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극은 줄이고 즐거움을 키우다
SUZUKI GSX-S1000
기존의 이미지는 싹 잊어야 할 만큼 새로운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스즈키 슈퍼네이키드 GSX-S1000. 하지만 그 속은 외모 이상으로 달라졌다.
GSX-S1000은 스즈키의 슈퍼네이키드 모델이다. 슈퍼바이크인 GSX-R1000의 이름의 R을 S로 한글자만 바꾼 이름부터 슈퍼바이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1세대 모델은 2015년 출시되었다. 맹수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1세대 모델은 성능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디자인은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디자인 변경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6년이 흘러 드디어 디자인이 바뀌었다. 옛 모습은 완전히 지우고 모든 라인을 완전히 새롭게 그려냈다. 스즈키는 이 디자인을 전투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날개도 달았다. 유럽 스타일의 스트리트 파이터와 일본스타일의 네이키드의 절충점에 있다가 이번 모델은 유럽 쪽으로 더욱 기운 느낌이다.
전에 없던 공격적인 디자인에 스즈키 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렸지만 대체로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며 연료탱크 크기가 19리터로 크게 늘어났고 시트 역시 더욱 편안한 포지션을 제공한다. 페어링에 적용된 포지드 카본을 흉내낸 표면처리는 재밌다. 비록 값비싼 진짜 포지드 카본은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그 특유의 패턴이 가져다주는 다채로운 느낌은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파격적으로 변한 디자인이 이전 세대와의 연결성이 전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전혀 다른 이름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다른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바뀐 앞쪽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리어 디자인은 조금 더 과감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테스트 차량에는 전용 캐노피가 장착되어 밋밋함을 해결해주고 있다. 계기반은 카타나에 적용된 계기반과 유사하지만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력터를 중심으로 메뉴가 개편되고 퀵시프트 기능 표시 등을 추가했다. 블루톤의 화면은 낮에 보면 시인성이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GSX-S1000GT 모델은 풀컬러 TFT화면을 기본 장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있다.
K5 엔진
스즈키의 3세대 GSX-R1000에 쓰인 K5엔진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엔진은 기본 레이아웃은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새로운 캠 프로파일과 밸브스프링 내부 설계 업데이트와 엔진맵을 완전히 뜯어고쳐 이전 세대의 S1000과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스펙상의 수치차이는 크지 않지만 회전수에 따라 들썩이듯 변했던 토크는 이제 거의 직선화되었다. 덕분에 엔진이 크게 다루기 쉬워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즈키와 K5엔진의 우수성을 체감한 일화가 있다. 2006년형 GSX-R1000을 타던 친구의 바이크를 따라가는데 순정 머플러 안쪽에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라이트를 비춰보니 머플러 안쪽이 새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당시 신차를 구매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주행거리가 이미 3,000km를 넘긴 차량이었는데 그 사이 그을음 하나 끼지 않은 것이었다. 머플러 속은 한 시간만 타도 시커멓게 그을음이 끼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내게는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고 당시 스즈키의 엔진 기술력과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스즈키의 완성도
신형 S1000에는 퀵시프트가 추가되었다. 그러고 보면 스즈키는 늦다. 새로운 기능을 먼저 선보이기보단 스스로 검증이 다 끝나고 나서야 적용한다. 대신 일단 적용된 기술의 완성도는 믿음직스럽다. 이번 퀵시프트도 마찬가지다. 늦은 대신 빈틈없이 착착 맞아 들어가는 느낌의 미션부터 매끄러운 퀵시프트 타이밍과 오토블리프가 작동할 때의 스로틀 전개양까지, 과연 스즈키다운 완성도다. 무언가를 조작하는 재미를 손맛이라고 하는데 이건 발맛이라고 해야 할까? 변속마다 기분이 좋다. 또한 가볍게 조작할 수 있는 어시스트 기능이 더해진 슬리퍼 클러치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덕분에 빠른 시프트다운으로 더욱 스포티한 주행에서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다.
뜨겁거나 차갑거나
원래 스즈키 바이크의 특징이라면 라이더를 평소 라이딩 스타일보다 더 과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카타나를 다시 타보곤 그런 스즈키의 매력을 다시 느꼈다. 바이크가 빠르게 달릴수록, 스로틀을 더 열수록 라이더에게 주는 재미라는 보상이 확실하다. 그게 매력이고 무서운 점이기도하다. 하지만 신형 S1000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뜨겁고 다혈질이던 이전 모델과 달리 차갑고 이성적이다. 날카로운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첫인상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게 느리게 달리도록 만든다는 의미는 또 아니다. 주행모드에서 반응이 가장 빠른 A모드를 사용하면 순식간에 속도를 붙인다. 하지만 빠르면서도 통제되는 느낌이 강하다. 스즈키의 엔진의 출력모드는 스로틀과 출력의 비례만 건들 뿐 모두 최고출력은 동일하다. 여기에 엔진의 최고 출력은 152마력으로 2마력 상승했다. 이건 사실 체감하는 게 불가능하다. 아마도 최고속을 찍어서 비교한다면 몇km/h쯤 더 나올 것이다.
하지만 토크는 이야기가 다르다. 출발부터 스로틀을 열때마다 몸으로 느껴진다. 미드레인지에서 두툼하게 더해지는 토크는 주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기본적으로 힘은 세 지는데 다루기는 쉬워진 딱 요즘 바이크다운 변화다. 토크 레인지가 넓어서 기어를 변속하는 것이 속도를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힘을 얼마나 쓸지 결정하느라 변속하는 느낌이다. 아이들링 주변의 토크도 인상적이었다. 언덕을 올라갈 때 스로틀 조작 없이 아이들링만으로 올라가보았는데 너무 쉽게 툴툴툴툴 올라가버린다. 물론 스스로 회전수가 떨어지면 스스로 회복하려고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저회전 토크와 끈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와인딩 스페셜리스트
변하지 않은 점도 있다. 바로 스즈키다운 날카로운 핸들링이다. 맹렬히 코너에 돌진해보면 GSX-S1000의 유전자에 레이스 트랙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린위드를 기본으로 자연스럽게 기울여가는 편안한 코너링은 물론 적극적인 하중이동과 서스펜션을 꾹꾹 눌러가며 돌아가는 하드한 코너링까지 잘 받아준다. 특히 바이크와 라이더의 몸에 착착 붙는 일체감은 새롭게 조절된 라이딩 포지션 덕분이다. 넓어진 핸들바는 몸으로 살짝 당겨 잡으면 바이크를 통제하기 딱 알맞은 포지션이 나온다. 차체가 몸에 잘 붙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바이크의 미묘한 움직임도 캐치하기 쉽다.
타이어가 노면에 착착 붙으면서 돌아가는 느낌이 좋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린다면 슈퍼바이크보다 훨씬 빠를것 같다. 기존의 GSX-S1000을 탔을 때 도로에 맞춰 다듬어진 슈퍼바이크가 주는 재미에 감탄했다면 이제는 슈퍼바이크 이상의, GSX-S1000만의 영역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가격은 두배, 최고출력은 50마력 이상 더 높은 유럽브랜드 차량들과 비교해도 전체적인 포텐셜과 운전의 재미가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진지하게, 그렇지만 재밌게 바이크를 즐기고 싶은 라이더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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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UKI GSX-S1000
엔진형식 수랭 직렬4기통 DOHC4밸브 보어×스트로크 73.4 × 59.0(mm) 배기량 999cc 압축비 12.2:1 최고출력 152ps/11,000rpm 최대토크 106Nm/9,2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도립 (R)모노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ZR17 (R)190/50 ZR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15×810×1,080(mm) 휠베이스 1460mm 시트높이 810mm 차량중량 214kg 판매가격 1,683만 원(2021년 개소세인하분)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윤연수
취재협조 스즈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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