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ess Icon, 뉴 미니 쿠퍼 S 3DR와 미니 컨트리맨 S 올4

    한결 단순해진 디자인과 디지털 융합으로 발전한 차세대 미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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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비록 과거에 어느 시점에서 멋지고 영광스러운 순간이 있었더라도 말이다. 완전히 새로워진 미니 패밀리, ‘미니 쿠퍼 S 3도어 해치백’과 ‘컨트리맨 S 올 4’를 통해 경험한 것은 짜릿한 변화였다. 미니 브랜드의 유산과 브랜드 철학은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낡은 개념과 기술적 한계를 새롭게 바꾸려고 노력한 흔적이다.

    뉴 미니 쿠퍼 S 3도어

    4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된 새로운 미니 쿠퍼 S 해치백은 익숙하면서도 전혀 다르다.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와 동일하지만 차 길이와 높이가 10~20mm 수준으로 미세하게 커졌다. 해치백의 앞모습은 최대한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고유의 원형 헤드라이트와 윤곽을 더욱 강조한 팔각형 그릴로 헤리티지 디자인을 강조한다. 범퍼 가운데 전방 레이더가 자리 잡았고 앞, 뒤 라이트는 사용자 취향에 맞춰 그래픽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측면은 휀더의 장식과 캐릭터 라인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더 간결하고 깔끔해졌다. 뒷모습에서는 한결 강조한 모델명 레터링을 비롯해 영국 국기(유니언 잭)를 형상화한 테일 라이트에 여전히 힘을 준다. 테일 램프를 최소화해서 차체에 직접 고정한 것도 특징. 이런 디자인은 트렁크를 열었을 때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후방에 접근하는 자동차로부터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새로운 미니 해치백의 디자인 감각은 실내에서 정점에 이른다. 대시보드에 버튼이나 다이얼 같은 물리적인 컨트롤러가 대폭 줄었다.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결과다. 세부 기능 제어는 센터패시아를 중심에 커다랗게 자리한 직경 240mm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진다. 자주 쓰는 오디오와 에어컨, 시트 조작도 디지털로 통합했다. 미니는 이것을 ‘미니 오퍼레이팅 시스템 9’라고 부른다. 터치 방식으로 제어되는 유저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디지털 경험을 자동차에서 연장시킨다. 메뉴 화면에서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로 다양한 기능을 확장할 뿐 아니라 스포티파이나 멜론, 고릴라 등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스마트폰 없이도 기능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게 했다. T맵 기반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한 것도 놀라운 변화다.

    미니 지능형 개인 어시스턴트는 똑똑하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마이크 모양 버튼을 누르거나 “안녕 미니”라고 말하면 중앙 디스플레이에 3D 아바타가 등장한다. 여기서 전화를 걸고 싶은 상대의 이름이나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말하면 곧바로 실행된다. “운전자에게 오는 바람을 최소로 줄이고 온도를 21도로 맞춰줘” 같은 어려운 질문에도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가까운 미래에 물리적 버튼이 모두 사라질 자동차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겠다.

    스티어링 휠은 이전보다 직경이 약간 작아지면서도 잡았을 때 한층 두툼하게 느껴진다. 속도나 내비게이션처럼 주행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는 작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 간단하게 표현된다. 대시보드에 사용된 신소재는 패브릭의 기능성과 미적 감각을 개선하면서도 세척도 유리하다. 대시보드 안쪽에 표현되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패브릭 안쪽에서 빛나도록 은은하게 품은 효과도 멋스럽다.

    중앙 토글스위치는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아래에 변속 레버, 시동 버튼, 익스피리언스 모드, 볼륨 조절 버튼을 간략하고 직관적으로 모아두었다. 엄지손가락만 버튼으로 구성된 전자식 변속 레버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올리고 내릴 수 있다. 변속기와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버튼을 위아래로 조작할 때 저항감을 살짝 제공해 기어 변속 시점을 알려준다. 시동 버튼 옆에 미니 익스피리언스 모드는 7개의 운전 경험을 선사한다. 주행 모드 세팅과 테마를 통합한 기능이다. 스포츠는 고카트, 컴포트는 코어, 효율성은 그린 등으로 표현하고 각 모드마다 중앙 디스플레이 UI 디자인이나 정보가 달라진다. 그 외에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은 이전 모델과 딱히 다르지 않다. 3도어 해치백의 경우 뒷좌석에 성인이 앉기에 거의 불가능하지만 6대 4로 접히는 뒷좌석은 최대 725리터(기본 210리터)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일상에서도 크게 불편함은 없다.

    미니는 모델별 트림마다 특유의 주행 감각이 있다. S 모델의 경우 스포티한 감각과 안락한 승차감 모두를 고려한 세팅이다. 스티어링 휠의 회전 감각은 가볍다. 그에 따라 차체는 가볍게 흔들거리며 약간은 부드럽게 반응한다. 출발 직후 저속에서는 마치 고급 세단처럼 승차감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느낌이 가볍다. 서스펜션은 나긋나긋하고 변속기나 엔진의 신경질적인 반응도 찾아보기 힘들다. 서스펜션은 이전보다 부드러운 세팅이지만 불쾌할 만큼 물렁물렁한 구간은 없다. 오히려 요철이 있는 노면에서는 통통 튈만큼 서스펜션이 스포티한 감각을 추구한다. 분명 고속 주행에서 독일차 특유의 절도를 느낄 수 있다.

    뉴 미니 쿠퍼 S 3도어는 2.0 가솔린 터보 한 가지 파워트레인으로만 구성된다. 이 엔진은 회전수의 거의 모든 부분을 알차게 활용한다. 저속 실용 영역에서 최대 토크 30.6kg·m를 유지하다가 회전수가 높아지면서 최고 출력(204마력)을 발휘한다. 엔진의 감각은 어느 한 구간에 쏠려있지 않고 저속부터 최대 회전까지 일정하다. 가속 페달을 갑자기 밟았을 때 분명하게 반응 지연 시간(터보 렉)이 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머뭇거리는 구간을 거의 만날 수 없다. 예상보다 진동과 소음을 잘 억제한다. 저배기량 터보 엔진 특유의 흡기 사운드를 비롯해서 갑자기 스로틀을 놨을 때 오는 불쾌한 진동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변속기와 연결된 모든 순간에 부드럽게 반응하고, 엔진 회전도 매끄럽다. 물론 여기엔 똑똑한 제어능력을 가진 7단 자동변속기가 한몫을 한다. 신형 쿠퍼 S 해치백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2.7km이다. 이런 연료 효율성은 여전히 공차 중량 1,350kg을 유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주행 성능은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이 6.6초, 최고속도는 242km이다. 수치만으론 아드레날린을 만들기에 부족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경쾌한 느낌이 살아있다. 가속할 때 쭉 뻗어가면서 점점 힘이 붙는다. 그리고 직선의 움직임이 회전으로 바뀔 때 분위기가 사뭇 바뀐다. 가볍고 말랑했던 섀시의 느낌이 갑자기 자세를 다듬고 단단하게 노면을 쥔다. 네 바퀴 굴림을 사용하거나 고성능 토크 벡터링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코너에서 주행 성능의 한계가 예상보다 높다. 앞바퀴가 밀리는 언더스티어를 억제하며 코너의 안쪽으로 머리를 빠르게 집어넣는다. 일부러 오버 스피드로 코너에 진입해도 크게 위화감이 없다. 전자 제어 장비가 매끄럽게 개입해 위험한 순간 직전에 이미 차를 안정화한다. 기본기가 그만큼 뛰어나다. 가속과 감속에 회전까지 더해질 때도 앞머리가 무겁지 않다. 경쾌하고, 동시에 작은 차를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탄탄한 섀시와 대응 폭이 넓은 하체, 끝까지 믿을 수 있는 브레이크가 믿음을 극대화한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신형은 스포츠(S)나 수동(M) 변속 모드를 전혀 지원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 뒤 쪽에 달린 패들 시프트를 삭제한 것은 스마트폰에 3.5mm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것처럼 쇼킹한 변화다. 그래서일까. 아무리 새로운 미니의 파워트레인이 정교화되었어도 원하는 순간에 미니와 100%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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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미니 컨트리맨 S ALL4

    미니 쿠퍼 S 3도어와 함께 시승한 미니 컨트리맨 S올4는 소형 크로스오버 장르에 있다. 젊은 커플, 소규모 가족을 위해 실용주의를 분명하게 강조한다. 신형은 2017년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이다. 미니 쿠퍼 해치백과 다르게 컨트리맨 S 올4는 좀 더 확실한 포지션으로 자리하기 위해 변화를 극대화했다고 풀이된다. 외관 디자인은 이전보다 성숙해졌다. 크기는 이전 모델에 비해서 길이 150mm, 너비 25mm, 높이 105mm가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20mm 증가했다. 실제로도 전보다 덩치가 확실하게 커진 느낌. 앞 범퍼 같은 각각의 면들이 좀 더 수직적인 형태로 변해서 이전보다 확실한 2박스 형태가 됐다. 19인치 휠이 작게 보일 만큼 커진 휠 아치, 또렷한 좌우 펜더 라인과 날렵해진 헤드라이트가 컨트리맨의 인상을 강하게 마무리한다. 시승차는 툴레 루프 캐리어 시스템과 루프 박스를 달아서 아웃도어 이미지가 한결 강했다.

    실내는 해치백처럼 감각적인 요소들이 돋보이지만 동시에 실용적이다. 기본 구조는 앞서 설명한 해치백과 비슷하다. 차이라면 비슷한 재질과 구조를 사용하는 데도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패브릭 대시보드는 레이어드 디자인으로 깊이감이 있고, 제대로 만들어진 스마트폰 무선 충전 크레들 등으로 디테일에 신경 쓴 모습이다. 시트는 운전석에 안마 기능도 지원한다.

    실내 공간은 이전보다 분명 확장된 느낌이다. 앞․뒷좌석 모두 충분한 머리 공간을 가졌다. 특히 뒷좌석은 성인 3명이 앉아도 될 공간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태울 때 미안하지 않은 공간이 됐다. 시트는 4:2:4분할로 접힌다. 트렁크 화물 공간을 늘리기 위해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는 최대 1,530리터까지 확장된다. 기본 트렁크도 505리터로 소형 SUV들의 평균적인 범주에 있다. 2단 구성으로 자잘한 짐을 담기에 좋다.

    컨트리맨은 국내에 S 올4와 JCW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 이번에 시승한 컨트리맨 S 올4는 해치백과 동일한 2.0 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다른 점은 지능형 네 바퀴 굴림 시스템으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좀 더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부드럽다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된다. 단단한 서스펜션이었던 이전모델과 상반되는 느낌. 도심에서 편하게 다루기에 딱 좋은 구성이다. 듀얼 클러치는 울컥거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드럽게 단수를 조정하고 빠르게 동력을 연결한다.

    해치백과 비교하면 무게가 300kg 정도 더 무거운데도 저속에서 엔진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겨울철 시승 중간에 노면이 얼어 있는 구간이 많아서 그런지 앞바퀴 굴림인 해치백보다 네바퀴 굴림인 컨트리맨 S 올4를 훨씬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상하게 컨트리맨 쪽이 더 단단하고, 강력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컨트리맨 S 올4의 장점은 듬직한 거동이었다. 통통 튀면서 살짝 촐랑대는 이전 승차감과 다르게 대단히 안정적이고 차분해졌다. 속도를 높일 때 감각은 고급스럽다. 코너의 입구에서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도 네 바퀴가 안정적으로 접지력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코너를 빠르게 돌 때 앞머리를 따라 뒷바퀴가 곧잘 따라온다. 여느 SUV처럼 차체 롤이 크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새로운 세대의 미니 쿠퍼 S 3도어 해치백과 컨트리맨 S 올4는 변화에 정면으로 맞선다. 미니멀 디자인과 맥시멀 편의성 모두 갖췄다. 날카로우면서 부드럽고, 세련되면서 편안하다. 변화의 과정에 더 넓은 영역을 포용한다는 의미가 정확하다. 무엇보다 이번 세대의 변화의 중심은 디지털 융합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날로그 편의장비의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편의장비는 동급 해치백이나 소형 SUV 수준 이상으로 구현되어서 만족감을 준다.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성숙해졌다. 이전과 다른 방향이라 개선됐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불편한 승차감은 사라졌고, 그런데도 미니 특유의 경쾌함은 유지했다. 두 새로운 미니 모두 비싸고 고급스럽게 위해 존재하는 자동차가 아니라, 제대로 만든 자동차. 동시에 시대적 변화에 똑똑하게 대응한 모습이다. 과거의 영광이나 아날로그의 매력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미니는 당신에게 놀라운 만족감을 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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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COUNTRYMAN S ALL4MINI COOPER S 3DOOR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SUV
    엔진형식 4기통 2.0L 터보, 204마력, 30.6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휠베이스 2,690mm
    길이×너비×높이 4,445×1,845×1,660mm
    복합연비 10.8km/L
    0→100km/h 7.4초
    무게 1,680kg
    판매 가격 4,990~5,700만 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4인승, 해치백
    엔진형식 4기통 2.0L 터보, 204마력, 30.6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휠베이스 2,495mm
    길이×너비×높이 3,875×1,745×1,450mm
    복합연비 12.7km/L
    0→100km/h 6.6초
    무게 1,355kg
    판매 가격 4,810만 원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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