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세상은 짜릿해 멋있어
GASGAS EC 300 2022
300cc 2행정 엔진은 최근 엔듀로 시장에서 가장 핫한 클래스다. 무게가 가볍고 순간적인 출력이 강력하여 요즘 추세인 ‘하드 엔듀로’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브랜드가 그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가스가스는 EC 300으로 대응한다. 브랜드만의 특성, 그 색깔을 살려서.
국내 엔듀로 시장에는 유행이 존재한다. 브랜드를 떠나서 2행정과 4행정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특정 모델. 예를 들면, 350cc 4행정 머신, 500cc 4행정 머신, 200cc 2행정 머신처럼 하나의 모델이 그 시대에 압도적인 인기를 끈다. 이것은 라이더들의 주행 환경, 주 관심사에 따라 달라지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전 세계를 포함하여 국내 시장에서 ‘하드 엔듀로’가 유행을 끌고 있다. 더 높은 경사를 오르고, 미끄러운 돌이나 바위가 많은 험로를 찾아다닌다.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재미보다 밀고 끌어서라도 목적지, 고지에 도달했을 때 얻는 성취감에 매료된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바이크의 출력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벼운 모델을 찾았다. 그렇게 선택된 카테고리가 바로 300cc 2행정 모델이고 가스가스에서는 EC 300이 그 주인공이다.
브랜드 컬러, RED
스페인에서 탄생한 가스가스는 2019년, 오스트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KTM에 인수됐다. 따라서 많은 부품을 KTM과 공유한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색상만 다를 뿐, KTM과 똑같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덕분에 불필요한 가격 상승을 막았고, 원래의 브랜드 컬러인 레드 색상과 페어링 디자인을 잘 적용해 멋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KTM과 비슷하거나 똑같다는 의견은 현재 엔듀로를 포함해 오프로드 시장에서 가장 큰 브랜드를 닮았다는 것과 같으니, 꼭 단점으로만 들을 필요는 없겠다. 새로운 레드컬러는 조금 더 밝아졌다.
프런트 펜더는 날렵함이 강조되는 요즘 추세와는 달리 조금 뭉툭하지만 흙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좋은 디자인이다. 헤드라이트는 KTM의 프리라이드 시리즈와 동일한 제품이 사용됐고 넘버 플레이트는 간결하고 날렵하게 디자인해 가벼운 느낌을 낸다. 사이드 페어링은 리어 펜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상단은 레드, 하단과 후방은 화이트로 꾸몄다.
빨간 시트 덕분에 레드 컬러가 더욱 강조되고 리어는 깔끔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차체까지 레드를 적용해 강렬한 인상을 더했다. KTM의 엔진과 차체, 각종 파츠를 공유하는 만큼 비슷한 실루엣이지만 동시에 과거부터 가스가스가 사용하던 그래픽 디자인을 반영해 헤리티지를 지켜낸 모습이다.
최신의 기술을 그대로
KTM의 대표 모델인 300 EXC TPI와 동일한 엔진을 적용했고 몇 가지 디테일에 변화를 줬다. 최신 기술력으로 개발된 챔버와 깔끔한 배기 머플러도 믿음직스럽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2행정 머신의 챔버는 오프로드에서 툭하면 찌그러져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운 요소였는데 강성을 높이는 디자인 요소와 설계가 적용되어 그 걱정을 좀 덜어도 된다. 오프로드 머신 기술력이 좋은 KTM을 모회사로 둔 좋은 예시다. 동시에 엔진 케이스에는 가스가스 특유의 문양을 적용해 기존 헤리티지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차체는 가볍고 강성이 좋은 크로몰리강을 사용한다. 서브 프레임은 KTM과 동일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새로운 감각을 의도했다. 여기에 WP의 댐핑 조절식 포크와 링크 타입 리어 쇽이 장착됐다. 프런트 포크는 상단의 다이얼을 통해 압축과 신장을 따로 조절할 수 있다. 클러치와 브레이크는 브레텍 제품이 장착됐다. 22년식 허스크바나에 장착되는 것과 같고 많은 트라이얼 바이크에서 사용하는 브랜드다. KTM의 브렘보 시스템과 비교하면 원가 절감이다.
인젝션 기술이 적용되어 일반적인 2행정 모델처럼 연료와 오일을 직접 섞을 필요 없이 별개의 주입구 각각 넣고 주행할 수 있다. 라이더가 스로틀을 여는 양에 맞춰 오일을 자동으로 섞어주기 때문에 엔진의 내구성, 출력과 연료 효율 등이 개선되었다.
우수한 컨트롤성
시동을 걸고 바이크에 앉았을 때, 첫 번째로 느껴지는 건 가벼운 무게감이다. 생각보다 무게 중심이 낮게 깔려 있고 제원상 무게 자체도 가벼운 편이라서 조작하는 부담이 적다. 특히 천천히 출발하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적기 때문에 금방 적응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핸들에는 시동 스위치와 킬 스위치, 라이트 조작 버튼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그만큼 핸들링이 가볍고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하기 쉽다.
스로틀을 서서히 열면 부드럽게 움직인다. 초반에는 괜찮은데? 싶다가 rpm이 중반을 넘어가면 엄청난 토크를 왈칵 쏟아낸다. 2행정 엔진의 특성 때문에 기어비가 짧은 1단 기어는 제외하고 2단 기어 이상으로 조작감을 익혔다. 재미있는 건 KTM과 동일한 엔진을 적용했지만 리어쇽과 타이어의 차이 때문인지 한결 부드럽게 노면을 물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KTM의 일반 모델은 맥시스의 맥스 크로스 타이어를 장착했고, 가스가스는 맥시스의 맥스 엔듀로 타이어를 장착했다.
제동력은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나쁘다와 좋다의 차이가 아닌 방향성이 다른 세팅이다. 가스가스에 적용된 브레텍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 제품보다 초기 반응이 뭉툭하고 완전한 풀 브레이킹까지의 작동 시간이 오래 걸린다. 레버를 인위적으로 급격하고 강하게 조작해야 프런트 락이 걸리는 정도다. 초반에는 제동력이 답답하다고 느껴졌는데, 반대로 프런트 락이 쉽게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조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제동 거리를 생각해 봤을 때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장점으로 느껴졌다.
매력적인 빨간 맛
바이크가 몸에 익고 나서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과거에 250cc 2행정 엔듀로 바이크를 오랫동안 소유한 적이 있기 때문에 출력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었다. EC300은 기존에 갖고 있던 일반적인 자세로 다루기 어렵다. 천천히 폴폴 거리며 달릴 때는 완벽하게 적응했다고생각했는데 피크 파워 구간을 넘나들며 달리려니 더 공격적인 포지션이 필요하다. 시트의 최전방까지 당겨 앉은 상태에서 스로틀을 열어야 하고 선회 시 바깥쪽 패그를 더 확실하게 지지해야 슬라이드를 컨트롤할 수 있다. 그렇게 온몸에 힘을 주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도 3단 기어 까지 스로틀 전개만으로 프런트 휠이 떠오른다. 말 그대로 미친 파워를 뽐낸다. ‘고작 50cc의 차이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어?’라고 쉽게 생각했던 자신을 한없이 작게 만들었다.
직진 상태에서는 5단 클러치 윌리가 가능하다. 흔히 2행정 바이크의 신경질적인 토크 곡선 때문에 윌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EC 300은 저속 토크가 상당하여 5단 기어 낮은 rpm으로도 각도를 유지하기 쉽다. 그만큼 장애물이나 요철을 만났을 때 몇 단 기어인지 고민할 필요 없이 클러치만 튕겨주면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 클러치웍에 따라 출력 조절이 명확하고 요철에 의한 충격을 비교적 부드럽게 흡수하는 느낌이다. 서스펜션의 신장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라이더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다음 동작을 이어가기도 좋다. 가스가스가 트라이얼의 명가였던 만큼 바이크의 움직임, 서스펜션 세팅에 차이를 둔 게 아닌가 싶다.
EC 300의 묘미
결과적으로 가스가스 EC 300의 매력은 우수한 컨트롤성, 숨길 수 없는 강력함이다. 가벼운 무게에 강력한 엔진이 더해졌으니 당연히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와 달리 금방 적응하고 편안하게 페이스를 높여볼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뛰어난 성능의 파츠가 필수적이지만, 과도하게 본격적인 구성은 오히려 스트레스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EC 300은 적절한 파츠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설정으로 자기만의 매력을 어필한다. 동시에 완성도 높은 차체와 엔진, 세팅이 만들어낸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함’이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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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GAS EC 300 2022
엔진형식 수랭 2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72 × 72(mm) 배기량 293.2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미발표 최대토크 미발표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텔레스코픽 도립 (R)모노 쇽 링크 타입 타이어사이즈 (F)190/90 21 (R)140/80 18 브레이크 (F)260mm디스크 (R)220mm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960mm 건조중량 105.8kg 판매가격 1,410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가스가스코리아 02-790-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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