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 울트라 리미티드는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전면은 배트윙 페어링과 아래쪽은 레그실드로 감싸 바람 샐 곳 없이 커버하고 뒤는 넉넉한 투어팩(Tour-Pak)을 두르고 있다. 이 바이크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은 단 하나의 목적으로 귀결된다. 바로 ‘두 사람을 위한 완벽한 모터사이클 투어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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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리미티드의 풀네임은 일렉트라 글라이드 울트라 리미티드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중 가장 호화로운 옵션의 기함이다. 원래는 더욱 간결한 구성의 울트라 클래식이 있고 리미티드는 옵션이 더해진 상위모델이었다. 투어링 라인업을 간소화하며 현재는 울트라 리미티드만 라인업에 남았다. 어떠한 풍경 속에 있어도 위압감을 잃지 않는 디자인은 할리데이비슨 투어링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메리칸 투어링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
현재의 외형이 완성된 것은 2013년 ‘프로젝트 러시모어’를 통해서다. 당시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수많은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의 요구를 듣고 차량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울트라 리미티드의 완성도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며 최신 전자장비가 더해지고 밀워키 에이트 엔진으로 변화했으며 114큐빅인치(1868cc)까지 배기량을 키웠다. 사용자에 집중해 다듬어 온 만큼 차량의 완성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모습만 봐도 짐작할 수 있지만 라이더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 1000km 이상 달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트에 올라타는 순간, 울트라 리미티드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다. 엉덩이 라인을 감싸는 폭신한 시트는 접촉면의 무게를 분산시켜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을 최소화하며 자연스럽게 취해지는 포지션은 바이크를 다루는 데 필요한 만큼만 몸을 쓰게 만든다. 크루저 특유의 과장된 포지션과는 다르게 투어러의 정석에 가까운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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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위한 투어링
하지만 울트라 리미티드의 진짜 중요한 차별점은 동승자 시트에서 시작된다. 시트가 넓고 폭신한 것은 기본이고 등받이와 팔걸이까지 갖추고 있어 안정감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같은 투어링 패밀리에 속해 있지만 라이더의 즐거움에 올인한 스트리트 글라이드와 비교하면 뒷자리의 편안함과 안락함의 차이가 크다. 단순히 등받이 유무의 문제가 아닌 서스펜션, 섀시의 세팅, 공기역학, 시트 쿠션까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울트라 리미티드를 쇼퍼-드리븐(Chauffeurdriven 수행기사가 운전하는 의전용 차량을 의미) 모터사이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혼자가 아닌 둘이 즐길 때 더 매력적인 바이크가 되는 것이다.
두 사람의 여행 짐을 싣기 부족함이 없는 132리터의 수납공간도 편안함을 더한다. 큼직한 투어팩은 헬멧 두 개를 여유롭게 수납할 수 있어 두 사람 모두 여행지에서 헬멧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투어팩 위에는 짐을 묶을 수 있는 짐대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캠핑,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짐도 소화할 수 있다. 한 손으로 가볍게 여닫을 수 있는 사이드 케이스는 운전자나 동승자가 시트에 앉은 상태에서도 가볍게 열고 닫을 수 있어 더 유용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투어를 즐기는 데는 이만한 바이크가 없다. 탠덤 경력이 15년이 넘으며 지금까지 수십 대의 바이크 뒷자리를 경험해본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울트라 리미티드를 탈 때의 주행이 가장 부드러웠다고 한다.
울트라 리미티드의 무게는 415kg이 넘는다. 요즘 스포츠 바이크 두 대에 달하는 무게이며 성인 남성의 체중을 기준으로 해도 4~5배를 훌쩍 넘는다. 큼직한 차체에 이 무게까지 더해지면 라이더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드는 게 당연하달까? 무게가 무거우면 성능 면에서 불리하고 바이크를 끌고 당기려면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울트라 리미티드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 허들을 높인다.
하지만 울트라 리미티드를 실제로 타보면 놀랄 만큼 다루기 쉽다. 차체의 절묘한 밸런스로 적은 힘으로도 큰 무게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모든 바이크는 완벽히 균형을 잡고 있을 때는 바이크에 힘을 줄 필요가 없다. 단지 균형이 틀어진 만큼 다시 중심으로 돌리기 위한 힘이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울트라 리미티드는 차체가 묵직한 만큼 그 중심이 흔들리는 폭이 작고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균형 잡기가 오히려 수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바퀴가 돌아가고 나면 더 극대화되며 완벽한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 차체의 무게를 가볍게 이겨내는 강력한 엔진이 조합되니 사뿐사뿐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묵직한 차체에서 만들어지는 압도적인 승차감은 이 무게의 가치를 바로 납득하게 한다. 노면의 작은 요철, 산들바람 정도로는 이 거대한 차체를 흔들지 못한다. 중량이 클수록 높은 관성을 가지는 것은 과학이니까. 이건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에서 경험하기 힘든 높은 수준의 감각이다. 아무리 고급 서스펜션의 힘을 빌린들 200kg 남짓의 바이크라면 이런 주행감각은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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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럽고 강력하다
밀워키에이트114 엔진의 부드러운 출력과 여유로운 토크는 매순간 돋보인다. 엔진이 느릿느릿 돌아감에도 한방한방이 두툼한 토크는 노면을 성큼성큼 뒤로 밀어젖힌다. 이 느낌은 완벽히 할리데이비슨만의 것이다. 빠른 가속을 위해 엔진의 회전수를 올려도 불쾌한 진동은 전달되지 않는다. 엔진의 밸런서가 피스톤의 진동을 상쇄시키고 러버 마운트는 더 세밀한 진동 걸러주기 때문이다. 라이더에게는 빅트윈 특유의 굵직한 고동감만 전달된다. 진동이 줄어든 만큼 엔진의 전반적인 박력은 구형에 비해 조금 줄었다.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투어링 모델에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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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술로 완성된 클래식
고전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서 속까지 구닥다리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BOOM!™ Box GT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애플카플레이를 지원하고 음질이 뛰어난 4개의 스피커는 라이딩 중에도 선명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리플렉스 디펜시브 라이더 시스템RDRS가 적용되었다. 기울임을 감지하는 코너링 ABS와 코너링 트랙션 컨트롤, 언덕 출발시 밀림을 방지하는 힐홀드 컨트롤, 과도한 엔진브레이크가 차체의 균형을 흐트러트리는 것을 방지하는 드래드 토크 슬립 컨트롤 등 최신 전자장비가 모두 적용되었다. 이 모든 기능들이 겉으로 드러나거나 뽐내는 일 없이 차체를 늘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완벽해 보이는 울트라 리미티드에게도 단점도 존재한다. 시내 주행이나 정체 구간에서는 절대적인 크기와 무게가 부담된다. 좁은 공간에서의 유턴이나 주차는 숙련된 라이더에게도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점은 울트라 리미티드의 주된 무대가 장거리 투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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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정을 위해
할리데이비슨 울트라 리미티드는 더 나은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위해 출력을 더하고, 편의장비를 더하고, 전자장비를 더하는 등 빈 곳을 채우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 아니다. 모든 요소들을 갖춘 뒤 라이딩에 방해되는 것들을 덜어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완벽한 투어링을 즐기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울트라 리미티드와 함께라면 길 위에서의 모든 순간이 특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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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LEY-DAVIDSON ULTRA LIMITED
이 모델을 선택할 이유 |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할리에서 가장 매끄러운 엔진 필링 두 사람을 위한 풀옵션 사양 뛰어난 완성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 혼자 타기는 좀 아까움 |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V트윈 OHV 4밸브 밀워키에이트 114
보어×스트로크 102 × 114(mm)
배기량 1,868cc
압축비 10.5 : 1
최고출력 93hp/5,020rpm
최대토크 160Nm /3,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2.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더블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30/70B18 M/C 63H (R)180/55B18 M/C 80H
브레이크 (F)더블디스크 (R)싱글디스크
전장 2,600mm
휠베이스 1,625mm
시트높이 740mm
차량중량 415kg
차량가격 5,940만원부터
글 양현용
사진 윤연수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www.harley-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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