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타이거 1200 시리즈의 선택장애를 해결해 줄 가이드. 3명의 저널리스트가 타이거 1200 시리즈를 테스트하고 각자 최고의 모델을 꼽아보았다.
타이거 1200 시리즈 완전 분석
TRIUMPH TIGER 1200 series
글/사진 MB편집부
취재협조 트라이엄프 코리아 triumphmotorcyc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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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용(이하 양) 타이거 1200은 좋은 바이크지만 GT와 랠리, 그리고 익스플로러 모델로 나뉘면서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단순한 시승기보다 모델마다 가진 캐릭터를 분석하는 마음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윤기자는 세 가지의 모델을 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가볍게 이야기해 주세요.
윤연수(이하 윤) 국내에는 옵션들이 추가된 프로 모델과 30리터 연료 탱크가 장착된 익스플로러 모델이 출시를 했는데 이름부터 GT와 랠리로 명확하게 나눴듯이 차의 특성도 그 이름에 따라 개발된 점이 티가 나서 좋았습니다. 한 가지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었을 때, 자칫하면 모두 애매해질 수 있으니까요. GT는 온로드 와인딩을, 랠리는 오프로드 흙길을 신나게 달리면서 이렇게나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나 감탄을 연속했던 것 같아요. 물론, 연료 탱크가 큰 익스플로러 모델은 넉넉하게 연료를 주입하고 멀리까지 한 번에 달려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제 스타일에는 경쾌하게 탈 수 있는 랠리 프로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함께 시승해보지 못한 GT 프로 모델이 궁금합니다.
양 사실 랠리 프로가 윤 기자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것은 타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윤 기자가 뭘 선택할지 바로 눈치 챘을 정도로 확실한 성격이 있다는 거죠. 저는 이번에 세 모델을 함께 시승하면서 지난 해외 시승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테스트했어요. 특히 랠리 익스플로러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 말이죠.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얻었어요. 자, 이건 마지막에 다시 얘기하기로 해요.
윤 저는 확실히 랠리 프로가 타이거1200 시리즈 중에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T플레인 크랭크 적용, 낮은 무게 중심,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 등이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랠리 프로와 랠리 익스플로러 그 두 모델 사이에도 오프로드 주행 성능의 한계가 완전히 달라요.
양 그건 내가 직접 느낀 게 아니지만, 윤기자가 타고 있는 걸 보면서 더 강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타이거 랠리 프로가 저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다른 모델들도 충분히 잘 달렸지만 한계가 다르다는 건 보는 사람도 눈치 챌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GT 익스플로러는 사실 이 세 모델 중에서 내 취향에서 가장 먼 바이크라고 생각했는데 온로드에서는 정말 재밌게 탈 수 있고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좀 독보적이었던 것 같아요.
김태영(이하 김) 저는 사실 기존 타이거 1200 시리즈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승은 평가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했지요. 기존 모델에서 신형이 얼마큼 진화했는지 데이터보다 현재 멀티퍼퍼스 시장에서의 위치와 타깃이 평가의 기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신형 타이거 1200 시리즈를 테스트하면서 BMW GS,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KTM슈퍼어드벤처, 할리데이비슨 팬 아메리카 등과 비교해 장점이나 특징이 어떤 부분에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봤어요. 그러고 보니 예상보다 명쾌하게 제품 방향성이 나오더라고요.
멀티퍼퍼스 시장에서 신형 타이거 1200 시리즈의 위치를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마감, 부드러우면서 명쾌한 조작감, 그리고 유연한 주행 성능. 이 모든 내용 안에서 경쟁 모델보다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동시에 투어링 모델인 ‘GT’와 오프로드 주행의 정수 ‘랠리’처럼 여러 트림을 통해 꽤 넓은 영역에서 시장, 혹은 경쟁 모델에 대비하는 모습이죠.
양 디자인은 어떤 모델이 가장 취향에 맞았나요?
윤 저는 세 모델을 비교하기 이전에 일단 구형 모델에 비해서 훨씬 날렵하고 젊어진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차량 곳곳에서 트라이엄프 특유의 고급스러운 마감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무광과 유광을 섞는 것과 컬러 배치나 그래픽, 그리고 랠리 익스플로러의 하얀색 프레임 등 예상을 넘는 디테일이 있죠.
양 그리고 기본 옵션이 진짜 좋다는 것. 이 바이크가 실질적인 가성비가 더 좋게 느껴지게 만드는 점이에요. 다른 브랜드에서는 옵션으로 빠져있는 열선이나 안개등, 엔진가드 등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죠. 결국 다 더하고 나면 전체적인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잖아요.
김 그런 편의 장치들이 다 적용되고도 경쟁 모델들과 가격 비교를 해보면 옵션 대비 가격은 상당히 괜찮아요.
윤 저는 주로 21인치 휠이 장착된 랠리 프로와 랠리 익스플로러 모델을 위주로 탔는데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너무 재밌게 탔어요. 대중적인 어드벤처 바이크들은 19인치 휠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타이거는 그보다 더 큰 21인치 프런트 휠에 리어에는 또 18인치 휠을 적용했어요. 타이어 폭도 좁기 때문에 와인딩 로드를 달릴 수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정말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고 큰 착각이에요. 21인치 휠만이 주는 여유가 있고 충분히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습니다.
양 물론 윤기자는 21인치 휠이 더 익숙한 사람이라 더 그렇게 느낄 것 같아요. 하지만 랠리 익스플로러도 코너를 돌다 보면 휠 사이즈가 잊어질 정도로 안정적이었어요. 물론, 테스트 마지막에 GT 익스플로러를 타고 와인딩을 달리면서 19인치가 와인딩에서는 역시 한수 위에 있다고 느끼긴 했죠. GT 프로와 GT 익스플로러는 내가 타본 어드벤처 바이크 중에 가장 자신감 있게 코너를 탈 수 있는 바이크였어요. 특히 회두성이 좋았어요. 그래서 다른 어드벤처 바이크보다 와인딩에서 한 템포 빠르게 탔던 것 같아요. 휠 사이즈를 제외하더라도 경쾌한 3기통 엔진과 안정적인 체가 그 움직임을 완성한 것 같습니다.
윤 휠 사이즈만큼이나 큰 피드백을 주는 건 쇼와 전자식 서스펜션인 것 같아요. 랠리와 GT는 트래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모두 다 부드러운 세팅이고 라이더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하는 느낌이에요. 사람으로 비유하면 관절이 좋으니까 안정감도 좋고 말씀하신 회두성도 좋고 타는 내내 불편함이 없지 않았나 싶어요.
양 편안함이 공통적인 키워드인 것 같아요. 세 바이크 모두 엔진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차체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시트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어요. 방풍성도 좋아서 비크가 달린 헬멧을 쓰고 탔는데 고속 영역에서 불편함 같은 것도 없었죠. 하지만 편안함 부분에선 익스플로러 모델이 확실히 안락해요. 엔진의 열기가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서 참 쾌적했죠. 탱크 좌우로 다리를 벌려보면 뜨끈한 공기가 얼마나 잘 피해서 흘러가게 설계했는지 느낄 수 있어요. 자, 그럼 오프로드 성능은 어땠나요?
윤 솔직히 초반에는 서스펜션이 너무 무른 거 아닌가 싶었어요. 일반적으로는 온로드에서 좀 더 단단하게 타다가 오프로드에 들어오면 부드럽게 푸는 세팅을 많이 하는데 타이거는 기본적으로 무게가 있고 부드럽다보니 오프로드에서는 과하게 무른 것처럼 느껴졌죠. 하지만, 세미액티브 서스펜션임에도 댐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9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있어서 좋았죠. 결국 라이딩 스타일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서 댐핑이 달라질 텐데 저는 꽤 극한으로 몰아갔음에도 예상보다 좋은 성능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랠리프로 기준이에요. 나머지 익스플로러 모델들은 연료 탱크가 커진 만큼 앞쪽이 더 무거워서 오프로드에서 한계도 빨리 오고 둔했어요.
김 제 기준에서는 저속과 중속 영역에서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프런트 그립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이 차는 계속 안정적으로 그립을 잡고 달리니까요.
양 사실 오프로드에서 프런트 그립을 잡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잖아요. 무거운 어드벤처 바이크는 프런트가 미끄러지는 순간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거기서 푸시를 더 하다 보면 ‘아 그렇지. 익스플로러의 목적은 여기까지가 아니지.’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영역에서 그 랠리와 렐리 익스플로러가 확실히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윤 그리고 솔직히 GT 익스플로러는 온로드 타이어가 장착되어서 오프로드 주행 자체가 별로일 줄 알았는데 막상 달려보니 차체 자체가 안정적이고 또 큰 무게로 위에서 누르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별로 없었죠. 어디까지나 ‘예상보다’지만 재밌게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 두 분이 제품의 면면을 잘 설명해서 저는 세 모델을 타며 느낀 부분만 가볍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1200 GT와 GT 익스플로러, 1200 랠리 프로를 타면서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앞뒤 휠과 타이어 세팅이었어요. 비슷한 섀시와 구성에서 극명하게 라이딩 스타일에 변화가 있었거든요. 결국 이것이 세 모델의 명백한 존재 이유였다고도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론상 GT는 온로드 중심, 랠리는 오프로드 중심의 성능(세팅)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온/오프로드에서 두 모델을 비교해봤을 때 꼭 두 가지 방향성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예컨대 온로드에서 코너링을 할 때는 부드럽게 뱅킹이 시작되어서 깊은 코너까지도 진득하게 대응하는 느낌이었어요. 안정적인 느낌이었지만 경쾌하고 재미가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랠리는 훨씬 경쾌하고 가볍게 코너로 진입했어요. 주행 감각 자체가 훨씬 가벼웠고, 직관적인 느낌이라 코너의 한계 영역에서도 더 자신감을 줬고요.
양 익스플로러에 장점 중에 포기하기 가장 힘든 점이라면 블라인드 스팟 디텍션을 꼽고 싶어요. 바이크를 타다보면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이 제일 빠르게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뒤를 잘 확인 안 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혹은 같은 일행이 말없이 너무 가까이에 붙어 있다든지. 그래서 아찔한 상황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상당히 넓은 범위를 똑똑하게 사각 체크를 해주더라고요. 사고를 딱 한 번만 막아줘도 이 기능은 제값을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당연히 한 번이 아닐 것이고요.
윤 저는 또 반대로 재밌었던 게 편집장님의 사각지대로 들어가면 미러에 불이 들어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에 하나였어요. 왼쪽에 들어가면 왼쪽에 불이 들어오고 또 반대로 가서 들어가면 또 들어오고 말이죠.(웃음)
양 멀어지는 대상은 경고하지 않는 점에서 꽤 똑똑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예를 들면 내가 추월하는 차는 블라인드 스팟 디텍션이 감지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 차량이 가속하면서 나한테 다가오면 불을 켜서 바로 알려주죠. 작동 로직이 잘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 이제 각자의 결론을 얘기해볼까요?
윤 전체적으로 기술의 발전이 곳곳에서 느껴져서 좋았어요. 솔직히 단점으로 얘기할 부분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그만큼 각 모델마다 특색이 있고 똑똑하게 나눠놓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은, 랠리 프로 모델 한정으로 전자식 서스펜션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미액티브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는 건 맞지만, 좀 더 고사양의 조절식 서스펜션을 장착해서 더 본격적인 라이더들이 더 높은 한계로 세팅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양 그런 모델이라면 ‘1200랠리 트라몬타나’라든지,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해준다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랠리익스플로러의 만족도는 높았어요. 시간만 허락했다면 정말 전국 투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진짜 편한 바이크였죠. 30리터 연료 탱크를 가진 월드 투어 모델 중 21인치 휠이 탑재된 모델은 랠리 익스플로러가 유일해요. 독보적이죠. 타이거 1200시리즈의 단 하나의 불만은 계기반이에요. 트라이엄프에 좋은 UX디자이너를 소개시켜주고 싶을 정도죠. 트라이엄프가 뛰어난 운동성능 만큼이나 계기반 관련 부분도 빨리 개선되길 바랍니다.
김 이번 타이거 1200 시리즈, 그중에서 GT 익스플로러를 경험하기 직전에 KTM 1290 슈퍼 어드벤처S를 타고 왔어요. 그래서인지 곧바로 GT 익스플로러를 타니 약간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분하고 완성도 높은 것은 분명하게 이해가 되는데, 라이더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주행 질감이나, 특징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세부적인 완성도는 분명 뛰어났습니다. 근데 너무 다 잘 하려고 하는 우등생 같은 캐릭터여서 매력을 못 느꼈다고 할까요?
그런데 오히려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의 가치를 다시 KTM 1290 슈퍼 어드벤처 S를 시승하면서 느꼈습니다. 다소 신경질적인 기어 변속 감각, 단단하다 못해 통통 튀는 느낌의 서스펜션, 서스펜션이 격하게 움직일 때 하체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잡소리들. 슈퍼 어드벤처 S는 재미있고, 빠르고, 안정적이고 편리한 멀티퍼퍼스에 속하는 편이죠. 그런데 비교 시승에서는 GT 익스플로러처럼 유연하고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더라고요. 결국 이것이 GT 익스플로러의 특징이자 캐릭터라는 생각입니다. 제품을 장기적으로 소유하는 오너의 입장에서 본다면 유연하고 편안한 감각은 대단한 매리트라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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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비교
TIGER 1200 RALLY PRO | TIGER 1200 RALLY EXPLORER | TIGER 1200 GT EXPLORER |
앞바퀴
타이거 랠리 프로와 익스플로러 모두 오프로드에 강한 21인치 와이어스포크 휠에 메첼러 카루 스트리트 타이어를 장착한다. 반면 GT 익스플로러는 19인치 알루미늄 캐스트 휠에 메첼러 투어런스 넥스트 타이어로 스포츠성을 강화했다
뒷바퀴
후륜은 모두 18인치 타이어를 공통으로 장착하고 있다. GT익스플로러는 전륜과 마찬가지로 캐스트휠이 기본이다
연료탱크
랠리 프로는 콤팩트한 20리터 연료탱크에 스탠딩 자세를 고려해 시트 앞쪽에 고무재질의 패드를 덧댄 형태다. 두 익스플로러 모델은 30리터 연료탱크를 장착했다
후면
테일램프는 펜더 쪽으로 통합되어 탑과 사이드 케이스를 설치해도 어느 각도에서도 잘 보이게 설정되어 있다. 익스플로러 모델에는 레이더가 설치되어 사각지대까지 모니터링 해 라이더에게 경고해준다
엔진
세 모델 모두 1160cc 부등간격 3기통 엔진으로 독특한 필링을 내며 모델 별 출력과 기능상의 차이는 두지 않았다. 다만 GT모델에는 오프로드 프로모드가 빠진다
측면
라디에이터가 좌우로 빠지며 측면에 열기배출구가 마련된다. 라이더 몸 멀리 바람을 흘려보내는 구조가 주행의 쾌적함을 돕는다. 상단 가드는 랠리익스플로러는 기본, GT 익스플로러는 옵션이다
시트
세 모델 모두 푹신하고 편안한 시트를 기본으로 장착하며 시트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체형의 라이더에 대응한다. 익스플로러 모델은 탠덤시트까지 열선이 기본 장착된다
풋 컨트롤
기본 풋패그는 동일하지만 랠리 프로와 익스플로러에는 오프로드에서 스탠딩을 고려해 양면 레버가 기본으로 포함된다. 랠리 프로의 풋패그는 옵션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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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오프로드 어드벤처
TIGER 1200 RALLY PRO
글 윤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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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성능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이거 1200 랠리 프로는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타이거 900 시리즈에 먼저 적용된 바 있는 T 플레인 크랭크가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부등간격 연소 엔진이 탑재됐다. 그만큼 진동, 배기음, 필링 등을 포함하여 엔진 캐릭터가 훨씬 거칠게 변경된 것이다. 언뜻 보면 단점이지만, 덕분에 오프로드 주행 중 리어 휠의 트랙션을 더욱 느끼기 쉽고 순간적인 출력을 꺼내 쓰는 것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었다. 순정으로 메첼러 카루 스트리트 타이어가 장착되었는데 미끄러운 오프로드에서도 예상보다 편안하게 다룰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다.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 서브 프레임, 스윙암이 적용됐고 이전 모델에 비해 무게중심을 낮게 설정해 라이더가 더 쉽고 가볍게 다룰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는 온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이어 마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알맞지 않으면 주행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설정의 쇼와 세미 액티브 전자식 서스펜션이 장착된 것도 강점이다. 불규칙한 노면에 빠르게 대응하며 최적의 댐핑을 제공해 라이더 스스로 잘 다룬다는 착각을 줄 정도다. 전방에 탑재된 21인치 스포크휠도 오프로드 주행 한계를 한껏 높여주는 구성이다. 보기만 해도 괜스레 움츠러드는 큰 장애물도 스로틀만 유지하고 있으면 너무 허무하게 주파해버린다.
츤데레 같은 매력
앞서 말했듯, 엔진의 특성이 변경되면서 많은 부분이 거칠어졌다. 엔진 필링, 배기음, 진동 등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격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특유의 편안함과 친절함은 여전하다. 푹신한 시트와 넓게 벌어진 핸들 바가 심적으로 편안한 포지션을 만들고, 긴 트래블의 서스펜션이 전후로 여유롭게 움직이며 기분 나쁜 충격을 모두 흡수해낸다. 전방에 320mm 더블디스크와 4피스톤 스틸레마 캘리퍼가 장착되어 제동 성능에도 불만이 없다. 사실상 슈퍼바이크와 흡사한 스펙인 만큼 차량 중량 249kg의 육중한 어드벤처도 단숨에 정지하게 만든다. 타이어의 그립이 더 좋다면 더 강력한 제동력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다. 전자식 서스펜션의 댐핑을 9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강력하게 세팅하고 더 빠른 속도, 더 큰 요철을 넘어보니 그 변화가 꽤 극적이다. 주행 환경과 라이더의 스타일에 맞게 설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그 반대로 댐핑을 부드럽게 풀고 잔잔한 오프로드를 여유롭게 달릴 때의 차량 움직임, 완성도가 매우 좋다. 어떤 노면이든 서스펜션이 알아서 하니, 라이더는 그저 스로틀 조작에만 집중해도 될 정도다.
확실한 캐릭터
타이거 랠리 프로는 이번에 함께 시승한 익스플로러 모델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 익스플로러 모델들은 연료 탱크가 큰 만큼 육중한 차체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오프로드 위에서의 존재감은 타이거 랠리 프로가 압승이었다. 워낙 기본기가 좋은 플랫폼인 만큼 다들 잘 달리는 편이었으나, 타이거 랠리 프로는 그 이상의 성능과 한계를 보여줬다. 그들과 함께 달린다고 가정하면 비록 주유를 몇 번 더 하겠지만, 라이더가 느낄 수 있는 주행의 맛은 차원이 다를 것이다.
TRIUMPH TIGER 1200 RALLY PRO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3기통 보어×스트로크 90 × 60.7(mm) 배기량 1,160cc 압축비 13.2 : 1 최고출력 150hp / 9,000rpm 최대토크 130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9mm세미액티브 텔레스코픽 도립 (R)세미액티브 싱글쇽 링크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50/70 R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82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45×849×1,436 휠베이스 1,560mm 시트높이 875-895mm 차량중량 249kg 판매가격 3,09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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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매력의 월드투어러
TIGER 1200 RALLY EXPLORER
글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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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포루투갈에서 열린 타이거 1200의 미디어테스트에서 처음 탔을 때부터 내 선택은 처음부터 랠리 익스플로러였다. 이유는 심플하다. 셋 중 가장 멋있으니까.(웃음) 외형은 어떠한 물건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일단 외형에 꽂히고 나면 이유는 그 선택에 맞춰 가져다 붙이기 마련이다. 30인치 연료탱크가 주는 큼직한 외형에 오프로드를 위한 21-18인치 휠의 조합은 전에 없던 존재감을 불어넣는다. 다만 궁금했던 것은 이 거대한 덩치가 오프로드에서 어떻게 달려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당시에는 오프로드에서 랠리 프로만 테스트했고 랠리 익스플로러는 온로드 테스트 세션만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오프로드 성능은 합격점이었다. 꽤 오랫동안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를 타오며 느낀 점은 성능과 능력을 혼돈하면 안 된다는 것이. 간단히 말해 오프로드 성능이 최대로 극대화 된 모델을 탄다고 내가 그걸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랠리 프로와 랠리 익스플로러, 이 두 모델은 내가 가진 실력으로 도전하는 영역에서는 오프로드 성능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만약 좀 더 험한 길을 간다면 그 차이가 더 커지겠지만 애초에 어드벤처 바이크로 그런 길을 달리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험로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으키며 달리는 극한의 어드벤처가 아니라 넘어트릴 일 없이 조심스레 달리고 중간 중간 만나는 오프로드도 여행의 일부가 되는 형태로 주행하는 내게는 약간의 무게증가(12kg)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대용량 연료탱크와 각종 옵션들, 그리고 넘어설 수 없는 디자인의 존재감을 포기하고 얻는 게 더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이라면 어느 쪽을 포기해야 하는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그리고 정말 오프로드 성능을 포기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보자. GT를 포함한 모든 타이거 1200 시리즈가 이전 세대에서 가장 오프로드 성능이 좋던 타이거 1200XCA와 비교해 훨씬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대한 바이크로 오프로드를 주파하는 쾌감이 어드벤처 바이크의 매력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때 랠리 익스플로러야 말로 그 매력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흙먼지를 뽀얗게 흩날리며 달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탄사가 나온다. 전자식 서스펜션은 제 역할을 잘 한다. 나름 험로에서 저속으로 주파할 때 꽤 큰 요철을 넘어도 차체의 들썩임이 빠르게 정리된다. 요철에는 밸브를 열어 부드럽게 반응하고 넘고 나면 밸브를 조여 쓸데없는 움직임을 정리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고속 주행에서도 편안함은 유지된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서스펜션이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일만큼 차체에 밀착되었는데도 막상 달릴 때는 큰 충격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었다. 랠리 프로와 익스플로러 모두 메첼러 카루 스트리트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는데 랠리 프로를 탈 때는 좀 더 오프로드 성향의 타이어가 아쉬웠지만 랠리 익스플로러에는 카루 스트리트가 딱 맞는 설정으로 느껴졌다.
30리터 연료탱크에 21인치, 18인치 휠을 장착한, 3기통 엔진의 월드 투어링 어드벤처 바이크. 기존에 없던, 어드벤처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은 랠리 익스플로러만의 확실한 개성이다. 게다가 러기지 이외에는 추가로 더할 필요가 없는 풀 옵션 사양인데 랠리 프로와의 가격 차이는 겨우 300만 원 이라는 점도 고민의 여지를 덜어준다.
TRIUMPH TIGER 1200 RALLY EXPLORE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3기통 보어×스트로크 90 × 60.7(mm) 배기량 1,160cc 압축비 13.2 : 1 최고출력 150hp / 9,000rpm 최대토크 130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3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9mm세미액티브 텔레스코픽 도립 (R)세미액티브 싱글쇽 링크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50/70 R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82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56×849×1,436 휠베이스 1,560mm 시트높이 875-895mm 차량중량 261kg 판매가격 3,39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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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정확하게
TIGER 1200 GT EXPLORER
글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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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처럼 최신형 멀티퍼퍼스는 모든 영역을 다 만족시켜야 한다. 잘 달리고, 라이딩 감각도 즐거워야 하며, 편하면서 안전성까지 갖춰야 한다. 갖춰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그래서 가끔은 평가의 기준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타이거는 크게 세 부분으로 잘라서 보면 이해하기가 쉬웠다. 부품의 디테일과 만듦새, 세팅의 목표, 마지막으로 전자제어 장비의 완성도(균형)이다.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는 이 기준에서 목표를 충실히 달성한다.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의 시트는 푹신하다.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앞뒤)뿐 아니라 안개등을 비롯해 핸드 가드, 알루미늄 스키드 패드, 엔진 프로텍트 바도 기본으로 달린다. 높이 조절식 윈드 실드는 얼굴과 가슴으로 들이치는 바람을 막아주면서도 어깨 쪽으로 살랑이는 바람은 허용해서 기분 좋은 라이딩을 선사한다. 7인치 TFT 모니터를 통해 주행 모드를 쉽게 오가면서도 ABS, TCS, 서스펜션 세팅을 직관적으로 바꾼다. 스마트폰이나 블루투스 헤드셋 제어도 가능하고 스마트키 시스템과 연동된 스마트 연료탱크 캡도 달렸다. 전방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빠져있지만, 차체 후방에 달린 레이더 센서를 통해 도로에서 사각지대에 장애물 경고를 해준다(미러 하단 라이트). 브렘보 브레이크, 퀵 시프트, 힐홀드 연동 브레이크, 타이어 공기압 센서, 코너링 라이트 등 거의 모든 편의 장비를 갖춘 모터사이클이 기본 가격 3200만 원이다. 상품 가치 부분에서 더 설명이 필요할까? GT 익스플로러는 잠깐 경험하고 지나가는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장시간 소유하고 주행거리를 늘려가는 만족감을 주는 것을 목표한다.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주행 성능
앞 19인치, 뒤 18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하고 30L 용량의 연료탱크로 제법 부풀어 오른 보디 구조를 가진다. 이런 모든 요소가 결합된 라이딩 감각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진득하다. 코너의 입구를 바라볼 때 곧바로 뱅킹이 시작되는 타입은 아니다. 어깨를 돌려 확실하게 조작을 입력했을 때 라이더와 함께 코너로 진입하는 스타일. 어떤 상황에서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200mm 트레블 거리를 가진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은 전체적인 성향이 약간 무른 듯 하지만, 노면과 타이어 접지력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브레이크는 초반에는 약간 밀리는 감각이지만 끝으로 갈수록 강하게 압력이 늘어나서 다루기가 직관적이다. 라이딩 포지션은 키 180cm 기준에서도 모터사이클 중심에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 적극적으로 몸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라이딩 하기에 어색하지 않다. 기어 변속 감각은 약간은 건조한 느낌으로 ‘착, 착’ 변속되지만 변속기가 들어갈 때는 아주 정확하다. 최대 토크(130Nm)는 7000rpm, 최고 출력 150마력도 9000rpm에서 나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저회전 영역보다는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라이딩이 편해진다. 그 과정에서 특별히 부하가 걸리는 영역 없이 꾸준하게 속도가 오른다. 반면 아쉬운 것은 스로틀 감각이다. 스로틀을 완전히 닫았다가 다시 살짝 열 때 갑자기 일정 부분이 열리면서 출력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간이 있다. 더불어 이런 특성은 샤프트 드라이브의 킥백까지 함께 동반하기 때문에 라이딩 시간이 늘어나고 집중력이 떨어질수록 더 명확하게 느껴진다.
대중적인 매력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타이거 랠리 프로에 비한다면 GT 익스플로러는 온로드 중심이라는 세팅 방향이 명확했다. 모터사이클 라이딩 감각에서 오는 짜릿한 희열을 원하는 라이더를 위한 제품은 아니다. 모터사이클로 장거리 여행을 다니거나 탠덤 라이딩이 필요할 때, 혹은 모토캠핑에 초점을 두는 사용자에게 어울린다. 그런 대중적인 틀 안에서, 과시보다 내실을 중요하게 본다면 이보다 탁월한 멀티퍼퍼스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TRIUMPH TIGER 1200 GT EXPLORE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3기통 보어×스트로크 90 × 60.7(mm) 배기량 1,160cc 압축비 13.2 : 1 최고출력 150hp / 9,000rpm 최대토크 130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3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9mm세미액티브 텔레스코픽 도립 (R)세미액티브 싱글쇽 링크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R19 (R)150/70 R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82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56×849×1,436 휠베이스 1,560mm 시트높이 850-870mm 차량중량 255kg 판매가격 3,22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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