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의 향기, 트라이엄프 스트리트 트리플 765 RS

    개인적으로 트라이엄프에서 가장 매력적인 모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다. 트라이엄프의 제조국인 영국은 단순히 신사의 나라가 아니다. 훌리건의 나라지.


    이번 시승 테스트는 예정에 없었던 일이다. 단순히 트라이엄프의 오프닝 투어를 참가하기 위해 시승 차량을 협조 받았고, 이왕이면 재미있는 모델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스트리트 트리플 765 RS를 선택했다. 그런데 트라이엄프 코리아의 배려 덕분에 오프닝 투어를 마치고도 며칠간 시승을 이어가며 이 모델에 대해 더 진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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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롭다

    사실, 이 바이크를 선택했을 때는 오프닝 투어 목적지가 집에서 200km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마도 미리 알았다면 윈드 스크린이 있는 어드벤처나 유유자적 경치를 구경하기 좋은 모던 클래식 라인업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오프닝 투어에 참석한 모든 인원 중 인상적인 하루를 보낸 순으로 나열한다면 분명히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다. 765 RS는 완벽한 선택이었다.

    집에서 출발해 초반 30분은 도심을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했다. 과장되지 않은 넓이의 핸들 바, 짧은 휠베이스, 넉넉한 핸들 조향각까지. 도심에서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외곽까지 스트레스 없이 단숨에 빠져나갔다. 만만한 발착지성과 가벼운 차량 무게 덕분에 잦은 정차에도 스트레스가 적었다. 엔진의 반응은 ‘초중반에 힘이 없나?’ 싶을 만큼 부드럽게 회전을 높이는데 차체의 안정성,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 때문에 더욱이나 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계기반 속 숫자를 보면 도로의 흐름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사실은 살짝 놀랄 만큼 속도감 없이 가속한다. 스트리트 트리플 시리즈를 타보고 힘이 부족하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도 이정도 영역까지만 경험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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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릿한 즐거움

    도심을 벗어남과 동시에 신호등이 줄어들고 조금 더 길게 뻗은 도로가 이어진다. 전반적인 페이스가 높아지고 rpm 운용구간도 평균 자체가 높아진다. 765 RS를 낮은 rpm으로 운행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진짜 매력이 드러나는데 이는 손과 발, 눈과 귀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중저음의 배기음이 날카로운 고음으로 변하면서 더 잘게 쪼개진 진동이 손과 발에 전해진다. 스로틀을 조금 더 열었을 뿐인데 주변 물체가 훨씬 빠르게 내 옆을 지나가고 그게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아챌 수 없다. 그만큼 도로와 코스에 집중하고 765 RS를 즐기기에 바쁘다. 순정 타이어로 피렐리 슈퍼코르사 V3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순정 서스펜션과의 조화도 좋다. 특히 올린즈 리어 쇽은 노면을 끈끈하게 붙잡고 있다는 확신을 주고 전자장비의 개입도 이질감이 없는 편이라 좋다. 만약 이 과정 중 어딘가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즐거움이 두려움으로 단숨에 반전될 것이다. 분명한 건, 765 RS의 한계는 도로에서 확인할 순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마크되어 있다.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땐 와인딩 로드가 펼쳐졌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변이 없다. 짧은 휠베이스, 안정적인 핸들링, 강력한 엔진까지. 여기에 추가하자면 양방향 퀵시프터와 풋 패그의 완성도가 끝내준다. 가속과 감속이 연속되는 구간에서 퀵시프터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 시프트 레버의 작동감은 물론이고 미션의 체결감도 좋다. 주로 2단부터 4단까지 반복하며 달렸는데 빠른 페이스로 몰아보면 힘이 처지는 구간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출력을 잘 이어준다. 그리고 순정 풋 패그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발을 지지했을 때 마찰력이나 고정력이 기대 이상이다. 웬만큼 기울여서는 뱅킹 센서가 긁히는 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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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훌리건

    트라이엄프를 단순히 클래식 브랜드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모토 2 클래스에 765cc 3기통 엔진을 납품하고 있고 첫 납품 당시 기존 기록이 모두 경신될 정도로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다. 스트리트 트리플 765 RS는 달리기에 진심인 브랜드가 만든, 제대로 달릴 수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깔끔한 쓰리 피스 슈트를 입은 신사가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서 웃통을 벗고 응원하는 훌리건에 가깝다.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트라이엄프코리아 triumphmotoryc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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