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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속의 모터사이클] 바이크로 시작해 바이크로 끝나는 영화,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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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속의 모터사이클] 바이크로 시작해 바이크로 끝나는 영화, 번아웃

    스크린 속의 모터사이클
    vol. 06

    BURN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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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CATI

    빨간 두카티 파니갈레가 한밤에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지만 피곤에 절은 라이더에게 속도감은 이미 희미해졌다. 가족을 위한 헌신인지, 광기인지 모를 아슬아슬한 무법질주가 계속된다

    엔진 과열로 리타이어하는 토니의 옆으로 YZF-R1과 BMW S1000RR이 보인다
    토니에게 두카티 팀 선발전 참가를 권하는 마이크

    토니 로드리게스(프랑수아 시빌 역)의 꿈은 슈퍼바이크 프로 레이서다. 실력은 있지만 스폰서나 경제적 여유도 없어 머신 트러블로 대회에서도 항상 리타이어 한다. 그런 토니에게 두카티 팀을 꾸리고 있는 마이크가 팀 선발전에 참가해보라는 제안을 한다. 팀에 선발된 그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었다. 하지만 전 아내 레일라가 마약 조직의 위협을 받게 되자 토니는 그녀를 도와 아들 소피앵을 지키기 위해 마약 조직을 찾아가고 그들은 토니에게 마약 운반을 지시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번아웃은 바이크로 시작해 바이크로 끝난다. 토니의 아내는 가족은 안중에도 없고 바이크에만 미쳐있는 토니에게 지쳐 이혼했는데 토니가 영화에서 타는 바이크의 종류와 숫자만 봐도 아내가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된다.

    파니갈레 1299에 뒤처지지 않는 가속력을 자랑하는 스바루 임프레자 WRX

    토니가 레이스에서 사용하던 노란색 두카티 파니갈레 959를 시작으로 그의 일상을 책임지는 바이크로 두카티 몬스터900 블랙이 등장한다. 레이싱 팀에서 연습할 때 사용하는 머신 역시 959 파니갈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엔 하이퍼 모타드 821, 마지막엔 디아벨이 등장한다.

    KTM 2스트로크 300 EXC을 타고 봉쇄된 도심에 배달을 시도한다

    두카티만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기동성 좋은 KTM 300 EXC를 타고 봉쇄된 시내에 뛰어들기도 한다. 이 밖에도 BMW S1000RR과 야마하 YZF-R1, 가와사키 H2, 경찰 바이크로 야마하 FJR1300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바이크는 파니갈레 1299다. 토니의 인생을 바꿔놓는 사건의 중심에 파니갈레 1299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크뿐 아니라 다이네즈 슈트와 재킷, 아라이 헬멧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브랜드의 라이딩 기어가 반갑다. 특히 배달 시에 토니는 비크를 뗀 아라이 투어크로스2를 사용하는데 독특한 실루엣이 시선을 끈다.

    열정과 광기

    토니는 아내의 빚을 갚기 위해 파니갈레 1299를 타고 마약을 배달한다. 바이크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마약 조직의 아지트인 타투 숍까지 2시간 안에 배달을 마쳐야 한다. 배달 거리가 궁금해서 영화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타투 숍의 이름을 찾아내 지도에 검색해봤는데 파리 남부 말라꼬프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곳과 동일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로테르담에서 타투 숍까지 거리는 450km, 평균 230km/h 이상으로 달려야만 성공할 수 있다. 낮에는 일과 레이스 연습을 하고 저녁엔 배달을 이어가는 토니는 제목처럼 점점 번아웃 되어간다. 처음엔 경찰에 잡히지 않고 시간 안에 배달을 성공하기 위해 질주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반복되는 고통에 무뎌져 가는 것 같다. 꿈꾸던 프로 레이서가 되기 위해 집중하기보다 배달에 집중해가는 모습을 보면 서킷이 아닌 도로에서 오히려 스릴을 느끼는 것 아닌가 의심되기도 한다.

    토니의 아들 소피앵도 바이크를 좋아한다

    번 아웃은 2018년에 개봉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스토리 전개나 작품성 측면에서 봤을 때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일단 바이크를 주야장천 탄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겠다. 마약이라는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어딘가 허술한 마약 조직과 조금은 지루한 흐름에 그저 긴장 놓고 편하게 바이크 신을 구경하기 좋다. 라이더라면 피식하고 웃을 법한 장면도 등장하니 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영화를 본 후 파니갈레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파니갈레 1299를 홍보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니갈레 1299가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영화를 보고 나니 파니갈레만 머릿속에 맴돈다. 이런, 두카티의 계획에 당한 것 같다.

    번 아웃 
    Burn Out, 2017
    장르
      액션, 범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얀 고즐런 
    출연  프랑수아 시빌, 마농 아젬, 올리비에 라보르딘, 사무엘 주이 등 
    러닝타임  107분 
    개봉일  2019년 3월 15일(넷플릭스)

    DUCATI 1299 PANIGALE

    1299 파니갈레는 1199 파니갈레의 뒤를 이어 2015년 시장에 데뷔했다. 최고 출력 205 마력, 최대 토크 144Nm의 1,285cc의 L-트윈 엔진에 연료와 오일을 다 채워도 191kg밖에 되지 않는 가벼운 무게로 폭발적인 가속력과 주행 실력을 발휘한다. 출력 제한이 걸려있어도 이미 최고속은 249km에 다다르지만 고성능 스바루 경찰차와 FJR 1300 경찰 바이크를 따돌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연료탱크가 17L밖에 되지 않는 1299 파니갈레로 시속 240km 이상으로 400km가 넘는 거리를 배달하기엔 파니갈레의 연비도 방해요소 일 것이다. 토니는 미구엘에게 리밋을 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바이크도 한 대 더 요구한다. 중간지점에서 아무런 고민 없이 바이크를 바꾸어 타고 출발하는 모습은 마치 레이스에서 스타트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어쩌면 토니는 1299 파니갈레의 폭발적인 가속과 속도에 빠진 게 아닐까.

    DUCATI MONSTER 900 DARK

    두카티 몬스터 900다크는 2001년 출시한 모델로 92년에 선보인 초대 M900의 카브레터와 달리 전자제어 퓨얼 인젝션이 적용된 모델이다. 4스트로크 90˚ L-트윈 904cc 엔진은 최대출력 8,250rpm에서 78마력, 최대토크 6,750rpm에서 71.5Nm의 스펙이다. 최근 미들급 스트리트 파이터 바이크들이 몬스터 900보다 수치상 높은 출력을 가졌지만 지금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프런트에 쇼와 도립식 43mm 포크와 리어에 올린즈 어져스터블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다. 과거 두카티의 매력 포인트였던 건식클러치를 장착하고 있다.


     조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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