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사이즈 스쿠터들의 경쟁력
2021 300cc SCOOTER SHOOTOUT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혼다와 야마하, 그리고 SYM의 미드사이즈 스쿠터가 유로5에 대응한 2021년 모델을 출시했다. 자연스럽게 모인 세 대의 스쿠터, 과연 그들의 경쟁력과 매력은 무엇인지 비교해 보았다.
ㅣ

당신이 기대하는 모든 것
HONDA FORZA 350
포르자는 혼다의 미드사이즈 스쿠터 역사에 중심이 되는 모델이며 업계의 표준이 되는 모델이다. 2021년 포르자 350은 배기량을 높이고 유로5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며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포르자 시리즈의 역사
혼다의 미드사이즈 스쿠터, 일명 ‘빅스쿠터’의 시작을 살펴보면 ‘킹 오브 스쿠터’라는 콘셉트로 등장한 1984년 스페이시25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마력의 수랭 엔진에 가벼운 무게로 당시에는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코드명은 MF01이다. 이 스페이시의 길이를 늘리고 고급화한 모델이 1986년에 등장한 퓨전(MF02)이다. 퓨전은 출시 당시에는 못생겼다는 평가를 받았고 길어진 만큼 둔한 운동성으로 판매량이 그다지 좋지 못해 1990년 빠르게 단종 된다. (하지만 이후 불어온 빅스쿠터 붐과 함께 가치가 재조명 받으며 2003년에 이르러 다시 재판매가 된 역주행의 아이콘이다.) 이어 1997년 출시한 포사이트 Foresight(MF04)는 당시 유행한 유선형의 차체를 선택했지만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했고 판매역시 저조했다. 이 실패를 교훈삼아 포사이트를 기본으로 당시 가장 핫한 스포츠카인 혼다 S2000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다듬은 디자인의 스쿠터에 ‘포르자’(Forza 힘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우리나라의 파이팅처럼 쓰인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에 대해 젊은 층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일본 내에서 빅스쿠터 붐을 이끌게 된다. 그리고 2004년에는 일본에서 250cc이상 고속도로 2인승차가 가능해진 법률 개정과 맞물려 편안하고 럭셔리한 스쿠터로 거듭난 포르자Z(MF08)를 선보였다. ABS와 스마트키, 수동모드, 대용량 수납공간, 오디오시스템(옵션)등 당시 스쿠터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갖춘 모델이었다. 이후 2007년에는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며 엔진 성능을 개선한 MF10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때부터 일본 내에서 빅스쿠터의 인기가 식어버리고 가격이 높고 배기량은 낮은 포르자는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FAZE를 후속으로 선보이지만 별다른 반향은 일으키지 못하고 금세 사라졌다.
그렇게 잠시 공백기를 가진 포르자가 다시 등장한 것은 2013년이었다. 세계 시장에 뿌려질 월드와이드 모델로 개발 된 신형 포르자300은 간결한 구성에 MF08의 디자인을 다듬은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PCX의 상위 모델정도의 포지션이 되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기존의 포르자300에 각종 편의장비를 모두 더해 다시 프리미엄 스쿠터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포르자350은 유로5에 대응하며 배기량을 높이고 출력을 개선한 최신 버전의 포르자다.
디자인
디자인은 페어링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 이외에는 전년도 모델과 비슷하다. 시트에 앉으면 외부에서 보는 것 보다 작게 느껴진다. 실제로 작기도 하고 측면에서 보았을 때 위로 갈수록 좁은 사다리꼴 형태를 이룬다. 덕분에 차체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시트 넓이와 다리 공간은 좁은 편이고 탠덤시트도 세 모델 중 가장 작아 서로 밀착되는 느낌이 강하다. 발을 놓을 공간의 폭도 조금 좁다. 하지만 동급에서 유일하게 스포츠 주행을 고려한 미드컨트롤 발판이 기본으로 존재하는 점은 재밌다.
배기량은 330cc로 실제 배기량이 이름보다는 조금 부족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기존 모델이 279cc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름처럼 50cc는 커진 셈이다. 엔진은 아이들링에서는 진동이 차체 전반에 퍼져나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데 회전수가 올라가면 진동이 줄어들고 막상 바퀴가 굴러 갈 때는 엔진의 존재감은 거의 다 사라지고 가속은 매끄럽게 이어진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 역시 지극히 혼다다운 감각이다. 포르자300은 주행성능에서 경쟁 모델인 엑스맥스300에 조금 밀리는 느낌이었는데 포르자 350이 되면서 이제 스펙상으로도 소폭 앞서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 미미한 차이다보니 실제 주행으로 테스트 해보니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다. 예를 들어 가속 성능의 차이는 누가 미묘하게 빠르게 스로틀을 열었느냐가 더 큰 차이를 만들 정도다. 하지만 주행감각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핸들링이 독특했다. 방향을 바꿀 때 마치 공중에 뜬 채로 달리는 것 같은 부유하는 감각으로 돌아간다. 접지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엑스맥스와 달리 마치 스케이트로 돌아가듯 매끄러운, 하지만 라인을 확실히 물고 있는 느낌이다. 이는 최근 혼다스쿠터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 감각이 처음에는 불안하게도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코너를 별 노력 없이도 빠르게 돌아나가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도 포르자가 코너에선 조금 더 빨랐다.
서스펜션은 충격의 흡수나 차량의 자세제어면에서 아주 훌륭했다. 특히 리어서스펜션 움직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뒷바퀴까지 스윙암에 포함된 ‘유닛 스윙암’ 방식은 엔진이 무거울수록 그 관성이 남아 리어 서스펜션으로 극복이 힘든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포르자 350은 이 한계 속에서도 가장 잘 조율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제동력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절대 제동력은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레버의 초기응답이 조금 둔하고 무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급제동 시 비상등이 고속점멸하며 후방차량에 경고를 보내는 긴급제동신호는 좋았다. 위급 상황에서 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높아진 만족도
포르자의 가장 큰 장점은 운전자의 만족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변 윈드실드는 탁월하다. 동급에서 유일한 사양이기에 이것만으로도 포르자350을 선택하는 이유로 충분할 정도로 확실한 차별점이다. 전동윈드실드는 작동 폭이 180mm로 기존 모델대비 40mm 더 큰 폭으로 조절된다. 최저와 최고 높이에 따라 체감되는 주행풍도 완전히 달라서 상쾌하게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가도 버튼만으로 실드를 조절해 주행풍을 피해 쾌적하게 주행 할 수 있다. 테스트 중 날이 덥다가 춥다가 비까지 오는 등 변덕이 심했는데 다양한 환경 변화에도 버튼만 눌러 쉽게 대응할 수 있으니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다. 시트 밑 수납공간은 총 48리터로 헬멧 2개가 수납이 가능한 구조지만 복잡한 형상 때문에 실제 용량을 다 활용하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파티션을 제공해 내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한 점은 좋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좌측 앞에 마련된 이너박스다. 그 깊이가 상당히 깊어 4.5리터의 용량을 확보하고 있어 어지간한 음료수는 병째로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깊다. 내부에 C타입 USB를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 입구가 조금 좁아 두꺼운 글러브를 끼우고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다는 단점도 있지만 바로 손닿는 곳에 넉넉한 수납공간이 있다는 점은 무척 편리했다.
또한 사이드 미러가 차체에 마운트 된 포르자는 미러의 위치가 핸들바 위가 아닌 일반적인 미러위치보다 앞쪽으로 먼 계기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덕분에 운전 중 정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사이드미러를 확인할 수 있다. 스쿠터를 타는 목적은 편하고 빠른 교통수단이란 점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포르자 350은 스쿠터가 가져야 할 덕목을 가장 완벽히 갖추고 있다. 모난 곳 없이 높은 완성도. 유일한 걸림돌을 꼽자면 경쟁모델보다 다소 높은 가격뿐이다. 하지만 포르자만이 가진 장점들을 곱씹어보면 차이만큼, 아니 그 이상의 장점이 있었다.
ㅡ
순서대로, HONDA FORZA 350 / YAMAHA XMAX 300 / SYM Z+ 300
포지션
포르자는 상대적으로 운전자의 무게중심이 차체 중앙에 가깝고 발판의 높이가 살짝 낮다. 엑스맥스와 제트플러스는 유사한 포지션이지만 제트플러스의 핸들이 몸에 더 가깝고 차체전반적인 크기가 크다. 반면 발착지성은 제트플러스 가장 편안하게 닿았다
마스크
LED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의 채택으로 날렵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포르자의 앞모습은 PCX와도 많이 닮아있다. 제트플러스의 새 얼굴은 엑스맥스를 참고한듯 많이 닮아있다.
계기반
계기반은 소재나 시인성, 정보량 등을 종합했을 때 포르자의 완승이다. 엑스맥스 역시 자동차 계기반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제트플러스는 스포티한 감각은 잘 살리고 있지만 디테일이 조금 아쉽다.
이그니션
엑스맥스와 포르자는 모두 스마트키를 기본으로 장착한다. 하지만 눌러서 돌리는 방식 자체는 키를 꼽는 과정만 생략될 뿐 사용하는 워크플로우 자체가 크게 다르진 않다. 그래도 스마트키의 편리함은 한번 써보면 필수요소가 되어버린다. 제트플러스는 전통적인 키방식을 사용한다.
연료주입구
연료주입구는 세 모델 모두 동일한 위치에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로 되어있다. 다만 혼다의 다소 무성의해 보이는 연료캡이 눈에 거슬린다.
시트
제트플러스는 시트의 너비나 등받이 조절기능 등 한 등급 높은 모델의 시트를 보는 것 같은 완성도가 있으며 소재의 고급스러움이나 시트의 만듦새는 포르자가 좋았다.
엔진
엔진의 출력은 배기량이 가장 높은 포르자가 우위를 점했지만 실질적인 주행성능은 엑스맥스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성능면에서 제트플러스가 조금 쳐지긴 하지만 세 모델 모두 달리기 성능 자체는 충분히 여유롭다. 서스펜션 작동감과 스포츠성은 포르자가 뛰어났고 엑스맥스는 전반적인 승차감과 밸런스가 좋았으며 제트플러스는 좀 더 탄탄한 느낌이라 짐을 싣거나 2인승차시 안정적인 느낌이 좋았다.
테일램프
테일램프 역시 세 모델 모두 개성있는 모습이다. 포르자는 풀LED를 사용하며 엑스맥스와 제트플러스는 방향지시등은 벌브타입이다.
시트 및 수납공간
시트 밑 수납공간은 제트플러스의 압승이다. 공간 자체도 넓지만 아랫면이 비교적 평평해 다양한 형태의 물품을 수납할 수 있고 댐퍼와 조명도 들어온다. 포르자는 내부 칸막이로 구획을 나누어 주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글러브박스
혼다의 글라브 박스는 좁고 아래로 길어 공간 자체가 가장 크고 텀블러같이 길이가 같은 긴 물품도 수납할 수 있다. 엑스맥스는 좌우로 두개의 나뉜 작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제트플러스는 오른쪽 글러브 박스를 갖추고 있으나 방수처리나 보안이 조금 미흡한 것이 아쉽다. 세모델 모두 내부에 전원포트를 갖추고 있다.
브레이크
제동성능은 제트플러스가 초기응답이나 최대제동력 등의 기계적인 부분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포르자는 시스템의 안정성과 개입시기 등 비상점멸 기능 등 전자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윈드실드
실드는 전동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포르자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특히 무단으로 조절되고 작동속도가 빨라 라이더의 키나 상황에 따라 최적의 높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제트플러스와 엑스맥스는 볼트를 풀어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
HONDA FORZA 350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77 × 70.8(mm) 배기량 330cc 압축비 10.5 : 1 최고출력 29.4hp / 7,500rpm 최대토크 32Nm / 5,2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1.7ℓ 변속기 무단변속 V벨트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트윈 쇽 유닛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5 (R)140/70 ZR14 브레이크 (F)256mm싱글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45×745×1,360~1,505(mm) 휠베이스 1,510mm 시트높이 780mm 건조중량 184kg 판매가격 720만 원
글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www.hondakorea.co.kr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