰에 저장하고 나면 무제한으로 반복할 수 있다. 본체는 USB 타입 C 케이블로 3시간 충전하여 완충할 수 있고 최대 2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쉽고 정확하다
레이스박스 미니 S를 장착하고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달렸다. 총 5번의 세션 중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록했다. 급하게 피트를 빠져나가다가 레코딩 버튼을 깜빡했기 때문이다. 모든 세션의 주행 시간, 랩 수, 베스트 랩이 표시되고 원하는 세션을 선택하면 모든 랩의 타임이 표시된다. 이 밖에도 최고 속도와 최저속도, 최대 가속 G와 횡 G 등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번 더 베스트 랩을 누르면 해당 랩의 주행 레코드 라인과 순간의 주행 속도, 중력 값, 린 앵글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랩을 불러와 두 가지의 기록이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 레코드 라인부터 모든 정보를 겹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어떤 방식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휴대폰 전용 앱인 만큼 작동법이 익숙하고 사용하기 쉽다는 것도 강점이다. 결과적으로 개인 기록을 0.5초 또 앞당겼다. 라이더의 느낌상 빠른 것과 실제 기록에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완전히 반대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레이스박스 미니 S로 더 정확한 타겟팅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리어 타이어 한 개도 안 되는 비용으로.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안동철
취재협조 그릿모터테인먼트 02-575-9501 가격 35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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