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커진 즐거움
DUCATI
Scrambler 1100 SPORT
스크램블러 두카티는 기존의 진지하고 빠름을 추구하는 슈퍼바이크 브랜드 두카티와 달리 가볍고 펀한 감각의 모터바이크를 만들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스크램블러 1100 시리즈는 더 커진 배기량만큼 커진 존재감으로 스크램블러 두카티의 스펙트럼을 더 넓힌다
스크램블러 두카티는 2015년, 803cc 데스모두에 엔진을 얹고 각기 다른 콘셉트의 4가지 버전으로 탄생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새롭게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두카티의 60년대 히트 모델을 다시 부활시켰다는 의미 이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400cc 배기량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크램블러인 식스티투를 론칭 했다.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이 움트고 있는 곳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데저트 슬래드나 카페레이서와 같은 확실한 캐릭터의 가지치기 모델도 선보였다. 그리고 이제 배기량을 키운 스크램블러 1100을 통해 더욱더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3가지 1100
스크램블러 1100은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스크램블러 1100과 와이어스포크 휠, 가죽시트와 크롬 파츠를 더해 고급스러운 외형의 1100 스페셜 그리고 올린즈 서스펜션과 스포티한 블랙 옐로우 페인팅이 더해진 스포르트로 나뉜다. 그중 소개하는 모델은 1100 스포르트다.
스포르트는 블랙을 바탕으로 샛노란 스트라이프가 포인트다. 올린즈 서스펜션의 고유 컬러인 노란색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언뜻 기존 스크램블러 800과 외형이 비슷해 보이는데 프레임부터 서브 프레임, 스윙 암울 비롯해 거의 모든 파츠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부품들의 마감 퀄리티가 높아져 전반적으로 고급스럽다. 정면에서 보면 크게 달라진 점을 눈치채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시트에 앉는 것으로도 확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연료탱크의 부피가 확실히 커지며 허벅지 안쪽에 묵직하게 다가온다.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길어졌다. 휠베이스가 1514mm로 거의 7cm 가까이 길어졌다. 이 정도면 미묘한 차이가 아니기에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연료탱크는 측면 하단으로도 부푼 형상이다. 하지만 눈에 띄게 커진 외형에 비해 용량은 1.5리터만 커진 15리터에 불과하다. 다양한 전자장비들의 추가되며 탱크 아래 공간을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형상이 다듬어지며 클래식한 라인 위로 현대적인 터치가 많이 가미되었다. 시트 아래 좌우로 붙은 트윈 머플러도 현대적인 네이키드의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두카티는 이 스타일을 모던 클래식이라는 표현으로 정의하고 있다.
숫자 이상의 즐거움
배기량의 증대만큼 높아진 퍼포먼스의 향상을 기대하겠지만 스크램블러 1100의 엔진은 기존의 몬스터 1100이나 하이퍼모타드 1100에서 경험했던 공랭 1078cc 데스모두에 엔진과는 완전히 달랐다. 100마력이던 출력이 86마력으로 낮아지며 정점에서 터져 나오던 파워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게다가 73마력인 스크램블러800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살짝 실망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출력 대신 토크의 풍부함을 키웠다. 두 사람을 태우고도 기어 3단에서 2500rpm으로도 툴툴거리면서도 언덕을 올라간다. 엔진의 토크에 끈기가 생겼고 그만큼 다루기 쉬워졌다는 뜻이다. 하드코어한 스포츠 바이크를 지향하는 ‘두카티’가 아닌 누구나 즐겁게 탈 수 있는 ‘스크램블러 두카티’에 어울리는 엔진으로 세팅한 것이다.
매력적인 공랭필링
스크램블러 1100은 엔진이 돌아가는 느낌부터 좋다. 박력이나 사운드에서 기존의 스크램블러와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공랭 엔진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는 건조하고 타격음이 강조된 배기 사운드는 한방 한방의 명확한 펄스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회전수를 올렸을 때 터져 나오는 경쾌한 사운드는 주행의 즐거움을 고조시킨다. 환경 규제 탓에 점점 공랭식 엔진이 사라져가는 요즘 공랭 엔진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모델이다.
스크램블러 800에 비해 업데이트된 사양은 엔진뿐만이 아니다. 브레이크는 더블디스크가 되었고 클러치는 유압 클러치를 채택하고 있다. 덕분에 더 잘 서고, 가볍고,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다. 배기량뿐만 아니라 미들급과 리터급의 차이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클러치가 무척 가벼워 조작이 부담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스크램블러 800에 비해 스로틀 컨트롤이 더 직관적이고 토크가 풍부하다 보니 다루기가 딱히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다루기 쉽게 핸들링 좋고 바이크를 타는 데 상당히 즐겁다. 슥슥 휘젓는 대로 바이크가 따라오기 때문에 주행 스트레스는 적고 재미는 넘친다. 특히 와인딩 로드에서의 재미는 스포츠 바이크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자연스럽고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 라이더를 아주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슬라이드도 즐거워
오프로드 테스트는 가볍게 맛만 보는 수준으로 진행했다. 우선 스크램블러 1100은 주행모드에서도 오프로드가 빠진 만큼 온로드 중심의 모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오프로드를 달려보면 꽤 잘 달린다. 일단 휠베이스가 길어진 덕분에 리어가 미끄러질 때도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자세를 제어하기가 쉽다. 더 강해진 토크 덕에 원하는 타이밍에 슬라이드를 마음대로 일으킬 수 있다.
오프로드를 좀 더 빠르게 달리려면 서스펜션 세팅을 싹 다시 해야 하겠지만 스크램블러는 듀얼퍼퍼스와 달리 이렇게 흙먼지 날리며 재밌게 타는 가벼운 주행이 딱 어울린다. 기본으로 장착된 피렐리 MT60RS는 스크램블러의 성격을 제대로 받아준다. 온로드 와인딩에서 스포츠 주행을 충분히 받아주는 그립을 내주면서도 오프로드에서는 흙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달릴 수 있는 것은 이 타이어의 능력도 한몫을 한다.
더 커진 즐거움
엔진과 스타일 때문에 공랭엔진의 몬스터 1100의 매력을 이어받은 모델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기존의 스크램블러의 스타일은 마음에 들었지만 조금 작아서, 혹은 출력이 조금 부족해서 포기했던 라이더라면 이번 스크램블러 1100이 딱 어울린다. 둔해지지 않을 만큼만 커졌고 부족하지 않을 만큼 출력을 높였다. 특히 스포르트는 올린즈 서스펜션을 비롯해 고급스러운 시트와 특별하게 꾸며진 컬러링까지 더해졌음에도 기본 모델 대비 260만 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패키징이다.
클래식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스포크 휠과 레트로한 컬러링의 스페셜을, 합리적인 가격에 펀한 스타일을 즐기려면 노멀 모델도 좋겠다. 어쨌든 무대는 더 커졌으니 이제는 어떻게 놀지 생각해 보자.
DUCATI SCRAMBLER 1100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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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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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랭 데스모드로믹
L형 2기통 2밸브 |
보어×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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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7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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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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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9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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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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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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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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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8hp/7,5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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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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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Nm/4,75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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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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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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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공급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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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얼인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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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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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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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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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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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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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텔레스코픽
(R) 캔틸레버 모노쇽 |
타이어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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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120/70 ZR18
(R) 180/55 ZR17 |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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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320mm 더블디스크
(R) 245mm 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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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920×1,29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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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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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4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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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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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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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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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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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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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0만 원
(기본모델 1,990만 원 /스페셜 2,090만 원) |
credit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신소영
취재협조 두카티코리아 www.ducati-kro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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